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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 드래곤-132화 (132/150)

132화 - 숙달된 조교

와, 진짜 아무것도 모를 때와는 달리 전후 사정을 다 알고 보니… 카이서스 자식 엄청 가증스럽네.

나는 현재의 내 몸에 깃든 카이서스와 같은 상태가 된 듯했다.

물론 과거의 기억인지라 카이서스는 내 존재를 몰랐고 나 역시 뭔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나는 과거의 카이서스에게 깃든 채 그가 하는 생각과 말, 행동을 느꼈다.

몰래 뽑아낸 자신의 심장 조각을 내게 먹이며 인자한 척을 하는 카이서스의 행동을 체험하고 있자니 꽤나 징그러웠다.

<제대로 날뛰게 하려면… 세뇌라도 해둬야 하나?>

와! 이 자식 이런 생각까지 하고 있었어?!

이 정도까지였을 줄은 몰랐기에 나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흠, 아니지. 굳이 그렇게 하는 것보다… 내가 이 녀석의 몸을 빼앗는다면?>

그렇게 생각하며 카이서스는 앞에서 힘겹게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나를 쳐다보았다.

내 몸을 뺏겠다는 생각은 이때 한 거로군.

어차피 결말을 아는 이야기기에 나는 별걱정 없이 태연했다.

음, 내가 이때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더라.

대충 이 드래곤 더럽게 말 많네, 이제 슬슬 보내줬으면 좋겠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지, 아마.

카이서스가 힘을 줄 뿐만 아니라 몸까지 빼앗을 준비를 하는 것을 체험하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었다.

앞에서 애써 지루한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는 과거의 나와 달리 지금의 나는 카이서스의 이야기를 두 번째로 듣는 거니까.

심지어 지금의 나는 카이서스의 자기 자랑이 대부분인 이야기가 아직 한참이나 남았다는 것도 알고 있지.

결국 나는 원래의 목적이었던 서클 브레이크 체험은 하지도 못한 채 카이서스의 지루하기 짝이 없는 시간 끌기용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한 달이나 걸려 내 몸에 자신의 힘과 영혼을 옮기기 위한 준비를 끝낸 카이서스가 본색을 드러냈다.

“그래서 나의 정수가 담긴 심장을 먹여 너의 육체를 조금씩 변화시켰지.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카이서스의 말에 잔뜩 겁에 질린 과거의 내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프다.

나… 저렇게나 한심한 모습이었어?

“그, 그래서 결국 죽인다는 거야?!”

겁에 질린 내 외침에 카이서스가 짜증을 내며 소리쳤다.

내가 안심하도록 어르고 달랬던 것이 꽤나 짜증 났던 모양이다.

“시끄럽다! 이제 너는 사라지고 내가 될 순간이다!”

카이서스는 두 눈에 힘을 주며 붉은빛을 뿜어냈다.

“으, 으아악! 아, 안 돼!”

“돼!”

되고말고!

내 비명에 대꾸하는 카이서스의 말에 나는 맞장구쳤다.

눈에서 붉은빛을 내뿜은 카이서스가 힘을 사용하는 의지와 감각이 내게도 느껴졌으니까.

서클 브레이크의 마법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조금이나마 몸으로 깨닫게 된 나는 전율했다.

이것이 바로 서클 브레이크의 마법!

과거의 내 몸을 빼앗으려는 중이라는 것도 잠시 잊은 채 서클 브레이크의 마법을 몸으로 느꼈다.

그리고 카이서스의 과거 속으로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눈앞이 깜깜해졌다.

* * *

나는 누워 있던 자리에서 눈을 깜빡이며 서클 브레이크의 감각을 멍하니 느끼고 있었다.

카락스는 자리를 비웠는지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이 느껴졌다.

서클 브레이크를 다룰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레 느껴졌다.

내가 그를 느끼듯 그도 내가 깨어났음을 느꼈는지 빠르게 다가왔다.

“오! 드디어 깨어났네!”

숨 쉬듯이 가볍게 블링크를 사용해 이쪽으로 온 카락스가 반가워하며 말했다.

나는 아직도 조금은 멍한 머리를 가볍게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달이라니 생각보다 오래 걸리긴 했네. 하긴 태생부터 드래곤이었던 우리와는 달리 요령을 익히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테니까.”

카락스가 내뱉은 말에 나는 깜짝 놀라며 쳐다보았다.

“한 달이라고요?!”

서클을 부술 때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흐른 줄 알았더니 고작 일 분이 지났을 뿐이었는데, 어째서 이번엔 체감한 것과 거의 비슷한 시간이 흐른 거지?

나의 의문에 대답한 것은 언제나 자신이 아는 것을 뽐내기 좋아하는 카이서스였다.

<그야 서클을 부술 때는 로드가 이것저것 손을 써주며 심장을 부숴줬으니 금방 된 거고. 이번엔 네가 서클 브레이크를 제대로 익히는 게 느려서 그런 거지.>

‘아니, 그건 네 기억 속에서 서클 브레이크를 다루는 것 자체가 오래 걸려서 그런 거잖아.’

<네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더 많은 기억으로 동화율을 높여야 했으니까 그런 거지.>

대충 어째선지 이해는 되었지만 기분이 상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 더 많은 기억이라는 게 섭리를 어지럽힐 생각으로 날 이용하려 했다는 것 말이지?’

내가 빈정대며 묻자 카이서스도 찔리긴 하는지 신음을 흘렸다.

<윽… 그, 그래도 내가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살아 있지도 못했을 거다!>

뭐 확실히 그날 카이서스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숲을 헤맸겠지.

여러모로 카이서스 덕분에 얻은 게 많기는 하다.

‘그래서 네가 잘했단 거야?’

<그런 말은 아니고…….>

금방 꼬리를 내린 카이서스에게 더 이상 뭐라 화내는 것을 그만두고는 몸 상태를 확인했다.

한 달 동안 아무것도 마시지도, 먹지도 않았다고 하기에는 멀쩡하다.

이건 카이서스가 설명해 주지 않아도 깨달았다.

‘서클을 부순 덕에 주변의 순수한 마나를 온몸으로 흡수하는 것으로 식사조차 필요 없게 될 줄이야. 이건 인간에서 너무 벗어난 것 같은데.’

<완전히 필요 없는 건 아니다. 정상적으로 서클을 부순 드래곤이라면 몇백 년 정도 동면해도 조금 출출한 정도지만… 반쪽짜리인 넌 일 년 정도? 물론 이전처럼 먹고 마시는 데 문제는 없으니 걱정하지 마라.>

일 년 동안 먹고 마시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부터가 일반적인 인간의 틀을 벗어났거든?

내 몸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던 카락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몸도 카이서스 녀석과 동화하고 있는 동안 서클 브레이크에 걸맞은 수준으로 완전히 성장했고.”

성장이라니 뭔가 말이 이상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서클을 부수며 크고 넓어진 기감에 맞추어 육체가 받아들이는 육감의 범위도 늘어났다.

안 그래도 인간의 한계를 한참이나 뛰어넘어 있던 감각이 더욱 먼 곳의 정보까지 세밀하게 읽어냈다.

그럼에도 물밀듯 쏟아져 들어오는 감각과 정보로 인해 어지럽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서클을 부수며 확장된 정신이 그 감각을 부드럽게 포용했거니와 카이서스와의 동화에서 얻은 경험이 내게 여유를 가져다주었다.

이전보다 넓어진 감각을 느끼고 있던 나에게 카락스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몸 안으로 드나드는 마나가 한층 더 자연스럽게 흐르는 걸 보니 서클 브레이크의 사용법도 제대로 느낀 모양이네.”

내가 성과에 대해 말하기도 전에 모두 알아차리는 카락스의 말에 나는 혀를 내둘렀다.

“보는 것만으로 그런 것까지 티가 나요?”

“후후, 물론이지. 제대로 마나를 다룰 줄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정도는 보기만 해도 티가 나거든. 아직 너는 미숙해서 잘 모르겠지만 능숙해지면 보일 거다.”

하긴 나는 카이서스와 동화해서 사용 방법만 간신히 익힌 참이니까.

“자, 그럼 나머지는 카이서스한테 알아서 배우도록 하고… 이제 돌아가서 귀찮은 일을 막아주면 좋겠어.”

“로드께 인사는 드리고 가야…….”

“아, 괜찮아. 로드도 그런 겉치레는 신경 안 쓰는 데다 지금쯤 벌써 놀러 나갔을 거야. 나도 이만 쉬고 싶으니 잘 가!”

내 말을 끊으며 빠르게 말을 내뱉은 카락스가 여기 올 때와 마찬가지로 내 동의 없이 공간이동을 시켜 버렸다.

거의 떠밀다시피 돌려보내는 걸 보니 이것저것 가르쳐 주기는 했어도 사실 귀찮긴 귀찮았던 모양이다.

로드가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이유도 비슷한 이유인가?

<애초에 네가 서클을 부수도록 도와준 것도 귀찮은 일을 대신 시키려고 그런 거라니까.>

투덜대는 카이서스의 목소리와 함께 시야가 뒤바뀌었다.

다행히 귀찮다고 아무 데나 떨어뜨리진 않고 원래 있던 자리 그대로 돌려보내 주었다.

갑자기 드래곤과 함께 사라져서 한 달이나 연락 두절이었으니 다들 걱정하고 있겠지.

특히 눈앞에서 납치당하듯 끌려가는 모습을 직접 본 아리안 누나는 더더욱 걱정하고 있을 거야.

한 달 만에 다시 돌아온 집은 분위기가 살짝 달라져 있었다.

내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물건이 거실 곳곳에 보였다.

아마도 아리안 누나의 것이려나.

내가 카락스에게 잡혀가기 전에 함께 살겠다고 했으니까.

타이밍이 엇갈렸는지 집 안에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외출을 한 모양인데 통신구로 연락을 해봐야 할지 생각하던 중 누군가가 현관을 열고 들어서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허락하지 않은 사람은 집에 발을 딛지도 못하니 아리안 누나가 귀가한 거다.

장을 보고 온 듯 먹을거리가 담긴 바구니를 품에 안고 있던 아리안 누나는 현관 쪽으로 마중을 나온 나를 발견하자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툭!

하고 떨어진 장바구니에서 빵과 과일들이 쏟아져 굴러간다.

“앗!”

깜짝 놀란 내가 황급히 쏟아진 것들을 주워 담으려는데 아리안 누나가 달려와 나를 끌어안았다.

“연락이 안 돼서 걱정했어.”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요. 연락을 할 수가 없었거든요.”

내 사과에 아리안 누나는 나를 끌어안은 상태 그대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별일 없어서 다행이야.”

한숨과 함께 내뱉는 말의 숨결이 귓가를 간질였다.

나는 어떠한 충동에 휩싸이지 않게 스스로를 진정시키려 애써야 했다.

“제국과는 어떻게 됐어요?”

카락스에게 끌려가기 전에 전쟁은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지만 혹시 모르니까.

내 물음에 아리안 누나는 나를 끌어안았던 손을 풀고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네가 떠나고 사흘 뒤에 카리야 황녀가 제국 고위 귀족들과 군부 세력의 지지를 받아서 타이런 제국의 새로운 여황이 되었어. 즉위가 너무 빠르고 손발이 잘 맞아서 이전부터 준비해 온 게 아니냐는 말도 있긴 했는데 확실한 건 아니야.”

카리야 황녀가 여황이 되었다고… 내가 제국에 붙잡혀 있을 때 그녀에게서 뭔가를 조용히 준비하고 있단 인상을 받기는 했었는데.

어쩌면 루리스가 황궁에서의 학살을 벌이지 않았더라도 황제가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네.

카리야 황녀, 아니, 여황을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를 떠올리는 내게 아리안 누나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제대로 된 즉위식은 치르지 못했지만 지지 세력을 등에 업은 여황은 우리와의 전쟁은 끝내고 루리스에 대한 복수를 선언했어. 뭐, 덕분에 종전 협상은 어렵지 않게 진행됐고… 일주일도 안 되어 국왕 전하와 여황의 이름으로 종전이 선언됐어.”

카리야 황녀가 여황으로 즉위한 것이 놀랍기도 하고, 속사정이 조금 궁금하기도 하지만 잘된 일이다.

그녀는 이전 황제와는 달리 말이 통하는 성격이었으니까.

아리안 누나에게 제국과의 강화조약의 내용도 간략하게나마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제국이 점령했던 모든 땅을 크라우드에 반환하는 것은 물론 내가 처음으로 겪었던 전쟁에서 빼앗긴 칼나란 평야까지 돌려받았다.

거기다 엄청난 금액의 전쟁배상금을 제국이 지불하기로 했다.

아마 제국도 손해가 막심한 만큼 몇 년간은 힘들겠지만 제국의 새로운 황제가 된 카리야 여황이 알아서 할 일이다.

“자리를 비운 사이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아서 다행이네요.”

하필 카락스에게 끌려간 사이에 큰일이 생겼다면 괜히 이상한 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르니 말이야.

하지만 아리안 누나는 내 말에 묘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그렇긴 하지. 네가 자리를 비워서 곤란해졌던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말이야.”

“제가 없어져서 곤란해졌다니요?”

내가 없어진 것이 무슨 문제라도 되었나 싶어 걱정하며 묻자 아리안 누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어 보였다.

“전쟁에서 엄청난 공을 세운 전쟁 영웅이자 인간 최초의 9서클의 대마법사가 승전 기념식이나 연회 같은 행사를 코앞에 두고 없어졌으니까.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반드시 참석시켜야 하는 사람이 없어졌으니 높으신 분들은 물론이고 행사 담당자들이 꽤나 난감해 했다나 봐.”

<흥, 기껏해야 드래곤의 대마법사라는 이름을 내세워서 허세를 부리려던 거겠지.>

‘뭐, 애초에 승전 기념식이니 기념 연회 같은 걸 여는 이유가 내외부에 과시하려는 목적도 있는 거니까.’

<호오! 아예 모르는 건 아니구나. 그동안 갈군 보람이 있어.>

멍청한 녀석이니 뭐니 하면서 잘난 척했던 게 무슨 도움이 됐다고 보람을 느끼는 거야?

카이서스의 헛소리에 내 표정이 안 좋아지자 아리안 누나는 자신의 말 때문인 줄 알았는지 황급히 말을 이었다.

“드래곤, 그것도 로드의 호출 때문에 자리를 비웠다는데 어쩌겠어? 걱정하지 마, 네가 드래곤의 부름을 받았단 걸 잘 홍보해서 기념식과 연회도 성대하게 잘 치렀어.”

“어쨌건 다 잘됐다니 다행이네요.”

“그래도 돌아온 이상 조만간 왕궁에 얼굴을 비추긴 해야 할 거야. 전쟁에서 공을 세운 것에 대한 포상을 받아야 하니까.”

<뭐 기껏해야 작위나 좀 올려주고 말겠지.>

카이서스는 포상에 대해 별로 기대가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사실 나도 딱히 바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포상에 기대를 하진 않았다.

아리안 누나는 바닥에 떨어뜨린 것들을 다시 주워 담으며 물었다.

“배고프지? 드래곤이 먹을 걸 제대로 챙겨주진 않았을 것 같은데. 금방 준비할게.”

서클 브레이커가 되어 안 먹어도 괜찮은 몸이 되었다지만 안 먹을 수는 없지.

그전에 아리안 누나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줘야 하는데…….

이 소식을 어떻게 알려줘야 더 놀라게 해줄 수 있을까?

잠시 고민하던 나는 그냥 그대로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그 전에 잠깐만요. 누나, 놀라지 말아요.”

“응?”

나는 자연스레 감추고 있던 나 자신의 능력을 살짝 개방해 보였다.

마법사인 아리안 누나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녀가 지금 느낄 수 있는 건 마나를 뿜어내는 마법사가 아니라 마나 그 자체뿐이다.

“이게 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일에 당혹해하는 그녀에게 나는 웃으며 말했다.

“저, 이제 9서클 아니에요.”

“그 말은……!”

잠시 생각하던 그녀는 내 말뜻을 깨닫고는 이내 눈을 크게 떴다.

“전에 말한 경지에 올랐다는 거지? 그럼 이제…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거지?”

시한부 신세에서 벗어났다는 내 말에 아리안 누나는 약간은 떨리는 목소리로 확인하듯 물었다.

거기엔 숨길 수 없는 기쁨이 실려 있었다.

“네.”

가볍게 웃으며 대답한 내 말에 아리안 누나는 그대로 다시 나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다시 바닥에 떨어지는 과일과 식료품들.

간신히 진정했던 심장이 또다시 격하게 뛰기 시작한다.

나도 더 이상은 충동을 참지 못할 것 같다.

“아리안 누나…….”

서로를 끌어안은 채로 나와 아리안 누나의 눈이 마주쳤고, 이내 입술도 맞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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