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9화 〉 주인공의 진정한 능력
* * *
백진희의 등 뒤에 나타난 원형으로 된 원판 5개가 공중을 나선 하기 시작했다. 원판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의 방출에 주변의 공간이 마력으로 아지랑이처럼 일그러져 보였다.
가장 먼저 백진희에게 공격을 가한 것은 칠격의 4번 페리스였다. 기다렸다는 듯이 백진희의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 거대한 크기의 주먹을 내뻗으며 백진희를 쳐냈다.
콰아아앙!!!
거대한 굉음과 함께 유리같이 투명한 빙벽이 원판에서 뻗어 나와, 페리스의 공격을 막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공격이 막힌 페리스가 재차 거대한 주먹으로 연격을 날렸지만, 빙벽의 방어를 뚫지 못하고 허무하게 공격이 무위로 돌아갔다.
페리스가 공격을 하는 동안 백진희가 창을 주변으로 휘두르자, 거대한 충격파와 함께 창의 궤적을 따라 얼음 결정들이 흩뿌려졌다.
백진희의 뒤를 노리던 한서아가 달려들어 일격을 가했지만, 또다시 원판에서 나온 마력이 빙벽을 만들어 공격을 막아냈다.
창을 휘둘러 땅바닥에 생긴 얼음결정이 점점 범위를 넓혀가며, 한기의 영역을 넓혀갔다. 그러나 한서아는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다시 한번 검을 휘두르려다, 영역에 발을 들였다.
“한서아 조심해!”
성현이의 외침에 뒤늦게 이상을 알아채고 몸을 뒤로 빼내려 했지만, 바닥에 깔린 얼음결정이 무서운 속도로 치솟아 날카로운 얼음 창이 되어 한서아의 복부를 꿰뚫었다.
“크윽!”
“일단 한 명.”
다급히 다가간 성현이가 얼음 창을 부숴내고 한서아를 오오누마가 있는 뒤로 옮겼다. 비전투요원은 따로 안전한 곳에서 후방지원을 맡았기에, 그곳이라면 상처를 입은 한서아의 치료가 가능했다.
칠격의 3번이자 분홍 머리의 알리아스는 급히 한서아에게 달라붙어 상처를 치유했다.
백진희는 섬광과 같은 속도로 자신을 공격했던 페리스를 따라가 그대로 창을 내질렀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페리스가 반응하지 못할 속도로 창을 찔러와. 배경에 동화된 채 상황을 지켜보던 일리아가 황급히 단검으로 공격을 막아 페리스를 지켰다.
그러나 일리아가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렸는지. 백진희는 곧장 단검에 막힌 창을 그대로 땅바닥에 내리꽂았다.
백진희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마력이 창대를 타고 땅으로 흘러가.
거대한 크기의 얼음 기둥이 바닥을 뚫고 치솟아 얼음 창이 일리아를 향해 쇄도했다.
쇄도하는 얼음 창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리아가 단검에 마력을 응축하여 일섬을 가했다.
콰아아앙!!!
마력들이 격돌하여 굉음과 함께 얼음 파편들이 터져나가며 바늘처럼 일리아의 몸을 찔렀다.
순식간에 온몸이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진 일리아에게 백진희가 그대로 창을 내려찍었다.
쾅!
피에로 분장을 하고 나타난 알펜시아가 단검을 던져 백진희의 공격을 막아냈다.
백진희는 미소를 지으며, 곧장 일리아를 강하게 걷어찼다. 피를 뿌리며 뒤로 날아간 일리아를 페리스가 가까스로 붙잡아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이미 일리아는 온몸을 난자당한 채 의식을 잃었다.
“둘.”
여유롭게 카운트를 세는 백진희에게 신한림이 가면을 벗고 달려들었다. 소니아의 얼굴을 한 신한림은 소니아의 공격을 반사하고 몸을 재생시키는 [권능]을 다룰 수 있었다.
신한림이 접근하자 몸을 돌려 창을 크게 휘두른 백진희가 창을 회수함과 동시에 공중에서 얼음 창들을 만들어 신한림의 몸을 꿰뚫었다.
그와 동시에 백진희의 몸도 신한림처럼 꿰뚫어져 피가 터져 나와 순백의 드레스를 붉게 적셨지만, 백진희는 고통을 느끼지 않는지. 태연한 표정으로 재차 신한림을 베어냈다.
처음에는 백진희의 공격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공격을 반사하던 신한림은 조금씩 상처가 얼어 재생이 느려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오히려 공격을 반사 당한 백진희가 순식간에 몸을 수복하고 신한림의 몸에 창을 집어 던졌다.
창에서 나온 냉기가 순식간에 신한림의 몸에 퍼져 거대한 얼음 기둥이 얼어붙은 신한림을 가뒀다.
“셋.”
신한림을 제압한 백진희는 양손에 얼음 검을 만들어낸 다음. 순식간에 토우코에게 접근했다. 레이나가 만들어낸 언데드가 백진희를 막아서려 했으나, 얼음 검에 곧장 얼어붙어 몸이 터져나갔고, 활시위를 당기던 토우코는 활과 함께 가슴이 베어져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넷.”
서늘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토우코의 옆에 서 있던 레이나에게 곧장 일격을 가했지만, 레이나는 곧장 쉴드를 만들어내 공격을 막아냈다.
그 틈에 뒤에서 나타난 피에로 복장의 알펜시아가 단검을 찌르려 했지만, 원판이 빠르게 회전하더니 마력의 눈보라를 일으켜 알펜시아를 멀리 튕겨냈다.
무차별적으로 쉴드를 쌍검으로 내리쳐 부숴낸 백진희는 그대로 레이나의 다리를 잘라내고, 얼음 검 하나를 레이나의 몸에 박아 땅에 얼어붙게 했다.
“다섯.”
“이런 미친…!”
순식간에 5명이 쓰러지자 경악한 우시오에게 백진희가 얼음의 길을 만들어내며 순식간에 접근해 주먹으로 턱을 쳐 기절 시켰다.
“여섯.”
다시 한번 백진희에게 접근한 페리스가 거대한 주먹을 내질렀지만, 그것을 가볍게 피한 백진희는 순식간에 페리스의 앞까지 접근하여 그대로 양팔을 잘라냈다.
“일곱.”
그 말과 함께 발차기로 페리스를 날려버리고는 백진희는 나에게 달려들었다.
실전과 같은 대련을 백진희와 몇 번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전력을 다한 백진희는 단 두 번 만에 내 검을 튕겨내고 내 목을 베어냈다.
뿜어져 나오는 목을 손으로 막아내자. 서늘한 눈으로 나를 내려보며 백진희는 낮게 중얼거렸다.
“여덟.”
바닥으로 쓰러져 지혈하려 했지만, 어째서인지 백진희는 검의 면으로 내 상처를 툭 건드려 상처 부위를 얼려버렸다. 벌어져 있던 상처 부위가 깔끔한 절단면과 냉기에 딱 달라붙어 더는 출혈이 나지 않았다.
그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의아할 때. 백진희는 살짝 입꼬리를 올리고는 내게 몸을 돌려 오오누마의 결계 앞으로 얼음 길을 만들어내며 쇄도했다.
백진희의 새하얀 마력이 만들어낸 얼음 창들이 결계를 내려찍어대자. 결계를 유지하고 있던 오오누마의 코에서 쉼 없이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젠, 젠장….”
비전투요원인 유지아와 한서아, 알리아스가 모여있었기에 결계가 뚫리면 모조리 백진희의 손에 당할 운명이었다.
재차 백진희가 얼음 창을 만들어 결계를 부수려 할 때, 한서아를 대피시킨 성현이가 결계에서 뛰쳐나와 살기와 투기를 뿜어내며 주먹으로 얼음 창을 박살 내버렸다.
선연한 백진희의 존재감에 맞서 강렬한 투기를 발산하며 성현이가 백진희의 앞에 섰다.
“백진희. 네가 만든 이 세계를 왜 망치려는 거야. 오히려 세상을 구하려는 우리를 도와야 하는 거 아니야?”
김성현의 물음에 백진희는 입꼬리를 늘리며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만들었으니, 내 마음이지. 그냥 창조주의 변덕이라고 생각해.”
그 말에 성현이는 순식간에 백진희를 향해 순식간에 주먹을 휘둘렀다. 거대한 기파가 터져 나오며 바닥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앙!
백진희가 만들어낸 얼음 창들을 가공할만한 투기의 권으로 모조리 부숴낸 성현이는 그대로 백진희를 공격했지만, 백진희의 몸에서 거대한 마력이 뿜어져 나와 성현이의 몸이 뒤로 튕겨져 날아갔다.
“마왕은 나보다 더 강한 존재야. 그런데 너희들은 겨우 나조차 이기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어.”
서늘한 목소리로 그리 말하며 얼음 검을 어깨에 올린 뒤, 툭툭 소리를 내며 검 면으로 어깨를 두드리던 백진희는 성현이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무력으로는 나와 마왕을 절대 이길 수 없어 김성현.”
성현이는 몸을 일으켜 백진희를 노려보다 무언가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백진희에게 달려들었다.
날아오는 얼음 창들을 피하며, 접근한 성현이는 주먹을 휘두르는 척 하다가. 공격을 멈추고는 얼음 검에 몸이 베였으면서도 끝까지 몸을 움직여 백진희의 뒤에 있던 얼음 기둥을 주먹으로 깨부쉈다.
얼음 기둥 속에 있던 신한림은 얼음 기둥이 부서지며 같이 육체가 여러 조각이 났지만, 순식간에 몸을 재생시켜 성현이의 옆에 섰다.
“조민성이 알려준 공략법대로 가자.”
“결심했나 보군.”
“그래. 더는 자존심 부릴 때가 아니니까.”
주변을 둘러보며, 다친 사람들을 보고 이를 악물며 성현이가 말하자. 신한림은 씨익 미소를 짓고는 알펜시아에게 소리쳤다.
“알펜시아! 장갑!!!”
얼음 폭풍에 날아갔던 알펜시아가 피에로처럼 공 위를 굴리며 다가와 품속에서 장갑을 꺼내 신한림에게 건네줬다.
“저, 저건?”
장갑의 손등에 각인된 붉은빛을 발하는 룬문자에 나는 파툴가의 마법 장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상대의 마나 운용을 멈추는 사기적인 유물. 생존 실습 때 백진희가 억지로 내게 찾게끔 했던 것.
그동안 잊고 있던 존재에 당황하고 있을 때, 성현이가 내게 고개를 돌리고 입술을 깨물더니 결심한 듯 갑자기 바지를 벗었다.
“뭐, 뭐 하는…?”
갑작스러운 성현이의 돌발행동에 놀란 나와는 다르게 백진희는 파툴가의 마법 장갑과 성현이의 행동에 그저 묘한 미소만 지었다.
“조민성이 내게 남긴 공략법이야. 오해하지 마 아린아.”
성현이는 변명하듯 그렇게 말하고는 얼굴을 붉히며, 팬티까지 벗어버렸다.
구름이 걷히고 은은한 달빛이 단단하게 발기한 자지의 윤곽을 비췄다.
***
백진희의 사냥이 있기 몇 시간 전. 미리 결계를 만들어낼 장소에서 신한림과 김성현은 독대를 가졌다.
“조민성이 신재호를 죽이기 전에 나를 만나 전한 말이 있어.”
“조민성이?”
“응. 조민성은 신아린의 기억 속에서 백진희가 해놓은 일들을 정리하고 이유를 찾아내 계획들을 정리했거든.”
신한림은 태블릿을 꺼내 김성현에게 화면을 보여주었다.
그제야 김성현은 조민성이 태블릿으로 무언가를 적던 것이 이것임을 [이해]했다.
“대부분은 이유를 찾아냈지만, 몇 개 풀리지 않은 게 있어. 하지만 조민성은 신아린의 기억을 토대로 한 가지 너만 할 수 있는 공략법을 만들었어. 바로 이것.”
신한림이 화면을 터치하자 조민성이 빼곡히 적어놓은 [공략법]이 적혀 있었다.
‘왜 작가는 김성현의 능력을 [여자를 공략하여 자신을 따르게 만듦]으로 만들었던 걸까. 단순히 여자의 마음을 얻기 쉽게 하려고? 아니, 나는 신아린의 기억에서 보았던 영또플의 작가라면 중요한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능력을 설정한 이유는 개연성에 맞게 이야기에 사용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렇다면 김성현의 능력은 어떤 개연성을 위해 설정된 것일까.’
‘나는 오랜 고민 끝에 아주 단순한 이유를 깨달았다. 여자에 있어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는 특성. 그 앞에서는 어떠한 무력도, 재능도 당해낼 수가 없다. 즉 김성현은 여자라면 무조건 자신을 따르는 암컷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계를 만든 창조주이자, 절대적인 무력을 가진 백진희와 재앙을 넘어 종말의 힘을 가진 마왕을 자신을 따르는 암컷으로 공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본래 영또플의 결말을 위한 주인공의 설정이었다면?’
‘하지만 김성현이 아무리 노력해도 원작에서 마왕을 무력으로 제압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이유였다. 거기서 나는 한 가지 이질감을 느꼈다. 왜 백진희는 신아린에게 파툴가의 마법 장갑을 찾게 유도했을까?’
파툴가의 마법 장갑이라는 글을 봤을 때. 머릿속에서 룬문자가 각인된 장갑이 떠올랐다.
몽마의 환락가로 떨어졌을 때. 백진희가 전해준 파툴가의 마법 장갑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백작의 움직임을 멈추고, 소니아가 마지막으로 온 힘을 다해 만들어낸 블랙홀 같은 구체를 순식간에 소멸시킨 사기적인 유물.
그것을 백진희가 아린이에게 일부러 주었다는 것은 처음 알았기에, 나도 덩달아 의문이 들었다.
그런 사기적인 유물을 왜 자신이 사용하지 않고, 아린이에게 주었던 거지?
‘나는 신아린의 기억에서 정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신아린은 영또플에서 공략당한 히로인의 묘사를 기반으로 김성현이 자박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다.’
‘자지를 박으면 꼼작 못하고 공략당하며, 질내사정으로 공략도와 민감도가 상승하는 능력. ’
‘상대의 마나 운용을 멈춰 일순간이지만 빈틈을 만들어내는 파툴가의 마법 장갑.’
‘여기서 나는 김성현이 어떻게 마왕을 공략해야 할지 깨달았다.’
‘파툴가의 마법 장갑으로 빈틈을 만들어내면, 김성현이 마왕의 보지에 자지를 박으면 된다.’
‘오직 김성현만이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주인공인 이유가 그것 때문인 것이다.’
태블릿의 글을 멍하니 바라보다 두통을 느끼며, 고개를 들어 신한림을 바라보니.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주먹이 아니라, 자지로 세상을 구하는 거다.”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이 소설은 먼치킨 주인공인 내가 여자들을 육변기로 만들어내던 하렘 아카데미물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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