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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老兵)은 죽지 않는다, 단지 쥬지육림을 꾸릴 뿐이다-137화 (137/151)

〈 137화 〉 137화 묘한 소리를 듣고 사무실에 들어선 댄디 라이온

* * *

“여기가 그 남자가 있는 곳…”

댄디 라이온은 안토니오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고개를 살짝 끄덕여 긍정을 해줬다,

무턱대고 문을 열어 젖히려고 하는 소년을, 댄디 라이온은 막을까 했다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내버려뒀다.

‘철컥’

“응?”

‘철컥, 철컥’

몇 번이고 다시 시도해도 돌아오는 것은 손잡이다가 돌아가다가 막혀서 나는 쇳소리 뿐이었다,

안토니오의 얼굴이 솟아오른 짜증으로 인해서 찌푸려지는 것을 본 댄디 라이온은 그를 문 앞에서 비키게 하였다.

“뭘 어떻게 하려는 건가요? 댄디 라이온.”

“이런 때는 다 방법이 있는 법이다 안토니오.”

댄디 라이온은 안토니오가 비켜 선 문 앞으로 다가가서 손을 말아 쥐었다,

그리고 손을 나무 문에 접근 시키려고 하는 순간 그의 귀에 들린, 이곳에서는 들릴 일이 없는 소리에 댄디 라이온은 우뚝 멈춰섰다.

“무슨 소리 못들었나 안토니오?”

“아뇨, 무슨 소리요?”

“내 착각이었나 보군…’

다시 노크를 하기 위해서 손을 움직이던 댄디 라이온의 귀에, 환청이라고 치부했던 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금방 전과는 달리 조금 더 선명하게 말이다.

‘아응…!♥, 하악…!♥’

“으음…”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이번에도 아무 것도 못 들었겠지?”

“거참 들었으면 진작에 말했겠죠, 답답하게 굴지 말고 비켜봐요, 내가 할테니까.”

“이, 이봐…”

댄디 라이온은 당황하여 안토니오를 막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떠밀려서 억지로 비켜지게 됐다, 그리고 안토니오의 말아쥔 손은 문을 몇 번 두들겼다.

‘쾅쾅쾅’

“이봐!, 손님 왔는데 언제까지고 세워둘거야?”

약 1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정적이 찾아왔다, 다시금 문을 두들기려고 하는 안토니오와 멍하니 지켜보는 댄디 라이온의 귀에 손잡이 언저리에서 쇠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철컥’

“누구야?”

“손님.”

“예약 없어 돌아가.”

‘기이이익’

문을 살짝 열어젖히고 눈만 내민 여자의 쌀쌀맞은 반응에, 부아가 치밀어 오른 안토니오는 서서히 닫히고 있는 문을 잡고는 소리쳤다.

“찾아온 손님을 문전박대 하는게 한스의 생각이냐!”

“!, 멋대로 말하지마 어린 수컷!”

“뭐, 뭐라고?, 이 건방진 여자가!”

댄디 라이온이 두사람을 중재하고자 움직이려고 할 때, 문 앞에 서있던 여자는 안에서 들려온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기세를 누그러뜨렸다.

“알겠어 한스님.”

‘기이이익’

여자는 다시 문을 열고는 안토니오와 댄디 라이온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들어와.”

“진작에 이랬으면 됐잖아.”

‘찌릿’

안토니오와 여자는 기싸움을 하면서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선 댄디 라이온은 실내에서 풍기는 진한 향취에,

방금 전에 자신이 들었던 소리가 환청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어?”

안토니오는 자신의 앞에서 둔부를 씰룩이면서 걸어가는 여자의 신체에 돋아나있는 인간과는 다른 부위를 신기한 눈초리로 바라봤다.

“수인…”

안토니오는 왕국에서는 보기 힘든 이종족의 신체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머리 위에 돋아나 있는 짐승과 같은 귀,

그리고 풍만한 엉덩이의 위에 위치한 꼬리, 그리고 치마 밑으로 보이는 반들반들한 허벅지와 살짝 들린 치마의 틈으로 보이는 엉덩이에 안토니오는 흥분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

소년 안토니오의 시선을 인지한 수인 여자가 치마를 두손으로 눌러 가리면서 그를 바라봤다,

‘더 이상 바라보면 가만히 안둬’라는 시선을 보낸 그녀는 다시 천천히 앞으로 이동했다, 곧 두사람은 목표로 했던 남자인 한스를 만날 수 있게 됐다.

“한스님 데리고 왔어.”

“수고했다 니키타.”

“이정도야 할 수 있어 한스님~, 흐흥~.”

안토니오는 자신과 대화를 할 때와는 태도가 천지차이인 수인 여자, 니키타를 보고 어이가 없다는 듯이 바라봤다,

그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댄디 라이온이 소년의 어깨를 부드럽게 두들기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소년, 여자는 어떤 종족이거나 이런 법이지, 또 하나 배웠군.”

“무슨…!”

음유시인 댄디 라이온의 이야기를 듣고, 무언가 떠오른 것이 있었던 안토니오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적당한 자리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무실의 주인인 한스가 서류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소파에 앉아있던 댄디 라이온과 안토니오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분위기에 압도 당했다.

‘급이 다른 사내로군.’

‘제길…’

살풍경한, 오로지 작업만을 위해서 사무실에 일체의 취향, 편의를 배제하고 장식도 넣지 않은 총괄의 업무 공간의 풍경에,

댄디 라이온은 여기저기에 있는 사내들과는 급이 다른 것을 느꼈다.

‘이런 남자를…’

안토니오는 소녀의 고민거리가 한스임을 알고 큰소리를 뻥뻥 치고는 출발 했지만, 막상 도착하여 대면하니,

상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포식자를 눈앞에 둔 개구리처럼 위압 당했다.

‘달그락 달그락’

“마셔.”

‘달각, 달각’

안토니오는 아마 한스의 비서라고 생각되는 수인 여자, 니키타가 찻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것을 멍하니 바라봤다,

자신이 이곳까지 오게 만든 소녀 또한 미모가 남다른 편이었지만, 니키타와 비교한다면 손색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마시지.”

“...”

댄디 라이온의 으레 있는 말에 니키타는 대답하지 않고 홱하고 돌아서서 한스의 곁으로 향했다.

“...”

물론 안토니오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아까와 마찬가지로 엉덩이를 아슬아슬하게 가리는 짧은 치마를 쟁반으로 가리면서 이동했다.

‘나는 대체…’

아무것도 없는 자신과 비교한다면 압도적이라고 할 정도로 차이가 나는 한스, 그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안토니오는 많은 심력이 소모되는 것을 느꼈다.

“후루룩.”

댄디 라이온은 자신의 옆에 앉은 안토니오의 상태를 곁눈질로 정확히 파악하고는 생각했다.

‘최대한 빨리 끝내야겠군.”

‘저벅저벅저벅’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소문과 명성이 자자한 한스 총괄의 사무실에서 기다리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하하.”

“그런 말을 들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은 아닙니다, 하하.”

댄디 라이온은 자신과 안토니오가 앉은 자리의 맞은편에 앉는 한스를 예리한 눈으로 살펴봤다.

‘확실히 범상치 않은 사내야.’

댄디 라이온은 겉으로 보이는 한스의 체격에 내심 놀랐었다, 2미터에 달하는 신장, 빈틈 없이 자리 잡은 근육으로 인해서 탄탄한 몸이 옷 밖으로도 드러나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능하겠지.’

하지만 그가 뿜어내는 분위기, 부드러움과 예리함을 겸비한 독특한 분위기에 댄디 라이온은,

이때까지 만났던 누구보다도 호감과 흥미를 강하게 느꼈다, 물론 자신의 옆에 앉아 있는 소년도 그것을 알고 있겠지만,

그에게는 조금 다른 것이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고, 지금 안토니오의 모습을 보고 댄디 라이온은 생각했다.

“니키타, 이 분들이 무슨 용무로 오셨지?”

“아, 안 물어봤어 한스님.”

“흐으음…, 그렇군.”

“히으으윽…!”

갑작스럽게 니키타에게서 터져나오는 신음소리와 함께, 그녀가 몸을 배배 꼬으면서 부들부들 떠는 것을 목격한 댄디 라이온은,

한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단번에 파악할 수가 있었다.

‘과연 그런 관계였군…’

수인의 제 2의 성감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민감함 꼬리, 그것을 한스는 약간 거칠게 쓰다듬고 잡아당기고 있었다,

물론 눈치챈 것은 댄디 라이온 뿐이었고, 안토니오는 시종일관 압도당한 상태라서 상황을 인지하는 것 조차 하지 못했었다.

“제 호위이자 비서인 니키타가 불성실한 대접을 한 것에 대해서 사과를 드립니다.”

“괜찮습니다, 누구나 실수 정도는 할 수 있는 법이지요 한스님.”

“넓은 아량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음유시인 댄디 라이온입니다, 옆에 있는 소년은 저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있는 안토니오입니다.”

한스는 확실히 기억을 해뒀다는 듯이 고개를 몇 번 주억거렸다, 그리고는 다시 앉은 채로 허리를 꾸벅였다.

“제 사무실에 방문해 주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댄디 라이온님, 안토니오군.”

댄디 라이온은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 특유의 오만함을 보이지 않고 겸손한 한스의 태도에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의 앞에 놓은 차를 입안에 머금었다.

“그래서 무슨 용무로 오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별 일 아닙니다, 이 변경의 도시에서 지난 날 일어났었던, 역적들을 소탕할 때에,

한스 총괄님이 영웅적인 행동을 보였던 때의 이야기를 듣고 시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렇습니까…”

한스는 댄디 라이온의 이야기에 살짝 인상을 찌푸리고 생각을 했다, 그가 한 행동을 보고 혹시 거절인가 하고 생각한 댄디 라이온이 입을 열었다.

“불편하다면 거절 하셔도 상관 없…”

“아, 아닙니다, 시간이 조금 늦었으니 저녁이나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떨까 해서 그렇습니다, 어떻습니까?”

“저는 괜찮습니다만…”

안토니오가 멍하니, 반복 작업을 하는 기계처럼, 무지성하게 찻물을 들이키고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한스의 시선을 확인한 댄디 라이온이 소년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 찔렀다.

“어?, 응?, 예?”

잠에서 깨어난 사람과 같은 반응을 보이는 안토니오에게, 댄디 라이온은 눈짓으로 한스를 가리켰다.

“아, 예, 저도 좋아요.”

“그럼, 저녁 시간이 될 때까지 저택에서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지요.”

용무를 끝마친 댄디 라이온과 안토니오는 빈 찻잔만을 남긴 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치 빠르게 문을 향해서 이동한 니키타가 열어주는 문을 통해서 두 사람은 조용히 빠져나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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