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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老兵)은 죽지 않는다, 단지 쥬지육림을 꾸릴 뿐이다-112화 (112/151)

〈 112화 〉 112화 구출 ­1­

* * *

“하아..., 하아..., 하악...!”

가르시아와 자매들은 우거진 수풀을 정신없이 내달렸다, 나뭇가지가 피부에 생채기를 내고 통증으로 인한 열이 퍼져나갔지만 그녀들은 계속해서 달렸다,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하지 않으면 큰일이 나기 때문이었다.

‘빨리...!, 더 빨리...! 그래야 한스 오빠를 구할 수 있어!’

“어, 언니 조금만!”

“잠깐 쉬었다 가..., 하아아!”

“학!, 하악!, 그럴 시간, 흑!, 없어...!”

평상시와 달리 여유라고는 한조각도 보이지 않는 가르시아의 얼굴을 바라보던 쌍둥이가 천근만근처럼 무거운 몸을 움직여 그녀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다.

“조금 진정해, 서두른다고 해서 언니가 다치면 오빠가 좋아할 것 같아?”

“맞아, 오빠도 언니가 멀쩡하기를 바랄거야.”

가르시아는 쌍둥이의 말을 듣고 납득하려고 했다, 그 순간 두통이 느껴지면서 자신이 도망치기 시작할 때의 한스의 뒷모습을 떠올렸다.

“읏!”

“언니?”

“괜찮아?”

“이럴 때가 아니야...”

“어어?, 언니 안쉬고 가려고?”

“조금이라도 쉬어야해, 상단까지는 아직 남았단 말이야.”

“그럴 수 없어!, 한스의 목숨이 경각에 달했는데 편히 쉴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타다닥’

다시금 달리기 시작하는 책임감이 강한 자신들의 언니를 바라보던 쌍둥이는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몸을 움직였다, 그러다가 뒤를 바라보고 자신들을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했다.

“제니스 움직일 수 있겠어?”

‘끄덕’

“힘들겠지만 조금 더 가자.”

“확신은 없지만 누군가 도와줄 사람이 있을거야.”

제니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쌍둥이의 뒤를 계속해서 따랐다, 그녀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그와는 별개로 한스에 대한 걱정도 커졌다.

‘무사했으면 좋겠는데...’

발바닥이 아팠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언니들의 뒤를 따라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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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 하악!, 하악!”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지만 가르시아는 멈추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 도리가 없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있다, 자신이 뭉그적거릴수록 한스가 생존할 확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말이다.

‘푸욱’

“아으으윽!”

바닥에 깔려있던 마른 가지가 발바닥의 살을 뚫는 것을 느낀 가르시아는 재빨리 나뭇가지를 뽑아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상처를 살펴보지도 않고 계속해서 달렸다, 잠깐이라도 쉴 시간은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가족만큼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되리라는 직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퍼억’

“아윽!”

‘털썩’

“왠 사람이...”

“어이 뭐냐?”

“적이냐?”

갑자기 들려오는 사내들의 목소리, 가르시아는 생각했다 벌써 사교도들이 자신과 자매들을 쫓아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말이다, 등줄기에서는 식은 땀이 폭우처럼 쏟아져내리고 다리에서는 힘이 쭉 빠졌다, 이들이 여기에 있다는 소리는 한스가 목숨을 잃었다는 소리 밖에 되지 않았다, 그녀는 절망과 공포를 동시에 맛보고 있었다.

“사교도냐?”

“그건 아닌 것 같다만... 흐으음...”

“잠깐만 지나가겠소, 으으응?”

‘타다닥’

“가르시아님 아닙니까?, 이런 외진 곳에는 대체 무슨 일인것이오?”

“아는 사람입니까?”

“마리우스 상단주의 여식입니다.”

“아아...”

가르시아는 자신의 앞에 불쑥 나타난 사내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리고 그 자는 며칠 전에 상단에서 행패를 부리고는 한스에게 굴복하여 채용된 남자였다, 에드왈드는 정신이 없어보이는 가르시아에게 물었다.

“가르시아님 대체 여기에는 어쩐 일이오?”

“한스..., 한스를 구해줘요..., 훌쩍.”

자신의 힘으로는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는커녕 도움조차 안된다는 사실을 알기에 느껴지는 분함, 겁쟁이처럼 도망쳐야만 했던 것에 대한 한심함이 합쳐져서 그녀의 감정을 자극했고 눈물로 발현됐다, 그 모습을 잠자코 보고 있던 에드왈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한스 총괄은 나에게 있어서 은인이오! 반드시 구해내겠소!”

“아가씨, 한스 총괄님은 어디에 있습니까?, 방향이라도 알아야 갈 수 있습니다.”

‘스윽’

가르시아는 손가락으로 자신이 도망쳐온 방향을 가리켰다, 에드왈드와 그의 옆에 서있던 수염이 덥수룩한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무장을 하고 사주경계를 하던 사내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부스럭’

“푸하!, 언니?”

“어디간거야... 참...”

수풀을 가르고 제니스와 쌍둥이가 모습을 드러냈고 그녀들은 눈물 자국이 남은 채로 훌쩍거리고 있는 가르시아를 발견했다.

“어, 언니?!”

“무슨 일 있었어?”

“아, 아냐...!”

“설마 벌써 쫓아온거야?”

“아...”

동생들에게 무어라 설명을 하여 오해를 풀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가르시아의 입은 본드를 칠한 것처럼 달라붙어서 떨어질 줄 몰랐다, 상황이 엉망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앞에 다시 에드왈드가 나타났다.

“사교..., 아가씨들이군, 다행이오 우리가 먼저 찾아서.”

“에드왈드?”

“왜 여기 있어?”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겠소, 한스 총괄은 어디에 있는 것이오?”

“...”

시무룩한 얼굴을 하는 쌍둥이들을 보고 에드왈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르시아가 여전히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 입을 간신이 달싹였다.

“남았어요, 시간을 끈다고...”

“음, 알겠소, 서두르리다!”

에드왈드는 수염이 덥수룩한 무장한 사내들에게 다가가서는 자초지정을 재빨리 설명하고는 움직였다, 이동하기 전에 에드왈드는 그녀들에게 말했다.

“마무리를 짓고 오겠소, 조금만 더 가면 캠프가 있으니 가서 쉬는 것이 어떻겠소?”

“아...”

가르시아는 망설였다, 자신이 간다고 해서 특별히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 것인지 정해져있었다.

“아뇨 같이 갈게요.”

“알겠소, 그렇다면 되도록 떨어져서 따라와주시오.”

“알겠어요.”

‘저벅저벅’

터무니없는 결정을, 자신들의 의견도 구하지 않고 멋대로 정해버린 가르시아에게 쌍둥이와 제니스가 다가왔다.

“언니!”

“그러면 안돼, 오빠가 어떻게...!”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더 이상은 안되겠는걸...”

가르시아의 두 눈에서 다시 눈물이 또르르 흘러 떨어지는 것을 보고 쌍둥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제니스가 가르시아에게 다가가서 손을 꼬옥 부여잡고 말했다.

“믿어, 의미가 있는 선택을 했다고.”

“제니스...”

가르시아는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슥슥 닦아내고 쌍둥이를 마라보면서 말했다.

“알루엣, 알루하 너희들은 어때?, 싫다면 가서 기다려도 돼.”

이제와서 자신들의 의견을 묻는 가르시아를 바라보던 쌍둥이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인 마리우스가 멋대로 준비를 마친 뒤에 자신들의 의견을 묻는 것을 그 누구보다 싫어한다고 이야기 했던 가르시아가 지금 누구보다 아버지와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역시 부전자전이라고 둘은 생각했다.

“따라갈게.”

“정말?”

“언니만 좋은 일 시킬 수는 없으니까.”

“알루하, 이번에는 언니가 점수 못 따게 해야 우리가 유리해.”

“그랬었지!”

“결정 됐으면 준비하자 얘들아.”

가르시아는 출발할 준비를 마친 사내들의 무리 안에 있던 에드왈드에게 다가가 자신들의 상태로는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어느 정도 무장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잠시 후 처녀들은 가죽 장비를 걸쳐 최소한은 싸울 수 있을 정도의 준비를 마치고 완전 무장한 사내들의 뒤를 따랐다.

“에드왈드.”

“말씀하십시오 가르시아 아가씨.”

“한스는 무사하겠죠?”

“음..., 사실대로 말하는 것을 원하시오, 아니면 긍정적인 분석을 듣고 싶은 것이오?”

“후자부터 듣고 싶네요.”

에드왈드는 불편한 얼굴을 하면서 걸음을 옮겼다, 말을 할까말까 망설이던 그는 결국에 입을 열고 말했다.

“한스 총괄이 평상시와 다를바 없는 상태라면 괜찮을 것이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떤가요?”

“으음..., 총괄의 무력에 상응하는 힘을 가진 자의 조력이 없다면 대단히 힘든 상황이오.”

“네?”

가르시아는 한 없이 무거운 얼굴을 하고는 걸음 속도를 높였다, 갑자기 그녀의 달라진 태도에 에드왈드가 물었다.

“한스 총괄의 상태가 그 정도로 좋지 않단 말이오?”

‘끄덕’

잠시 후 가르시아의 자매들과 에드왈드를 위시한 완전무장의 사내들은 허겁지겁 한스가 있는 곳을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악!]

‘챙 창창’

‘우르르르르’

‘쿵 쿵’

여전히 격돌을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전장으로 다시 돌아왔음을 실감하며 가르시아는 계속해서 달렸다, 그리고 자신이 도망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스가 있던 장소의 근처에 도착한 그녀의 눈에 달라진 상황이 비춰지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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