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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공략 플래그가 세워졌다-117화 (117/160)

〈 117화 〉 피시방

* * *

무언가 입술에 닿는 느낌에 눈을 뜨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성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일어날 시간이야."

5분만 더 자면 피로가 풀리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슬며시 눈을 감자. 양 볼을 쭈욱 늘리는 손길에 칭얼대며 몸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부드러운 입맞춤에 잠이 가득한 눈으로 성현이를 바라보자,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작게 속삭였다.

"피곤해?"

"응…. 엄청."

이대로 다시 침대에 누우면 깊은 잠에 빠질 정도로 어젯밤은 격렬했다. 나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을 텐데 성현이는 피곤한 기색도 없이 일찍 일어나 샤워까지 끝낸 모습이었다.

"안 피곤해?"

"응. 사실 아침형 인간이라는 체질을 복사한 덕분에 조금만 자도 금방 피로가 풀리거든."

그 말에 부러운 눈빛을 보내자. 성현이는 웃으면서 내 볼을 쓰다듬었다.

"씻겨줄까?"

"아니…. 그게 더 오래 걸릴 것 같아."

성현이는 씻겨준다는 것을 애무의 일종으로 생각하는지. 가슴만 한참을 만져댔다. 주말이었으면 상관없지만, 오늘은 유급 시험까지 치러야 했다.

샤워를 끝마치고 화장실 안에 미리 놔둔 속옷과 교복을 입고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나를 의자에 앉혀,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려주는 성현이의 모습에 괜스레 입꼬리가 올라갔다.

"왜?"

"사랑받는 것 같아서."

머리가 엉킬까 조심스레 빗질해주는 손길이 너무나도 따스하게 느껴졌다. 머리를 말린 뒤, 애정이 담긴 키스까지 나누자. 하루의 시작이 좋아서 그런가. 시험을 잘 치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사랑해."

"나도, 사랑해"

짧은 입맞춤과 함께 성현이와 아카데미로 향했다.

*

수업이 끝나고, 따로 유급 시험을 보는 곳으로 이동해 시험을 치렀다. 다행히 머리가 아플 정도로 이해력을 발동해 공부한 탓에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았다.

기분 좋게 시험장을 빠져나오니. 의자에 앉아 나를 기다리던 성현이가 나를 보고는 다가와 수고했다 말하며 안아줬다.

따스한 체온을 느끼며, 이 행복이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겨내야 할 게 많았다.

"성현아 칠격 말이야…."

"시험도 끝났는데 오늘만 놀까?"

어제 못다 한 얘기를 꺼내려 했지만, 성현이는 나를 보며 그렇게 물었다. 그 유혹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유급 시험을 준비한다고 데이트도 못했는데. 앞으로 칠격과 공장에 관한 일을 해결하려면 바빠질 게 뻔했다. 딱 오늘만. 내일로 복잡한 것들을 미루자.

"그래, 오늘은 마음껏 놀자."

내 말을 기다렸다는 듯, 성현이는 내 어깨에 팔을 걸친 채 본관을 빠져나가며 말했다.

"아린아, 너 총 좀 쏴?"

"으응? 총? 갑자기???`

"군대도 전역했다며."

평소 내 남자였을 때의 얘기는 꺼내지 않았던 성현이라 조금은 당황해 바라보자. 성현이는 발걸음을 멈추고 나와 시선을 마주하며 말했다.

"알고 싶어졌어. 남자였을 때의 너도…. 지금의 너를 만든 거니까."

멋쩍은 듯, 뒷머리를 긁는 성현이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성현이는 이제 내 모든 걸 알고 싶어 했다. 나를 사랑하니까. 이해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지금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가 자연스레[이해] 되었다. 그렇다면 성현이에게 내 본모습을 보여줘도 되겠지. 실망하더라도 그게 `나`였으니까.

"...너 겜 좀 치냐?`

그동안 신아린으로써 살아가던 내가. 간만에 신아린의 모습이 아닌 한성진의 모습을 드러냈다.

바뀐 내 말투에 당황하던 성현이는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피시방 데이트해야겠네."

"보고 놀라지 마. 나 게임 엄청나게 했었으니까."

빙의하고 나서는 내 계정이 모두 사라져 흥미를 잃었지만, 예전 실력이 어디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대할게."

***

여자친구와 피시방 데이트를 꿈꿔 왔었는지 성현이는 커플석에 앉아 평소보다 흥분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나도 간만에 피시방에 온 거라 조금 신이 났다.

"게임 뭐 할까?"

성현이의 질문에 인기 게임을 눌러 설치된 게임의 종류를 확인하다. 즐겨하던 생존 서바이벌 게임이 눈에 들어왔다. 소설 속의 세계여도 원래 있던 게임이 존재하지 않거나, 인기가 다르지는 않았다.

"배틀로얄 어때?"

"좋지."

계정을 만들고 접속하자. 대충 닉네임을 만들고 성현이의 파티 초대를 받았다.

"아. 아. 들려?"

"어, 잘 들려."

사플이 중요한 게임이라 헤드셋을 끼고 마이크로 얘기하자. 연습장에서 미리 마우스 에임을 조절하던 성현이는 곧장 연습장에서 빠져나와 곧장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 좀 했다 했으니까. 기대해도 되는 거지?"

"나만 믿어. 첫판 치킨 먹게 해줄게."

그래도 몇 년은 이 게임을 했는데. 조금 쉬었다고 실력이 어디로 가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 생각에 당당하게 말한 지 1분 만에 낙하산에서 떨어져 집 안으로 들어갔다 샷건에 맞고 곧장 쓰러졌다. 나를 구하려고 들어온 성현이도 바로 쓰러져 총 한번 쏘지 못하고 첫판이 끝났다.

회색 화면을 보다 로비로 나가자, 나를 바라보는 성현이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무시하고 준비 버튼을 눌렀다.

"믿으라고 한 거 아니야?"

"...기다려봐. 오래간만에 해서 손이 안 풀렸어."

그렇게 내리 3판을 준비시간보다 짧게 끝내자. 자존심이 상해 입술을 깨물었다. 이 정도로 내가 못 했나.

심지어 같이 죽었으면서 얄밉게 `그…. 취사병이었나?`라며 옆에서 내 속을 긁는 탓에 더욱 화가 났다.

"내가 오더할거야. 하라는 대로 해."

화가 났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날 놀리는 것을 멈춘 성현이는 내 오더에 따르기로 했다. 사람이 가장 많이 내리는 곳에 내려 파밍도 하지 않고, 내 오더에 따라 구석으로 숨은 우리는 사람들이 미친 듯이 싸우는 것을 엎드린 채 구경했다.

성현이는 총게임에 왜 가만히 숨어 있는지 이해 못 하는 표정이라. 내가 세운 전략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줬다.

"잘 들어. 우리는 하이에나야 굳이 싸울 필요 없어. 싸움 끝나고 시체에 남은 아이템만 챙겨서 뒤따라가면 돼."

"아니, 총 게임인데…."

"쓰읍. 서바이벌 총 게임이잖아. 살아남으려면 시체라도 파먹는 게 하이에나야."

총소리가 멈춘 지 오래였지만. 혹시 남아 파밍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한참을 기다린 뒤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시체 먹으러."

독가스가 다가오고 있어서 황급히 땅바닥에 놓인 시체를 파밍 했다. 워낙 많은 사람이 내린 곳이라 시체의 수도 많았고, 그 많은 시체의 총과 탄약을 승자가 독식할 수는 없었기에. 승자가 남긴 시체의 살점을 뜯어먹으며 만족스러운 파밍을 했다.

총 한번 쏘지 않았는데 벌써 100명 중에 30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게임의 본질을 이해한 게이머의 플레이가 아닐까.

시체에서 충분할 정도로 탄약과 무기들을 챙겼다. 더 이상의 파밍은 필요 없으니 안전지역으로 조심히 이동하는 게 목표였다.

"여기서, 이렇게 해안가 타고 쭉 돌아가자."

맵을 보며 핑을 찍어주자 성현이는 알겠다며 내 뒤를 열심히 따라왔다. 중간에 차와 오토바이를 발견했지만, 안전을 위해서 바퀴만 터트리고 그대로 지나갔다.

하이에나는 마지막까지 모습을 감췄다가 사냥이 끝나면 이빨을 드러내는 존재니까….

해안가를 타고 바위 뒤에 숨으며 끝까지 `존버`한 결과 생존자는 6명이 남았다. 총 한번 쏘지 않고 최선의 결과를 얻는 것이 최고의 지휘관이 아닐까…?

건물 하나를 끼고 작아진 안전 구역을 확인하자. [이해력]이 발동되었다. 이미 한 팀은 건물 안에서 자리를 잡고 삼인칭의 시야로 우리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이제이(????) 전술을 사용해야 했다.

"진통제 까. 독가스 맞으면서 서로 싸우는 거 기다려야 해."

내 오더에 따라 풀 도핑을 하고 엄폐물 뒤에 엎드린 성현이는 안전 구역이 줄어들며 독가스가 다가오자 드디어 총을 쏜다는 생각에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건물 안으로 폭 까고 들어갈­"

탕탕탕탕!!!

우리의 맞은편에서 총소리가 들려와 성현이의 말이 끊겼다. 창문이 깨지며 건물 안으로 수류탄이 들어가더니 폭발음과 함께 한 명이 쓰러졌다. 건물 안에서 맞대응하는 남은 한 명이 맞은편의 상대를 한 명 쓰러트렸을 때 체력이 반 정도 깎인 상태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저격총을 조준했다.

성현이가 눈치채지 못하게 슬쩍 책상 밑으로 왼손을 내려 의념을 집중하자. 묵직한 검의 무게가 느껴졌다. [초고속]이 발동되며. 세상이 아주 느리게 흘러갔다. 저격총의 스코프 사이로 건물 안에서 머리를 내밀고 있던 적의 머리가 정중앙에 들어오자.

주저 없이 격발했다.

투와아아아아아앙­!

반동을 제어하며 곧장 마우스를 돌려 맞은 편의 적을 조준하자 그제야, 건물 안에 있던 생존자가 헤드샷을 맞고 킬로그가 떴다. 건물 안의 생존자를 저격한 것을 파악했는지 내게 총구를 돌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또 한 번 정확하게 머리를 향해 격발했다.

투와아아아아아앙­!

총구를 돌리던 모습 그대로 머리에 피가 터지면서 화면이 검게 변했다. 승리­! 라는 노란 글씨와 함께 치킨 그림이 나오는 것을 보며 모른 척 마인화를 해제했다.

"휴, 이 정도?"

어깨를 으쓱하며 자연스레 키보드에 손을 올리자,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성현이가 말했다.

"나 총 한 발도 안 쐈어…."

"그래도 치킨 먹었잖아."

내 대답에 성현이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 원래 이런 게임이 아닌데…."

"괜찮아. 여자친구한테 버스 탈 수도 있는 거지~ 미필이 총 쏘는 법을 알까?~"

내 겜존심을 건드린 대가로 얄미운 목소리로 놀리듯 말하자. 자존심이 상했는지 성현이가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보급 B롱 스나전?"

"저녁 내기?"

"콜."

성현이도 남자였다. `너 게임 못하잖아`라는 말을 들으면 발끈하는 그런 남자.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져줘야 하나 생각할 때 성현이가 한 가지 제안을 해왔다.

"소원도 하나 걸어."

"나도 콜."

이러면 진심으로 할 수밖에 없잖아. 빠르게 [이해력]을 사용했다. 이 게임의 승률을 높이는 방법. 미리 대기할 수 있는 블루팀을 선점해야 했다. 그래야 한 손으로 검을 잡은 채 다른 손으로 마우스를 움직일 수 있으니까.

"그럼 나 블루팀."

"뭐야 그런 게 어딨어."

"난 여자잖아. 왜, 핸디캡 주면 질 것 같아?"

솔직히 해보고 싶었다. 여자라는 이유 하나로 억지로 우기는 거. 나도 당해봐서 알지만, 당한 입장에서는 할 말 없게 만든다.

"...소고기 사줄 준비해."

게임이 시작되고 황급히 비롱으로 달렸다. 미리 자리를 잡고 슬쩍 키보드에서 손을 떼 책상 밑으로 내리는데. 성현이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첫판부터 장난질이야?"

"아, 아니. 무릎이 간지러워서…."

"그렇지? 소원까지 걸려있는데 부정행위는 바로 실격이지."

그렇게 말하며 입꼬리를 올리는 성현이의 모습에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마인화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내기를 한 것이다.

당황스러워하며 키보드에 손을 올리자. 그제야 내 어깨에서 손을 떼고 키보드를 잡는 성현이의 모습에 긴장감이 들었다.

싸늘하다. 키보드에서 손을 뗄까 나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성현이의 시선에.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마인화의 [초고속]은 눈보다 빠르니까.

의념을 집중했다. 검을 만들지 않고 마인화를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해력]이 발동되며 순식간에 방법을 찾았다. 가방 안에 있는 실핀. 손에만 쥔다면 검의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잠깐만, 나 머리 정리 좀 하고."

백진희를 속였던 것처럼, 가방 안에서 실핀을 꺼내 평범함을 연기하며 손가락 사이에 실핀을 끼웠다.

"준비됐어. 이제 하자."

"오케이. 시작."

무기를 스왑할 준비를 하는 척 손가락 사이에 껴놓은 실핀에 의념을 집중했다. 예상했던 대로 실핀으로도 마인화의 능력을 발동할 수 있었다. 실핀도 찌를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으니까.

초고속이 발동되며 찰나의 순간이 내게 무척이나 길어졌다. 모니터 중간의 붉은 점에 시선을 고정하고 성현이가 나타나길 기다리자. 점프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성현이의 머리에 마우스를 움직여 조준하고 그대로 격발했다.

머리가 터지며 쓰러지는 캐릭터에 만족스러워하며, 마인화를 풀려는 때에. 초고속을 상회하는 속도로 성현이가 내 손을 붙잡았다. 설마 성현이가 이런 속도를 낼 줄 꿈에도 예상치 못했기에 화들짝 놀라 하며 성현이를 바라보자. 성현이는 음흉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며 속삭이듯 말했다.

"동작 그만."

"어? 왜…?"

모른 척 눈을 굴리며, 손가락 사이의 실핀을 빼낼 궁리를 하고 있을 때. 성현이가 붙잡은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어, 왜? 손가락 펴봐."

그 말에 얼어붙어 있자. 붙잡은 내 손을 억지로 펴 손가락 사이에 낀 실핀을 빼내 내게 들이밀었다.

"이거 뭐야."

"아? 머리 정리하려다가 어디에다 둬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들고 있었는…."

내 구차한 변명에 성현이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작게 속삭였다.

"거짓말 안 한다고 했지?"

"...미안."

"너 실격이야. 진짜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와가지고 말이야."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도 부끄러워 시선을 내리깔자. 성현이는 실핀을 내 손에 쥐여주고는 음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소원은 이따가 밤에 쓸게."

능글맞은 표정으로 내 팔을 손가락으로 꾹꾹 찌르는 모습에 도끼눈을 뜨고 바라봤다.

"...함정이지. 내가 이럴 거 알고!"

"설마 신성한 내기에서 부정행위를 할 거라고 내가 어떻게 생각했겠어~"

결국 부정행위를 한 건 사실이었으니, 할 말이 없었다. 성현이의 계략에 속아 넘어갔다는 사실이 억울 할 뿐. 그러다 머리에서 한 가지가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게임. 옛날 게임을 하면 된다.

"우주전쟁으로 한 판 더."

"엉?"

"소원 하나 걸고 한 판 더 하자고!!"

내 막무가내의 요구에 못 이기는 척 받아주는 성현이의 모습에 만족스러워하며. 자신 있게 파이썬 1:1을 했지만….

"나 이거 잘해 아린아."

패스트 닥템 빌드에 내 마린이 모두 무참히 썰려나갔다. 슈륵­하는 칼소리와 함께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는 마린을 멍하니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다른 게임으로 한 번 더해."

성현이의 계정을 빌려 축구 게임도 했지만, 구단 가치가 몇 배는 차이 나는데도 성현이는 나를 농락하며 7:0으로 무참히 나를 발라버렸다.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농락 세레모니를 하는 대걸레 머리 축구 선수의 모습에 화가나 눈물이 핑 돌았다.

"울어? 아린이 울어? 게임에서 졌다고 우는 거 아니지?"

그 얄미운 목소리에 참지 못하고 감정을 담아 옆구리를 세게 꼬집었다.

이 나쁜 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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