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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老兵)은 죽지 않는다, 단지 쥬지육림을 꾸릴 뿐이다-149화 (149/151)

〈 149화 〉 149화 저택에 닥친 위험 ­1­

* * *

‘타다다닥’

‘잘그락’

‘찰칵’

앞에서 들려오는 쇠나 단단한 것이 부딪히는 소리,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에 오라클맨과 골든 보이는 자세를 낮추고 풀숲에 몸을 감췄다,

갑자기 나타난 인기척에 둘은 설마 추격자들이 벌써 자신들을 앞질러서 온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사박사박’

풀을 가르면서 다가오는 걸음소리, 둘은 혹시나 들키지 않을까 하고 노심초사했다,

지금의 상태라혐 한명을 무력화 시키고 도망치는 것 정도야 문제는 없었지만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한 지금의 상황에서 둘러싸이는 것은 바라지 않는 일이었다.

‘살거다!’

‘맞다, 우리는 살아남는다.’

‘저벅저벅’

둘을 찾지 못한 것 마냥 서서히 멀어지는 걸음소리,

자신들을 찾지 못한 것인가 하고 의아한 생각이 든 오라클맨과 골든 보이는 최대한 소리를 죽이고 인간들의 무리가 모여있는 방향을 향해서 천천히 움직였다.

“사전에 이야기한 대로 왔나?”

“물론.”

“우리쪽은 열 명에 추가로 세 명을 데리고 왔지.”

“훌륭하군, 훌륭해, 아주 훌륭해.”

“우리는 원래 약속 했던 것 보다 다섯명을 더 데리고 왔지.”

아주 만족스러운 얼굴로 자신의 근처에 모인 무장한 남자들을 바라보던 입꼬리를 밀어올리면서 웃었다.

“이렇게 모였으니 아주 쉽게 끝나겠군.”

“그런데 뭘 하려는건가?”

“설명도 안해주고 모으려니까 도통 안 오려고 하던데, 이제 좀 말해주면 어때?”

“뭐 이쯤 왔으면 이야기 하기에 딱 적당한 시점이지.”

바닥에 굴러다니던 적당한 길이의 나뭇가지를 손에 집어든 사내가 지평선에 걸쳐져 희미하게 보이는 저택을 가리켰다.

“보이나?”

“그래.”

“눈은 멀쩡하니까 당연하지.”

“저기가 우리 목표다.”

“뭐?”

“무슨 소리냐 그게?”

갑자기 흥분을 하려고 하는, 같은 업을 삼는 동료들에게 진정하라고 두 손바닥을 내밀어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히기를 권했다.

“저번에 이 바닥에서 큰 덩치를 하고 있는 놈들이 폭삭 망한 것을 알고있나?”

“모를리가 없지.”

“아무리 말해도 모르는 등신 이외에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다 기억하고 있지, 그게 어쨌지?”

“저 집에 폭삭 망하게 한 놈이 살고 있다더군.”

“설마… 소문대로 한 놈이 했다고 말하고 싶은거냐?”

‘끄덕’

사내의 말에 분위기가 급변하여 무거워졌고, 설명을 하던 사내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 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는 의뢰주가 우리에게 이 만큼의 돈을 맡기고!”

‘터억’

바닥에 떨어진 묵직한 돈 주머니 세자루를 보고 옆에서 설명을 듣고 있던 남자들이 탐욕스러운 눈길로 그것을 바라보면서 마른 침을 삼켰다.

“일을 확실히 해주기를 바란다고 했지.”

“그…”

“뭐지?”

“믿을만한 사람인가?, 의뢰를 한 사람 말이야.”

“꽤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 같더군, 돈도 이정도로 냈으면 충분하지 않나?”

“그렇지.”

“놈을 죽이면 되는건가?”

“물론!, 아… 그리고!”

갑자기 설명을 하던 사내가 한마디를 덧붙이자 그를 바라보고 잠자코 설명을 듣던 남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또 뭔가 있나?”

“귀찮은 일은 거절이다.”

“무얼…, 흐흐흐, 이쁘장한 메이드들하고 탱탱한 계집들이 있는 듯하니, 즐겨도 좋다고 하더군.”

“하하하하핫!, 그런 소리였나?”

“진작에 그 이야기를 먼저 했었으면 적극적이었을텐데 말야!, 뭐 좋다!, 크흐흐흐!”

“출발하지.”

오라클맨과 골든 보이가 있는 자리에서 서서히 멀어져가는 약 40인의 사내들을 잠시 바라보다가 서로를 바라봤다.

‘끄덕’

‘끄덕’

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서로의 눈빛으로만 의사를 전달했다,

자신들이 이곳에 오게된 것도 아마 위대하신 분들의 인도가 아닌가 하고 생각한 오라클맨과 골든 보이는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사내들이 목적지로 삼던 저택을 향해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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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드득, 까드득’

‘스르륵, 사아악’

‘투두둑, 툭’

오라클맨과 골든 보이는 나뭇가지를 꺾고 휴대하고 있던 도끼를 이용하여 깎아내기 시작했다.

“전사.”

“왜 부르나 사제?”

“우리가 부족에서 나온거 기억하나?”

“물론이다, 인간이 왜 그렇게 강한지 알고 싶어서 나왔지.”

그 말을 끝으로 둘은 한동안 나무를 깎아서 창을 만들고, 껍질을 벗겨내서 줄을 만들었다.

“인간들은 잇는다!, 가르친다!, 죽는다!”

“그렇다.”

“오크, 고블린은 아니다!”

“맞다.”

그 말을 하고 다시 입을 굳게 다문 골든 보이는 한참동안 줄을 꼬으다가 문득 손을 멈추고 천천히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사제?”

“강한 상대와 싸우는 것이 소원을 이루기 쉽다!”

“맞다, 사제의 말이 옳다, 하지만…”

‘갸웃’

골든 보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오라클맨의 입이 열리고 끊겼던 말이 이어졌다.

“위대하신 분들은 우리가 변화하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변화?, 어떤 것이냐!”

“인간도 아닌, 이종족도 아닌, 강함에 있어서는 인간과 같은, 이때까지의 일족과 다르게 되는 것을 바라고 이곳으로 보냈을거다.”

“알겠다.”

골든 보이는 다시 말 없이 손을 움직였다, 오라클맨은 그런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계속해서 목창을 깎았다,

자신은 없었지만 그 자신의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오리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오라클맨은 왠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벌써 바뀌는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을 인지한 오라클맨은 두근거림을 즐기면서 굵은 나뭇가지에 뾰족하게 깎은 목창을 엮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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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리릭’

‘쐐애애액’

“피, 피해라!”

“으아아아악!”

“기야아아아악!”

‘쿠당탕탕’

‘털썩’

“흐으으…”

“케흑…”

또 다시 같이 온 작업 동료들을 향해서 날아드는 조잡하게 생겼지만 위력적인 함정이 만드는 광경에, 남자들을 이곳까지 끌고 온 사내는 치를 떨었다.

‘이런 씨팔!, 의뢰 받을 때는 이렇게 까지 어렵지 않다고 했었는데!’

분명 의뢰를 받을 때에, 수인과 엘프,

기사 집안의 딸이었던 메이드장이 있지만 숫적 우위를 살린다면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철썩 같이 믿고,

자신의 몫으로 떨어질 돈을 나눠서까지 인원 수를 늘였다, 하지만 그 결과가 이렇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개새꺄!, 쉽다며!”

“벌써 일곱이나 나가리 됐다!”

“내, 낸들 알겠냐!”

바닥에 몸을 뉘이고 꺽꺽거리면서 숨을 몰아쉬는 동료들 중에 중상을 입은 자는 거의 드물었다,

하지만 눈앞의 전투에 다시 복귀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인 자는 없었다, 목숨을 빼앗지 않고 적절하게 전투력만을 상실 시키는 함정,

도대체 누가 이런 것을 만들었는지 남자는 도무지 감조차 잡을 수가 없었다.

‘이런 것을 메이드들이 할 수 있을리가 없다!’

집안 일을 하는 것만 해도 바쁜 메이드들이 이것을 만들 수 있을리가 없다는 것을 떠올린 사내는 자신들 이외에 누군가가 끼어든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이중으로 의뢰했나?, 썅!, 망할 귀족 새끼가!’

선불금이라고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할 때부터 왠지 구린내가 풀풀 풍긴다고 생각했던 사내는 지금이라도 이런 얼처구니 없는 일에서 발을 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 씨팔.’

도망치자니 앞으로의 일거리가 문제요, 그렇다고 돌입을 하자니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이 솟구친 동료들의 불만을 감당할 엄두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휘릭’

“켁!”

‘쿠당탕탕’

또 다시 한명이 맨 바닥에 쓰러졌고, 이제는 만사가 끝이라고 생각하는 습격자들의 얼굴에 한 줄기의 빛이 드리웠다.

“끝이다!”

“저택이 코앞이다!”

“달려라 새끼들아!”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사내들은 굵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이때까지 아껴뒀던 힘을 모조리 방출하며 무질서하게 달려나갔다.

‘쉬익’

‘퍽’

“끄르르르르르…!”

‘털썩’

함정지대를 빠져나와 더 이상의 손실은 없다고 판단한 그 때, 알 수 없는 공격에 의해 또 한명이 쓰러졌다,

한 명이 바닥에 눕기 전에 들렸던 소음이 신경 쓰였던 리더격 사내는 고개를 돌려 확인했다.

‘역시!’

목에 박혀있는 화살, 그것이 동료를 망각과 죽음의 늪으로 이끌었다는 것을 확인한 그는 크게 소리 질렀다.

“뛰어라 씨바아아알!, 누가 빠른지 해보자아아아아!”

[우오오오오오오오오!]

호승심을 자극하는 말에 더욱 사기가 오른 습격자들, 이제까지 보다 더욱 빠르게 저택을 향해서 달렸다,

그로 인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화살이 아까처럼 급소를 노리지 못하게 된 것은 확실하다고 느낀 그들이었다.

“하하하하하하하!, 박음직한 암컷 발견이다!”

“짐승년을 따먹어라아아아아아아!”

“내가 먼저다아아아아아!”

저택으로 통하는 길에 세워진 바리케이드, 그 뒤에서 고고하게 서있는 니키타를 향해서 달려드는 습격자들,

그들은 하나는 알고 둘은 알지 못했다, 노출도가 상당하기는 했지만, 곤라트가 고안한 최신 기술을 적용한 갑옷과 드워프제 무기를 소지한 수인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말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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