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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老兵)은 죽지 않는다, 단지 쥬지육림을 꾸릴 뿐이다-73화 (73/151)

〈 73화 〉 73화 별난 꿈과 이

* * *

저택에 있는 자신의 침실이 아닌 곳, 이곳은 대체 어디인가 하고 한스는 놀란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마치 신전의 예배당을 연상 시키는 실내의 구조, 지금으로써는 보기 힘든 비싼 석재를 사방에 발라놓았었다,

마치 벽에서 빛이 나오는 것같이 느껴지도록 만드는 새하얀 석재들, 밖에서 들어오는 빛까지 합해서 눈이 아플 정도로 실내가 환했다.

"눈을 떴군?"

"후후, 정말 애간장 태운다니까.”

한스는 자신을 바라보는 두 여인의 존재를 인식할 수가 있었다, 약간 앳된 외모에 사이드 업 테일을 한 소녀로 추정되는 여인,

다른 한 여인은 등허리까지 닿는 머리칼을 프시케 매듭으로 말끔하게 묶고 무뚝뚝, 아니 그 무표정 안에 감춰진 열정이 슬며시 새어나오는 것을 한스는 감지했다.

"왜 아무 말이 없지?"

"그 두 녀석에게 준 물건은 제대로 된 거야."

"그런 것 치고는..."

한스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두 여인은 허둥거리면서 한스의 주위를 왔다리갔다리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몸을 움직이려고 부단히 노력하던 그는 여인들의 몸을 힐끔거리면서 보다가 입을 열었다.

"여기는 대체 어디지?

"봐, 내가 말했잖아, 제대로 된다고."

"그래그래.“

성숙한 여인이 여전히 미덥지 못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그러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소녀가 한스의 앞으로 다가와서 얼굴을 들이밀고 말했다.

"말 들려?, 제대로 들려?”

“음.”

“꿈 꿨어?, 제대로 꿨어?"

"꿈?, 뭘 말하는 거지?"

소녀가 두서없이 말하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하던 여인이 입을 열었다.

"그렇게 두서없이 말하면 알아먹을리가 없지."

‘딱’

“흡!”

여인이 손가락을 청명한 소리가 나도록 튕기자마자, 한스는 자신이 잠을 자면서 꿨던 꿈들이 대체 무엇인지 확실히 이해할 수가 있었다.

"그 반응을 보니 제대로 봤나보군.”

“그렇지.”

“내가 하려는거 가로채지마. "

”그래그래, 이제 손 안댈테니 잘 해봐."

소녀는 한스에게 시선을 향하게 한후, 밝은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여기는 우리가 사는 곳이야."

”그렇게 보이는군.”

소녀가 여전히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도록 말하자, 답답해 죽겠다는 여인이 입을 열어 한소리를 하려고 했고, 소녀는 그 낌새를 재빨리 감지하여 사전에 차단했다.

"너를 부른 이유는 하나야.”

“음, 듣고 있다.”

"재밌게 삶을 영위해.“

"음...“

한스는 아무 말 않고, 소녀가 추가로 할 말이 있는지 기다렸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끝인가?”

"응, 끝이야.”

"그렇군...”

그러던 차에 소녀는 잊고 있던 것을 떠올렸는지 큰소리를 내면서 손뼉을 쳤다.

“마시장에 가서 한 마리를 찾아봐 요긴하게 쓰일거야."

"그게 무슨 소리지?"

소녀가 금방 전과 마찬가지로 손뼉소리가 크게 나도록 하자, 한스는 두 여인이 서서히 자 신에게서 멀어지는,

아니 자신이 두 사람에게서 멀어지는 것을 감지했다, 그런 그에게 성숙한 여인이 말했다.

"선심써서 몇 가지 줬으니까 잘 쓰고, 재밌게 해봐.”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한스는 답답하여 소리를 쳤지만, 두 여인의 모습은 더욱 멀어졌고, 의식 또한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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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문득, 눈을 번쩍 뜬 한스는 눈앞의 풍경을 단번에 인지하지 못하고 한동안 눈을 껌벅거리면서 시계가 정상화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약 1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한스는 자신이 새벽에 움직이고 돌아온 기억대로, 자신의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흐음.... "

”일어나셨어요. 주인님?”

한스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엘프의 존재를 깨닫고 멍하니 그녀를 바라봤다, 새벽에, 달빛을 등불 삼아본 그녀의 미모가 과연 거짓이 아니었다는 것을 재확인한 그는 지금이 현실임에 안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디 편찮으신가요. 주인님?"

"안심이 되서 그럴 뿐이니 걱정 마라."

엘프가 허리를 옴짝달싹거리자 그녀의 상큼한 체취, 마치 꽃향기나 마찬가지인 체취가 풍 겨오자 한스는 무심코 숨을 깊게 들이쉬다가,

이대로 누워 있으면 그녀가 힘들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

“벌써 일어나시나요?"

"단련할 시간이다."

한스는 왠지 아쉬워하는 그녀의 행동에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침대에서 빠져나와 잠옷 대용으로 지금껏 입고 있던 가운을 시원하게 벗어버리고는, 마릴린이 미리 준비해뒀던 속옷과 의복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히익!”

엘프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나 싶어 힐끗 고개를 돌린 한스의 눈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흉한 것을 보지 않기 위해서 두 손으로 눈을 가린 것 같지만, 손가락은 틈이 환히 보이도록 벌어져 있었다, 대체 무슨 행위 예술을 하는 중인지 가늠조차 안되던 한스는,

축 늘어졌지만 여전히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자신의 분신을 덜렁거리면서 가지런히 개켜져 있는 속옷과 의복을 하나씩 몸에 걸치기 시작했다.

“음, 좋군”

몸에 걸친 옷에서 풍기는 세제와 첨가제의 향기, 구김 없는 빳빳한 이 느낌, 가벼운 단련을 위한 준비가 끝났다는 것을 실감하는 때였다, 양말을 걸치고 부츠를 신은 한스는 침대에서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엘프에게 말했다.

“같이 가겠나?”

“네!”

한스가 먼저 문을 열고 나서자 그 뒤를 엘프가 따랐다, 둘은 말없이 조용히 걸음을 옮겨 연무장으로 향했다, 저택의 중앙홀을 지날 때 즈음,

니키타가 허둥지둥하면서 뭔가를 찾고 있다가 한스를 발견하고는 쌩하고 달려왔다.

"한스님, 한스님!“

"무슨 일이지 니키타?"

"없어, 없어졌어!"

”뭐가 말이지?”

니키타는 설명을 하지 못하고 다급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면서 허둥거리기만 했다. 이대로는 진전이 없겠다 싶은 한스가 그녀의 어깨에 두 손을 올리고 침착한 눈빛으로 바라보 면서 말했다.

"진정하고 말해라, 지금 이대로는 뭘 말하려는지 알 수가 없다."

"으, 응, 알았어 한스님, 후우...”

심호흡을 몇 번한 니키타가 냉정을 되찾자 한스는, 그녀의 어깨에 올려진 두 손을 슬며시 거둬들이고 그녀가 말하기를 기다렸다.

“자고 일어나니 없어졌어."

"뭐가 말이지?"

"엘프 공주!"

”내 뒤에 있다만?”

”어?”

니키타는 멍한 눈초리로 한스의 덩치에 가려있던 그녀를 바라봤다, 곧 환한 얼굴로 그녀에게 달려가 폴짝거리면서 기쁨을 표했다,

그러던 중 뭔가의 냄새를 맡은 니키타가 그녀의 전신을 킁킁 거렸다, 머리칼, 어깨, 흉부는 물론, 고간부까지 코를 벌름거리면서 냄새를 맡은 니키타는 미소를 지으면서 한스에게 말했다.

"한스님, 공주님도 이제부터 한스님의 암컷이야?"

“아, 아니, 혜엣?!,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요. 니키타!"

"공주님, 아냐?”

니키타의 물음에 엘프는 한스와 니키타를 바라보는 시선을 계속 옮기면서 우물쭈물하다가 입을 열었다.

"마, 맞아요, 저는 한스님의 것이에요."

"흐흐, 이제 똑같아”

“시간이 없다, 이동하지."

"네, 넷 주인님!"

연무장으로 걸음을 옮기는 한스의 뒤를 두 여인이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곧 연무장에 도착 한 세 사람 중에 한 사람, 한스를 제외한 둘은 멍하니 있었다.

"후우, 후우욱."

한스는 심호흡을 천천히 하면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서서히 전신에 열기가 오르기 시작하고 굵은 땀방울이 선명하게 드러나 근육의 굴곡을 따라 흐르기 시작하자, 한스는 제자리에서 가볍게 몸을 튕기기 시작했다, 충분히 몸을 튕긴 하스는 두 사람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

"잠깐 뛰고 오지."

"갔다와 한스님.”

"기다릴게요 주인님."

‘두두두두둑’

한스는 맨몸의 사람으로써는 도저히 낼 수가 없는 소리를 내고,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달렸다, 왠지 오늘따라 몸이 가볍다고 느껴져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다리를 멈추지는 않았다.

“후후, 몸이 가볍군."

평상시와는 다르게 조금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풍경, 자신의 컨디션이 좋을 뿐이라고 생각한 한스는 짬이 있을 때 봐뒀던 코스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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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공주님처럼 한스님하고 하고싶다."

“니키타는 주인님하고 많이 했잖아요, 이제는 양보 좀 해주세요."

"안돼 공주님, 없으면 힘들어.”

"그러지 말구요."

“공주님이라도 어려워.”

엘프에게 그렇게 말하고 손에 들고 있던 육포를 뜯으려고 하던 니키타는 귀를 쫑긋거리고는 한 방향을 지긋이 바라봤다, 한 박자 늦게 엘프 또한 똑같은 행동을 했다.

"어머 주인님이시네요."

"한스님 더 빨라졌어."

니키타가 놀랍다는 목소리로 말한 것에 엘프도 공감했다, 며칠 전, 그 전의 한스를 본 적은 없지만 주인이 달리는 속도가 초인이라고 일컬어지는 인간들 보다 빠르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기 때문 이다.

“후우..."

”어서와한스님.”

“고맙다 니키타.“

"헤헤...“

한스가 약간 땀이 배어나온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었지만 니키타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행위 자체가 중요 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환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니키타가 건낸 수건을 받아든 한스는 얼굴과 흉부에 흐르는 굵은 땀방울을 닦아냈다, 그런 한스에게 엘프가 미약한 냉기가 느껴지는 물병을 건내면서 쭈뼛거렸다.

"주, 주인님, 목 마르실까봐서 준비해뒀어요."

“음.”

한스는 엘프에게서 물병을 받아든 뒤 청량감이 느껴지는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한편 니키타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던 그녀는, 한스가 곧 바로 물을 들이키고 머리를 매만져주지 않자 실망한 기색을 내비쳤다.

"훌륭하다, 음..."

새벽에 그녀와 약속 했던 것을 떠올린 하스는, 어떻게 해야할까 하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눈치를 보는 엘프의 머리에 손을 얹고는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우후후.”

단 한순간에 희비가 교차한 엘프는 자신을 만지는 주인의 손길에 진심으로 기뻐하면서 귀를 파닥였다.

"너는..., 이전에 쓰던 이름이 있나?"

”아, 있어요. 주인님."

“별개로 지어주기를 바라나, 아니면..."

"주인님이 번거로우실 수도 있으니, 원래 제 이름을 불러주세요, 그 편이 저도 좋구요."

“음.”

한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엘프는 약간 긴장을 한 것인지 심호흡을 한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제 이름은 가이데크 라이오니아 에이길 네미알리넨 일리어나이드라고 해요, 주인님."

"길군...”

"타종족들은 한번씩 다 그러더라구요, 전통이라서 바꾸기도 어려워서...”

"흠, 그렇군.”

이종족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한스였기에, 엘프의 이름을 듣자마자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대체 어떻게 불러야할까 하고 고민하던 그는 한순간, 스쳐지나가는 유성 같은 생각을 이 외에 좋은 방법은 없다고 여기고는 입을 열었다.

"보통 대외적으로 쓰이는 이름은 어떻게 되는지 알려다오."

"아, 그렇죠, 인간들은 짧았었죠, 보통 불릴 때는 네미알리넨이라고 불린답니다. 주인님."

"그럼 네미아라고 하지.”

"그렇게 해주 세요, 후후후."

한스는 그녀의 이름에 대한 걱정이 해결되자 근육의 근질거림을 해결하기 위해 웨이트 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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