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화 〉 121화 드디어 귀환, 하지만... 1
* * *
“후우우...”
한스는 길게 숨을 내뱉으면서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하는 주위를 인식했다, 아직은 잔열로 인해서 몸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그는 쭈그려 앉아있던 자세에서 서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서, 성공한거야 미나스?”
“으으으...”
튕겨 나온 것으로 모자라서 벽에 부딪힌 충격까지 남아있던 미나스는 부르르 떨리는 몸을 움직여서 한스를 바라봤다, 아까와 달라진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히 하고 싶었던 그녀는 기운을 집중시켜서 한스를 훑어봤다.
“확실히 봉인은 해제된 것..., 히이이이익! 왜!, 왜 갑자기 이쪽으로 오는거야!”
아직 발기하지 않았음에도 충분히 거대한 양물을 덜렁거리면서 거침 없이 자신을 향해서 다가오는 한스의 모습에, 미나스는 기겁을 하면서 일어나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했다.
“크윽!, 아으으윽!”
‘부들부들’
‘털썩’
일어나려는 그녀의 의지와는 정반대로, 미나스의 팔과 다리는 아직 덜 해소된 충격의 잔향으로 인해서 자꾸만 허물어졌다.
“하아..., 후우..., 겨우 일어났..., 어?!”
미나스는 겨우 일어선 자신에게 드리운 그림자를 인지하고는 간담이 서늘하게 식어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연약한 육체와는 달리 힘이 넘쳐흐르는, 근육으로 가득 찬 전신, 미나스는 멍하니 자신의 앞에 서있는 한스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의 고간부에서 천천히 흔들리고 있는 수컷의 상징을 향해서 자신의 눈길이 무의식적으로 향하는 것을 깨닫고는 한순간에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었다.
“우리가 너한테 이런 짓을 하라고 봉인을 풀어준 줄..., 꺄아아아악!”
‘쭈우우욱’
한스는 한동안 미나스의 의복을 꼬집고 잡아당긴 후 납득 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질기고 튼튼하군, 마음에 들었다.”
“어?, 뭐?, 지금 뭐라고...?, 하, 하지마아아아!”
한스는 미나스가 걸치고 있는 의복을 아무 말 없이 벗기려고 했다, 그의 돌발적인 행동에 당황한 그녀는 버둥거리면서 그의 손길을 뿌리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자신들로 인해서 봉인된 힘이 풀려난 한스를 상대하는 것은 지금의 미나스에게 있어서 굉장히 버거운 일이었다.
“아, 안돼애애애애애애애애!”
‘훌렁’
미나스가 그렇게 처절하게 버텼음에도 불구하고 한스는 손쉽게 그녀의 의복을 벗겨내고 말았다, 상의를 풀어내자 그 다음은 식은 죽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간단했는지 그는 순조롭게 미나스의 몸에 걸쳐진 의상을 탈의 시켜나가려고 했다.
“으으으으으으...”
“하아..., 이렇게 당황하면 정말 약해진다니까...”
‘딱’
데이나가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미나스의 의복을 하나 둘씩 벗겨 이제는 그녀에게서 거의 모든 의복을 탈의시켜 풍만한 나신과 폭신폭신한 음모와 성기가 드러내게 하던 한스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그 어이가 없는 광경을 두 이종족은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또각또각’
“괜찮아 미나스?”
“으, 응...”
갑작스러운 일에 어지간히 충격을 받았는지 풀이 죽은 그녀를 보면서 데이나는 사랑스럽다는 감정이 마음 한구석에서 강하게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꼈다.
“나머지난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차라도 마시고 있어.”
“알았어.”
‘뚜벅뚜벅’
휘청거리면서 위태위태하게 걸음을 옮기던 미나스가 자리를 잡자 데이나는 한스의 거구 앞에 섰다.
“옷이 필요한거 맞지?”
“...”
한스가 대답 대신에 눈동자만 움직였을 뿐이지만 데이나는 미나스와 마찬가지로 그의 생각을 대충이나마 알 수가 있었다.
“전과 같은 것이면 충분하겠어?”
그의 눈동자가 움직여 한방향을 가리키는 것을 보고 데이나 또한 같은 방향으로 시선을 향하게 했다, 그제서야 그녀는 한스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 수가 있었다.
“비슷한 양식이면 되겠어?”
“...”
한스는 여전히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태였지만, 두 눈동자를 통해서 전해지는 열망으로 그가 원하는 바를 파악할 수가 있었던 데이나는 검지 손가락에 아까와 마찬가지로 순백의 넘실거리는 기운을 두르고는 한스를 향해서 휘둘렀다.
‘번쩍’
“이러면 됐을거야, 한번 둘러봐.”
강렬한 빛이 퍼져나왔다가 사라지자 한스의 몸에 미나스가 걸친 의복과 최대한 비슷한 가죽 재질의, 몸매를 부각시키는 형태의 조끼와 바지, 각반, 어깨 보호구등이 몸과 하나인 것처럼 달라붙어 있었다.
“...”
“마음에 들지않아?, 어?, 아... 미안해, 깜빡하고 있었어.”
데이나는 뒤늦게 다시 한번 손가락을 가볍게 튕겨서 한스의 몸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어때?, 마음에 들어?, 아니면 바꿔줄게.”
‘펑’
이리저리 자신을 둘러보던 한스의 앞에 작은 폭발음과 함께 전신 거울이 나타났다,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한스는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을 바라보던 데이나에게 말했다.
“이걸로 끝인가?”
“으음..., 그러니까.... 잠시만?”
자신의 특기분야가 아니라서 자신이 없던 데이나는 미나스를 바라봤다, 갑자기 화살의 끝이 자신에게 향하자 그녀는 깜짝 놀라 어깨를 들썩였다, 하지만 곧 평정을 되찾은 미나스는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끝난 것 같아.”
“그럼 이제 돌아가면 되겠군.”
‘저벅저벅’
한스는 거침없이 걸음을 옮겨 출구로 향했다, 밖으로 나가기 직전 갑자기 우뚝 선 한스는 미동도 하지 않고 우두커니 서있었다, 그 심상치 않은 모습에 데이나는 미나스를 바라보고 눈짓을 했다.
‘가서 어떻게 좀 해봐!’
‘나보고 또 저 남자를 상대하라는거야?!’
‘맞아.’
‘미쳤어?!’
‘왜?, 저 남자도 미나스가 마음에 드는 눈치인 것 같던데?’
‘...그렇다고 해도 나는 싫어.’
데이나는 한슴을 푹 쉬고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이 한다는 티를 팍팍 내면서 앞으로 걸어갔다.
‘알았어 미나스, 이번 한번만 대신 해줄테니까 다음에는 알겠지?’
‘또각또각’
미나스는 데이나가 자신에게 한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어서 후다닥 달려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내, 내가 할게!”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미나스, 내가 해도 얼마든지 가능한데 뭐, 쉬고 있어.”
“아냐 아냐, 나만 편할 수는 없으니까.”
“미나스가 거기까지 말한다면 내가 양보할게.”
순순히 물러나는 데이나의 모습을 보고 미나스는, 왠지 이번에도 그녀에게 속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일단 나중에 자세히 이야기하기로 마음먹고 한스에게 다가갔다.
“돌아가려는거 아니었어?”
“음..., 그렇지.”
“돌아가는 방법을 모르지?”
“그래...”
미나스는 한스가 곤란해 하는 모습을 보고는 히죽 웃었다, 아까 자신의 옷을 거칠게 벗기던 그가 이런 연약한 모습을 보이는 때가 바로 누가 위이고 아래인지 확실히 해둬야 된다고 생각한 그녀는 고소해 죽겠다는 얼굴을 하고 한스의 옆으로 서서히 다가갔다.
“이 아름다운 미나스님이 바다와 같이 넓은 아량으로 용서를 해줄게, 그러니까 아까 무슨 생각으로 그런 무례한 짓을 했는지 사실대로 이실직고 하렴?”
“...”
“그럼 단숨에 돌려 보내줄게.”
“... 마음에 들었었다.”
“그래 그러니까... 어?!, 지금 뭐라고?”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을 뿐이다만...?”
전과 비교한다면 선명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한스였지만, 오랜 기간동안 몸에 익었던 말버릇이나 습관까지는 변하지 않았는지, 가장 중요한 [옷이 자신의 마음에 들었다]라고 말하지 않아서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말았다,
이상한 점을 깨닫지 못하고 그대로 이행해버린 한스와, 빠져버린 주어를 생각하지 못하고 말 그대로의 의미를 받아들여버린 미나스, 상황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저 바보, 당황해버리니까 아무 생각도 못하는 것 같아, 내가 끼어들면 금방 해결 되겠지만 이건..., 지켜보는 쪽이 훨씬 더 좋을 것 같아!’
데이나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두 사람을 조용히 지켜봤다, 사태가 어느쪽으로 흘러가던간에 자신은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멍하니 있던 미나스는 붉어진 고개를 들어 한스를 바라보면서 입술을 달싹였다.
“돌아가고 싶은거지?”
“그래.”
“알았어.”
미나스가 박수를 치자 새하얀 기운이 한스와, 다과를 정신없이 섭취하던 이종족들을 감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셋은 미나스와 데이나의 눈앞에서 모습을 감췄다.
‘우지끈’
‘우당탕탕’
‘퍼억’
“끄으으으으...”
눈앞이 새하얗게 변한다 싶더니 갑자기 몰려오는 현기증, 그 다음에는 몇 미터 상공에서 아무런 장비도, 준비도 없이 떨어지는 기상천외한 일이 한스를 덮쳤다, 바위와 나무에 부딪히고 바닥을 바퀴처럼 한참을 구르고 나서야 그는 겨우 멈출 수가 있었다.
“제기랄!, 좀 곱게 보내주면 덧나나..., 윽!”
빌딩 5층 높이에서 아무런 자세도 못 취하고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한스의 몸은 아무런 지장도 없었다, 있다고 한다면 생체기와 타박상뿐이었다.
“하아..., 이것도 참...”
한스는 미나스가 두가지의 크나큰 실책을 저질렀다는 것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깨닫게 됐다, 첫재로는 안전한 위치에 보내주지 않은 것, 둘째로는 바로...
“하다 못해 상단의 근처로 보내주는 줄 알았더니만..., 하아...”
이곳이 어디인지 알지 못한 한스는 나무와 바위의 배치, 나이테등을 기반으로 위치를 특정하려고 했다, 그 순간이었다.
“음...”
‘파사삭’
기척이 느껴지자 한스는 반사적으로 차폐물에 자신의 몸을 감췄다, 그리 오래지 않아 기척의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몇 명의 사내가 한스가 있던 장소로 다가왔다.
‘주위를 경계하는 것으로 보아하니 어디에나 있는 사내들은 아니군...’
한스는 기척을 죽이고 사내들의 대화를 통해서 정보를 얻어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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