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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老兵)은 죽지 않는다, 단지 쥬지육림을 꾸릴 뿐이다-111화 (111/151)

〈 111화 〉 111화 탈출 ­2­

* * *

“흐으으읍!, 큭!”

한스는 정신을 집중하여 몸 속에 숨어있는 기운을 외부로 끌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끌어낸 후유증은 여전한 탓에 인상을 찌푸리고 침음성을 낼 정도로 강렬한 고통이 순간 스쳐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휴우우우...”

이종족들의 손에 의해 쓰러지고 와해된 것인지, 그 수가 많이 줄어든 것을 체감되는 사교도들, 그럼에도 그 숫자는 몇 백에 달했다, 한스는 지금 자신의 상태로 몇 십의 사교도들을 길동무로 삼을 수 있으리라고 판단했기에 조금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음...”

“푸륵!”

하얀악마가 여전히 투지가 뿜어져 나오는 강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마음이 든든해진 한스는 녀석의 갈기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후후, 네가 함께라면 든든하지.”

“끼요오오오오오옷!”

“죽어라 불신자아아아아아!”

“합!”

‘우득’

‘뿌드드득’

괴성을 지르면서 달려드는 사교도의 목을 손날로 치고 뒤를 따라서오는 적의 흉부에 주먹을 꽂아넣은 한스는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면서 허물어지는 것을 보고 계속해서 긴장을 유지했다.

“끼이힝~!”

‘빠각’

‘뻐어억’

하얀악마의 앞발과 뒷발에 채여서 순식간에 자신들이 숭상하는 신의 곁으로 떠나는 사교도들, 한스는 둘을 쓰러뜨리자 넷이 몰려오는 적들을 보고 자신이 계속해서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조금이라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렵겠어.’

이쪽의 숫자가 부족한 것도 있지만, 고작 두명을 쓰러뜨렸을 뿐인데 체력이 저하되는 것이 확실히 느껴지자 한스는 투지의 불꽃이 서서히 약해져 가는 것을 감지했다.

“으으음...”

‘퍼어어억’

‘빡’

“끼아아아아아악!”

“내 머리!, 내 머리이이이이!”

순식간에 줄어들어가는 체력과 더불어 한스의 몸에 생채기가 하나, 둘 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퍼억’

“으으윽!”

사각에서 달려드는 사교도를 재빨리 감지 못한 한스는 둔기가 머리를 후려치고 지나가는 것을 결국 허용하고 말았다, 반사적으로 주먹을 뻗어 후속타가 날아드는 것을 방지는 했지만 균형이 허물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털썩’

“불경한 놈이 쓰러졌다아아아!”

“지금이다아아아앗!”

[와아아아아아아!]

한스가 대지를 두 다리로 딛고 굳건히 서있을 때에는, 아무리 숫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사교도들이라고 해도 적극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축차 투입을 통해서 한스에게 피로를 주는 전략을 사용했다, 하지만 공격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절호의 상황이 도래하자 사교도들은 전력을 다해서 달려들었다.

“으으으윽!”

‘주르르르륵’

입 안과 인중에서 느껴지는 뜨뜻 미지근한 액체의 느낌과 비릿한 철냄새에 한스는 자신이 피를 흘리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감지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을 출혈로 죽기 전에 사교도들의 무자비한 공격에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히요오오오오오옥!”

‘부우웅’

“으읏!”

“죽어라 불경한 놈!”

‘휘이이익’

“큭!”

가까스로 균형을 회복하고 일어선 한스에게 날아드는 공격들, 아직은 움직일만 하기에 어떻게든 회피한 한스는 반격하여 사교도 두명이 절명하도록 했다.

“후우..., 후우...”

낙관적이지 못한 상황, 1초 정도의 여유는 있었기에 곁눈질을 하자, 하얀악마 또한 무수히 몰려드는 사교도들 덕분에 잠깐의 틈도 만들 수가 없었다, 그 누구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 한스는 이를 악물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항상 그랬었지.’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로 성장한 한스는 매 순간이 그랬었다, 희망도 없고 미래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하루라도 더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냥 묵묵히 일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물론 그것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지만 한스는 이렇게 대단한 미래가 주어지리라고 단 한번도 상상하거나 갈구하지 않았다, 그저 최선을 다할 뿐,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퍼억, 퍼벅, 우드득’

자신에게 덤벼드는 사교도들에게 주먹과 발을 뻗었다, 피가 튀고 뼈가 부러지는 불쾌한 소리가 퍼지면서 적들이 쓰러지는 모습을 한스는 무심하게 지켜봤다, 그리고 곧이어 다시 달려드는 적들을 바라봤다.

‘그리 다르지 않군.’

몇 번이고 반복했던 군인으로써의 삶과 다르다고 얼마전까지는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다시 싸움 속에 던져지자 한스는 결국 자신은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느꼈다.

“허억..., 크흐으..., 허어억...”

자신의 주변에 널부러진 시신들이 두자리 숫자를 넘어 세자리가 되어가자 한스는 자신을 포위하려고 하는 사교도들에게 유효타를 한번씩 허용해버렸다, 그리고 그 작은 타격들이 모여서 지금을, 거친 호흡을 내뱉고 사지가 부들부들 떨리면서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아직..., 아직이다...!’

“후우..., 후우..., 하앗!”

‘퍼억’

다시 한명의 사교도의 목숨을 앗아간 한스는 다음 사교도를 향해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상대를 인지한 순간 그의 시야가 강하게 흔들렸다.

‘퍼억’

“으으윽...”

‘털썩’

갑자기 날아든 공격에 시야가 흐릿하고 어두워졌다, 한스는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퍼억, 퍽, 퍼억’

‘부우웅’

‘빠악’

사교도들은 한스가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로 힘을 빼낸 뒤에 공물로 쓰겠다는 계획이 있는 것인지 급소 부위를 제외한 전신을 인정사정없이 두들겼다, 그로 인해 한스의 몸은 곧 일어서는 것조차 할 수 없게 됐다.

‘가르시아 아가씨...’

자신의 청각을 통해서 이명과 함께 가르시아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한스는 자신의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충분히 분발했다는 생각과 함께 조금이라도 더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그의 몸을 지배했고 일어서기 위해서 힘을 줬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스의 몸은 옴짝달싹도 하지 못한 채 차가운 대지 위에서 헐떡거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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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다!”

한스의 손과 발에 말뚝을 꽂으려고 하던 사교도들은 몸을 움직이려고 하다가 돌연 멈췄다.

“이봐 왜 그래?”

“어..., 어어..., 크억!”

‘털썩’

“어?!”

교단의 동료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쓰러지는 모습에 깜짝 놀란 사교도는,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동료의 몸에 부자연스럽게 튀어나온 것을 발견했다.

“이, 이게 대체...”

분명 자신들이 사용하는 무기였다, 하지만 왜 이것이 동료의 머리에 꽂혀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사교도는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져내린 것을 보고 대략적인 정황을 유추할 수가 있었다.

“으어어어...?”

[우어어어어어어어어!]

‘쉬이이익’

‘어?’

사교도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인지하지 못하고 입을 뻐끔거렸다, 하지만 나와야할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사교도는 곧 그 원인을 알 수가 있었다.

‘내 몸이 저기에 왜 있지...?’

단단한 지면의 촉감이 머리를 두들기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사교도는 자신의 몸과 머리가 분리 됐다는 것을 느끼면서 죽음을 맞이했다.

[키에에에에에에엑!]

‘슈슉, 슉, 슈슉, 슉’

사교도들은 자신들의 하반신에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무언가 훑고 지나가는 것을 느끼고는 동시에 맨땅에 철푸덕 쓰러졌다.

“이, 이게 무슨 일이야?”

“으으으윽!, 언제 내 다리가 이런 꼬라지가 됐냐...”

“키에에에엑.”

“히이이익!, 괴, 괴물이다아아...앍?”

‘스으으윽, 철푸덕’

“으어어어어억!”

“모가지 사냥꾼이다아아아아!”

‘우당탕탕’

공포에 질린 사교도가 비명과 다를 바가 없는 고함을 지르면서 도망치자 위기를 감지한 몇몇의 사교도가 그 뒤를 따랐다, 하지만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사교도들은 여전히 두리번거리면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있었다.

‘퍼억’

“끄아아아악!”

‘부우우웅’

“으아아아아악!”

앞에 있던 교단의 동료들이 하나, 둘씩 무언가에 의해서 날아가자 사교도 무리의 사기는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앉아서 지켜볼 수가 없었던 고급스러운 옷을 몸에 걸치고 자신의 위치를 자랑하는 듯한 한 사람이 공기가 울릴 정도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몇 놈이 와봤자 축복을 받은 너희들을 당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앞으로 나아가라!, 너희들의 신앙을 그분께 증명해라!”

그가 큰소리로 외치자 옆에 있던 자들 또한 호응 하듯이 소리쳤다.

“가자아아아아아아!”

“죽이자아아아아아아아!”

“위대하신 신을 위하여어어어어어어!”

다시 부추기는 자들에 의해서 사기를 회복한 사교도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마치 개미지옥 같은 곳을 향해서 한걸음씩 나아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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