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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 드래곤-130화 (130/150)

130화 - 파괴와 각성

“로드께서 제 기억을 멋대로 읽으셨으니… 제가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이야 부탁이지 잘못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거다.

그것도 드래곤 로드에게.

이전의 나라면 상상조차 못 했을 행동에 순간적으로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

“흠, 부탁이라. 어떤 것을 말이지?”

다행히도 로드는 높으신 분들이 주로 그러듯 건방지다며 화내는 대신 흥미로워하며 물어왔다.

<영감탱이의 보물 좀 달라 그래.>

보물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는 드래곤의 습성은 죽어서도 고쳐지지 않는지 카이서스가 보물 타령을 해댔다.

어차피 자긴 쓰지도 못할 거면서 보물은 무슨.

나는 카이서스의 둥지에 있는 보물들로도 충분히 만족하는 데다 지금은 보물보다 다른 것이 급했다.

“제가 서클을 부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야! 서클은 스스로 깨야 하는 거야!>

카이서스는 자신이 서클을 부순 것은 본능적인 것이었다며 의식적으로 서클을 부수는 방법에 대해선 모른다고 했지만… 로드라면 알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나는 카이서스의 잔소리를 무시하며 로드의 대답을 기다렸다.

“서클을 부수는 데 내 도움을 달라고?”

내 말에 잠시 생각하던 로드가 내 말을 다시 한번 확인하듯 되물었다.

“예.”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내 모습에 로드는 눈을 살짝 찌푸렸다.

“강제로 서클을 부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죽을 수도 있다.”

죽을 위험이 있다는 말에 나는 순간 멈칫했으나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어차피 부수지 못하면 죽는 건 마찬가집니다.”

내 심장에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 상황.

이대로 아무런 진전이 없으면 남은 시간 내에 부수지 못하고 심장의 폭주로 죽어갈 것이 분명했다.

내 기억을 읽은 로드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가만히 죽음을 맞이하느니 도박이라도 해보겠다는 것이냐?”

거듭해서 물어보는 로드의 말에 나는 더욱 마음을 굳게 먹었다.

“네!”

내 결의가 느껴지는 대답에 로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네 서클을 지금 바로 부수도록 하자.”

드디어 로드의 입에서 나온 승낙의 말에 나는 주먹을 불끈 쥐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드디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시한부 신세를 벗어날 수 있어.

뿐만 아니라 서클 브레이크의 경지에 오르면 더 이상 루리스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세계의 섭리에 얽매이지 않는 인간으로서 서클 브레이커가 된다면 더 이상 나를 위협할 수 있는 위험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일 테니까.

서클 브레이커가 될 수 있다는 흥분과 로드가 말한 위험성에 대한 긴장과 불안함이 뒤섞였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로드를 응시했다.

조금 떨어져 있던 카락스에게 눈짓으로 뭔가를 지시한 로드가 주변의 마나를 모두 자신의 통제하에 두었다.

그리고 심장을 옥죄는 강대한 마나

마나의 농도가 너무 짙어서 압박감을 느낀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내 심장이 옥죄어지고 있었다.

“이, 이게 무슨…….”

심장과 가슴이 쥐어짜이는 고통 속에서 간신히 입을 열었다.

<이 미친 영감탱이가! 로드라는 드래곤이 나도 안 쓴 이런 무식한 방법을 쓰겠다고?!>

카이서스가 기겁하는 사이 로드는 부릅뜬 내 눈을 보며 오히려 의아해하며 말했다.

“서클을 부숴달라고 하지 않았느냐. 서클이 어디 있는지는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서클이 위치한 곳은 심장… 설마?!

뒤늦게 무슨 짓을 하려는지 눈치챈 내가 경악하는 것과 동시에 로드는 내 시선에 대답해 주었다.

“그래. 네 생각이 맞다.”

퍼억!

몸 안에서 뭔가가 터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나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전신의 힘이 빠져 바닥에서 움찔거리고만 있는 나를 보며 어느새 다가온 카락스가 로드에게 투덜거렸다.

“거 너무하신 것 아닙니까?”

카락스의 물음에 로드는 내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로 그의 말에 대답했다.

“뭐 어쩌겠나. 자기가 부숴달라는데. 스스로 부수지 못한다면 가장 빠르고 가능성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잖나. 물론 도박성이 심하긴 하지만 말이야.”

조금 전 카이서스의 말을 들어보면 카이서스도 로드가 지금 하려는 방법을 알고는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게 말도 하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말도 안 되는 짓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내가 도와달라고 먼저 말은 했지만 심장을 부숴달라는 말은 안 했는데!

“이건 그냥…… 미친 짓…….”

컥컥 숨이 막혀오는 와중에도 힘겹게 반박했으나 로드는 태연한 기색으로 대꾸했다.

“몰랐나? 애초에 도박 자체가 미친 짓이라네.”

뭐라고 더 소리치고 싶었으나 숨이 컥컥 막히는 바람에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와 젠장, 내가 이렇게 죽네.’

설마하니 드래곤 로드에 의해 살해당할 줄이야.

<야, 인마! 벌써부터 포기하지 마! 정신 차려!>

카이서스의 버럭버럭 소리치는 목소리,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이 점차 흐려지며 나는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심장의 통증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천천히 눈을 뜨니 카이서스의 모습이 보였다.

나와 처음 만났던, 카이서스가 아직 살아있을 때의 모습 그대로였다.

잠시 그 모습에 멈칫하던 나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내가 죽어서 카이서스도 같이 죽은 거구나.

심장이 부서지고도 살아남기를 바라는 건 무리니까.

아리안 누나는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텐데, 작별 인사조차 건네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야 하네.

내 심장을 부숴 버린 로드에 대한 분노나 원망보다도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슬픔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솔직히 상상도 못 했던 식의 허무한 죽음이다 보니 와닿지가 않았다.

멍하니 걸음을 옮겨 카이서스에게 다가갔다.

멍하니 가라앉는 슬픔 속에서 그대로 있다간 미쳐 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그동안 함께 지내온 카이서스와 쓸데없는 대화라도 나누면 조금이나마 진정될까 싶어서였다.

어째선지 허공을 응시하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던 카이서스가 기척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렸다가 나를 발견하곤 경악했다.

“이런 미친?! 네 녀석이 여기 왜 있는 거냐?!”

저승이라서인지 머릿속에 울리는 목소리가 아닌, 일반적인 소리로 들린다.

“우리 둘 다 죽어서 저승에 함께 온 것 같은데.”

내 말에 카이서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파충류 특유의 길게 찢어진 눈동자는 나를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무슨 개소리야? 여긴 내가 기거하는, 네 녀석의 내면이다. 저승 같은 소리 하네! 내가 왜 저승까지 네 녀석이랑 같이 붙어 다녀야 하는데?”

엥? 그게 무슨… 그러니까 여기가 사후 세계 같은 것이 아니라 카이서스가 빌붙어 사는 나의 내면에 내가 들어온 거라고?

“어째서 내가 내 머릿속에?!”

“나도 모른다! 끄응, 로드 이 영감탱이, 대체 무슨 수작이야?”

“그보다 내가 아직 죽은 게 아니라는 건 확실한 거야? 네가 착각한 게 아니라?”

“쯧, 네 녀석은 덜떨어져서 보고도 몰랐겠지만 로드가 네 심장을 그냥 부순 게 아니다. 네게 설명하기 귀찮을 정도의 쓸데없이 복잡한 방식으로 마나가 네 심장을 재배열한 거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네 심장으로 마법진을 그렸다고 볼 수 있겠지.”

짜증이 묻어 나오긴 해도 거짓은 느껴지지 않는 카이서스의 말을 들으니 확실히 진정이 되었다.

적어도 내가 허무하게 죽은 것은 아니라는 거네.

내가 눈에 띄게 안도하는 표정이었는지 카이서스가 투덜대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좋아하고 있을 때냐? 로드가 아무리 마나로 네 심장을 재배열했다고는 해도 지금 너는 심장이 부서진 상태다. 로드가 손을 써서 아직 육체가 죽지는 않았다곤 해도 이대로 있으면 죽는 건 피할 수 없어.”

그렇게 말은 하지만 목소리나 눈빛에 좌절이나 포기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 걸 보니 뭔가 방법이 있는 모양이다.

“내가 뭘 하면 되지?”

“로드가 틀을 만들어줬으니… 한계를 넘어 그 틀에 어울리는 수준이 되어야지.”

“그러니까 그 한계를 어떻게 넘느냐는 건데? 머리에 힘준다고 뛰어넘을 수 있는 한계였으면 지금껏 고민할 이유도 없었을 거 아냐!”

내가 답답한 마음에 목소리를 높이자 카이서스도 짜증이 나는지 앞발톱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젠장, 나도 이렇게까진 하고 싶진 않았지만 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지. 네가 내면으로 들어왔으니 적어도 내가 손을 쓸 수는 있게 되었으니까. 원망하려면 나와 상의도 없이 로드 영감탱이에게 도와달라고 한 너 자신을 원망해.”

“뭐? 그게 무슨… 끄악!”

나는 말을 채 끝맺지 못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게 되어선 나 자신의 비명 소리만이 느껴졌다.

내가 내면으로 들어옴으로써 영향을 줄 수 있게 된 카이서스가 가장 먼저 하는 게 나를 조지는 거라니.

로드는 내 심장을 부수더니 카이서스는 내 정신을 부수네.

대체 드래곤이라는 족속들은 내게 무슨 원한이 있어서 이러는 거야!

내 정신을 지배하려 드는 고통은 무척이나 끔찍했다.

“끄아아아아악!”

온몸의 신경과 세포가 찢어지고 불타고 녹아내리고 얼어붙는 듯한 수많은 방식의 고통이 내 정신을 난도질했다.

차라리 육체가 파괴되는 거라면 고통이 금방 끝났겠지만 정신에 가해지는 고통들은 내 정신이 유지되는 한 계속 이어졌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육체의 제한을 받지 못하는 정신이었기에 비명은 내지를 수 있었다.

고통에 잡아먹힌 내가 얼마동안 이성을 잃고서 비명만을 내지르고 있었을까.

문뜩 이성이 돌아왔다.

고통이 줄어든 것인지, 아니면 적응한 것인지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분노였다.

어째서 내가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 거지?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집을 나와 정처 없이 걸음을 옮기다 재수 없게 드래곤의 둥지에 들어갔을 뿐이었는데.

이성이 돌아왔다고는 해도 고통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기에 나는 계속해서 비명을 내질렀다.

아무도 듣지 못할 분노와 증오가 뒤섞인 비명을 얼마나 내질렀을까.

스스로도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득하게 느껴질 정도의 시간 속에 거세게 타오르던 분노는 두려움에 점차 잠식되어 갔다.

분명 나는 심장이 터져 죽어가고 있다.

드래곤 로드가 모종의 방법으로 날 살려두고 있다고는 해도 그리 오랫동안 살리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내 몸이 죽으면 자연히 내 정신도 죽게 되겠지.

그런데 어째서 나는 아직 정신이 부서지는 고통을 느끼고 있는 거지?

실제 시간의 흐름보다도 내 정신이 느끼는 시간의 흐름이 느린 거라면…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고통이 이어진다는 거지?

현실의 1초가 나의 내면 안에서는 1년이 넘는다면?

아니, 그 이상이라면?

고통과 분노, 그리고 두려움으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정신으로 수많은 감정이 뒤섞였다.

기름이 떨어진 등불이 꺼져 버리듯 나는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고통도 분노도 두려움도 절망도, 모든 것을 놓아버렸다.

신기한 느낌이었다.

분명히 내게 가해지는 감각과 감정이 잊혀가는 느낌.

고통은 천천히 사라지며 간질거리는 느낌으로 변해갔다.

뭐랄까,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사방에 내 몸이 퍼져 있는 것 같은 간질거림이었다.

그러고는 이내 그 간질거림마저도 사라졌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 고요 속에서 또 얼마나 있었을까.

고요 속에 잠겨가던 나를 끌어 올린 것은 익숙한 목소리였다.

“망할 자식. 이제야 성공한 거냐. 정말이지 느려 터졌다니까.”

평소처럼 투덜거리며 나를 탓하는 카이서스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내가 어째서 드래곤의 표정을 알아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카이서스는 무척이나 지친 얼굴이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대체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느낀 무척이나 긴 시간 동안 말을 하지 않았던 터라 다른 이에게 의사 전달을 하는 행위가 무척이나 낯설게 느껴졌다.

“뭐긴 뭐야. 서클을 부수는 데 성공한 거지.”

대답하는 것마저도 귀찮다는 기색이 카이서스의 목소리에 가득 묻어 나왔으나 나는 계속해서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뭐? 어떻게?!”

내가 재차 묻자 카이서스는 그냥 대충 그러려니 하지 귀찮게 한다는 시선으로 쳐다보다 이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네 심장이 깨지며 서클도 부서지기 시작했고, 그에 맞춰서 네 정신도 부쉈다가 새로 구성할 필요가 있었다. 예를 들자면 고장 나버린 아티팩트의 마나를 전부 비우고 다시 채우면 고쳐질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야.”

어찌 됐건 위기를 넘겼으니 다행이지만 비유를 물건 고치는 걸로 하니 기분이 좀 묘하군.

“혹시 온몸이 사방으로 퍼져서, 간질간질한 느낌이 나던 게 정신이 부서졌다가 새로 구성된 거였어?!”

“그래. 네 정신과 육체가 마나와 직접 연결되면서 서클의 존재 자체가 필요 없어진 거다.”

그것이 바로 서클 브레이크.

나는 인간의 역사에는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던 경지에 올랐음에도 아직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후, 일단 아무 설명도 없이 남의 정신을 부순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참기로 하겠어. 어째서 극단의 조치라고 한 건지 알 정도로 끔찍한 시간이었어.”

내가 치를 떨며 한 말에 카이서스는 웃기지도 않는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알긴 뭘 안다는 거냐? 내가 극단적인 조치라고 한 건 드래곤을 제외한 대부분의 존재는 정신이 찢기다 보면 인지를 뛰어넘는 고통과 자극을 이기지 못하고 정신이 타버리거든. 사실상의 죽음을 맞이하는 거다. 그래서 극단적인 조치라고 한 거고.”

“뭐, 뭐?! 내 생각보다도 위험한 거였어?! 그런 짓을 하다니… 나를 믿었던 거야?”

내가 죽으면 카이서스도 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죽는다는 위험한 짓을 하다니.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죽을 뻔했다는 사실에 경악하면서도 카이서스가 나를 믿어주었단 것에 조금은 감동적이었다.

“뭐래? 너 같은 녀석을 내가 어떻게 믿겠느냐? 당연히 내가 네 녀석의 부담 대부분을 가져간 거지. 안 그랬으면 너처럼 나약한 녀석은 처음 찢기던 순간 흔적조차 안 남고 사라졌을 거다.”

역시, 뭘 믿고 죽을지도 모르는 극단적 조치를 했나 했더니 내가 아니라 자신을 믿었던 거구나.

“뭐, 그래도 고마워. 네가 날 위해 위험과 고통을 나눠 받아줬다는 소리잖아.”

나의 감사 인사에 카이서스는 드래곤의 얼굴을 찌푸리며(어째서 드래곤의 표정을 읽을 수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투덜거렸다.

“네놈이 죽으면 나도 죽으니까 어쩔 수 없었던 거다. 망할, 네가 조금만 더 쓸 만했다면 내가 고생할 필요 없이 알아서 서클을 부쉈을 텐데.”

“하하……”

내가 그저 웃음만 흘리자 카이서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고는 말했다.

“네 녀석의 맹한 얼굴은 이제 치우고 눈이나 떠라.”

카이서스가 앞발톱을 내밀어 내 이마를 가볍게 두드렸고, 나는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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