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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老兵)은 죽지 않는다, 단지 쥬지육림을 꾸릴 뿐이다-141화 (141/151)

〈 141화 〉 141화 가르시아가 간다! ­1­

* * *

다급하게 자신의 물품들을 챙기는 가르시아의 모습을 보고 사내는 당황했다,

도대체 지금 시간에 어디를 가려고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물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떨리는 입을 겨우 열었다.

“어, 어딜 가시려는 겁니까?, 가르시아님.”

“몰라서 물어요?, 한스 오빠한테 가야죠!”

“한스 총괄님 말입니까?”

“다른 한스가 있었었나요?”

“아, 아닙니다…”

사내는 ‘다른 업무를 처리하셔야 되는 것 아닙니까?’라고 물으려고 했지만, 이미 가르시아는 사무실 밖으로 성큼성큼 향하고 있었다.

“오늘은 야근하지 말고 곧장 돌아가요 여러분!”

“알겠습니다 가르시아 아가씨.”

“좋은 시간 보내세요 가르시아님.”

한 사람에게서 이후의 시간을 암시하는 말이 튀어나오자, 가르시아는 우뚝 멈춰서서 고개를 돌렸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거에요!, 내일 업무가 가능할지 보러가는거라구요!”

‘저벅저벅’

곧장 몸을 돌려서 다시 밖으로 향하는 그녀였지만, 사무실 안에 있는 직원들은 가르시아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는 것을 봤기에,

더 이상 상단주의 영애를 놀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기이익’

‘쾅!’

문이 거칠게 닫히는 것을 본 직원들은 그녀가 멀어지기 까지 기다렸다가 이야기의 꽃을 피웠다.

“아가씨도 다 컸어.”

“그러게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린애였는데…”

“상단주님은 어쩔지 모르지만, 가르시아 아가씨와 한스 총괄이라면 뭐 퍽이나 괜찮지, 안그래?”

“잘 어울리는 선남선녀지.”

“그러게요, 제발 잘 됐으면 좋겠는데…”

긴 세월을 상단에서 보낸 직원들은, 이제는 가족, 자식과 같은 가르시아의 사랑이 부디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그녀가 마지막으로 내렸던 지시대로 하던 일을 적당히 마무리 짓고는 퇴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오늘 가르시아님이 한스 총괄의 저택에 간다는 것은, 전에 이야기 했던 내기를 할 때가 온것 아닙니까?”

가르시아에게 한스의 소식을 전한 남자는, 지금 사무실 내의 급변하는 분위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허둥거리고 있었다,

그가 그러건 말건 간에, 직원들은 가르시아의 이후의 행보가 어찌될지에 집중하고 내기를 시작하려고 했다.

“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 여러분?”

“아…, 걱정마시오, 마리우스님께서도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있으시니, 큰 일은 아주 멀 것이오.”

“그래서 아가씨가 오늘 거사를 치른다는 분은 여기에! 아닌 분은 여기에 걸어주세요!”

배팅금이 점점 늘어가고 주최자의 얼굴은 흐뭇해졌다, 한편, 그 시각 한스의 저택을 향해서 한창 이동 중이던 가르시아는 이유 모를 한기에 몸을 떨면서,

누군가 자신을 욕이라도 한 것인가 하고 생각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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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음유시인이라고 한다면, 여리여리한 체격에 깡마른 사람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소년 안토니오의 앞에서 무거운 가죽 주머니나 그립을 개선하여 한층 쥐기 편한 바벨 같은 것들을 들어올리며 몸에서 열기를 뿜어내는 사내,

댄디 라이온은 음유시인을 본 경험이 적은 안토니오라고 하더라도 세간의 인식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을 정도였다.

“후우…, 후우…”

“댄디 라이온?”

“크으으읍…!, 크으으으…!”

“댄디 라이온!”

자신이 두번이나 그를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댄디 라이온은 근육 단련에 집중하여 대답을 않고 있었다,

한번 더 부를까 하고 생각하는 안토니오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인지, 그는 바벨을 내려두고 끈적이는 땀을 제공받은 수건으로 닦아내면서 자신을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소년에게 시선을 보냈다.

“무슨 일인가 안토니오?, 화장실이라도 급한건가?”

“내가 무, 무슨 한 두살 먹은 어린애인 줄 아나요!”

“아니라면 다행이지만…, 불편한 것이라도 있나?”

“그게 아니에요.”

“흠…”

왠지 대화가 길어질 것 같은 느낌을 받은 댄디 라이온은 덤벨을 원위치로 돌려놓고, 운동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소년에게 다가갔다.

“식사도 잠자리도 다 불편하지 않을텐데…, 일단 이야기를 해봐, 들어봐야 알 것 같군.”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려는 댄디 라이온이 경청을 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시선을 보내자,

안토니오는 부담감을 느꼈다,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가 하면서 몇 분간 망설이던 소년은 겨우 말을 했다.

“이렇게 융숭한 대접을 받아도 되는건가요?”

“누가 안된다고 했었나?”

“그, 그런건 아니지만요…, 이런 경우는 난생 처음이라서요.”

“음…, 뭐 나도 너와 마찬가지지, 몇 번 없어, 이런 식으로 거한 대접을 받는 경우는 말이지.”

산전수전을 다 겪어, 경험이 풍부해 보이는 댄디 라이온의 입에서 나온 말에, 안토니오는 자뭇 놀란 얼굴을 하면서 그를 바라봤다.

“하하, 음유시인이라고 해서 항상 좋은 것만 먹을 줄 알았나보군?”

“아…, 그러니까…, 네.”

“그렇다면 누구나가 음유시인을 하려고 했겠지, 하지만 실상은, 이상과는 동떨어져 있으니까 말이지.”

“그런가요…”

“그렇지, 누구나, 어떤 직업이건 간에 마찬가지야, 쉬운, 전망이 있는 일이라고 해서 뛰어들었다가 패가망신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을 나는 많이 봐왔지,

물론 운 좋게도 나는 그렇지 않았지만 말이야, 하하하하.”

안토니오는 댄디 라이온이 한 말을 언제까지고 기억하겠다는 것 마냥 곰곰히 생각하면서 되새김질 했다,

소년의 의식이 다시 현실로 돌아오기를 조용히 기다린 댄디 라이온은, 굵직하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묻고 싶은 것은 그것 뿐이었나?”

“아, 아뇨, 저녁 식사를 하려고 온 것인데, 계속해서 미뤄지니 불안해서요.”

“음…, 뭐 어쩌겠나, 이렇게 된 것을…, 저택의 주인에게 지금 당장이라도 식사를 합시다!, 라고 할 수는 없는 법이잖나?”

“그건 그렇죠.”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건강한 상태로 저택의 주인이 부를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알겠어요.”

‘다각다각다각’

멀리서 두마리의 말이 마차를 이끌고 오는 소리를 들은 안토니오와 댄디 라이온은 멍하니 쌍두 마차를 바라봤다,

이윽고 저택의 입구에서 멈춰선 마차는 한 사람을 내려두고는 머리를 돌려서 다시 돌아갔다.

“손님인가봐요.”

“그렇게 보이는군.”

댄디 라이온은 멀리서도 빛을 발하는 보석과 같은 외모를 가진 여인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대충 벗어뒀던 옷을 걸치고는 무심코 뛰쳐나갔다,

그가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고 나서야 안토니오는 댄디 라이온이 뛰어간 것을 알 수가 있을 정도로, 여인의 외모에 매료되어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아름다운 아가씨.”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누구시죠?”

자신을 경계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여인의 행동에 댄디 라이온은 부드럽게 웃으면서 허리를 꾸벅 숙여 교양있는 사람으로 보일 법한 인사를 했다.

“소개가 늦어 죄송합니다, 저는 음유시인을 하고 있는 자입니다, 예명은 댄디 라이온이라고 합니다.”

“네?, 당신이 그…”

여인이 당황한 나머지 말이 나오지 않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을 취해도 댄디 라이온은 불쾌해 하지 않고,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릴 뿐이었다.

“왕국에서 명성이 높은 그 댄디 라이온을 만나게 되서 영광이에요, 저는 마리우스 상단주의 장녀인 가르시아라고 해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아가씨.”

두사람은 어느샌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서로에 대한 것을 물으려고 했다.

“아가씨는 무슨 용무로 저택에 오셨습니까?”

“저택의 주인의 용태를 보려고 왔어요, 댄디 라이온씨도 그런가요?”

“저는 일행인 소년과 저녁 식사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런가요…, 응?”

댄디 라이온의 이야기를 듣고 뭔가 떠올린 가르시아는 잠시 생각을 조금 더 깊게 하더니 눈을 동그랗게 만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저녁 식사만을 하기 위한 초대였나요 댄디 라이온씨?”

“음…, 아마 그럴겁니다.”

“그, 그렇군요, 일단 실례하겠어요, 앞으로 일정이 남아 있어서요.”

“알겠습니다.”

댄디 라이온을 지나친 가르시아는 지금의 상황을 단단히 오해한 듯 했다, 자신이 한스의 몸을 노리고 온 것처럼,

음유시인인 댄디 라이온 또한, 한스의 튼튼하고 건강미 넘치는 몸을 노리고 온 것이라고 그녀는 판단했다.

‘그런 일은 안돼!, 아니, 절대로 용납 못해!’

가르시아는 이제는 기품 따위는 별개의 것으로 취급하고 전력을 다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이 의심을

종식시켜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탁탁탁탁'

'우다다다다닥'

"하아..., 하아..."

가르시아가 전력을 다해서 달린 결과, 곧 그녀는 한스의 저택 안으로 들어서게 됐다, 그리고 그런 가르시아를 마릴린이 맞이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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