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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빼고 먼치킨-78화 (78/300)

78화_정의의 사도(2)

예전에 이태원에서 마약상들과 싸울 때 처음으로 일반인과 다름없는 사람들과 싸워본 적이 있었다.

그때 느낀 것은 포스로 일반인을 그냥 후려치면, 사람들이 쉽게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뭐 나중에는 놈들이 늑대인간으로 변신했고, 나름 치열한(?) 싸움 끝에 내가 승리를 쟁취했지만 말이다.

“야! 아무리 그래도 치사하게 무기까지 챙기냐?!!”

내가 불법적인 루트로 왔다지만, 나는 혼자고 놈들은 수적으로 우세했다.

그런데 놈들은 내 사정을 봐줄 생각도 없는지, 수적 우세에다가 연장까지 챙기고는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었다.

이태원 때처럼 포스로 이루어진 거대한 무기를 만들어서 쓸어버리면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러다간 라이언 선배의 살인을 말려야 하는 내가 살인을 할 판이었다.

최대한 빨리 저놈들을 처리하고 라이언 선배에게 가야 하는데, 참··· 이게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순간 엉터리 계획이 생각났지만, 그 방법 밖에 없기에 한 번 연기하기로 작정했다.

“아 여러분 신경 쓰지 마시고, 연장 집어넣으세요. 저 그냥 지나가는 겁니다. 아~ 그냥 들어가기만 할게요.”

역시나 이 방법은 통하지 않았다.

연기를 하면서도 참 멍청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바보스러운 방법이었다.

나는 이제 지척까지 다가온 놈들을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그래 이렇게 된 거 제대로 한 번 도발 해보자.’

도발이 먹히길 바라며, 나는 놈들에게 도발용 멘트를 날렸다.

“더 이상 다가오면 크게 다칩니다!”

내 경고는 놈들의 자존심을 크게 건드렸는지 방아쇠가 되었다.

선두에 있던 놈이 내 어깨를 향해 사시미를 찔러넣었다.

나는 상체를 틀어서 사시미를 피하고 무시무시한 흉기를 휘두른 그놈의 손목을 아작 낸 후에 몸을 뒤로 피했다.

그러자 쇠파이프와 못이 박힌 각목이 내 앞을 스쳐 지나갔다.

예전처럼 포스를 주먹에 집중해서 각목과 쇠파이프를 반토막 내고는 허공에 주먹을 휘둘렀다.

“슉슉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어. 바로 내 주먹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지!”

그렇게 말하고는 무기를 잃고 어리둥절해 있는 놈들에게 돌려차기로 턱주가리를 날렸다.

턱을 얻어맞은 상대는 쓰러지면서 억울하다는 눈빛을 보였지만, 뭐 그게 대순가?

그렇게 상대에게 입으로 혼란을 주면서 몸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한 명씩 차근차근 눕혀 나갔다.

그렇게 한 열 명 정도 무력화시켰을 때였다.

타앙!

총소리와 함께 내 주위에 있던 놈들이 포위망을 풀지 않은 채 뒤로 물러섰다.

보통 이 경우에는 후다닥 도망가기 마련인데, 놈들은 포위망을 유지했다.

총도 가지고 있고, 이 상황에서도 포위망을 유지한다는 건 놈들은 아마추어가 아니라 정식으로 훈련을 받았다는 거다.

이제부터는 진지하게 상대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을 때, 얍실하게 생긴 놈이 총구를 내게 겨누며 말했다.

“담을 어떻게 넘어서 온 건지 모르겠지만, 몸 성히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내 주먹도 피하지 못하면서 그런 허세야?”

“그런 너는 총보다 빠른지 한 번 볼까?”

“너 바보냐? 당연히 내가 총보다 빠르지! 총알보다 늦을 뿐이지만!”

“···그냥 미친놈이었군.”

얍실한 놈은 내 하이 개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 놈이 내게 총을 겨눈 후, 말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팅~

역시나 총알은 빠르게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빠르게 튕겨 나갔다.

총알이 내 포스 막도 뚫지 못했던 거였다.

얍실한 녀석은 내가 자신의 동료를 순식간에 제압할 때보다 더욱 놀란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내 수련이 부족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이게 바로 5대력의 위력이다. 그러니 항복해라!”

말 그대로다.

총은 아직 인류에게 위협적인 무기이지만, 몬스터들에게는 젬병이라는 거다.

고블린처럼 약해 빠진 놈들은 총으로 잡을 수 있지만, B급 이상만 되면, 아니 C급 상위 개체에 도달만 해도 총은 구식 무기로 전략하고 만다.

나는 아직 입을 벌리고 있는 얍실한 놈을 향해 한껏 비웃어줬다.

“겨우 한정의 권총으로 날 어떻게 할 수는 없을 거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얘들아. 원하는 데로 해줘라.”

사람은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남은 녀석들이 모두 품에서 권총을 꺼내 날 겨냥했다.

“야! 한국 지부는 총기 소유 자체가 불법이잖아!!”

“쏴라!!”

얍실하게 생겨가지고 하는 짓도 얍실했다.

녀석은 내 말을 무시하고 자신의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수십 발의 총알이 내게 날아왔다.

나는 포스 막을 두텁게 만들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지금까지 아껴왔던 것을 사용했다.

‘그실’

은색 팔찌가 아주 잠깐 밝게 빛나더니 내 주위에 방어막을 생성했다.

그레이트 실드는 흠집 하나 나지 않았고, 모든 총알은 다가올 때보다 더욱 빠르게 튕겨냈다.

“크아악~”

“아악!!”

튕겨 나간 총알들은 대부분이 사방으로 튀었고, 불운하게도 몇몇 녀석들은 자신들이 또는 동료가 쏜 총알에 맞게 됐다.

아무리 악당이라지만, 크게 다치는 모습을 보자 조금은 미안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목숨이 위험할 정도의 상처를 입은 녀석은 없다는 거였다.

내가 주위를 둘러보는 동안 얍실한 녀석은 겁에 질린 어투로 내게 외쳤다.

“너···너 정체가 뭐야?”

“아까도 말했잖아. 정의의 사도!”

“이익!!”

“그렇게 화내지 마세요. 그리고 총을 쏜 건 제가 아니라 당신들입니다.”

“이대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라!”

악당들이 흔히 내뱉는 뻔한 레파토리를 말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나는 악당들보다 한발 더 나아가기로 했다.

“이대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렇게 말하는 거 안 쪽팔리세요? 너무 중2병 같은데?”

“네···네가 할 소리냐!”

“네! 전 당당하니까요. 그럼 이만~”

나는 재빠르게 움직여서 아직 멀쩡한 몇몇 사람의 뒷목을 당수치기로 내려쳤다.

한 놈씩 흰자위를 드러내며 쓰러졌고, 간혹 한 방에 성공하지 못하면, 한 대 더 때리기도 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얍실한 놈 앞에 서자, 놈은 추운지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고통은 잠깐입니다.”

“이···이대···”

퍽!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았지만, 날 저주하는 말일 가능성이 높기에 그냥 쿨하게 무시하고, 턱을 날려 잠이 들게 했다.

그렇게 일단의 무리를 처치하고 빠르게 저택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였다.

철커덩

큰 대문이 열리며 밖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수십 명의 사람이 몰려 들어왔다.

라이언 선배를 쫓아가기에도 늦었는데, 저 많은 놈들을 일일이 상대하기에는 늦어질 게 뻔했다.

“후읍~ 파~”

나는 짧게 포스 호흡법을 내뱉으며, 포스를 끌어모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어떤 공격이 타격을 주면서 생명에 피해는 주지 않을지.

한가지 떠오르는 게 있어서 바로 포스 형태로 가꾸기 위해 상상했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발바닥에 평소보다 더욱 많은 포스를 담기도 하면서 압축하고는 그대로 뿜어냈다.

쾅!

하늘 높이 떠오른 나는 공중에서 합장한 후에 천천히 놈들을 향해 오른손 손바닥을 내밀었다.

손바닥에서는 포스가 형성됐고, 나는 놈들을 향해 포스를 뿜어냈다.

분출된 포스는 점점 그 크기를 키워나갔고, 나중에 가서는 거대한 손바닥 모양이 되어서 놈들에게 떨어졌다.

쿠웅~

나는 포스를 뿜어냈던 반발력으로 인해 공중에서 몸을 꺾으며 내려설 수 있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합장하며 놈들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렸다.

“도로아미타불!”

포스를 얼마 담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놈들의 내구력이 좋아서일까?

죽은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고, 내 공격에 넘어졌던 놈들이 다시 일어섰다.

그것도 모두가 다!

그렇게 놈들과 내가 다시 대치하고 있는데, 아무도 달려들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조심히 앞으로 한발 내밀었고, 놈들은 한발 물러났다.

확실히 방금 내 기술이 충격이기는 충격이었나 보다.

나는 시간도 절약하고, 불필요한 싸움도 하지 않기 위해 머릿속으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대사를 완성해 내뱉었다.

“너희와 나의 격차를 깨달으라고 한 공격이었다. 이제부터는 내 앞을 막는 놈들은 나도 어쩔 수 없이 살수를 펼치도록 하겠다.”

당연히 방금 내뱉은 말은 뻥에 가깝다.

하지만, 아까 내게 덤벼들다가 다쳐서 피를 흘리며 기절한 놈들이 내 주위에 약 서른 명이나 있었다.

그 때문인지 내 말은 신빙성을 부과했다.

탁.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한 놈이 흉기를 내려놓자, 그 주위에 있던 놈들부터 시작해서 파도타기처럼 모두가 흉기를 내려놨다.

막장까지 가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나도 모르게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대사가 떠올랐고 그대로 중얼거리고 말았다.

“꿇어라. 이···”

뒷말은 조용히 삼켰지만, 방금 내가 뱉은 말이 놈들을 자극했다는 생각에 긴장감을 유지하며 포스를 돌리고 있을 때였다.

털썩털썩털썩

예상외로 놈들이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간혹 몇 명이 이를 꽉 깨물며 나를 노려봤다.

내 실수로 다시 싸움이 벌어지기 일보 직전에 갑자기 몬스터의 피어가 생각났다.

나는 목에 포스를 가득 담아서는 놈들을 향해 외쳤다.

“크아아앙!!”

소리와 함께 포스가 퍼져나갔다.

겨우 서 있던 몇몇도 내 피어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나는 모두가 무릎을 꿇은 걸 확인한 후에 당당히 그들을 헤치고 저택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저택 문 앞에 서서 포스를 모아서 일격에 박살 냈다.

생각해보면 라이언 선배의 오해가 오해는 아니었다.

몰래 숨어들 생각이었는데, 그냥 무턱대고 돌진했고, 저택의 대문도 열려있을 수 있었는데, 일단 부수고 시작했다.

“이건 이것대로 슬프네.”

나는 혼잣말을 내뱉으며, 라이언 선배를 찾기 위해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너무나 이상했다.

뭐가 이상했는지 잠시 생각했는데, 바로 답이 나왔다.

내가 그렇게 밖에서 난리 쇼를 하면서 시끄럽게 했는데, 저택이 너무나 조용했다.

마치 아무도 없는 것처럼···

“젠장···”

나는 거칠게 말을 내뱉으며 저택을 수색했다.

밖에서 보기에도 큰 저택을 홀로 수색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움직이고는 있지만,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너무나 시간을 잡아먹었다.

그때 처음으로 이자벨과 쟌의 기척을 느꼈을 때가 떠올랐다.

쟌은 모르겠지만, 이자벨은 확실히 나보다 강자였고, 나는 이자벨의 기척을 캐치한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으며 가부좌를 틀었고 포스 호흡법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후읍~ 파~”

처음에는 지금 내가 있는 방만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 뒤에는 같은 층을 다 느낄 수 있었다.

1층을 다 훑어봤지만, 그 어디에도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이대로 끝내지 않고 기력을 위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2층에도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3층에도··· 4층···5층에다가 옥상까지···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닐 거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건물은 위로만 짓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고, 악당들은 특히 아주 질 나쁜 악당들은 지하를 좋아한다는 만고불변의 법칙이 떠올랐다.

생각이 떠오르자 바로 실천으로 옮겼다.

위로 향하던 기력을 밑으로 향하자, 드디어 내가 원하던 기척을 찾게 됐다.

나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를 바라봤다.

“근데 어떻게 내려가지?”

포스는 다재다능하다.

적들을 찾을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포스가 만능은 아니다.

가는 길을 모르겠다.

“휴~ 어쩔 수 없지. 그래. 나 단순하다!”

나는 오른손에 포스를 가득 싣고는 그대로 땅에 내리꽂았다.

콰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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