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화 〉 35화 대장간의 사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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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잔소리를 늘어놓는 곤라트를 보고 한스는 질리다 못해 익숙하다는 듯이 묵묵히 들 어줬다, 그러자 제 풀에 지친 곤라트가 한스에게 말했다.
"이제 좀 이해하겠냐?'
"그래 그래. "
“전혀 알아먹은 눈치가 아닌 것 같구만."
"그 이야기는 잠시 미뤄두고, 출근 전에 잠깐 들렸을 뿐이니 빨리 진행하자구."
목청을 돋우고 다시금 설교를 하려던 곤라트는 한스의 말에 한껏 달아올랐던 정신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 냉정을 되찾았다.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곤라트는 매장이 아닌 더 안쪽을 향해서 걸음을 옮기면서 말했다.
“나머지는 안에서 이야기 하지, 아, 마차는 안쪽에 대줘 아가씨."
곤라트는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하고 싶은 할 말만 늘어놓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매장부를 지나서 더욱 안쪽으로 들어서 한스는 자신이
기억하던 예전의 모습을 단 한조각도 찾을 수 없었기에 놀란 목소리로 앞서가던 곤라트에게 말했다.
"전과는 많이 달라졌군.”
하핫, 알겠냐, 이 몸이 거금을 들였지, 어느 누가 이 천재 드워프 대장장이가 이렇게 잘 나가리라는 것을 알았겠냐?”
"전에 있던 곳의 점포세가 너무 세서 옮긴게 아니고?"
"크, 크흠, 사나이는 자잘한 것에 신경 쓰지 않는 법이야 친우여."
확실히 2년 전과 비교 한다면 엄청나게 달라졌었다, 무엇보다 품목과 규격이 다양하고 세분화 됐으니, 곤라트가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대충 둘러봐도 한 눈에 알 수가 있었다.
“흐음.”
"놀랐냐, 하핫, 놀랄 수 밖에, 더 이상 예전의 점포세에 허덕이던 시절의 곤라트님과는 다르다는 말씀이야, 하하하하하하핫!”
과연 곤라트가 자화자찬을 할 정도로 대장간의 내부에는, 이 분야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감탄사를 내뱉을 정도의 갑주, 방어구,
그리고 명무기라고 일컬어질 정도의 병기, 그가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것들, 이제 와서는 애송이 드워프 대장장이가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 진정한 마음으로, 장인 드워프라고 말할 수 있는 경지에 곤라트는 도달한 것이었다.
"한스님, 나왔어!"
니키타 또한 무구에 대한 조예가 있었기에, 전시된 각종 병장기와 무구들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스 이 새꺄."
"뭐지?"
"이 수인을 정말로 어제부터 데리고 있었다고?'
"그래."
"진짜로 어제부터란 말이냐?"
"도대체 몇 번이나 그렇다고 말하게 할 셈이냐.”
곤라트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고작 하루 밖에 지내지 않았거늘, 그 긍지 높은 수인이 저 정도로 친밀하게 굴다니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실제로 곤라트의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인간이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일족의 안에서 괴짜라고 불리고 배척을 받는 것이 싫었던 그가 동족의 품을 벗어난 지 벌써 몇 십년이 지났고, 그간 인간 사회에 대해서 공부하고 자리잡은지도 몇 십년 차이지만,
여전히 그는 일부일처제를 표방하면서 난봉꾼처럼 많은 암컷과 교미를 하는 종족을 보지 못했다, 굳이 찾아보자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은 세가 약해진 몬스터들이 인간들과 아주 흡사했다.
"흡사하다고 해서 똑같은 것은 아니지.”
“뜬금 없이 무슨 소리지?"
"혼잣말이라고 임마."
“음.”
애초에 규칙도 없고 포악하기만 했었다면, 그 시절의 자신이, 요람과도 같은 일족의 울타리에서 빠져나와서 굳이 고생을 해가면서 정착을 하려고 하지 않았을테니,
곤라트는 더 이상 이 건에 대한 생각을 않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드워프 일족의 일부일처제야 말로 이상적이고,
신들에게 보여도 부끄러움 한점도 없다고 속으로 생각한 곤라트는 근처에 다가가기만 해도 뜨거운 열기의 편린을 느낄 수 있는 문의 손잡이를 잡고 한스를 보면서 말했다.
"가게만 변한게 아냐 이 새꺄."
"그래, 확실히 실력도 많이 올랐더군."
“뭐, 진열된 물건들?, 그건 내가 안 했지."
“진짠가?"
"참말이고 말고, 장인이라고 불리는 내가 만들 물건은 아니다, 이 말씀이지."
갈피를 잡지 못 하고 어리둥절하는 한스의 모습을 보고 유쾌해진 곤라트는 호탕하게 웃었다.
"파하하하하핫! , 이 안을 보면 무슨 소리인지 알게다."
곤라트가 문을 열어 젖히자 한스와 니키타, 그리고 그 자신에게도 건조하고 뜨거운 열기가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밖과 비교하면 약간 어둑한 실내에 사람 형태의 무언가가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깡,깡,깡’
"음, 마누라냐?”
"미쳤냐 등신아, 내가 왜 인간을 평생의 반려로써 들이겠냐, 머리가 있으면 생각이라는 것을 좀 해봐라, 이 헛똑똑아!"
"그럼, 뭐 제자라도 키우나?"
"크흐흐흐흣, 이제서야 똑바로 된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구나.”
곤라트의 입에서 뱉어진 말에 어지간히 충격을 받았는지, 한스는 눈을 동그랗게 크게 뜨고, 숨 쉬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로 크게 동요했다.
"니가 드디어 노망이 났구나.”
“이 미친 새끼가!, 내가 인간 기준으로는 늙은 편이지만, 우리 땅의 민족인 드워프 중 에서는 아직 젊은 축이라고 이 등신새꺄,
나중에 또 나를 폐기 직전의 늙은이 취급하면 아주 요절을 내주마!"
“흠, 기억 해두지."
몇 년 전과 다를 바 없이, 아니 더욱 더 냉랭해진 한스의 태도에 곤라트는 기껏 잠재웠던 마음 속의 천불이 다시 고개를 들어올리고 타오르려고 하는 것을
강력한 인내심으로 억누른 그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큰 건이 아니거나, 나한테 너무 쉬운 일은 저 애한테 맡기고 있지."
"음...'
모루 위에 올려진, 문자 그대로 새빯갛게 달아오른 소재를 강하게 내려쳐서 담금질을 하는 여자, 팔과 등의 근육이 아름다운 곡선을 그려서 매우 훌륭했다,
또 마릴린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한 크기의 유방과 둔부가 한스의 두 눈에 띄었다,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싶다는 마음이 물씬 솟아오른 한스는 두 눈에 힘을 주고...
"한스님!”
니키타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이성을 되찾은 그는 자신의 시야를 가로막듯이 서있는 그녀에게 시선을 보냈다.
"내 옷은 언제 줘?"
"아, 그래, 그러려고 왔었지.”
곤라트는 자신의 제자의 모습을 가로막고 선 니키타의 행동이 장비를 한시라도 빨리 갖고 싶어하는,
마치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갖고 싶어 하는 것과 같은 순수한 마음의 발로라고 판단 하고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와하하하하하핫!, 그래, 아가씨의 장비, 저 애가 만들어 주지."
"그래도 괜찮나?”
"왜, 내 제자의 실력이 후달릴까봐서?"
한스가 아무 말도 않고 자신을 바라보자 그 안에 담긴 뜻을 파악한 곤라트는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고는 말했다.
"내가 직접 키운 수제자라서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니다, 저 애는 지금도 충분히 자신의 공방을 가질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아직도 네 밑에 남아있는거지?"
"자기가 남아 있겠다고 이야기 하더라구, 내가 보기에는 한 가지 부족한 것을 빼면 이미 훌륭한 대장장이다만...”
곤라트가 그 답지 않게 말끝을 흐리자 신경이 쓰인 한스가 입을 열어 물으려고 했다, 하지만 곤라트가 사전에 한스에게 손바닥을 보여서 그 행동을 미연에 막았다.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라, 의뢰를 하고 주문을 처리할 시간이지."
"그럼 조만간 일족의 술을 준비해두지."
"크흐흐흐흣, 역시 뭔가를 좀 아는구만, 좋아, 모니카, 이봐, 모니카, 젠장 또 안 들리나보군, 니미...”
곤라트는 욕지거리를 하면서 툴툴거리는 것처럼 행동 했지만, 수제자인 모니카라고 불린 여자 장인을 향해서 다가가는 그의 발걸음은 한 없이 가벼웠고,
드워프 답게 무뚝뚝하고 험악하기 짝이 없는 얼굴도 한줄기 미소 같은 것이 엿보일 정도로 곤라트의 기분은 지극히 좋았다.
"이봐, 모니카, 모니카, 내 말이 말 같지도 않냐, 이 계집애야!"
“아, 죄송합니다 스승님, 집중을 하느라 못 들었습니다."
"프흐흐, 뭐 어쨌건 좋다, 따라오거라, 네게 허접한 일감 말고 제대로 된 일감을 줄 손님을 소개 시켜주마!"
"아..., 제대로 된이라니... , 지금도 충분히 제대로 된 일 아닙니까?'
“에이잇!, 잔소리를 할 정도로 한가하더냐, 입 닥치고 따라오너라!"
"아, 알겠습니다!”
작업장의 입구로 다시 돌아온 곤라트는 자신의 뒤를 따라온 여인을 니키타와 한스에게 자랑스럽다는 듯이 소개했다.
"소개하지, 내 수제자이자 재능 덩어리인 계집애 모니카다, 모니카 이쪽은 이전에 내가 얘기했던 운 좋은 놈, 한스다."
곤라트의 소개가 끝나자 모니카라고 불린 처녀는 한스에게 고개를 꾸벅이고는 존경, 동경 등의 감정이 담긴 눈빛으로 한스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스승님의 수제자 모니카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한스님."
"음, 나야 말로 잘 부탁하지."
“그런데 스승님, 저는 대체 무슨 의뢰를 맡게 되는 겁니까?"
"여기 있는 사람, 아니지 수인의 장비를 제작하는 것이 이번에 네게 주어지는 일감이다."
"예?, 그게 대체 무슨 말씀입니까?
모니카는 이게 무슨 마른 하늘의 날벼락 같은 소리냐고 속으로 생각했다, 스승인 곤라트는 자신을 높게 평가 해주지만, 모니카는 알고 있었다,
자신과 같이 반푼이에 애송이인 대장장이를 자칭하는 계집애는 이 공방을 나서면 어디에나 있는 여자 중에 하나일 뿐이고
장인이라고 칭해지기에는 급이 한 없이 떨어진다는 것을 누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그녀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스승님, 저는 아직 의뢰를 받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몸입니다."
"무슨 개소리냐, 내가 키운 네가 어중이떠중이, 허접 쓰레기들 하고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하고 싶은게냐 이 계집애야?"
"그,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제가 아직은 스승님처럼 한사람 몫을 하는 장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족 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그러디?"
"제가 그렇게 느낍니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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