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화 〉 108화 기괴한 사교도 1
* * *
‘터업’
“우우우우우웁!, 후우우우우웅!”
소란을 벌이면 다른 사교도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스는 그녀를 자신의 품 안에 끌어안고 입을 틀어막았다, 자신의 움직임을 봉한 상대가 한스라는 것을 모르는 가르시아는 격하게 몸을 움직여 벗어나기 위해서 몸을 움직였다.
“으음...”
그리고 그런 그녀를 품에 안고 있던 한스는 그녀의 부드러운 나신이 의복을 통해서 감촉을 전하고 부드러우면서 상큼한 살내음이 풍겨오자 상당히 곤혹스러워했다.
‘이럴 때가 아닌데...’
조금이라도 빨리 이 장소를 벗어나야한다고 생각한 한스는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좀 얌전히 있으십시오.”
“우우우우움!”
‘퍽퍽’
오히려 역효과였는지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면서 자신의 몸을 팔꿈치, 발꿈치, 주먹으로 두들기는 가르시아의 모습을 보고 한스는 곤란했다, 그러던 와중에 그는 한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나라고 말을 안했었군!’
한스는 그녀가 자신을 사교도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이 이상 그녀가 버둥거리기 전에 움직여야 했기에 그는 재빨리 그녀에게 말했다.
“접니다 아가씨, 한스입니다.”
“우우우움?!”
‘하아... 이제 멈췄군.’
진작에 이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한스였지만 워낙 다급한 상황이었기에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탁탁’
손을 떼어내 달라고 팔뚝을 두들기는 그녀의 요청에 한스는 천천히 그녀의 탱글탱글하고 부드러운 입술에 밀착했던 자신의 손을 떼어냈다.
“푸하아...!”
“괜찮습니까? 아가씨.”
“여기는 어떻게 왔어요 한스?”
“상단을 습격하고 납치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달려왔습니다.”
“흐응~ 그렇군요.”
가르시아는 평정을 최대한 유지하는 척하면서 한스에게서 떨어졌다, 귓불이 새빨갛게 물든 것이 어지간히 놀랐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만 같았다.
“다른 애들은 봤나요?”
“아직 못 봤습니다.”
“그렇군요...”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가르시아는 제단의 근처에 나있떤 문 근처로 다가가서 고개를 빼꼼 내밀어 안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안의 구조가 대충 확인이 끝난 그녀는 한스를 보면서 말했다.
“이 안인 것 같네요.”
“다른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겁니까?”
“이 허술한 인간들은 내가 탈출 못한다고 생각하고는 막 떠벌이더라구요.”
“어쨌건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아...!, 그...”
건물의 얼기설기 엮인 틈새를 통해서 바람이 들어와 자신의 몸을 훑고 지나가자 가르시아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윽고 자신이 넝마조각이라도 걸치지 못했다는 사실을 상기한 그녀는 젖가슴과 앙다물어진 음부를 두 팔로 가리면서 말했다.
“옷 같은거 없어요?”
“음..., 아..., 급하게 오느라 생각을 못했습니다.”
“하아...”
한스는 그녀의 나신이 보기 좋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고 자신만 보고 싶다는 마음에 황급히 걸칠만한 것을 찾기 시작했다.
“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아..., 한스?, 그걸 입어라고 하려는 건가요?”
“이것 외에는 없습니다 아가씨.”
“그건 그렇지만..., 하아..., 알겠어요.”
가르시아는 부정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납득했다, 천쪼가리라도 걸쳐서 살아남아야 체면이고 뭣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그녀는, 피로 물든 사교도 일원의 옷을 바라봤다.
‘살다 살다 피 묻은 옷을 입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꾸욱, 꾸우욱’
‘꿀렁꿀렁, 주르르륵’
한스는 촛대가 관통하여 절명한 사교도의 사제의 몸을 뒤로 눕히고는, 단단히 박힌 촛대를 뽑아냈다, 그러자 아직은 신선한 피가 비릿한 냄새를 풍기면서 바닥에 퍼져나갔다, 피가 덜 묻도록 처치한 덕에 옷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한스는 벗기기 위해서 손을 뻗었다.
‘스륵 스르륵’
한스가 손을 부지런히 움직인 덕택에 피로 약간 더럽혀진 사교도의 사제복이 깔끔히 벗겨졌고, 알몸이 된 사교도 노인의 고간에서 덜렁거리는 조그마한 물건에 잠시 눈길을 준 한스는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노출되어 본격적인 추위를 느끼기 시작하여 몸을 떠는 가르시아에게 다가갔다.
“빠져나갈 때까지 입어주십시오.”
“알고 있어요!”
‘팍’
‘스르륵, 사락’
“으으으윽!”
가르시아는 노인의 체취와 함께 풍겨오는 몇일 씻지않은 꼬릿한 냄새에 질색을 하면서 한 순간 도로 벗을까 하는 충동에 휩싸였다.
“하아...”
하지만 금방 전까지 느꼈던 추위에 다시 노출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던 가르시아는 불쾌함을 참아가면서 옷을 걸쳤다.
‘터어어억’
‘텁’
“응?, 무슨 소리죠 한스?”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
“하지만 분명 무슨 소리가..., 아아아앗!”
한스는 가르시아의 경악으로 가든찬 눈빛이 향하는 곳으로 자신 또한 몸을 돌려서 확인했다.
“으으음...”
그곳에는 분명 죽었을 터인 사교도의 노인이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채로 몸을 일으키는 기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저, 저건 대체...”
“아가씨 빨리 도망치십쇼!”
“어디로 도망치라는거야!, 그리고 한스는 어쩌려고?”
“안심하고 먼저 가십시오!, 반드시 쫓아가겠습니다!, 삐이익!”
한스가 휘파람을 세게 불자 조용히 숨어있던 하얀악마가 부리나케 달려왔다, 한스는 녀석에게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아가씨를 부탁한다!”
“푸륵!”
‘다각다각’
하얀악마의 등에 몸을 실은 가르시아는 걱정 어린 눈으로 한스를 몇 번이고 바라보면서 이동했다.
“크으으으윽!, 망할 계집이이!”
가르시아가 제단이 있는 곳에서 모습을 감추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원래대로 몸을 회복한 사교의 노인이 툴툴거렸다, 그는 눈을 뜨자마자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마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가르시아를 찾으려는 것이라고 한스는 판단했다.
“으으으, 이제 좀 제대로 보이는군..., 너는 누구냐? 신도는 아닌 듯하군?”
“왜 납치를 했나?”
“음?, 아아~, 그렇군, 상단의 총괄이군 네놈은...”
볼썽 사나울 정도로 피부는 늘어났고, 근육이라고는 보이지도 않던 사교도 노인은 무엇이 그리 우스운지 한참을 쿡쿡거리면서 웃다가 기분이 진정되고 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
“뭐 좋지, 어차피 죽을 목숨, 저승길 선물로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한스는 노인의 싸구려 도발에 넘어가지 않고 강한 눈빛으로 계속 노려볼 뿐이었다, 여차하면 단번에 제압하기 위해서였다, 아까부터 느껴지던 사이한 기운이 이제는 노인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뿜어져 나왔다, 사악한 기운의 농도가 더욱 진해졌는지 피부가 따끔거렸다.
“교단을 핍박하는 왕국에 우리의 힘을 보여주고, 나아가서는 세계를 위대하신 분의 의지로 충만한 공간으로 만들려는 원대한 계획의 일환이지, 크후후후.”
“그것이 어째서 납치와 연관이 있지?”
“후후후, 어찌 연관이 없겠나?, 그 정도의 부를 누릴 수준이 됐음에도 불경한 모습을 보이는데 으응?, 틀렸나?”
“노력으로 얻어낸 것들을 폄하하지 마라!”
상단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우습게 보는 말투에 발끈한 한스가 목소리를 높이자, 노인은 그 모습이 아주 마음에 들었는지 입꼬리를 밀어 올리면서 사악하게 웃었다.
“크하하하하핫!, 죽음과 쾌락의 신께 경의를 표하지도 않는 이교도들에게 왜 신경을 써야하나?”
“크흠!”
불쾌함을 내비치는 한스의 얼굴을 보며 능글맞게 웃던 노인은, 얼굴에 띄웠던 비웃음에 가까운 미소를 지우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말했다.
“그래, 원하는 것은 알았으니 이제 죽어줘야겠어, 이교도 주제에 기골은 있다만... 그 뿐이지.”
“윽!”
한스는 근육이 한점도 보이지 않는 노인이 자신의 눈으로는 포착하지도 못할 정도의 빠르기로 쇄도해오자 깜짝 놀라 몸을 긴장 시켰다.
‘타악’
‘퍼억’
‘쿠웅’
“커어어억!”
한스는 목재 건물의 벽에 처박히면서 생각했다, 바짝 마른 나뭇가지와 다를 바가 없는 얇은 팔로써 자신을 날려보내는 것이 당최 가능한 일인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인정 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몸을 통해서 겪는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말이다.
“흠..., 겉보기로는 괜찮았다만..., 기대 이하군?”
“으으으윽...!”
‘후두두두둑’
흉부를 통해서 퍼져나가는 통증에 시야가 울렁거리는 것을 느끼면서 한스는 겨우 일어섰다,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노인의 모습을 보고 한스는, 아까부터 느껴졌던 이유 모를 불안감의 정체를 약간이나마 알 수가 있었다.
“한번 죽었기에 안심했겠지, 근육하나 없는 영감이라서 우습게 봤겠지, 흐흐흐, 하지만 어쩌나 기대를 배신해서?”
“후우..., 후우..., 윽!”
“호오..., 여기저기에 널린 이교도였다면 즉사할 정도의 힘을 썼는데 버티다니..., 놀랍군!”
한스는 어떻게 해야 눈앞에 서있는 괴상하고 기괴한 노인을 쓰러뜨리고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자, 그의 머릿속에서 전과 마찬가지로 출처를 알 수가 없는 정보가 떠올랐다.
‘집중..., 일점으로 집중 시킨다는건가...’
무슨 원리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대로 서서 당하는 것보다는 훨신 낫다고 생각한 한스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행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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