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아기곰이 너무 강함-287화 (완결) (287/300)

EP.287 해피곰데이

“우웅?”

관리자가 자신을 가리키자, 까망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기곰 형제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맹한 표정을 지었다.

“야, 설마 까망이를 희생시키거나 그런 거 아니지?”

봉식이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나 역시 녀석과 똑같은 이유로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토생원이나 수다르, 동이님의 말에 따르면 고미의 생명력은 다른 생명체로 치면 수천, 수만 년을 살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까망이는 고미의 손톱과 이빨로 만들어진 만큼, 아웅이, 다웅이보다 더 많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만큼 그 생명력을 이식시켜 고미를 살릴 수 있을 가능성도 높을 테고.

문제는, 그 생명력을 채우기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가 필요할 거라는 점이었다.

자세한 건 모르지만, 보통 그렇잖아.

“아, 아웅!?”

“다, 다웅!?”

아웅이와 다웅이 역시 그 사실을 알아차렸는지, 벌떡 일어나 까망이의 앞을 가로막았다.

“아웅!” (안돼! 다른 방법으로 형을 살려내!)

“다웅!” (맞아, 맞아!)

잠시 후, 까망이가 비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렇구나······. 드디어 이 몸, 아니, 나도 진정한 곰처럼 정의롭고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냐?”

그리고는 아웅이와 다웅이를 살짝 옆으로 밀치며 담담한 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고맙다, 모리배, 아웅이, 다웅이. 너희들 덕분에 마지막 순간에는 옳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구나. 이 몸이 희생해서 고미를 살릴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해보았지만, 녀석의 눈가는 이미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이제야 친구들을 만났는데, 이렇게 떠나고 싶지는 않겠지.

나 역시 녀석을 희생시키고 싶지 않았다.

“까망아, 가만히 있어.”

고미는 내 가족이고, 친구고, 스승이다.

녀석을 살리기 위해서는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고미를 살리려고 까망이를 죽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해서 자신을 살린다 한들, 고미가 그걸 받아들일 수 있을 리도 없고.

“모, 아니, 수하! 진정하거라! 나는 이미 고미와 같은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세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조용히 해.”

“우, 우웃!”

평소와 달리 단호한 나의 태도에, 까망이는 조금 기가 눌린 듯 반사적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방법이 없으면, 만들어 내. 이런 거 말고. 네가 시키는 대로 악몽까지 처리했는데, 그 정도도 못해줘?”

우리의 반응을 확인한 관리자의 입가에는 또다시 묘한 미소가 떠올랐다.

“어······. 여러분은 저를 정말 악당으로 생각하시나 보네요. 까망이를 희생시켜야 한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요. 그냥 도움이 필요한 거예요.”

······.

이거, 진짜 죽일까?

“그런데······. 아까부터 말하는 타이밍이 왜 그 따위냐? 너 일부러 이러냐?”

그 답을 들은 봉식이는 곧바로 몸을 풀며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이거 꽤 고의적인 것 같은데······. 수하씨, 제가 저 녀석을 베어버리겠습니다.”

“알틴, 지져. 그게 정의다.”

또다시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관리자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버렸다.

“아, 아니, 이게 긴장감이 있지 않나요? 저도 나름대로······.”

“삐, 삐잇!”

- 파지지직!

“으, 으어어어어억!”

관리자는 결국 아직 자제력이 부족한 아기용에 의해 철퇴를 맞고 말았다.

이런 걸 정의구현이라고 하던가.

“잘했어, 알틴!”

음······. 폭력은 좋아하지 않지만, 이번만큼은 알틴에게 엄지를 세워줘야겠군, 인정. 이건 착한 번개야.

“삐잇!”

분노한 알틴은 다시 한번 번개를 뿜으려는 듯 전광을 번득이며 관리자를 노려봤다.

어서 빨리 고미를 살려내라는 듯한 몸짓.

“아, 알겠습니다. 그럼 까망이님, 이리 오시죠.”

역시 미친놈에게는 매가 약이라는 말이 맞는 걸까, 관리자의 움직임에서는 공포와 다급함이 느껴졌다.

까망이가 다가오자, 알틴의 번개에 의해 살짝 그을린 관리자가 녀석에게 손을 내밀었다.

번개에 맞은 탓인지 뭔지는 몰라도, 관리자의 손끝은 미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 우웅, 우웅······.

이어서 까망이의 가슴팍에서 빛으로 둘러싸인 앙증맞은 이빨 하나가 툭하고 튀어나왔다.

“우, 우웅······.”

자신을 만드는 데 쓰인 두 개의 물질 중 하나가 사라진 탓일까, 까망이는 힘이 빠진 듯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웅!”

“다웅!”

그러자 얼음 몽둥이를 손에 든 아웅이와 대나무 방망이를 든 다웅이가 관리자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며 녀석에게 서서히 다가갔다.

“저, 정말 저한테 왜 이러세요.”

나 역시 참숯 1호를 매만지며 관리자를 압박했다.

“아, 아니, 이게 일종의 수혈 같은 거예요. 피를 좀 많이 뽑아서 빈혈이 일어난 거랑 비슷한 상태인데······.”

“우, 우웅······. 나는 괜찮다, 걱정하지 말거라.”

까망이는 괜찮다는 듯 손을 흔들어 보였지만, 아웅이와 다웅이는 몽둥이를 내려놓기는커녕 그것을 가볍게 흔들며 계속해서 관리자를 위협했고,

“빠, 빨리 할게요.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다급해진 너드 놈은 빠르게 고미의 이빨을 하얀 빛으로 감싼 뒤 원조 아기곰의 가슴팍에 가져다 대었다.

- 우웅, 우우웅······.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말없이 고미의 가슴에 빛이 흘러드는 것을 지켜봤다.

그렇게 숨 막히는 정적이 흐르기를 수 분······.

“우, 우웅······.”

마침내, 우리의 작은 영웅이 눈을 떴다.

“고미!”

“고미님!”

“아, 아우웅!”

“다웅!”

“웅 노사!”

“곰 선생님!”

녀석이 눈을 뜨자, 사람들의 입에서는 오랜 시간 눌러왔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한 달,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고미를 아끼는 사람들에게 그 한 달은 헤아릴 수 없이 긴 시간이었다.

나 역시 억눌러왔던 온갖 감정이 일시에 터져 나와 잠시 눈앞이 흐려졌다.

“아, 아우웅!”

“다웅!”

“고, 고미!”

하얀 곰, 까만 곰, 흑백이 뒤섞인 세 아기곰은 잽싸게 콜라와 복숭아 하나, 초코바를 들고 고미를 부둥켜 안은 채 눈물을 터뜨렸다.

“우, 우웅?”

하지만 정작 원조 아기곰은 아직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는 듯 멍한 표정으로 우리를 둘러보고 있을 뿐이었다.

숲속 친구들과 아기곰 셋, 웅왕의 헌터들이 내뱉는 소리들이 뒤섞여, 도통 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무슨 말을 하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모두가 고미를 이렇게 아껴주고 기다려 주었다는 것.

그리고 고미가 무사히 깨어났다는 것.

그 두 가지 사실만이 중요할 뿐이었다.

“후훗!”

잠시 후, 마침내 완전히 정신을 차린 고미가 한껏 오만한 자세로 턱을 치켜들며 입을 열었다.

녀석의 토실토실한 엉덩이에 달린 초콜릿색 솜뭉치는 따뜻한 봄바람을 맞은 풍차처럼, 평화롭게 돌아가고 있었다.

“모두 위대한 이 몸을 기다린 것이냐?”

“네!”

“이 수다르, 고미님이 잘못되셨다면 앞으로 남은 날을 어찌 살아갔을지······.”

“아, 아우웅!”

“삐이이잇!”

사방에서 축포처럼 그렇다는 대답이 터져 나왔고, 이에 녀석의 입가에는 전에 없이 해맑은 미소가 걸렸다.

“후후······. 걱정하지 말거라! 위대한 이 몸이 그런 비겁한 악당에게 패배할 리가 없지 않느냐!”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콧대가 하늘을 찌를 것 같은 아기곰의 목소리가 장내에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자, 사람들의 입가에도 행복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음, 방금 전까지만 해도 죽은 것처럼 기절해 있더니, 일어나자마자 기운도 좋네.’

역시, 못 말리는 슈퍼 아기곰이다.

“저, 그럼······. 저는 이만 가봐도 될까요?”

고미가 무사한 것을 확인한 관리자가 잠시 눈치를 살피다 입을 열었다.

‘멍청하기는.’

가만히 있다가 분위기 봐서 슥 사라지면 될 걸, 꼭 안 좋은 타이밍에 입을 연다.

아, 우리가 결계를 쳐놔서 도망을 못 가는 건가?

“가도 되는데, 그 전에 밀린 빚은 갚고 가야지?”

아니나 다를까, 봉식이가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녀석에게 다가가 덥석 어깨를 붙잡았고,

- 빡!

“어, 어억!”

- 퍽!

“끄억! 사, 살려주세요!”

- 퍼벅, 퍼버버버벅!

숲속 친구들의 시원한 매타작이 개선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고미는 안 말리고 뭐했냐고?

살짝 눈치 보면서 곰돌이들끼리 웅기종기모여 초코바 회식하더라.

역시, 이러니저러니 해도 쌓인 게 많긴 했던 모양이다.

“아, 아흐으······. 그럼, 저 진짜 가볼게요!”

이후 관리자는 우리에게 이 전투의 결과와 중요한 이야기 몇 가지를 해주고 허리를 부여잡은 채 사라졌다.

한가지 이상한 점은, 그렇게 두들겨 맞은 뒤에도 즐거운 듯 웃고 있었다는 것 정도.

그렇게 관리자에게 정의의 철퇴(?)를 내린 후, 우리는 용귀를 타고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현세로 귀환했다.

* * *

다시 한 달 뒤.

“야, 김수하! 빨리 옮겨! 빨리 마무리하고 소풍가야지!”

봉식이가 커다란 테이블을 마당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부모님 방과 내 방, 봉식이의 방과 아기곰 사형제의 방, 그리고 놀이방에 마당까지 딸린 멋진 2층집.

그게 우리 가족의 새로운 보금자리였다.

불쌍한 대학원생 인생에도 볕 들 날이 있다고, 이런 날이 올 줄 누가 알았겠나.

그리고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삿날이었다.

나는 그런 걸 신경쓰지 않지만, 부모님의 의견에 따라 손 없는 날을 골라 이삿날을 잡았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나에게는 일정이 너무 하드코어 하다는 것 정도?

“아니, 대체 그 계획을 누가 세운 건데? 애초에 이삿날 오후에 소풍을 간다는 게 말이 되냐?”

“우, 우웅······.”

계획의 타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 제 몸보다 큰 의자를 두 개나 들고 열심히 걸음을 옮기던 아기 반달곰의 꼬리가 힘없이 늘어졌다.

“수하! 너무한 것이 아니냐! 어째서 하루라도 빨리 소풍을 가고 싶은 달곰이의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이냐!?”

그러자, 앞장서서 가장 무거운 짐을 나르던 아기곰 ‘사형제’의 장남이 나를 나무랐다.

달곰이가 누구냐고?

이름 없이 살아가던 불쌍한 아기 흑곰의 새 이름이다.

「이름이 없다고 까망이라고 부르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

라는, 원조 아기곰의 입장이 적극 반영된 네밍이었다.

다른 사람을 부를 때는 멀쩡한 이름을 놔두고 별명으로 부르면서, 달곰이의 새 이름을 두고 고미는 무려 일주일을 머리를 싸맨 채 고민했다.

왜 달곰이냐고?

첫째로는, 역시 ‘곰’이나 ‘웅’이 들어가야 한다는, 참으로 고미다운 이유였다.

두 번째는 달곰이의 외모가 변했기 때문이었다. 현세로 돌아온 뒤, 고미가 달곰이에게 특별 커스텀이 들어간 ‘젤리 원자로’를 선물했거든.

「후후, 어떠하냐? 아주 멋지지 않느냐? 이 몸을 살려주느라 많은 힘을 썼으니, 위험할 때는 언제든 이 몸의 힘을 사용하거라!」

눈꽃 젤리 원자로를 보고 부러워하던 달곰이는 자신의 가슴에 선명한 V자 문양이 생겨나자, 눈물을 글썽이며 기뻐했다.

마지막으로, 그 동안 힘든 일이 많았으니 앞으로는 ‘달곰한’ 일만 가득하기를 바라는 원조 아기곰의 바람이 담긴, 아주 성의있는 이름이었다.

역시 정의롭고 따뜻한 이 시대의 진정한 곰다운 배려랄까.

‘그런데, 그 따뜻한 마음을 왜 나에게는 나눠주지 않는 거냐.’

억울하다.

나는 어제 대균열 근무까지 서고 왔다고!

당직 선 다음 날에 이사에, 소풍이라니, 대체 어떻게 이런 무자비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거냐······.

아무리 내가 체력이 좋아도, 내 워라밸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계획 아니냐고!

“우, 우웅······. 미안하구나······.”

자신 때문에 내가 혼이 났다고 생각한 건지, 달곰이의 귀가 힘없이 축 쳐졌다.

으으, 왠지 죄를 지은 것 같다.

그래, 내가 죽일 놈이지.

어차피 이 정도는 잠깐 눈붙이면 괜찮아지는데, 이따 적당히 눈치봐서 딱 10분만 자고 일어나자.

“수하씨, 너무한 거 아니에요? 달곰이는 아직 한 번도 친구들이랑 놀러가 본 적이 없다잖아요.”

몰이(?)가 시작되자, 이사를 돕기 위해 우리 집을 찾아온 한유진 씨도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나에게 핀잔을 주었고,

“허허, 수하님.”

수다르님은 아무도 모르게 슬쩍 다가와 무언가를 찔러주었다.

[ 제가 새롭게 만든 피로회복제입니다. ]

······.

결국 수다르님도 이사 후 소풍이라는 이 무지막지한 계획에 동의하신거군.

그래도 어제 밤새고 왔다고 피로회복제라도 챙겨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 수하님, 제가 아버지와 함께 만든 특제 도시락을 맛보시면 역시 소풍을 나오길 잘했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

이어서 아버지와 함께 새로운 주방에서 도시락을 만들고 있던 흑룡 셰프가 웅톡방을 통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 오, 오오! 검은콩! 아빠와 네가 함께 만든 도시락이라니! 이 몸이 만든 주먹밥을 곁들인다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요리가 되겠구나! ]

‘도시락’이라는 단어에 잔뜩 흥분한 아기곰은 자신이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요리를 친구들에게 맛보여줄 생각에 잔뜩 신이 나서 목소리를 높였다.

[ 우, 우웃! 역시 고미 형은 위대한 곰이구나! 직접 친구들에게 줄 요리까지 만들 수 있단 말이야!? ]

[ 후후, 달곰이! 걱정말거라! 너 역시 이 몸만큼은 아니지만 훌륭한 곰이니, 언젠가는 이 몸이 만든 것처럼 멋진 주먹밥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

······.

왠지 앞날이 심히 걱정되는 대화의 연속이군.

그렇게 아기곰 형제의 장남과 막내의 대화를 들으며 열심히 짐을 옮기고 있을 때,

“위원님, 피곤하실텐데 잠깐 쉬시죠. 짐은 제가 나르겠습니다.”

뒤늦게 합류한 신 팀장님이 블링크와 롤백 능력을 이용한 화려한 짐 나르기 스킬을 선보였다.

* * *

신 팀장님의 활약(?)에 힘입어, 짐 정리는 생각보다 빨리 끝이 났다.

이후 우리는 한유진 씨의 의견에 따라 마당에서 기념 사진을 찍기로 했다.

무사 귀환 기념, 승리 기념, 이사 기념, 뭐, 기타 등등, 다양한 이유를 가져다 붙인 숲속 친구들의 기념 사진 촬영회랄까.

“자, 치즈!”

“우, 우웃! 치즈라니! 달곰이, 치즈를 먹어보았느냐?”

“우웅? 치즈? 그게 맛있는 거야?”

“아, 아웅!” (치, 치즈는 맛있어!)

“허허, 어떤 음식이라도 치즈가 들어가면 일단 맛이 있다. 인간들 사이에는 그런 말이 있지요.”

“우, 우웃! 대단하구나!”

그렇게 시끌벅적한 기념사진 촬영식이 끝나갈 무렵······. 원조 아기곰이 귀를 쫑긋 세우며 어딘가를 바라봤다.

“우, 우웅?! 수하! 또다시 게이트가 열린 모양이다!”

말을 마친 아기곰은 잽싸게 나의 어깨에 올라탔고, 딸기 호가 마당에서 날개를 펼쳤다.

“가자! 인간들이 또다시 위험에 빠졌구나!”

숲속 친구들이 하나하나 딸기 호에 오르려 하자, 슈퍼 아기곰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후훗, 됐다. 너희들은 안심하고 소풍 준비를 마치거라.”

“고미, 안 다치게 조심하고! 알았지?”

어미니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외치자, 아기곰의 입가에는 또다시 거만한 웃음이 걸렸다.

“후훗, 엄마! 이 몸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위대한 이 몸과 함께라면, 아무 것도 걱정할 것이 없느니라!”

오늘도 나의 어깨에 올라탄 채 꼬리를 돌려대는 아기곰의 모습에, 나의 입가에도 절로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

“가자, 수하!”

“그래, 가자!”

- 본편, 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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