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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老兵)은 죽지 않는다, 단지 쥬지육림을 꾸릴 뿐이다-105화 (105/151)

〈 105화 〉 105화 납치 사건의 발발 ­4­

* * *

한스는 계속해서 길을 따라 말이 달리도록 했다, 자신이 할 것은 거의 없었다, 사람만큼 영리한 녀석이 희미한 산길을 따라서 계속 달려줬기 때문이다,

말이 계속 달리는 동안 한스는 자신의 마음 속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을 원동력으로 삼아 전의를 가다듬었다, 전과 같았으면 사람들을 죽이는데에 거부감이 강했고 되도록 제압으로 끝내려고 했다, 하지만 최근의 자신은 달라졌다.

‘사람의 목숨을 앗아도 별다른 감정이 들지 않았지.’

한스는 약간 두려웠다,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는 살인마로 변모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됐다, 피를 보고 뼈를 부러뜨리는 것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게 되어가는 것이, 자신이 자신이 아닌 것처럼 되어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에 대한 것을 생각하기 보다는 잡혀간 마리우스의 딸들을 구해내는 것이 최우선이었기에, 자신의 머릿속에서 머무르던 상념들을 떨쳐내고 투지를 끌어냈다.

‘지금은 최선을 다해야지.’

자신의 몸이, 실력이 사람을 벗어났다는 것은 별난 꿈을 꾸게된 날부터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신은 여전히 사람의 범주에 있었다, 볼트나 화살을 맞으면 절명은 아니더라도 끔찍하게 괴로워하면서 죽어갈 것임에 틀림없었다, 날붙이 같은 무기들도 마찬가지였다, 강해졌다고 하더라도 인간이니까 말이다.

“후우...”

긴장한 한스가 짧게 한숨을 쉬자 앞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듣지 못할 정도로 작은 소리였지만 한스의 청각은 그 소리를 확실히 포착했었다.

‘아무래도 여기가 정답이었나보군.’

‘스윽스윽’

말이 이곳으로 이끌어 준 덕택에 헤매이지 않고 온 것임을 다행으로 여기던 한스는, 녀석의 갈기를 또 다시 쓰다듬어줬다, 그러면서 앞으로 나아가자 옆으로 볼트가 지나가 맨바닥에 꽂혔다.

“적이다아아아아아!”

‘깡깡깡깡깡’

쇠판을 요란하게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아까 자신을 덮쳤던 강도무리와 다를 바 없는 복장을 한 남자들이 저지선을 펼치고는 자신을 향해서 원거리 무기를 들이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 시작이다, 각오 단단히 해라!”

“푸히히히히히히힝!”

한스의 발이 되어 최속으로 달리는 녀석은 알겠다고 대답하는 것인지 혹은 자신과 주인을 향해서 날아오는 화살과 볼트가 가소롭다는 것인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통쾌한 울음소리를 냈다.

“미, 미친 말이다!”

“씨발!, 쏴라!, 어차피 맞게 돼있어!

“씨바아아아아아알!”

“맞아라!, 맞아라!, 맞아라아아아아아아!”

10명에 가까운 사내들이 절규를 내지르면서 난사를 했지만, 말의 속도와 기묘한 스텝에 의해서 허공을 가른 것이 절반, 적중할만한 궤도로 날아오는 것은 한스가 손가락 사이에 위치하게 한 후 되돌려 보내는 것으로 완전히 무효화 됐다.

‘퍼억’

“어어억!”

‘퍼벅’

“으아아아아!”

“흐아아아아아악! 괴물!, 괴물이다아아아아아!”

“도망쳐야 돼!”

“이 새끼들 어딜 도망친다는거냐!”

숫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던 남자들은 도무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서 동료 두명이, 그것도 순식간에 쏘아냈던 화살들로 인해서 절명한 것을 보고는 저지선을 이탈하여 도망치려고 했다,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든 저지하려고 하던 통솔자는 두들겨 패서라도 지금의 선을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끼야아아아아악!, 괴물이 왔다아아아아아!”

‘우지끈’

‘우지직’

“끼히히히히히히히힝!”

한스가 위에 올라타고 마음껏 달리게 하던 말은, 저지선을 구성하고 있던 목책을 가볍게 부수면서 밟고 허공을 날았다, 이미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사내들은, 녀석이 속력도 상당했다고 하지만 몇 미터를 난 광경을 보고는 신화에 나오는 괴물이 현실에 강림했다고 판단하여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악!, 비켜!”

‘퍼억’

“으아아악!, 이 새끼들아! 누가 도망치라고 했냐!”

‘피잉’

‘퍽’

“끄아아아아아아!”

“미, 미친새끼야!, 우리는 아군이라고!”

“도망치는 놈들은 아군이 아니라고 주교님이 말씀하셨지.”

‘핑’

‘퍼억’

“흐아아아아악!”

한스는 순식간에 네명이나 줄어든 지금의 상황이 마음에 들었지만, 도대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잠시 생각을 하는 사이에 도망치지 않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내들의 모습을 보고 한스는 말에서 내렸다.

“위험할 수도 있다, 안전한 곳으로 가있어라.”

“푸륵!”

이번에도 고집을 부리는 녀석에게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던 한스는 되도록 조심하라고 이야기를 한 후에 포위망을 좁혀오는 사내들을 향해서 천천히 걸어갔다.

“죽음과 쾌락을 관장하는 위대하신 분의 사도인 우리들을 공격했다는 것은 죽음을 각오했다는 소리로 받아들여도 이의 없다고 생각하겠다!”

“네 놈들이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는 관심 없다.”

한스는 잠깐 눈을 감고 자신의 안에서 맹렬한 기세로 타오르고 휘몰아치는 분노를 갈무리했다, 다시 눈을 뜬 그는 사자후를 내질렀다.

“상단의 귀한 사람을 납치해놓고 편히 죽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지마라!”

“유언으로 헛소리나 늘어놓기는..., 쳐라!”

“이야아아아아압!”“우랴아아아아아아아!”

한스는 자신을 향해서 무기를 들고 달려오는 두명의 복부에 발차기를 강하게 꽂아넣었다, 그러자 공처럼 날아가는 상황을 보고 흉포한 분위기는 단번에 식어버리고 포위망을 구축하던 사교들은 멍한 표정으로 있었다.

“지, 지금 뭐였지?”

“사람이 저렇게 날아간다고?”

“저런 놈을 우리보고 막아라는거야?”

“미친거 아냐?”

‘웅성웅성웅성’

한스의 압도적인 힘을 목도한 사교도들은, 자신들로써는 한스를 도저히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었다, 전의는 사그라들고 사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이 상태로는 도저히 안되겠다고 판단한 통솔자가 외쳤다.

“저놈을 잡으면 주교님께 말씀드려 금은보화를 내려달라고 할 것이니 움직여라 멍청한 놈들아!”

금은보화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술렁이는 사교도들, 하지만 그 술렁임은 금방 전과 달리 묘한 열기를 띄고 있었다.

“금은보화라고?”

“잡기만 하면 된다 이거지?”

“어차피 이러나저러나 거지꼴인데 목숨하나 걸어서 잡으면 횡재한거지!”

“잡즈아아아아아아아!”

“가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돈이라는 물질을 향한 욕망을 이용하여 고취된 사기, 그 불쾌하기 짝이 없는 순간을 눈앞에서 목도한 한스는 자신의 몸을 기어다니는 벌레와 같은 꺼림칙한 감각에 몸을 미세하게 떨었다.

“내 차지다아아!”

‘퍼억’

“끄헥!”

“돈 내놔라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악!”

‘퍽, 퍼억, 퍼벅’

한스는 쉴 새 없이 주먹을 휘두르고 발을 뻗었다, 쓰러뜨려도 쓰러뜨려도 계속해서 다가오는, 마치 좀비와도 같은 사교도의 무리에 한스는 머리가 아플 정도의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힘이 조금 강하다고 해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들의 신을 모독한 죗값을 치러라 배교자!”

인파에 밀려 서서히 묻히려고 하는 한스, 진퇴양난의 상태에 처한 한스는 무아지경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사방으로 빽빽이 밀고들어온 사교도들에게 제합당하려고 하던 때에, 바깥에 있던 남자들이 갑자기 공중을 날아다녔다.

“으아아아아악!”

“끄아아아아아악!”

“괴물이다!, 괴물 말이다아아아아!”

“푸히히히히힝!”

‘퍼억, 퍽, 뻐어어억’

자신을 구하려고 하는 영리한 녀석의 모습에 한스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힘을 낼 수가 있었다, 돈을 위해서 목숨을 버리려는 자들에게 손속을 둘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한스가 다시 팔다리를 휘두르고 뻗자 사람들이 공중을 날아 여기저기로 흩어졌다.

“으아아아아아악!”

“히이이이이익!”

“우, 우리로는 안돼애애애!”

“도망쳐라아아아아!”

숫자로써 압도 했지만, 결국 말 한 마리에 의해서 전세가 역전되자 사교도들은 아까와 마찬가지로 뿔뿔이 흩어져서 도망치기 바빴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한 녀석의 모습을 보고 한스는 한 기사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리고는 중얼거렸다.

“하얀악마...”

“푸릉!”

영리한 녀석은 한스가 중얼거린 것이 마음에 들었는지 울음소리를 짧게 냈다, 한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이제부터 너는 하얀악마다.”

병이 낫고 나서부터는 털의 색이 완전히 흰색이 되어버린 녀석에게 퍽이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한스는 생각했다, 주위를 둘러보자 사교도들을 통솔하던 자를 포함해서 모두가 도망을 쳐버렸다, 지금이 기회라고 판단한 한스는 서둘러서 중심부로 향해야 한다고 판단하고는 다시 하얀악마의 등에 올라탔다.

“빨리 가자 하얀악마!”

“끼히히히히히힝!”

하얀악마는 힘차게 울음소리를 내고는 또 다시 바람과 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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