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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老兵)은 죽지 않는다, 단지 쥬지육림을 꾸릴 뿐이다-80화 (80/151)

〈 80화 〉 80화 인신매매 납치단 ­5­

* * *

“으윽!”

자신의 봉쇄를 파훼하고, 오히려 역으로 옭아매어 들어오는 한스의 팔을, 사내는 어떻게든 떨쳐내려고 노력했다, 겨우겨우 한스의 팔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난 사내는 주먹을 내질렀다.

‘탁!’

“후우우우우...”

자신의 주먹을 전혀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잡아내는 한스의 모습을 보고 사내는 기가 질렸다, 아까 한스가 왔을 때에는 자신보다 먼저 침입자인 한스를 만난 검사가 애송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말하자면 반신반의 했었다, 썩어도 준치라고 소드 마스터급을 죽일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검사를 죽이는데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라... 검사가 한스를 그냥 놔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콱, 콰곽, 쐐액, 퍽’

“익!, 이익!, 크으으으으읏!, 왜!, 왜 안 닿는거냐!”

한스는 두 팔만으로, 자신을 향해서 날아오는 격투가의 공격을 모조리 차단하고 쳐냈다, 그러면서 한스는 속으로 감탄했다,

과연 이런 범죄집단에서 필요로 할 정도의 실력과 신체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편으로는 이런 능력을 가졌으면서 아이들을 괴롭히는데에 힘을 쓰다니,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말이다.

‘콱, 콰악!’

“으이이이익!, 놔, 놔라!”

‘뻐어어억!’

“커헉!”

“왜 안 닿냐고?, 간단하지, 아이를 괴롭히는 악인이라서다.”

한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사내의 팔을 잡은 채로 다시한번 안면에 머리를 부딪히게 했다, 사내의 코가 부러져 콧구멍에서 선혈이 흘러나오고 앞니 몇 개가 옥수수처럼 쏘옥 빠져서 바닥을 뒹굴었다.

“이런 제기라아아아아아알!”

한스는 사내가 갑자기 괴성을 지르는 모습을 보고 격정에 몸을 맡긴 채로 공격을 하리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다음순간,

사내가 몸을 돌리는 것을 보고 한스는 자신의 생각이 얕았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몸을 돌려서 재빨리 아이들을 향해서 달려가는 놈을 보고 한스는 전신의 근육을 긴장 시킨 후, 일제히 축적된 힘을 방출하며 튀어나갔다.

“죽어라아아아아아아아아!”

‘콰아아아아악!’

갑자기 자신들을 향해서 뛰어오며 팔을 휘두르는 사내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눈을 질끈감고 몸을 숙였다, 어차피 죽으리라고 생각했었지만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조금더...라고 아이들은 생각했다.

‘콰아아아앙!’

귀가 아플 정도로 강력한 폭발음이 다시 실내에 퍼져나가고, 아이들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상황에 이상함을 느껴 눈을 슬며시 떠봤다,

그러자 눈앞에 핏발이 선 눈으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사내의 모습이 보여, 숨을 들이키는 소리를 내면서 뒤로 빠지려고 했다, 곧 사내의 앞에 서서 힘을 쓰고 있는 또 다른 사내,

한스의 모습을 발견한 아이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새끼가아아아아아아!”

“너만큼은 반드시 후회하면서 죽도록 해주마.”

한스는 자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사내의 팔을 밀치면서 놓아줬다, 그리고 뒤에서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손짓을 하여 물러나라고 한 뒤에,

대결을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격투가 사내에게 손을 꾸벅여서 언제든지 와도 좋다는 뜻을 비쳤다.

“반드시 죽여주마!, 무슨 수를 써서라도!”

‘휘익! 쾅, 콰광!’

“크으윽!”

격투가의 주먹이 한스의 주먹과 인정사정 없이 부딪히자, 마치 천지를 뒤흔드는 것 같은 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졌다, 아주 미세하게,

숙련자가 아니라면 감지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늦게 반응한 한스의 주먹이, 점점 자신의 주먹과 동일한 속도, 각도, 힘으로 휘둘러지자 격투가는 속이 쓰려왔다.

‘이게 영감이 말한 그런 존재인가?’

지금에 와서는 연락은커녕 살아있는지도 알 수 없는 스승의 옛말 머릿속에 떠올랐다가 거품처럼 사라졌다, 격투가는 믿지 않았다,

그런 괴물은 있을 리가 없다고 속으로 계속해서 되뇌었다, 소드 마스터의 오러처럼 전신을 강화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능히 싸울 수 있는 재능이라니, 미치지 않고서야 있다고 할 수가 없었다.

“크아아아아아앗!”

‘싸아아아아, 쾅!’

“흡!”

한스의 고통을 인내하기 위해서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지만, 격투가는 공격을 늦추지 않고 더욱 더 빨리 움직이기 위해서 몸을 움직였다,

자신의 주먹을 몇 분도 지나지 않아서 완벽히 꿰뚫은 한스에게 이 이상의 같은 방식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격투가가 다리를 움직였다.

“칫!”

‘쐐액, 홰액!’

처음은 아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공격을 한스가 맞받아치는 것을 보고 격투가는 조금 더, 지금도 무리하는 편이었지만 더 빨리 움직여서 공격을 적중 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10초나 흘렀을까,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이때까지보다 훨씬 빨리 자신의 공격에 익숙해진 한스를 보고 격투가는 침음성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젠장!”

‘타악!’

“후우... 후우우욱...”

격투가는 지금의 공격으로는 도저히 한스의 몸에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은연 중에 깨닫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이 약한 것으로 치부하고 공격하기를 반복하자 그 생각은 전보다 더욱 확실해졌고, 견고해졌다,

자신을 쫓아와서 공격하지 않고 느긋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스를 보면서 격투가는 속에서 천불이 솟아나는 것 같지만, 자존심을 앞세운다고 해서 저 괴물을 쓰러뜨린다는 확신이 도저히 들지 않는 것이었다.

‘하아..., 씨팔, 영감이 말하는 것을 좀 더 귀담아 들어야 했나?’

이제와서 후회한다고 한들 늦은 것이라는 것은 뼈저리게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이 약해지고 후회가 되는 것이 바로 지금의 현실이었다, 점차 옅어져 가는 승기라는 강구하기 위해서 꽁꽁 숨겨놓고 있던 비장의 한수를 개봉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쩔 수 없지, 일단 살아야하니까...’

“이제 끝인가?”

“후후후후후, 설마,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대해도 좋아, 이 기술을 받아내는 것은 네가 처음이니까.”

한스는 격투가의 이죽거림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여전히 무표정을 유지했다, 그 모습에 부아가 치밀어 올랐지만,

자신의 스승이 말한 대로, 몸 안에 있는 기운을 운용하면서 근육을 긴장 시키는 격투가는 일체의 감정을 배제하고 단 한 지점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지금이다!’

“크아아아아아!”

몸에서 솟구치는 막대한 기운과 근육의 힘이 합쳐져서, 격투가는 마치 바람처럼 한스에게 달려들었다, 한쪽 다리를 뻗어서 흔히 말하는 날아차기라는 방식으로 공격을 적중시킨 격투가는 직감했다.

‘할 수 있다!’

이 기술이 적중하고 움직일 수 있던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리고 격투가는 이 기술에 적중당한 한스가 당연히 움직이지 못하리라고 생각하고 후속 공격을 위해서 몸을 공중에 띄웠다, 두 손의 손날로 한스의 어깨를 전력을 다해서 내려쳤다.

“흐아아아아아아아악!”

‘우두두두두두둑!’

뼈가 부러지는 소리, 그것은 격투가가 괴물과 다를 바가 없는 한스와의 대결 동안 계속해서 바라던 소리였다,

시원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지면에 내려선 격투가는 속이 후련해짐과 동시에 미소가 피어오르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휘청’

“어?”

자신의 몸이 서서히 무너지려는 것을 확인한 격투가는 반대쪽 다리에 힘을 줘서 균형을 유지하고자 했다, 다행스럽게도 균형은 회복됐다, 도대체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 그가 시선을 밑으로 향하자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져 있었다.

“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

‘털썩’

“마, 말도 안돼!, 내 전력을 다한 기술이 이렇게... 이렇게 될 리가 없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형체를 유지하지 못하는 자신의 두 팔뚝과 다리를 보던 격투가는 설마하는 심정으로 한스를 바라봤다,

여전히 한스의 두 다리가 바닥에 뻗어있는 것이 보였지만, 조금이라도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격투가는 한 평생 동안 단 한번도 찾은 적이 없는 신에게 기도를 하면서 시선을 올렸다.

‘제발... 제발... 신이시여!’

불신자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 것인지, 혹은 자신이 악행을 저지른 탓인지 알 수는 없었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격투가의 공격은 전혀 쓸모가 없는 것이라는 사실 뿐이었다, 자신의 공격이 하나도 통하지 않은 것인지, 한스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굳건히 서있었다, 바뀐 것은 들어올려진 두 팔 뿐이었다.

“말도 안돼!, 이건 있을 수 없다!, 나는 권성에게 배웠단 말이다!, 너 같은, 너 같은! 어디서 나온지도 모르는 버러지한테!...”

“질 수는 없다?”

“크윽!, 그, 그래!”

한스는 여태까지 단 한번도 드러낸 적이 없는, 감정이라는 것을 격투가에게 선보였다, 그 감정은 조소였다.

“후, 웃기지 않는군.”

“뭐, 뭐가 그리 으으윽, 우습지?”

자신의 망가진 부위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인상을 찌푸리는 격투가를 보면서 한스는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맨바닥에 겨우 몸만 일으키고 있는 놈의 앞에서 쪼그려 앉고는 말했다.

“우스울 수밖에, 죄 없는 이들을, 아이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고는 자신이 그렇게 당할 때가 되자 피해자인 척 하는 모습이 웃기다, 진정으로.”

한스는 격투가가 보기에는 섬뜩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자신이 믿고 있는 힘이 모조리 사라진 격투가에게 있어서, 그 미소는 사신의 미소와 같았다,

이대로 있는다면 죽을 것이라는 공포에 휩싸인 놈이 어떻게든 기어서라도 도망치려고 하자 한스는 두툼한 손으로 격투가의 목을 잡아서 들어올렸다.

“놔, 놔라!”

‘팍, 파박, 투닥!’

한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격투가가 남은 힘을 모두 발휘 했지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모든 부위가 부서진 그에게 있어서 사용가능한 힘이라고는, 어린아이보다 조금 나은 힘이었다.

“네가 한 행동에 대한 죗값을 치룰 시간이다.

“아, 안돼!”

‘휘익’

일순간 공중에 떠오른 격투가는, 아주 느려진 시간 속에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한스의 주먹, 주먹, 그리고 또 주먹,

마지 수백개로 증식한 듯이 보이는 무수한 주먹을 보고 느꼈다, 자신이 나쁜 짓을 한 것임에 맞다고, 그리고 그는 체념했다.

“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닷!”

‘퍼버버버버버버버버벅’

격투가의 몸을 두들기는 한스의 주먹들, 마치 고기를 두들기는 것 같은 소리가 연신 울려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격투가의 몸은 피떡이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

잠시 동안은 움찔거리던며 조금이라도 더 삶을 구가하고자 하던 놈의 몸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림도 잦아들고 생명 반응도 사그라들었다.

“후우...”

아직 안에서 활활 타오르는 분노는 여전했지만, 겉면의 온도가 약간 내려간 것 같다고 느낀 한스는 옷을 털다가 아이들을 떠올리고는 주변을 둘러봤다.

“음!”

“핫!”

한스가 다가가자 아이들은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그 모습을 보고 한스는 천천히 다가가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제 끝났다.”

“정말요?”

“음.”

“진짜 진짜로요?”

“진짜다.”

무뚝뚝하고 설명조차 없는 한스의 말이었지만, 아이들은 그 안에 담긴 진의를 파악했는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방방 뛰었다.

“안 쪽에 더 있나?”

“있어요, 근데...”

“뭐지?”

“지금보다 더 세요.”

아이들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파악한 한스는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어깨에 올려놓고 굳건한 의지가 담긴 눈으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구해주마.”

“괜찮아요?”

“물론.”

한스는 더욱 더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걸음을 옮기다가 아까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 다른 누군가가 접근하기 어렵도록 철문을 바닥에 박아 넣어서 안전을 도모하였다.

“돌아와요!, 약속해요!”

“약속하지.”

걱정스러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어준 한스는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코가 아플 정도로 진하게 나는 곰팡내를 맡으면서 한스는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아까와 마찬가지로 느껴지는 살기, 하지만 상대는 보이지 않았다,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이상 어찌할 방법이 없기에 빈틈을 유도하려는 속셈으로 한스는 다시 한발짝 내딛었다.

‘쐐애애애액’

‘텁!’

“흐음...”

명백히 자신을 노리고 날아든 볼트, 위치를 파악하자고 한다면 자신의 오른쪽이지만..., 인기척은 없었다.

‘이미 이동한건가...’

계속해서 느껴지는 살기, 한스는 침착하게 살기의 근원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자신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소리조차 내지 않는 적,

한스는 아까와는 판이한 적의 성향에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감각을 집중시켜 주위를 확인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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