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화 〉 113화 구출 2
* * *
“에드왈드경!”
“본인도 목격했소, 가르시아 아씨!”
에드왈드는 다급히 중무장한 사내들에게 이야기를 했고,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닌지 사내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서 언제든지 돌격할 준비를 끝냈엇다.
“아아앗!, 한스!”
가르시아는 겨우겨우 일어서 있는 몸으로 싸우던 한스에게 사교도들이 우르르 몰려드는 것을 목격했다, 마치 파도처럼 몰려드는 적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진 한스의 몸에 주먹질과 무기가 날아드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그녀는 쥐고 있던 방패와 숏소드를 들고 무작정 달려나갔다.
“언니!”
“혼자가면 큰일나!”
‘가만히 있을 수 있겠냐구!’
‘타다다닥’
가르시아는 자신이 사교도의 무리를 향해서 맹렬한 기세로 달려가는 것을 약간 늦게 발견한 에드왈드가 황급히 준비하라고 닦달하는 목소리를 들었지만 멈추지 않았다, 점점 눈 앞으로 다가오는 사교도의 무리를 악에 바친 눈동자로 바라보면서 가르시아는 지난 기억을 떠올렸다.
‘행복하게 만들어준다고 했으면서...!, 거짓말쟁이!’
유약했던 자신을 지금처럼 강하게 만들어준 계기는 한스의 불확실한 한마디였다, 그 날부터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고 상단을 더욱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이제 겨우 시작점에 섰을 뿐인데 자신의 곁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가르시아는 참을 수가 없었다.
“비켜어어어어어어!”
‘부웅’
‘촤아아악’
“크아아아악!”
‘휘이이익’
“으어어억!”
“이 계집이!”
“읏!”
한스를 구해내겠다는 일념으로 정신 없이 오른손에 든 숏소드를 휘두르던 가르시아는, 교단의 동료를 희생시켜서 태세를 정비한 사교도들이 자신을 향해서 다가오는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 휘둘러지는 투박하기 짝이 없는 몽둥이, 저것을 맞는다면 자신 또한 바닥에 쓰러져서 허덕댈 것임을 직감한 가르시아는 왼손에 장비했던 버클러를 움직였다.
‘까앙’
“흣!”
훈련을 통해서 배운대로, 흘려내기 위해서 뻗은 버클러를 통해서 강한 충격이 몰려오자 가르시아는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또 다시 사교도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되리라고 판단한 그녀는 자신을 공격한 자의 흉부에 검을 뻗어서 찔러넣었다.
‘푸우욱’
“크어어억!, 불경한 이교도 년이이이이이...!”
‘털썩’
자신을 원망어린 눈으로 바라보면서 천천히 쓰러져가는 사교도, 결국 차가운 대지에 엎어져서 피를 쏟아내면서 생명이 꺼져가는 모습을 가르시아는 넋을 놓고 바라봤다,
한스를 구하기 위해서였지만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것은 처음이었다, 아까의 사교도 노인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에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과 똑같은 사람이었다, 다른 점이라면 사신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는 차이일 뿐이었다.
‘배울 때는 분명히 각오를 해라고 했었지만, 이건...’
각오를 한다고 해서 충격이 완화될 물건이 아니었다, 이 살인으로 인한 불쾌함은, 사람의 살을 가르고 근육을 비집고 들어가서 내장을 손상 시키는 끔찍한 감각, 자신의 행위로 인해서 발버둥치면서 살아온 사람의 목숨이 사라진다는 것이 가르시아는 기분이 나빴다, 그렇게 살인의 불쾌감을 곰씹고 있는 그녀의 귀에 갑자기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숙여!”
‘쉬이잉’
‘쾌액’
“컥!”
‘털썩’
잠시 현실에서 멀어졌던 의식이 다시 돌아오자마자 자신에게서 몇 보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절명하며 쓰러지는 사교도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면서 가르시아는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자 질리지 않고 다시 다가오는 또 한명의 사교도가 목에 화살을 꽂은 채 절명하는 것을 목격했다.
“멍하니 있으면 어떡해!”
“여기는 위험하단 말야 언니!”
“아..., 그래... 정신을 차려야지...”
알루엣 알루하는 자신들이 주의를 줬음에도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가르시아를 보면서 눈빛을 교환했다, 한숨을 쉰 알루하는 천천히 가르시아에게 다가갔다.
“언니 미안해, 다른 뜻은 없어.”
“으응?”
‘짝짝, 짝’
친언니의 뺨에 왕복 싸대기를 날린 그녀는 착잡한 얼굴로 가르시아에게 말했다.
“이제 좀 정신이 들어?”
“아..., 미안해 알루하.”
“그러면 죽어 언니.”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 알루엣.”
“우리가 늦었으면 진짜로 죽었어, 오빠 구하기도 전에 말이야.”
“정신 차릴테니까 안심해.”
가르시아가 자신을 믿으라고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지만, 알루엣과 알루하는 영 미덥지 못한 얼굴을 했다, 둘은 한숨을 내쉬면서 눈빛을 다시 교환했다.
‘안되겠지?’
‘사랑도 좋지만, 이 바보같은 언니..., 위태위태해.’
‘잘난 동생들이 신경 써줘야지.’
‘그러면서 우리들의 사랑도 챙기고?’
‘당연하지!, 히히히힛!’
[대열을 유지한 채로 전진한다!]
[예 대장!]
뒤늦게 무장을 한 사내들이 걸어오는 것을 곁눈질로 확인한 알루엣은 여전히 멍한 눈으로 서있는 가르시아에게 걱정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어?, 어, 왜 그래?, 알루엣.”
“언니는 오늘이 처음이니까...”
“불안불안해서 도저히 못 봐주겠으니까 우리가 거들게.”
“그러니까 천천히 가자 오빠한테.”
“알았어, 알루엣, 알루하.”
가르시아는 다가오는 사교도들을 시위에 건 화살 하나로 단번에 절명 시키는 알루엣과 알루하 덕분에 전투를 치루는 일 없이 걸음을 옮기기만 했다.
[옷을 이상하게 입은 놈!, 무기를 들고 다가오는 놈! 모조리 죽여라!]
[오오오오오오오오!]
‘촤아아악’
‘쉬이이익’
‘빠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악!]
“끄으으으윽!, 이교도놈드으으으을!”
“이교도를 죽여라아아아아아아!”“위대하신 죽음에 영광과 경배르으으으을!”
사내들이 오와 열을 맞춰서 전진하자 사교도들은 곧장 대응을 하지 못하고 추풍낙엽처럼 쓸려나갔다, 하지만 그러기도 잠시 뛰어난 지휘관이 있는지 사교도들은 신속하게 태세를 갖춰 대응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접근한다!]
[오오!]
수염이 제일 덥수룩한 대장과 그의 휘하에 있는 사내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침착하게 다가오는 사교도들을 베어내고 찔렀다, 너무 근접하면 방패로 쳐낸 후 후열에 있는 사내가 마무리를 지었다.
“언니!”
“오빠 있어!”
“아...!”
가르시아는 두터운 사교도들의 벽이 서서히 옅어지자, 겨우 몸을 일으켜 세워서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한스의 모습이 그녀의 눈에 보였다.
“한스!”
‘텁’
가르시아는 아무런 생각도 않고 기쁜 마음에 한스를 향해서 전력을 다해 뛰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어깨를 알루엣이 붙잡았다.
“정신차려 언니.”
“또 우리를 힘들게 할 셈이야?”
“오빠도 못 보고 멀리 가려고?”
“미, 미안해 얘들아...”
제니스가 조용히 가르시아에게 다가와 손을 꼬옥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제니스가 눈빛으로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가 있던 가르시아는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줬다.
“알겠어..., 침착할게.”
“언니만 급한거 아니야.”
“우리도 오빠가 무사했으면 좋겠단 말이야.”
“알았어..., 언니 정신 차릴게!”
가르시아의 눈에서 다시금 강인한 의지가 표출되는 것을 보고 알루엣과 알루하, 제니스는 안심했다, 천천히 전진하면서 사교도들을 수확하는 사내들의 뒤를 따라가던 가르시아와 자매들은, 종종 자신들을 향해서 괴성을 지르며 접근하는 사교도들을 고꾸라뜨리면서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앞으로 전진 했다.
“언니!”
“조금 서두를게!”
‘끄덕’
사내들의 속도라면 충분하겠지만 한스에게 주어진 시간적 여유가 점점 줄어드는 것과 더불어서 공방이 점점 무뎌지는 모습을 본 알루엣과 알루하가 서두르는 것에 가르시아는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했다.
‘푸욱’
‘퓩’
“으어어억!”
“커억!”
“언니 지금이야!”
“뒤는 우리한테 맞겨!”
“고마워 알루엣!, 알루하! 그리고 제니스!”
“끝나고나면 좀 신경 써줘!”
가르시아는 대답을 하는 대신에 앞으로 쏘아내지는 화살처럼 튀어나갔다, 첫 살인으로 인한 충격이 대부분 희석된 그녀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사교도들의 몸을 베어내면서 한스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한스는 무아지경의 상태로 주먹을 휘두르고 다리를 뻗었다, 이미 세자리 숫자의 사교도들을 절명 시켰지만, 그보다 많은 숫자의 사교도들이 자신과 이종족이 있는 장소로 몰려왔다.
“후우..., 후우욱..., 후우우...”
거친 숨을 연신 내뱉으면서 한스는 주위를 둘러봤다, 철저하게 자신과 이종족들의 체력을 소모시키기 위해서 한번에 몰려오지 않는 사교도들, 자신의 의지는 아직도 계속 싸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곧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자 앞으로 몇 번이나 더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끼야아아아압!”
“후욱!”
‘퍼억’
‘털썩’
“이요오오오오옷!”
‘부웅’
‘뻐어억’
‘철벅’
“흐으으으으...”
점점 무거워지는 전신, 일어서 있는 것 조차 부담스러웠다, 너무 힘에 겨워 잠깐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뜬 한스는 자신의 코앞으로 쇄도한 사교도를 발견했다.
‘이게 대체...?’
아마 자신이 일순간 정신을 잃었으리라고 생각했다, 판단이 끝났으니 이제움직여야 할터인데 한스의 몸은 전혀 움직일 생각을 못했다.
‘쉬이이익’
“으으윽...!”
‘끝인가...’
자신을 향해서 쇄도하는 몽둥이를 보고 한스는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하면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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