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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老兵)은 죽지 않는다, 단지 쥬지육림을 꾸릴 뿐이다-114화 (114/151)

〈 114화 〉 114화 위기를 극복했지만...

* * *

‘깡’

“으읏!”

‘슈욱’

‘촤아악’

“흐어어어억!”

‘털썩’

무방비한 자신을 노리고 맹렬한 기세로 날아오는 몽둥이가 다른 무언가에 부딪히는 소리가 난 순간 한스는 눈을 떴다, 흐린 시야를 통해서 누군가가 자신을 구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으으으...”

‘스윽’

자신에게 내밀어진 손을 붙잡고 한스는 일어났다, 부드러운 손에 박혀있는 조그만 굳은 살의 흔적, 어디선가 느껴본 적이 있다고 느낀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목숨을 구해준 사람의 도움으로 일어날 수 있었다.

“음..., 그러니까...”

“늦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한스.”

“아..., 가르시아 아가씨?”

“제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나요?”

한스는 여전히 흐릿한 시야의 너머에서 당당한 자세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가르시아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 얼굴을 찡그렸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 돌아온 그녀에게 한스는 당황한 얼굴을 했다.

“아가씨가 다시 돌아오리라고는 추호도 생각 못했었습니다.”

“상단의 사람을 내버려두고 도망칠 리가 없잖아요?, 다른 누구도 아닌 제가요.”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한스는 한 순간 왜 돌아왔냐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냐고 닦달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가 와 준 덕분에 자신이 목숨을 부지한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만약 그녀가 아니었다면 자신 또한 바닥에 쓰러진 사교도들과 마찬가지인 신세였을 것이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척, 척, 척, 척’

마치 한 사람이 움직이는 것처럼 딱 들어맞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군인과 다름이 없는 30명의 사내들이 두 사람의 곁을 스쳐서 지나가자 사교도들은 아까 보여줬던 기세가 거짓말이었는지 우왕좌왕하면서 도망치기 바빴다, 그런 사교도들을 한 무리의 사내들은 사냥을 하는 것처럼 천천히 쫓아가서 확실히 목숨을 앗을 뿐이었다.

‘꼬옥’

“큰 일이 생기기 전에 돌아와서 다행이에요.”

“후우..., 참으로... 응?”

“한스?, 갑자기 왜 그러나요?”

“아가씨..., 여기서 조금 멀어지셔야 겠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요?”

“설명할 시간이 없습니다!”

공기가 떨리기 시작하고 사이한 기운이 한 점으로, 누군가가 모으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다, 한스는 이런 상황이 벌어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예상을 했다고 해서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이었다.

“하, 한스? 저건 대체...?”

“가르시아 아가씨 넋 놓고 보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빨리 자매들과 도망을..., 이런 젠장!”

팽창을 끝낸 사이한 기운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한 한스는 궤적을 확인하면서 적절한 위치를 찾기 시작했다, 지금 일어나는 일이 도저히 믿기지 않던 가르시아는 한스에게 얼빠진 목소리로 물었다.

“한스..., 지금 상황 진짜야?, 꿈이지?”

“크으윽!”

한스는 그녀가 맹렬한 기세로 자신들이 있는 방향으로 날아오는 사기로 이루어진 거대한 구체를 보고 공포심을 느끼는 것인지 도저히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가르시아와 마찬가지로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내들의 앞으로 달려나갔다.

“하, 한스 총괄 저게 무엇인지 아시오?”

“확실한 것은 저것이 우리 모두를 죽이고도 남을 만큼의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이지.”

“그렇다면 당장 도망쳐야 하지 않겠소?”

“아가씨들을 부탁하지 에드왈드.”

“당신 또한 도망쳐야 할 것 아니오 한스 총괄!”

에드왈드가 자신의 팔을 강하게 붙잡는 것을 뿌리친 한스는 입꼬리를 밀어 올리면서 씨익 웃고는 걸어가면서 말했다.

“도망치기 위해서는 막는 자가 있어야 하는 법이지.”

‘타다닥’

한스는 성치 않은 몸을 움직여서 죽음이 구현화한 사악한 구체를 받아내기에 최적의 위치에 섰다, 전신이 아프고 반응도 느렸지만 한스는 지금 이 때를 위해서 자신의 삶이 있었다고 직감했다.

‘우우우우웅’

서서히 다가오는 파멸의 울림, 그 누가 보더라도 꺼림찍한 기운이 집결한 구체가 다가오자 사교도들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리면서 죽음이 강림했다며 기뻐하고 있었다.

“흐으으으읍!”

‘울끈 불끈’

‘쿠구구구국’

전신에서 쉴 새 없이 가해지는 통증이 근육을 팽창 시킴으로 인해서 한층 더 강해졌지만 한스는 개의치 않고 몸 안에 숨어 있는 힘을 끌어올리면서 집중 시켰다.

“크으으으으으읏!”

‘쉬이이이이이익’

무형의 기운이 한스의 주위로 몰아치면서 바람이 세차게 부는 소리를 냈다, 이윽고 충분히 힘이 모였다고 판단한 한스는 구체를 막기에 최적인 높이인 작은 언덕으로 향하기 위해 다리에 힘을 집중 시켰다.

“가지마! 한스!”

“아가씨...”

“지금이라도 도망치면 어떻게든 될거야, 그러니까 가지마!”

자신이 살아남았으면 하는 가르시아의 간절한 바람을 느낀 한스는 미소지었다, 이렇게까지 구체가 접근한 이상 도망을 친다고 해서 답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한스는 짧게 말했다.

“부디 살아남으십쇼 아가씨.”

“한스!”

‘꾸우우욱’

‘쾅’

맨 땅에 구멍이 움푹 패일 정도로 각력을 발휘한 한스는 훨훨 날아서 목표로 하던 언덕에 도착했다, 그리고 고통을 잊을 정도로 충만하여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 이 기운을 손에 집결 시켰다.

‘지지지직’

천을 찢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한스는 자신의 손에 응축된 어마어마한 기운을 느낄 수가 있었다, 서서히 눈앞으로 다가오는 꺼림찍한 기운이 응축된 사이한 구체, 막을 수 있다는 확신도 자신도 없었다,

그저 자신이 아니면 누군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고 판단하여 앞으로 나섰을 뿐이었다, 마리우스에게 주워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그래왔지만, 이번만큼은 확실히 두려웠다.

‘내가 아니면 누군가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크으으으읍!”

‘쿵, 쿵’

한스는 자신의 발을 지면에 깊숙이 박아넣었다, 뒤로 밀린다는 것은 사교도들과 함께 마리우스의 여식들과 에드왈드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었다, 배수의 진을 친 한스는 이를 악물었다.

‘쿠구구구궁’

코 앞으로 다가온 구체를 향해서 손을 뻗은 한스는 소름끼치도록 강력한 사이한 기운이 자신의 두 팔을 통해서 한기를 전염 시키려고 하는 것을 느꼈다.

“크흐으으으윽!”

온기가 느껴지던 두 팔이 순식간에 식어버리고 얼음장처럼 차가워지자 당장이라도 두 팔을 떼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든 하기 전까지는 그럴 수도 없었다.

“하아아아아아앗!”

‘치이이이이이이익’

손이 타들어가는 아니 얼어버릴 것 같은 통증을 견뎌내면서 한스는 계속해서 구체를 밀어내기 위해서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한스가 이렇게 힘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멸의 구가 날아오는 힘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여전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쿠구구구구국’

자신과 비등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했던 구체가 갑자기 한스를 압도하여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추친력을 받아서 더욱 강하게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흐어어어어어어억!”

‘번쩍’

자신이 이 구체를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한스는 그 생각이 오만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후의 방법은 방향을 틀어내는 것 뿐이었다, 한스가 그렇게 결의하는 사이에 그의 뒤에서 갑자기 인기척이 느껴졌다, 고개를 겨우 돌린 한스의 눈에 엉망진창인 이종족들의 모습이 보였다.

“취이익, 인간, 도움이 필요하냐?”

“키익!, 지금이라면 싸게 해준다.”

“나는 여자가 좋다, 크으윽!”

“크하하하핫!, 취익, 여유가 있어서 다행이다 인간!”

‘터벅터벅’

천천히 걸음을 옮겨 한스와 나란히 선 골든 보이와 오라클맨은 구체를 향해서 손을 뻗었다, 두 팔이 아플 정도로 차가운 한기가 손을 통해서 전해졌지만 이종족들은 자세를 유지했다.

“취익!, 인간..., 끝나고 나면 보상을 해주나?”

“크으으윽!, 살아남기만 한다면 말이지...”

“키엑!, 나중에 다른 말 하지마라!”

“아무렴..., 신의로 먹고사는 상인이니까 말이지.”

‘쿠구구구구구궁’

‘콰드드득’

더욱 더 강하게 밀고 들어오는 구체, 이제 버티는 것도 무리라고 생각되는 시점에 한스는 이 상황을 바꿀 묘안을 떠올리고 이종독들에게 말했다, 그 제안을 들은 오라클맨과 골든 보이는 잠시 뜸들이다가 고개를 끄덕인 후 말했다.

“취익!, 최선이다!”

“킥!, 협력에 보상!, 기억한다!”

“그래, 힘 좀 써보자구 친구들!”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압!]

인간과 오크, 고블린의 기묘한 3인조는 딱 맞춘 호흡으로 구체를 밀어 올리면서 힘을 줬다, 구체에 비하면 미세한 밝은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싶더니, 이내 한낮의 태양보다 환한 빛이 번쩍이고는 구체는 3인조와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한스?”

구체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가르시아는 기쁜 마음으로 작은 언덕 위에 서서 구체를 막아낸 한스를 찾았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그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자그마한 언덕 또한 말끔히 사라져 지면을 파해친 흔적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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