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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老兵)은 죽지 않는다, 단지 쥬지육림을 꾸릴 뿐이다-46화 (46/151)

〈 46화 〉 46화 고민하는 여인들

* * *

"거기에 무슨 이상한 물건이라도 있는건가?"

‘움찔’

"아, 그런건 아닌데..."

도덕적으로 터부시 되는 일을 부모 몰래 저지른 아이처럼 어깨를 들썩거리면서 조마조마하던 밀리안느는 저 파렴치한 의상이 한스가 앉아있는 업무용 책상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도 했다,

한편으로는 언제 한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숨겨온 성향을 오해하기라도 한다면..., 밀리안느는 그 상황을 상상하기만 하더라도 전신에 짜릿한 소름 이 달리는 것을 느꼈다.

"정말인가?"

"무, 물론이지, 내가 언제 자기한테 거짓말하기라도 했어?"

‘드륵’

"아, 아, 아니 자기, 정말로 아무 것도 없다니까.”

‘저벅 저벅’

밀리안느는 한쪽 구석에 걸려있는 파렴치한 복장과 한스를 번갈아 보면서 안절부절, 조마조마했다,

하마터면 한스에게 자제심도, 지조도 없는 문란한 여자라는 인식이 생길까봐 그녀는 눈앞이 새하얘질 정도로 긴장을 했지만 그런 일은, 그녀가 상상하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여기에 있는 이 부분 이해가 안가는데, 설명해줄 수 있나?"

“....”

"밀리안느?"

"어, 으, 응, 자기 불렀어?"

"어디 아픈가?"

"그, 그건 아닌데 왜?“

"이 방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좀 묘해서 말이지."

"그, 그래?, 나는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 읏!"

시야가 회복 되고 겨우 긴장이 회복되던 밀리안느는, 예고도 없이 자신의 이마에 한스의 손이 닿자,

안면에 피가 몰리면서 온도가 급상승하는 느낌과 함께, 완만하게 하락 중이던 심장 박동이 다시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했다.

“하, 하하, 자기 별 일 없다니까...”

“음, 잘모르겠군...”

"히익!"

밀리안느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지만 손으로 느껴지는 체온에 이상함이 느껴지지 않자, 한스는 이마를 갖다대어 그녀의 체온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다.

“음, 이상은 없는 듯한데...”

"내가 말했었잖아, 괜찮다고…"

한스는 결국 무엇이 문제인지 감조차 잡지 못한 상태로,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깝게 붙은 얼굴을 떼고서 다시 말했다.

"문제가 생기면 미리 이야기 해."

“으, 응.”

"그건 그렇고 이 항목은 뭐지?

"아, 진통제라던가... 향유라던가 그런 것들이야 자기."

“음, 알겠다.”

만족한 한스는 다시 업무에 돌아갔다, 책상머리에 그가 앉는 것을 본 밀리안느는, 한스와 의상을 몇 번 곁눈질 하다가 결심을 굳히고는 한스에게 말했다

“자기, 큰 문제가 없다면 잠시 자리를 비워도 될까?

"음, 그러도록, 아, 되도록이면 빨리 돌아와줬으면 좋겠군, 또 어느 항목이 이해가 안 갈지도 모르니까."

"으, 응, 알았어, 최대한 빨리 갔다올게 자기."

밀리안느는 한스가 앉아있는 위치에서는 도저히 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는 의상을 챙기고는 후다닥 방을 빠져나갔다,

그녀가 방을 나가자 한스는 한참 서류를 읽다가 고개를 들어서 그녀가 없는 자리를 보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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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자리를 비우더라도 문제없이 운영이 가능 하도록 최선을 다해서 창관의 태세를 정비하는 한스와,

둘만 남은 공간에서 이런저런 망상을 하다가 터질 것 같이 고동치는 심장을 밀리안느가 겨우 진정 시킬 때,

니키타는 밧줄로 빈틈없이 포박한 야누스를 어깨에 메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면서 한스가 알려준 노예상의 위치로 순조롭게 이동했다.

"얘, 힘든데 빨리 갈수는 없겠니?, 숨 막혀 죽겠어."

“...”

"얘, 듣고 있니?”

니키타는 야누스의 이야기를 깡그리 무시할 정도로, 아니 하나도 듣지 못할 정도로 상념에 깊이 빠져있었다.

‘한스님의 옆에 암컷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어.'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늘어나건 줄어들건 간에 자신은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우연찮은 기회로 주인의 물건으로 극상의 쾌락을 맛보게 된 이상, 자신의 경쟁자가 될 암컷들이 늘어나다는 것은,

자신의 정욕을 해결할 수 없게 된다는 것임인 동시에 자신의 존재감이 약해진다는 결과로 귀결되는 것이었다.

‘그저 보관되는 물건처럼 되는 것은 싫어.’

누가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니키타는 경쟁자가 앞으로도 늘어나게 되는 것은 자신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 이라고 인정했다.

‘당연하지, 한스님처럼 강한 수컷에게 암컷이 모여드는 것은 당연한 걸, 그것이 자연의 섭리니까.'

공용어가 유창하지 않은 니키타는 원하는 대로 자신의 의도를 한스에게 전달하지 못 하지만

감점 포인트라기 보다는 특징이라고 생각해도 좋았고, 앞으로 서서히 능숙해질 것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암컷으로써, 교미의 대상으로써라면 어떨까 하고 니키타는 자신을 지극히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나쁘지는 않은데, 유리하다고 할 수가 없어!’

마릴린을 비롯해서 지금까지 자신이 만난 여자들은 가슴, 신장, 둔부의 크기가 니키타 , 그녀 자신보다 압도적으로 거대했다,

단련된 신체 이외에는 특별한 장점을 내세우기 어려운 것이 현재 니키타의 상태였다, 곤란했다, 확실히,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한스님 같은 우수한 수컷은, 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컷은 적은데...’

부족 내에 있을 때에도 그리고 호위 임무를 하다가 잡혔을 때에도 한스와 같이 듬직하고 탄탄하면서 우람한 육체의 소유자는 극히 드물었다,

아니 존재하지 않았다, 확실히 이번 쟁탈전에서 탈락한다면...

‘으으으, 정말 끔찍해.’

니키타는 이렇게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해결 방법을 찾는데에 도움이 된다고 족장에게 몇 번이고 강조 하듯이 이야기를 들었었기에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바로 그 점이었다, 자신이 지금에 이르러서는 처녀가 아니게 됐지만, 지식은 처녀와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무지하기 짝이 없었다,

수인의 일족 내에 있을 때의 성교육은 인간들의 것과 비교 하면 담백하기 짝이 없어서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 암컷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겉으로는 청초한 모습을 유지하려고 하면서 속으로는 한스의 탈인간급인 물건을 마음껏 탐하려고 하는 그 여자에게는 도저히 물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니 묻고 싶지 않았다,

자신은 내키는 대로 아침부터 주인의 남근을 마음껏 맛보고는 자신은 이제 재미 좀 보려고 하니 와서는 초를 치는 꼴을 다시 떠올리자니 니키타는 속에서 천불이 나는 것만 같았다.

‘음..., 일단 어떻게든 해야겠지.’

“주인님의 심부름으로 왔어.”

그리 어렵지 않게 노예 상단에 도착한 니키타는 한스에게서 받은 물건을 문지기에게 보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껄끄럽기 그지없는 이곳의 주인의 얼굴이 보였다.

"오, 한스 총괄님의 노예 니키타, 어서오게나."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아?"

"프흐흐흐흐, 나정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면 좋든 싫든 간에 시시콜콜 한 정보까지 전부 귀에 들어온다네, 그러니 이상한 것도 아닐세.“

니키타는 비대한 덩치의 사내가 가진 능력에 약간의 경외심을 느끼면서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말하기 위해서 입을 열었다.

"한스님이 이..."

“허허허허, 잠깐만 기다리게나."

사내는 자신의 뒤에서 절도 있는 자세로 대기하고 있던 부하에게 귓속말을 하여 보낸 후 니키타에게 말했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네, 그 사내를 적당한 곳으로 보내면 되는 일 아닌가?"

"어떻게 알았어?"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많이 알고 있다네, 걱정말게, 한스 총괄의 부탁이니 그 사내가 다른 곳에 가서 문제없이 살도록 해주겠네."

"고마워.”

"무얼, 흐흐흐흐흐, 이정도야 일도 아니니 걱정 마시게나."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안쪽으로 향하던 문이 열리고, 건장한 사내 두 명이 니키타가 어깨에 메고 있던 야누스를 데려갔다,

하지만 여전히 안절부절 하고 우물쭈물 하는 니키타의 모습을 보고 사내는 무언가가 있다고 판단하여 운을 띄워보기로 마음 먹었다.

"고민이라도 있는가?“

“그게...”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면 도움을 주겠네.”

사내의 호탕한 제안에 니키타는 조금 더 망설이다가 결심을 굳힌 후 입을 열어서 혼자서 끙끙 거리면서 고민했던 내용을 털어놓았다.

"과연 그런 것이군..."

"나 이상한거?"

"전혀 아닐세, 생물로서 수컷을 독점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본능일세, 한스 총괄과 같은 훌륭한 수컷이라면, 나라도, 그러니까 내가 암컷이었을 경우를 말하는 걸세."

“알고있어.”

사내는 어눌한 공용어와는 달리 지성과 예리한 눈치까지 겸비한 니키타가 퍽이나 마음에 들었는 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어디까지 이야기 했었지...?"

"상단장님이 암컷이라면 이야기까지 했어...“

"오, 그래그래 그랬었지, 나라도 여자였으며 한스 총괄을 노렸을 거라네, 그는 그만큼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수컷이니까 말일세."

“맞아 맞아, 그런데 나는 좋은점 없어...”

"허허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하네만.”

"아냐 이대로면 창고 속의 무구처럼 돼."

"흠."

사내는 니키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히 이해했다, 그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소개하기에는 장소가 필요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거기서만 가능하니까 말이다.

“그럼, 자세한 이야기를 하러 안으로 들어가겠나?, 아무 짓도 안하네."

"응, 알겠어."

니키타는 사내의 뒤를 따라서 휘황찬란하게 장식된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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