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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老兵)은 죽지 않는다, 단지 쥬지육림을 꾸릴 뿐이다-106화 (106/151)

〈 106화 〉 106화 전설로 전해지는 영웅들과의 합동 작전 ­1­

* * *

한스는 방금 전에 자신과 하얀악마가 박살낸 곳이 감시와 본대에 접근하는 시간을 벌기 위한 지 지연대라는 것을, 마치 자그마한 도시 정도의 크기를 갖춘 곳에 상주 중인, 그 수만해도 족히 1천은 넘을 것 같은 사교도의 무리를 보고 나서 깨달았다.

“후우..., 몰래 숨어가는 것은 글렀군...”

“푸히힝!”

한스는 하얀악마가 자신에게 ‘그것을 이제야 깨달았냐 주인?’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건방진 녀석에게 뭐라고 반박하거나 한 대 쥐어 박아줘야겠다는 잠시 들다가 사라졌다,

어쩔 수가 없었다, 정찰이라고는 할 시간도 없이 돌입을 했기 때문에 불리한 상황이 벌어지리라고 대략은 예상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한스는 숨이 턱하니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푸르르르륵!”

자신을 대신해서 전의를 고취 시키고 있는 하얀악마의 모습을 보고, 겁먹었던 자신에 대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가족처럼 대해준 마리우스님의 자제분들을 구해내는 것에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품는 것은 어불성설이지!’

한스는 이번 일을 통해서 자신이 목숨을 잃는 것을 상정해둔지 오래였다, 이때까지 있었던 그 어떤 사건보다 지금의 구출 임무는 어렵고 위험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단지 수많은 인파를 보니 약간 질려서 그 중대한 사항을 잊었을 뿐이었다.

“배교자다!”

“죽여라!”

“죽음의 신께 바치고 쾌락을 얻자!”

“찢어서 공물로 바치자!”

흉흉한 말을 내뱉는 사교도들을 한스는 굳건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하얀악마로 하여금 사람의 파도 속으로 뛰어들도록 했다.

‘다각다각’

“끼이히히히히히히히히힝!”

“은인의 소중한 자제분들을 납치하고 그냥 넘어갈성 싶었더냐!”

‘두두두두두두두’

한스와 일체가 된 것처럼, 주인의 거센 감정의 파도를 받아들여 앞길을 가로막는 것이 사람이건 물건이건 간에 다 분쇄해버리겠다는 것 마냥 거칠게 달렸다.

“죽여라아아아아!”

“위대하신 분께 죽음을!”

“공물로써 쾌락을!”

“끼요오오오오오옷!”

자신들을 향해서 달려오는 말이 얼마나 공격적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의 손에 들린 무기를 믿고 무작정 달려든 사교도들은, 하얀악마의 다리에 치여서 고깃덩어리가 되거나 날아가거나의 둘 중에 하나의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옆에 있던 동료가 그런 꼴을 당했음에도 사교도들의 기세는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다.

“다르군...”

한스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면서 자신과 하얀악마를 둘러싼 사교도들의 눈을 봤다, 흐리멍덩한 눈에서는 살기만이 흘러나올 뿐, 그 어떤 인간적인 면모의 편린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사교도들의 모습을 본 한스는 그 들이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어섰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이 들을 구할 수는 없지, 때가 지났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안식을 줄 수는 있겠지.”

‘퍼억 퍽’

‘휘익’

“케흑!”

“끄아하아아악!”

순결했던 대지는 삽시간에 사람이었던 것이 형체가 무너져 내리고 비명이 난무하는 마치 지옥과 같은 곳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이 풍경을 만드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한스는 자신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에 왜 이리 무감각하게 됐는지 깨달았다.

‘지금 이전에도 많은 목숨을 나를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승리를 위해서 산화하게 만들었으니까..., 익숙할 수 밖에 없지.’

상단의 총괄이 아닌 군인으로써의 삶을 선택하게 된 자신이 경험했던 것들 덕분에 한스는 사교도들을 묵묵히 소탕할 수가 있었다, 모든 것이 과거의 자신이 경험한 것들 덕분이었다, 물론 약간의 거리낌과 충격은 있었지만 미미했다.

“위대한 신을 위하여!”

“죽여라아아아아!”

계속해서 무작정 달려드는 덕에 한스와 하얀악마는 사교도들을 세자리 숫자에 근접할 정도로 쓰러뜨렸다, 그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자는 우르르 몰려있는 사교도들에게 똑똑히 들어라고 큰목소리로 외쳤다.

“우둔한 놈들! 그렇게 해서 신께서 기뻐하리라고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이냐!”

노쇠하고 갈라진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사교도들은 사전에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멈춰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습니까 사제시여!”

노인의 근처에 있던 자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묻자 사제라고 불린 노인이 금방 전과 마찬가지로 터져 나오는 성량으로 말했다.

“신의 말씀을 따르는 우리 또한 사람, 배교자 또한 사람이다, 틀렸느냐?”

“맞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싸움법이 어울리겠느냐?, 짐승처럼 싸우는 것이 저 괴물 같은 배교자에게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생각하느냐?”

“아닙니다!”

“아는 자가 있다면 지금 당장 말해보거라!”

노인의 주위에서 또 한사람이 튀어나와서 열정적인 목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읊기 시작했다.

“군대와 같이 질서정연하게 포위를 하고 힘이 빠질 때까지 밀어붙인다면, 제 아무리 괴물처럼 강력한 배교자라고 하더라도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사교도의 의견을 듣고 노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무릎을 치면서 통쾌하게 웃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 그것이다!, 바로 그것이야!, 신께서는 그런 것을 원하신다!, 뭘 멀뚱멀뚱 보고만 있느냐!, 빨리 움직일 생각을 하거라!”

“예, 옙!”

대화가 끝나자 사교도들은 숙련된 병사들처럼 정렬을 하기 시작하더니 천천히 한스와 하얀악마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크윽!”

‘퍽, 퍼벅’

‘퍼어억’

“푸륵!”

옆에 있던 동료가 죽어 나자빠지건 말건 간에 계속해서 다가오는 사교도의 군대, 무차별적으로 다가오는 정도라면 그나마 나았다고 한스는 생각했다, 두려움을 모른다는 듯이 진영을 이루고 계속해서 전진해오는 사교도들에게 한스와 하얀악마의 몸에는 상처가 하나, 둘씩 새겨지기 시작했다.

‘촤악’

“큭!”

‘쑤우욱’

“끼히잉!”

사제라고 불린 노인의 입에서 가르침을 내리듯이 말이 내뱉어지고 나서부터는 베테랑 군인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정교한 공격이 계속해서 날아왔고, 모든 것을 쳐내고 흘려내지 못하도록 많은 검과 창이 날아드는 탓에 한스와 하얀 악마는 급격하게 지쳐가기 시작했다.

‘퍼억’

“크악!”

“푸히잉!”

‘털푸덕’

그렇게 열심히 사교도들을 쓰러뜨렸음에도 불구하고 남은 자들은 한스의 사방을 둘러싸고도 남을 정도였다.

“허억... 허억...”

인간을 초월한 신체능력을 가진 한스였지만, 지원도 퇴로도 없는 상황에서 이 이상의 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아니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푸륵, 푸르르륵!”

“후우..., 후우...”

이대로 누워있으면 죽음이 무방비한 자신들을 덮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던 한스와 하얀악마는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세워 전투를 속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휴식도 없이 계속해서 싸워온 몸은 주인의 의지에 따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제길...”

이 너머에 은인의 소중한 딸들이 있음에도, 이런 허접한 놈들을 뚫지 못하는 자신의 능력에, 한스는 부아가 치밀었다, 하지만 분노로도 상황을 역전 시키기 어려울 정도로 한스에게 닥친 현상은 절망적이기 짝이 없었다.

“프흐흐흐흐흐, 배교자놈 잘난 척을 하더니 결국에는 인간이었군!”

“과연 사제님이십니다!”

“흘흘흘, 진심으로 신께 봉사하고 섬기니 이런 날도 있구나!, 방심하지 말고 천천히 조아가라.”

“어째서입니까? 사제시여.”

사교도의 물음에 좋았던 기분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친 사제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멍청한 놈!, 고양이가 쥐를 구석까지 몰아붙이면 어떤 상황이 일어나느냐?”

“잘 모르겠습니다..., 가르침을 주옵소서.”

“사냥감이 사냥꾼을 물어뜯는다, 그래서 천천히 가라고 한 것이야.”

“아아...!, 혜안이십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으음...!”

하얀악마가 어떻게든 활로를 뚫어보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녔지만 전신에 상처만 더 생겼다, 아직 포기하지 않은 한스 또한 전과 같이 끓어오르는 힘이 있다면 어떻게든 가능하겠다고 판단하여 같은 상황을 만들어보고자 용을 썼지만 안됐었다, 서서히 다가오는 사교도들의 모습을 보고 한스의 가슴 속에서 타오르던 투지도 서서히 꺼져갔다.

‘끝인가..., 제길...’

분하지만 패배를 인정해야 하는 때라는 것을 직감한 한스는 두 눈을 질끈감았다,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단련을 했다면 이런 결과가 도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부우웅’

“죽어라 배교자!”

‘쒸이이이익’

‘퍼억’

“커헉!”

‘후두두둑’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고통에 한스는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자 자신의 근처에 일전에 봤던 이종족이 떡하니 서있는 것 이었다.

“너, 너는...!”

“곤란한 사람이 있다면 등장하는 오라클맨!, 취익!”

“악을 처단하면 나타나는 골든보이다!, 키익!”

대충 보더라도 오크와 고블린이란 것을 알 수 있었던 사교도들은 당황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멀리서 사태를 지켜보고 있던 사제는 노구를 벌떡 일으켜 세우면서 목의 울대에 핏줄이 드러나도록 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빌어먹을 야만족놈들!,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다니!, 배교자와 한패거리다! 쳐라아아아아앗!”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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