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화 〉 41화 기사와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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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스 상단의 한스 총괄님 여기에 계십니까?”
"있지."
"어..., 당신께서 한스님입니까?”
"프흐흐흐흐, 그래 보이나?”
갑자기 나타나서는 한스를 찾던 사내가, 곤라트의 물음에 머뭇거리고 있자, 상당히 유쾌해진 곤라트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내가 인간으로 보이냐 이 멍청아, 한스는 내 옆에 서있는 이 멀대 새끼라고 이 등신 같은 인간놈아!"
"히이이이, 죄, 죄송합니다."
이대로 내버려둔다면 곤라트의 페이스에 휘말린 소식꾼이 이야기를 하지도 못하고 떠나갈 것이라고 예상한 한스가 입을 열어 말했다.
"내가 마리우스 상단의 한스인데, 무슨 일이지?"
"아, 한스님이십니까, 밀리안느님의 의뢰로 소식을 전하러 왔습니다, 당신께서 빨리 오셔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소식꾼은 가방에서 밀납으로 봉인된 편지 봉투를 꺼내서 한스에게 건낸 후 몸을 돌려서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
“자세한 것은 편지 내용을 확인하면 됩니다, 저는 다음 일이 있어서 이만!"
한스는 건내 받은 편지봉투의 봉인을, 휴대하고 있던 나이프로 제거한 후 안의 편지를 꺼내서 읽으려고 했다.
"뭐냐, 네놈한테 여자가 편지를 보낸다는거냐?"
"그렇지."
심드렁하게 대꾸한 한스는, 밀리안느가 사용하는 향수의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편지에 기재된 내용을 순식간에 속독을 한 후, 곤라트에게 웃음기 하나 없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친우여, 준비를 해야겠다."
"흐음?, 아무래도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가는 모양이로군?"
"그렇게 됐다, 슬슬 가봐야 하는데 모니카양은 아직 멀었나?"
서둘러야 하는 때에 감감무소식이자 슬슬 조바심이 나는 한스의 귀에 공방으로 이어지는 방향의 문이 서서히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모니카가 땀범벅인 모습을 드러냈다.
"완료됐습니다 한스님."
모니카의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자, 전신에 갑주를 걸친 니키타가 오른쪽 복부와 왼쪽 허리춤에 소드 브레이커와 레이피어를 휴대하고 공방 밖으로 나왔다, 병장기를 휴대한 그녀의 모습이 날카로운 예기를 사방에 흩뿌리는 무기와 같다고 느끼기도 잠시, 니키타가 한스를 발견하자 그 느낌은 곧 물거품처럼 사라져서 애초에 존재 했는지 조차 애매모호하게 됐다.
“한스님 준비 다됐어!, 이걸로 호위 할 수 있어!"
“음.”
“본 품은 기간 안에 반드시 완성하도록 하겠습니다 한스님."
"너무 무리말게, 모니카양.”
“후후, 한스님도요, 그런 저는 이만..."
모니카가 니키타의 방어구를 제작하기 위해서 다시 공방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미심쩍은 시선을 한스에게 보내던 곤라트가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내 제자한테 무슨 짓을 했냐?"
"아무짓도 안했다.”
"그러면 저 애가 왜 갑자기 활달하게 변한거냐 이 친구놈아!"
"그녀가 저택에 출장을 온다는 이야기 외에 특별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만...”
"크흠...."
도통 영문을 알 수가 없어서 못 마땅한 얼굴로 한스가 몸을 돌려서 가게를 빠져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곤라트의 귀에 항상 그렇듯이 무뚝뚝한 말투가 특징인 친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술 준비가 끝날 때까지 멀쩡히 있어라 친우여.”
“크하하하하핫, 애송이가 갑자기 무슨 소리를 지껄이나 했더니..., 그런 걱정은 너나 실컷해라!, 프 하하하하하핫!”
호탕하게 웃으며 한스의 뒷모습을 배웅하던 곤라트는 잠시 후 몸을 돌려 공방 안으로 들어갔다.
"한스님, 이제 어디로 가?"
“시장에 있는 유흥업소 구역으로 가지."
"교미하러?"
"아니, 그곳에 나와 절친한 정보통이 있다."
"흐응, 알았어.”
짝
니키타가 고삐를 움직이자 말이 경쾌한 박차소리를 울리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길을 헤매게 된 니키타는 한스에게 물어물어 목적지 근처까지 가까스로 도착하게 됐다.
"한스님, 조금 이상해.”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앞에 사람이 많이 있어."
객실 안에 있는 한스에게도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소리만으로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는 없었기에 한스는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서 밖의 상황을 확인했다.
"음, 과연 그렇군."
마차의 진로 앞에 모인 사람들, 그 중심에서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기에 사람들이 벽을 만들고 있음을 한스는 인지했다, 어제만 해도 지금과 비슷한 일을 경험한 것을 떠올리던 한스는 갑자기 이유 모를 피로를 느꼈다.
‘이대로 멈춰 있을 수는 없지, 시간은 항상 흐르니까 말이지...’
"니키타, 최대한 도로 변으로 붙어서 나아갈 수 있는 만큼 전진하도록."
"알겠어, 한스님.”
‘달칵’
마차가 적절한 위치에 도착하자 한스는 객실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곧장 사람의 파도 속에 섞여 들어간 한스에게 중심부에서 고래고래 소리치는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돈을 갚을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확실히 해라 이 년아!"
“정해진 날짜에 계약한 금액을 반환하다고 아까부터 입이 아프도록 이야기를 했을 텐데요.”
"이 아가씨, 똑똑한 줄 알았더니 어디에나 있는 멍청한 여자들 하고 다를 바가 없구만."
"그게 무슨 소리죠?"
“무슨 소리기는 바로 이런 소리지!"
사내는 여자에게 종이를 들이밀었다, 여자는 침착하게 종이에 기재된 내용을 속독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냉정과 멀어지도록 설계되고 작성된 내용을 보고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이게 대체 무슨 내용 인가요?"
"무슨 내용이기는, 아가씨도 동의하지 않았나, 어르신께서 자금을 융통할 때 이 내용을 봤을 텐데?”
"아뇨, 계약 당시에는 지금 같은 조항이 없었던 걸로 기억해요.”
여자가 불쾌함을 감추지 않고,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반박을 하자, 독촉을 하며 여자에게 윽박을 지르던 사내가 얼굴을 찌푸려 자글자글한 주름을 만들고 말했다.
“이봐 아가씨, 억울하면 그 내용이 적혀 있는 계약서를 들고와서 증명을 해보라고, 없었으면 그딴 턱도 없는 트집은 안 해줬으면 하는데!”
"계약서는 그쪽이 없앴잖아요."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계속해서 늘어놓는거냐 이 썅년아!"
‘짝, 짜악’
2회 연속으로 피부에서 울려퍼지는 파공음과 함께 여자는 뺨을 부여잡고 맨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여전히 불리하게 돌아가는 자신의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갖지 못한, 찾지도 못한 여자에게 사내가 이죽거리면서 다가갔다.
"잠자코 듣자하니 자꾸 개풀 뜯어먹는 소리나 지껄이고 엉, 억울하면 계약서를 갖고와서 증명하라고,
어르신을 모욕하는 것은 귀족을 모욕한다는 사실을 모르나?, 아니면 알몸으로 효수되서 광장에 매달리고 싶냐?"
“큭!”
여자가 분함을 참지 못하고 쏘아붙이려고 했지만, 수중에 있는 패들로 반격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그 패들은 무용지물이 된지 오래였다, 굴욕적인 마음에 이를 갈면서 흙더미를 쥐는 그녀의 귀에 다른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쯤 하게, 기사 디어진.”
"아닙니다, 이런 상하관계도 모르는 년은 혼구멍을 내줘야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자네, 지금 내 지시를 무시할 생각인가?, 그쯤 하라고 했네!"
"무, 무시라뇨, 당치도 않습니다 어르신.”
"그런가? 그럼 됐네, 잠시 나와주게 그녀와 할 이야기가 있으니 말일세."
"알겠습니다.”
디어진이라고 불린 사내는, 군살 덩어리인 사내의 뒤로 빠지면서 무언가를 소리 없이, 입만 뻐끔거리면서 중얼거렸다, 안 그래도 그의 개똥 같이 못생긴 얼굴은 험악하게 일그러짐으로 인해서 더욱 흉측하게 변했다, 자신의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도 모르는 채, 사내는 여자에게 다가가 말했다.
"오랜만이군, 밀리안느양.”
"오늘은 대체 무슨 바람이 불었길래 직접 행차하셨나요, 사이먼 시장님?"
"이년아! 시장님에게 경의를 표해라!, 귀족인 시장님이 일부러!..."
"기사 디어진."
“네, 넵!”
"내가 말하는 중이니 가만히 있게!"
"아, 알겠습니다."
사이먼이라고 불린, 군살 덩어리의 사내가 또 다시 호통을 치자 디어진이라고 불린 기사는 작은 소리로 이를 갈면서 혀를 찼다, 그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는 사이먼 시장은 눈 앞의 밀리안느에게 집중했다.
"무슨 일이기는, 시장으로써 시민이 어떻게 사는지, 괴롭다면 보듬어 주기 위해서 왔지 다른 의미가 있겠나?"
"그렇게 대단하신 분께서 왜 고리대금업을 직접 하시는지, 이 평민은 도저히 그 웅대한 뜻을 짐작할 수조차 없네요."
"남이 들으면 곤란한 소리는 하지 말게, 나는 어려운 시민들이 쉽게 재기할 수 있도록, 내 사 비를 털어서,
공평하고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시민들을 지원하는거라네,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가?”
밀리안느가 여전히 독기가 가득 찬 눈 빛으로 시장을 바라보면서 콧방구를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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