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화 - 혀어어어업상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는 제국 해군 2함대 소속 전함들의 호위를 받는 기함인 폭풍폭풍호는 무척이나 크고 아름다웠다.
마치 수많은 무리를 이끄는 맹수와도 같은 모습.
그런 폭풍폭풍호의 함교에 서 있는 것은 2함대의 제독인 지노혼 빈 제독이었다.
적을 치고 빠졌다가 다시 치는 전술을 주로 써서 두 번 몰아치는 폭풍이라는 별명을 얻은 자였다.
기함의 이름을 자신의 별명에서 따와 폭풍폭풍호라고 지은 장본인이기도 했다.
“플라니아 항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다들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마라!”
말은 그렇게 했으나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자신의 하얀 수염을 쓰다듬는 지노혼의 얼굴은 여유로웠다.
제아무리 바다의 종족이라 불리는 인어들이라 해도 자신에게는 어림도 없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말단 장교이던 소싯적에는 인어 토벌에 직접 참여한 적도 있던 그였다.
어느 대영주의 부탁을 받은 상관이 함대를 이끌고 인어들이 자주 나타나는 섬을 공격했었다.
얕은 바다에서 인어들을 습격해서 그물로 협만으로 몰아서 단숨에 토벌했었다.
그때는 얼마 안 되는 인어 무리였고, 지금은 인어들의 군대라고는 해도 상관없었다.
지노혼 또한 그때의 말단 장교가 아니라 함대의 제독이었으니까.
“인어를 잔뜩 잡아다 팔면 제군들에게도 넉넉히 챙겨주겠다!”
제독의 외침에 돛을 조정하거나 먼 바다를 살피던 해병들이 환호했다.
사기가 넘치는 병사들의 모습에 흡족한 듯 웃던 지노혼 제독은 갑자기 느껴지는 선체의 흔들림에 몸을 흠칫 떨며 표정을 굳혔다.
무엇인가 큰 충격을 받은 듯이 갑자기 선체가 방향을 틀며 흔들렸다.
“조타수! 무슨 일인가!”
오랜 경험으로 전함의 키에 문제가 생겼음을 눈치챈 지노혼이 소리쳐 물었다.
그의 물음에 타륜을 붙잡고 있던 조타수는 식은땀을 흘리며 변명하듯 다급하게 소리쳤다.
“큭! 제독님! 키가 말을 듣지 않습니다!”
그 말에 눈을 찡그린 지노혼이 조타수에게 다가가 밀쳐내고는 타륜을 직접 잡았다.
조타수의 말대로 키를 조작하는 타륜은 아무리 용을 써도 돌아가지 않았다.
바다 한복판에서 선박의 방향을 조작하는 키가 고장 나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으음… 함대에 돛을 접고 대기하란 신호를 보내라. 그리고 서둘러 키의 상태를 살펴보도록!”
지노혼은 난감해하긴 했으나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키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는 몰라도 자신의 숙련된 선원들이라면 금방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여긴 것이다.
목적한 곳에 도착하는 것이 조금 지체되기야 하겠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기함 태풍태풍호에서 휘날리는 깃발과 나팔 소리를 확인한 함대의 모든 배가 돛을 접고, 다음 지시를 기다렸다.
그사이 선미 난간을 넘어 바다로 뛰어들었던 선원이 키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기겁하며 소리쳤다.
“제독님! 키에 두꺼운 쇠사슬이 감겨 있습니다!”
물에 던져 넣으면 금세 가라앉을 쇠사슬이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의 방향키에 감겨있다니.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렇기에 지노혼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전 함대에 경계 태세를……!”
서둘러 돌아서서 지시를 내리려던 지노혼의 귀에 바다에 뛰어들었던 선원의 비명이 들려왔다.
“으, 으아아악!”
불안감이 현실이 되어 나타난 듯한 비명에 지노혼은 황급히 난간 너머로 고개를 내밀었다.
하지만 선원이 떠 있던 바다에는 벌써 붉은 피가 퍼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으억!”
당황하며 상황을 판단하려던 지노혼은 말을 채 끝마치지 못하고 비명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
출렁이던 파도를 뚫고 바닷속에서 날아온 작살이 그의 가슴팍을 파고들었으니까.
“제독님!”
“적이다! 적이 습격했다!”
피를 뿌리며 뒤로 쓰러지는 제독의 모습과 그런 그의 가슴에 박혀 있는 자신들의 것이 아닌 작살.
다들 비명 지르듯 소리치며 우왕좌왕하는 그들이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인근의 바다에 떠 있는 것은 자신들의 함대뿐이었다.
그런 그들의 아래.
바다 위로 눈만 살짝 내민 인어 군대의 장군 구스타가 히죽 웃었다.
“어떤 놈이 내려다보기에 던져봤더니, 꽤 높은 인간을 잡은 모양이군.”
흡족하게 전함 위의 소란스러움을 잠시 즐기던 구스타는 이내 무시무시한 표정을 지으며 바다 아래를 향해 소리쳤다
-모두 들어라! 여태껏 고통받은 동족들의 복수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물속으로 퍼져 나가는 진동은 인간들은 듣지 못할 소리였으나, 그들의 귀에는 똑똑히 들렸다.
그리고 이내 인간들의 귀에도 어떤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무척이나 고운 목소리가 듣기 좋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머메이드 중에서도 일부만이 될 수 있는, 세이렌이라 불리는 주술사들이 바다 위로 상체만 내민 채 노래를 부르자 병사들은 지독한 약에 취한 듯 눈이 풀려갔다.
그사이 바닷속에서는 수많은 머맨들이 각자의 손에 무기를 단단히 움켜잡은 채로 헤엄쳐 올라왔다.
* * *
항구를 점령한 제국 4함대는 삼엄한 경계 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것도 항구를 점령한 후부터 계속해서 준비해 온 것들을 잔뜩 펼쳐놓은 만반의 태세로.
얼마 전 인어 왕국이 우리에게 합류한 것은 그들도 전해 들었기에 플라니아 항 주변 바다는 이미 그들이 정성껏 준비해 둔 함정들로 가득했다.
바다 아래로 이동해서 살피고 온 머맨 정찰병 말로는 가시가 잔뜩 달린 쇠사슬 그물과 수면 아래에 잠긴 채로 떠다니는 무언가가 담겨 있는 가죽 주머니 등등.
우리 함대는 물론이고 바다가 고향인 인어들조차 쉽게 다가가지 못하게 했다.
아무 대책 없이 접근했다간 바닷속의 온갖 함정들에 발이 묶인 채로 제국의 공격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할 거다.
머맨들이 몰래 잠수해서 다가가 함정을 해체하기에는 너무 수가 많은 데다 제국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터.
우리 함대와 인어 군대는 큰 피해가 예견되는 상황에 쉽사리 공격할 수가 없었다.
그 사실은 제국 측에서도 잘 알고 있었기에 전투태세만 갖춘 채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는 뻔했다.
그때 망원경으로 플라니아 항구가 아닌 먼 바다 쪽을 살피고 있던 로히테르 제독이 소리쳤다.
“전 함대! 전투준비!”
그의 지시만을 기다리고 있던 신호수들이 각색의 커다란 깃발들을 번갈아가며 휘두르고 북을 쳤다.
기함을 중심으로 깃발 신호와 북소리가 퍼져 나갔다.
제국 4함대에서도 우리의 움직임을 포착한 듯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 함대는 전투준비를 마쳤음에도 곧장 공격해 가지 않았다.
제국 측에서 2함대를 기다리듯 우리도 기다리는 것이 있었다.
제국의 4함대와 우리 함대 사이의 바다에서 뭔가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잔잔한 파도가 치던 수면이 갑자기 이리저리 격하게 움직이더니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부자연스럽게 솟아오른 파도가 항구와 4함대를 향했다.
어느새 집채만 한 크기로 커진 해일이 몰려오자 4함대와 항구가 소란스러워졌다.
거리가 꽤나 멀어서 듣기 힘들지만 당황해서 내지르는 고함 소리와 종소리, 북소리가 어지럽게 뒤섞였다.
그리고 이내 엄청난 크기의 해일이 그들을 덮쳤다
거칠게 몰아치는 해일에 의해 다른 전함과 부딪치는 것은 물론이고 몇 척은 파도에 정통으로 얻어맞아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휘청거리더니 아예 뒤집혀 버릴 정도였다.
심지어 그들이 바다에 설치해 뒀던 함정들도 해일에 떠밀려 가 무용지물이 되어버리거나 오히려 제국 함대의 전함들을 부숴 버렸다.
항구 외곽의 요새 역시 말도 안 되는 크기와 양의 해일이 휩쓸고 지나간 터라 일부는 무너지고, 성벽 위에 있던 투석기와 병력들도 꽤나 큰 피해를 본 듯했다.
나는 해일의 원인을 찾아 고개를 돌려 바다를 바라보았다.
어느새 도착한 인어 군대의 호위를 받으며 타밀레가 새파란 수정으로 만들어진 피리를 입에서 천천히 떼는 것이 보였다.
저번에 본 적이 있었던 해룡의 피리였다.
오직 바다만이 그 소리를 듣고 파도를 조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인어의 보물.
지난번에 인어 해적이 사용할 때는 그저 해변에 바닷물이 들어오게 하는 수준이었는데,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자격 있는 인어가 사용하니 그 위력이 무서울 정도다.
해일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를 망원경으로 자세히 살핀 로히테르 제독도 혀를 내두르며 질린 표정을 지었다.
아마도 구스타에게 해룡의 피리에 대해 듣고선 바다의 함정 정도만 제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이거, 앞으로도 인어 왕국과는 친하게 지내야겠어.”
머릿속이 복잡한 듯 왕실에 보고할 내용을 정리하는 듯했다.
타밀레도 꽤나 무리한 듯 안색이 하얗게 질렸지만 다들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에 기쁜지 웃어 보였다.
적어도 이번 전쟁이 끝나면 인어 왕국을 얕볼 사람은 없을 듯하다.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은 로히테르 제독이 주변을 돌아보며 말했다.
“맘 같아선 이대로 공격해서 저들을 모두 바닷속으로 가라앉히고 싶지만… 궁지에 몰린 자들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협상을 해야겠군. 부함장, 전령을 보내도록 하게.”
그의 명에 따라 구명정에 탑승한 전령이 싸울 뜻이 없음을 밝히는 백기를 흔들며 제국 함대로 향했다.
한참 후 제국 함대의 배에 승선한 전령이 백기를 흔들어 신호를 보내는 것을 확인한 로히테르 제독이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거야 원, 제국과의 전투가 이렇게 손쉽게 끝나기는 처음이군.”
전령이 보내오는 신호는 상대가 협상을 받아들이겠다는 신호였다.
물론 협상이 쉽게 끝나지는 않더라도 이미 상대가 전의를 잃었다는 것은 확실했다.
방금 전에 본 광경은 바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조차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였다.
하물며 오랫동안 바다와 가까이 해온 사람들은 바다의 무서움을 더더욱 잘 알겠지.
얼마 지나지 않아 4함대의 가장 안쪽에 있던 커다란 전함이 다른 전함들을 뒤로 물리며 홀로 다가왔다.
저게 바로 4함대의 기함인 검은고래호로군.
제국함대의 기함 중 하나답게 두터운 장갑과 방어마법을 두르고 있어서 엄청나게 튼튼하다고 했던가.
그래서 여차하면 다른 전함에 그대로 들이받는 충각 전술을 주로 사용한다고 들었는데…….
제아무리 튼튼하다고 해도 바다의 분노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나 보다.
함대 가장 깊숙한 곳에 있었음에도 검은고래호의 곳곳에 파손된 부분이 보였다.
엄청난 파도도 파도지만 자기네 전함들과도 부딪쳤을 테니까.
아마 4함대의 전함 중 일부는 검은고래호가 원하지 않았던 충각으로 부쉈을 거다.
“우리도 가지!”
로히테르 제독의 외침에 따라 은빛구름호가 아군 전함 사이로 나아갔다.
바다에서의 협상은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테이블을 사이에 두지 않는다고 했다.
부딪히지 않을 정도의 간격을 두고 멈춰 선 두 기함은 서로의 선측을 마주 보았다.
당연하지만 테이블 대신 바다를 사이에 둔 채로는 상대에게 말을 하려면 목소리를 높여 소리쳐야 했다.
“나는 크라우드 왕국 북해 함대의 제독 로히테르 다미힐이다!”
로히테르 제독이 먼저 인사를 건네자 검은고래호에서도 누군가가 선측 난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제국 제4함대 제독! 에드워드 드레이크다! 쓸데없는 소리는 다 치우고 본론부터 말해라!”
“댁들 똥줄 타는 꼴 좀 더 보고 하면 안 될까!”
“구경하는 건 좋은데 네놈들의 항구가 잿더미가 되는 것도 구경해야 할 거다!”
이게 도대체 협상인지 그냥 서로 죽을 때까지 싸우자는 건지 모르겠다.
제독들이 서로에게 고함치는 모습에 내가 기겁하자 곁에 있던 부함장이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해 주었다.
“오래전부터 이어진 바다의 관습입니다. 적과의 협상에서는 무조건 예의를 차리지 않는다는 거죠. 예의를 차리지 않는 대신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바다의 약속 뭐 그런 건데… 가끔 저러다 진짜 열받아선 다시 전투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뭐 그런 미친 관습이 다 있어?
아무리 봐도 협상하다가 열받아서 칼 뽑아 들고 다시 싸울 확률이 너무 높아 보이는데?!
<호오, 카락스 놈이 왜 그리 바다를 좋아하나 했더니. 이런 재미있는 동네였군!>
‘이런 건 보통 재미있는 게 아니라 정신 나갔다고 하거든?!’
내가 속으로 비명을 지르거나 말거나 두 제독은 계속해서 소리쳤다.
“똥줄이 타다 못해 치질까지 걸리면 너무 안쓰러우니 간단히 말하지! 우리 땅에서 썩 꺼져!”
“염병하지 마라! 순순히 돌아갈 거면 오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서 싸우면 우리는 염병이라도 하겠지만 너희는 죄다 뒈져서 염병도 못 할 텐데! 치질을 치료할 기회도 영영 날리게 될 거다!”
“뭐 이 새끼야?! 네놈이 치질의 고통을 알기나 해?!”
아, 저건 진짜다.
당장에라도 협상이고 뭐고 한판 붙어보자고 외치려는 듯한 에드워드 제독의 뒤에서 누군가 나와서 말했다.
“거 댁들끼리만 떠들 셈이야? 나도 껴줘. 아, 물론 난 바다 사람이 아니니까 바다의 관습 같은 건 적용하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난간에 팔을 기대며 선 유리아는 평범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목소리가 또렷이 들리는 걸 보니 음성증폭마법을 사용한 모양이었다.
“물론이오! 하실 말이 있으면 해보시오!”
유리아의 말에 납득한 것인지 로히테르 제독은 그녀에겐 나름대로 예의를 차려주었다.
“이쪽 아저씨는 몰라도 나는 우리 애들을 개죽음당하게 할 생각이 없어서 말이지. 순순히 돌아갈 테니 안전을 보장해 줬으면 해.”
미리 상의하지 않은 이야기인 것이 분명한 그녀의 말에 에드워드 제독이 분노하며 소리쳤다.
우리에게가 아니라 바로 옆의 유리아를 상대로는 굳이 소리를 지를 필요가 없을 텐데 말이지.
“유리아 병단장! 그게 무슨 소리요! 그건 곤란하오!”
바로 옆에서 소리를 꽥꽥 질러대자 유리아는 귀가 아프다는 듯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댁도 이 상황에서 싸우는 게 더 곤란하단 건 뻔히 알잖아. 심정은 알겠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하자고.”
“하지만!”
무어라 다시 말하려는 에드워드 제독의 말을 유리아가 손을 들어 끊으며 말을 이었다.
“굳이 싸우겠다면 그쪽이 알아서 해. 나도 알아서 우리 애들을 뒤로 뺄 테니까.”
그녀가 냉정하게 선을 그었으나 에드워드 제독은 아직 미련이 남는지 머뭇거렸다.
그가 미련을 갖는 이유가 뭔지 알고 있던 로히테르 제독이 웃으며 소리쳤다.
“혹시나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말해주는 건데! 그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원군은 영영 이곳에 못 올 거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것을 들켜서인지 에드워드 제독이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이쪽을 향해 소리쳤다.
“믿을 수 없다!”
“믿든가 말든가! 빨리 결정하는 게 좋을 거야! 그나마 운 좋게 목숨을 건진 지원군들을 건져 가려면 서둘러야 할 테니까!”
바다를 사이에 두고 하는 협상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규율 때문인지, 아니면 경험에서 우러나온 직감 때문인지 에드워드 제독도 그게 사실임을 눈치챈 모양이다.
그의 얼굴이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시시각각 변해갔다.
* * *
대륙력 758년 12월 31일.
1년의 마지막 날.
짧은 협상 이후 플라니아 항구에 다시금 크라우드 왕국의 국기가 내걸리고 제국의 4함대와 제3마법병단은 빈손으로 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