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5화 〉 125화 대탈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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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는 힘에 있어서는 약간 자신이 있었다, 검사에게 과한 근육과 힘은 오히려 양날의 검과 같이 민첩을 줄인다는 이야기가 통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앞의 남자는 달랐다, 근육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맞먹을 속도를 내기 때문이었다.
‘보기 보다는 순발력이 있다는 소리인가?’
“핫!”
‘부웅’
용병 대장은 한스에게 궁여지책으로 발길질을 날렸다, 이마저 막아버린다면 모든 수가 봉쇄된다고 생각으로 한 공격은 다행스럽게도 통용됐다,
아니 한스가 자신의 팔을 놓고 뒤로 물러섬으로 최초의 상태로 다시 복귀했다는 소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사내는 한숨 돌렸다.
‘자... 어떻게 한다...’
어릴 때부터 이 바닥에서 구른 사내는, 용병으로써의 경력이 20년이 넘었다, 수많은 사선을 뛰어넘고 강자들을 상대해왔었다,
하지만 그가 쓰러뜨렸던 강자들 중에서 한스와 같은 초월적인 힘을 가진 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모두가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는 극단적으로 한쪽에 기울지 않은 자신과는 반대의 성향을 가진 자들이 전부였다, 하지만 의뢰주가 원하는 남자는 달라도 한참 달랐다.
‘도무지 보이지가 않는군.’
약간의 틈이라고 해야할 것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마치 사람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아니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틈은 존재 했었다, 그것들을 바탕으로 사내는, 지금은 도통 보기 힘든 괴물들도 쓰러뜨릴 수가 있었다, 계속 생각을 해도 답은 결국 보이지 않았다.
‘골치 아프게 생각을 해도 이렇게 된다면 어쩔 수 없지...’
‘타다닥’
사내는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틈을 만들기 위해서 달렸다, 숲은 한 가운데에 있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공터, 그 장소에 한낮의 태양이 눈이 아플 정도로 시린 빛 내려쬐였지만 그는 일단 내달렸다.
‘쉬이익’
‘부웅’
어느 방향으로 피하려고 해도 결국에는 맞을 수밖에 없도록 휘둘렀건만 사내는 아예 몸을 숙였다, 다급하게 퍼멀(검의 손잡이 밑에 있는 둥근 장식, 폼멜이라고도 부름)을 내밀어 타격을 했다.
‘터업’
‘이런 제길!’
이번에도 자신의 공격은 막혔다, 곧 날아올 공격을 사내는 사선을 넘게 해준, 경험으로 인해서 발현된 육감으로 피해냈다, 그리고 그는 느꼈다.
‘이건...?’
확실히 힘과 반사신경, 민첩함은 차원이 달랐다, 그와 더불어 공격마저 자신이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었다면 도저히 답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단련된 감각들 덕분에 목표인 사내의 공격이 직선적이다 못해 너무 정직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답이 있었다!’
‘쉬이익’
‘타다닥’
용병단 대장이 자신의 어깻죽지를 향해서 단검을 내려찍는 공격을 하자, 한스는 재빠르게 반응하여 손목을 잡아서 공중으로 내던졌다.
‘쉬쉭’
이걸로 대충 마무리 지어지리라고 생각했었지만 용병단의 대장이라고 불린 사내는 균형이 흐트러진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향해서 검을 휘둘렀다.
‘카가각’
“크으윽!”
제대로 된 자세가 아니라 받아내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지만 그것은 상대도 마찬가지이리라고 한스는 생각했다.
‘타닥’
“흡!, 후우...”
단 한순간에 일어난 치열한 공방, 용병단의 대장은 생각했다, 사람의 몸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보통 사람은 날붙이가 닿으면 피부가 갈라지고 피를 쏟아낸다, 한스의 몸은 그 상식을 전면 부정했었다.
‘사람이 아니라 괴물이었어.’
‘낼름’
하지만 용병단의 사내는 절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불타올랐다, 사냥감으로써의 더욱 올라갔기 때문이다.
“후우우...”
‘우둑우둑. 투두둑’
용병단의 대장은 정말 오랜만에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하고 근육이 풀려나가는 것을 느끼면서 희열을 느꼈다, 생과 죽음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지금의 순간이, 창부를 안을 때보다 더욱 짜릿한, 중독성 있는 쾌감이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음...”
한스는 다른 용병들과는 확연히 다른 수준을 보이는 저 사내를 어떻게 하지 않는 이상, 자신이 몸을 피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타다닥’
“흡!”
“큭!”
사내는 몸을 가까스로 비틀어 한스의 발차기를 피해냈다, 곡예와 다를 바 없는 회피를 한 그는 한스의 사각인 하단에서 곧장 턱을 향해서 단검을 찔러 넣었다, 이것은 피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가득한 얼굴로 공격이 닿는 것을 사내는 지켜봤다.
‘촤악’
‘주륵’
인지도 불가능한 공격을 한스가 피해내는 것을 본 사내는 두 눈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하지만 멍하니 있을 수는 없었다, 날카로운 예기가 자신을 향해서 날아왔기 때문이다.
“끄으으으윽!”
‘우드득’
복숭아 뼈와 무릎의 관절에 어마 무시한 압력이 가해져 고통이 느껴져도 사내는 몸을 움직였다, 고작 몇 센티미터를 피해내자 금방 전까지 사내가 있던 허공을 향해서 한스의 주먹이 날카로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지나갔다.
“후우..., 크아아악!”
전신에 축척된 부담이 폭발하여 느껴지는 고통 때문에 얼굴에 주름을 만든 사내는, 더 이상의 접전을 벌일 수 있을만큼의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소매에 장착된 기계장치에 단검을 수납한 그는 남은 힘을 모조리 쏟아부어 장검을 양손으로 잡고 휘둘렀다.
‘철컹’
‘카가가가각’
“흐으으읍!”
“으아아아아아아아!”
도저히 맨손과 검이 부딪혀서 날 수가 없는 소리가 공터에 울려 퍼지면서,용병단의 대장과 한스의 힘과 힘이 격돌하였고, 두 사람은 한쪽을 제압하기 위해서 모든 힘을 끌어냈다, 주위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결과는 금방 나왔다.
“으아아아악!”
‘쿠당탕탕’
“흐으으으윽!”‘휘익’
‘퍼석’
한스는 자신의 손에 붙잡혀 있던 사내의 검을 가볍게 던져 주인의 근처에 있는 땅에 박히게 했다, 설마 이런 결과가 있으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용병단의 우두머리는 망연자실한 얼굴로 목표인 한스를 바라봤다.
“돌격한다아아아아아!”
‘철컥’
관록이 있는 용병이 우렁찬 목소리로 소리치자 주변에서 무기를 들고 대기하던 용병들이 일사분란하게 달려나갈 준비를 끝냈다, 그러던 차에 이변이 후방에서 발생했다.
“으억!”
“크흑!”
“뭐냐?”
“저, 적습이다아아아아아!”
‘슁슁슁슁’
갑자기 날아드는 화살의 비에 용병들은 놀라서 우왕좌왕했다, 어떤 자는 들고있던 방패로 막아내다가 빈틈을 통해서 쏟아지는 화살에 고꾸라졌고 도망치다가 등에 화살이 꽂힌 채로 절명을 하는 자도 있었다.
“침착하게 대열을 갖춰라!, 으윽!”
노련한 용병 또한 화살의 타격에서 예외가 아니었기에 어깨에 화살이 꽂혔고 낮은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주춤거렸다, 그러던 때에 수풀 너머에서 무장한 사내들이 튀어나왔다.
“와아아아아아!”
“새끼들 조져!”
“한스 총괄을 구해라!”
“흐아아아아아!”
무기를 든 채로 노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사내들의 모습에 용병들은 대응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그리고 곧 무너져서 하나 둘씩 전력을 다해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전열을 유지해라아아아아!”
“씨발 살아야지!”
‘퍽’
“으윽...”
꽁지가 빠져라 도망치는 용병에게 화살을 맞은 어깨를 부딪힌 노련한 용병이 주저앉아서 끙끙거리자 곧 한사람이 달려와 그를 부축하면서 말했다.
“대장님을 모셔야 합니다!”
“으으..., 부탁하지.”
“맡겨만 주십쇼, 이봐!”
날렵한 인상의 용병이 고개를 까딱이면서 누군가를 호출하자 두 사람이 그림자처럼 튀어나와서 한스와 격전을 벌이고 쓰러진 용병단의 우두머리를 재빨리 수습하여 도망쳤다.
“적당히 쫓아라!”
“알겠소 대장!”
“맡겨만 주슈!”
‘타다다닥’
순식간에 피비린내가 나는 공터를 가로지르고 갑자기 나타난 사내들은 호전적인 얼굴을 하고 용병들의 뒤를 쫓았다,
수풀을 가르고 나타난 사내들을 지휘하던 말쑥한 차림새의 사내가 천천히 한스에게 다가와서 친숙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찾고 있었습니다 한스 총괄, 대체 어디에 있었던겁니까?”
“음..., 누구지?”
한스는 왠지 익숙한 얼굴과 목소리에 기억이 날 듯 말 듯 했다, 좀처럼 자신을 알아채지 못하는 그를 보고 사내들의 리더격인 남자가 빙그레 웃었다.
“하하하, 기억을 못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때는 수염을 기르고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수염?”
한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물가물하는 기억이 떠오를 듯 말 듯 했다, 그러자 사내가 말했다.
“훌륭한 말과 함께일 때, 잡힌 아이들을 구해내는 좋은 일을 할 때 만났었습니다.”
“아아...”
그제서야 한스는 떠올릴 수가 있었다, 마치 난민과 다를바가 없을 정도로 꼬질꼬질하고 수염이 덥수룩한 사내가 이렇게 깔끔한 모습으로 자신의 앞에 나타났으니, 그 누구라고 하더라도 못 알아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찾았다니 대체 무슨 소리지?”
“자세한 이야기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서 하겠습니다 아, 동행 분을 모셔왔습니다.”
한스는 사내의 말에 은신처를 벗어나 한창 도망치고 있어야할 제이드를 떠올렸다.
“노인 말인가?”
“그렇습니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한스는 사내의 뒤를 따라서 천천히 이동했다, 숲을 가로질러 이동하자 이 남자들의 임시 숙영지라고 할 수 있는 장소가 나타났다, 그리고 덥수룩한 수염과 피폐한 얼굴을 한, 한 남자가 한스에게 다가왔다.
“도대체 어딜 갔다가 온 것이오 한스공!”
“에드왈드?”
평상시의 말쑥한 모습과는 달리 역변 해버린 에드왈드의 모습에 한스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된 것인지 감히 짐작을 할 수 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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