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6화 〉 그저 사랑할 수 밖에 없다
* * *
처음에는 단순한 충격을 줄 생각이었다. 조금 배신감을 느낀 것도 있고, 충격요법으로 나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려는 계산 하에 꺼낸 말이었다.
그만하자는 말을 꺼냈을 때. 몸을 덜덜 떨며, 온갖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흑요석의 눈동자로 눈물을 뚝뚝 흘리는 아린이의 모습에 내 안에 있던 가학심이 고개를 들었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린이의 모습이 너무나도 애처로워 보여 나도 모르게 손을 뻗을 뻔했지만. 이번 기회에 내가 얼마나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인지 확실히 교육해야 했다.
차가운 표정을 유지한 채 말없이 뒤를 돌아. 방문을 열고 기숙사 복도로 나오자. 생각했던 대로 날 붙잡으러 달려오는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잠, 잠깐만 성현아…."
아린이는 내 등을 붙잡고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주저 앉으면서도 날 놓지 않으려 옷을 꼭 붙잡았다.
여기서 한 번 더 튕겨야 하나 생각하며, 몸을 뒤로 돌리다 유두가 비틀려 빨개진 가슴을 그대로 노출한 채 바닥에 주저앉아 흐느끼고 있는 아린이의 모습에 놀라 황급히 주변을 둘러봤다.
다행히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내가 떠나자 이성을 잃고 나를 붙잡은 것이다.
"미안해, 미안해…. 잘못했어….흐윽,흐으윽…."
누군가 이 모습을 볼까. 황급히 아린이를 일으켜 세워, 품 안으로 끌어안아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다리에 힘이 풀려 내게 몸을 밀착한 채 눈물을 흘리는 아린이의 모습에 가학심이 들끓었다. 당장에라도 침대 위로 내던져 덮치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이 꼴로 나오면 어떻게 해."
"미안, 미안…흐으,흐으윽,흑…."
내가 다시 나가버릴까 두려운지 몸을 밀착한 채, 허리를 꼭 끌어안는 아린이의 모습에 마지못한 척 아린이를 껴안고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평소보다 진한 아린이의 체취를 맡으며 침묵하고 있자. 내 품에서 몸을 덜덜 떨던 아린이가 고개를 들어서 내게 조심스레 입술을 맞췄다.
혹시 내가 거절할까 눈치를 보던 아린이는 입술이 맞닿자 그제야 눈을 감았다. 긴 속눈썹이 물기에 젖어 있는 모습으로 나와 입술을 맞대고 있는 모습은 오랫동안 내 기억에 남을 모습이었다.
눈물을 흘려 평소보다 따뜻하고 말랑말랑해진 입술의 감촉을 느끼며, 키스하려는 아린이를 억지로 떼어내자. 물기 어린 흑요석의 눈동자가 애원하듯 나를 바라봤지만 애써 차가운 표정을 유지한 채 침묵을 유지했다.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울먹이며 나를 올려다보는 아린이의 모습이 너무나도 애처로워 보여. 이제는 마음이 아플 정도였다. 애초에 헤어질 마음도 없었고, 아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다른 모습도 보고 싶다는 욕구가 가학심이 된 것이니까.
사랑하는 사람이 절망으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아름다웠지만, 내게도 가슴이 먹먹한 슬픔을 주었기에 더는 가학심이 내 머리를 지배하지 못했다. 이러다 나까지 죄책감에 빠질 것 같았다.
상처를 주지 않는 선에서 아린이가 자기 잘못을 깨닫고 나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매달리게 하는 것. 그것이 충격요법의 목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린아."
"…응."
"왜 그렇게 울어."
그 말에 입술을 우물우물하다, 울음을 참으려는지 아랫입술을 깨무는 행동을 하는 아린이의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져 결국 참지 못하고 다시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 문득 아린이와 똑 닮은 아연이가 떠올랐다.
그런 딸이 있으면 내가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엄마처럼 이렇게 울면 혼내다가도 죄책감이 들것 같은데.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아린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으,흐으윽…미안해 성현아…."
눈물을 멈추게 하려 등을 쓸어내렸지만, 아린이는 내 손길에 더욱 눈물을 흘렸다. 결국 입술이 빨갛게 변한 뒤. 서운함에 앞으로 툭 튀어나온 입술에 몇 번이나 입술을 맞대며 위로를 하자. 몇십 분이 지나고 그제야 눈물을 멈추고 품 안에 안긴 채 코를 훌쩍거렸다.
아린이는 다른 사람이 봐도 예쁜 얼굴이었다. 거기에 특유의 고급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말이 어울렸다. 그래서 종종 아린이를 볼 때 아름답다,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늘같이 귀엽다는 생각이 든 적은 몇 번 없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걸까. 평소보다 더욱 아린이가 사랑스럽게만 느껴졌다. 내가 떠날까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다, 이제는 눈물을 멈추고 코를 훔치며 내 눈치를 보는 모습이 워낙 귀여워 나도 모르게 아린이의 머리에 볼을 부비고 있었다.
"이렇게 내가 없으면 안 될 것처럼 굴면서. 왜 그렇게 나를 못 믿는 거야…."
"미안해…."
물기 어린 목소리로 연신 사과하는 모습에 마음이 약해졌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아린이를 안아 들어 그대로 침대 위로 조심스럽게 눕혔다.
혹시 내가 그대로 갈까 내 옷을 꼭 붙잡고 있는 아린이의 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짓자. 부끄러워하면서도 잡은 옷을 놓지 않는 모습에 옆에 누워 팔베개를 해준 뒤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떼어줬다.
"사랑해 아린아."
그 말에 입술을 달싹이며 다시 눈물을 글썽이는 아린이의 모습에 부드럽게 입술을 맞춘 뒤, 분위기를 풀어주려 장난스럽게 작게 속삭였다.
"사랑한다는 건 믿지?"
"…다른 것도 믿어."
그렇게 말하며 짧게 내 볼에 뽀뽀하며, 눈치를 보는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말랑말랑한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미안해. 어제 너를 혼자 둬서."
아린이의 곁에 떨어지자마자 그런 일이 일어날 줄 전혀 생각도 못 했다. 아카데미 내에서 아린이의 안전이 위협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으니까. 아카데미에서 소니아를 죽인 칠격이 아린이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야 했는데. 안일하게 생각했다.
만약 조민성이 아린이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지금 내게 물기 어린 시선을 떼지 못하고 손을 꼼지락거리는 귀여운 아린이의 모습은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칠격이 소니아처럼 아린이를 사냥하는 모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분노를 참지 못하고 얼굴에 드러내자.
내 눈치를 보던 아린이가 화들짝 놀라며 내 손을 붙잡았다. 혹시 오해할까 황급히 표정을 관리했지만, 아린이는 이미 단단히 오해했는지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내게 속삭이듯 말했다.
"나는 괜찮아…. 내가 조심했어야 하는데 미안해…너한테 숨긴 것도 미안해…."
이 정도면 충분하다. 아린이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고 내게 무척이나 미안해했다. 더는 아린이가 죄책감에 빠져 우울한 모습을 보이는 걸 보고 싶지는 않았다. 아린이는 웃을 때가 가장 아름다웠고 사랑스러웠으니까.
"사랑하는 사이에 용서 못 할 건 없어."
언젠가 여자친구가 속이는 게 있다면 어쩔 거냐는 물음에 아연이에게 들려줬던 말. 조금 멍한 표정을 짓는 아린이의 모습에 기시감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해. 과거의 실수가 지금의 나를 만든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실수했어도 그 실수마저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이니까. 용서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어."
아린이의 볼에 남아 있는 눈물 자국을 닦아내 주면서, 진심을 담아 속삭이듯 말했다.
"사랑해 아린아."
그 말에 끝난 줄 알았던 눈물이 아린이의 눈에서 다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못난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지 내 품 안으로 파고들어 눈물을 흘리는 아린이의 등을 조심스레 쓸어내리며 위로하자. 몸을 들썩이며 울던 아린이가 물기가 어린 자그만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나, 나도 사랑해…. 너 없으면 안 돼…."
그 말이 듣고 싶었다. 나는 아린이가 없는 삶을 이제는 견디지 못할 정도로. 아린이에게 중독되었다. 길을 걷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불쑥불쑥 아린이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전혀 맥락도 없는 상황에서도 아린이가 떠올라. 심각하게 여자친구의 덕후가 된 건 아닌가 고민할 정도였다.
"나도 너 없으면 안 돼. 앞으로는 서로 싸우기 싫다고 대화 피하지 말고 숨기지도 말고. 다투고 상처를 주더라도 서로를 사랑하니까 용서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마음껏 싸우자. 마음속 한구석에 감정을 미뤄두지 말고, 바로바로 해결해서 사랑만 마음속에 남겨두자."
"응…. 그럴게. 진짜로 다시는 너 속이지 않을게. 너한테 다시는 거짓말 안 할 거야."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마주한 채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부드럽게 입맞춤을 한 뒤. 장난기를 숨기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아린이의 말랑말랑한 볼을 아프지 않게 잡아당기며 물었다.
"거짓말 안 한다고 약속한 거다?"
"…으, 응."
"너 방금 불안하다고 생각했지."
"그, 그게…. 눈빛이 나빠 보였어."
그렇게 말하며 시선을 피하려는 아린이의 턱을 붙잡고 부드럽게 입술을 맞췄다. 조심스레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자, 키스를 거부했던 게 마음에 남아 있었는지 열심히 혀를 휘감는 모습에 장난기가 돌아 다시 억지로 입술을 떼니. 또다시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을 짓는 모습에 더는 참지 못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왜 웃어!"
부끄러워하면서도, 내가 웃는 모습에 조금 마음이 풀린 건지. 안도하는 기색을 숨기지 못하는 아린이의 귀에 살짝 속삭였다.
"귀여워서."
"흐읏…!"
귀엽다. 미치도록 귀엽다. 어떻게 이렇게 사랑스러운 사람이 있을까. 이런 사랑스럽고 귀여운 여자한테 입덕하지 않는 건 남자로서 자격이 없는 게 아닐까?
"거짓말 안 한다 했으니 다 털어놔. 얼마나 키스하고 싶어?"
내 짓궂은 질문에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뜨고 입술을 달싹이던 아린이는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계속 키스하고 싶어. 내가 얼마큼 사랑하는지 알려주고 싶으니까…. 그러다 섹스도 할 거야. 내가 하고 싶으니까…."
잠시 잊고 있었다. 내 품에 안겨 있는 아린이가 내 원초적인 본능을 통제하지 못하게 하는 소악마라는 것을….
품 안에서 느껴지는 체온과 체취가 주는 자극을 참고 있었는데. 이런 모습을 보이면 더는 통제가 불가능했다.
그대로 혀를 얽히며 아린이의 가슴을 부드럽게 쥐었다. 아린이의 가슴은 만지는 대로 모양이 달라질 정도로 부드러우면서도, 말랑거리며 탄력을 유지했다. 가슴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하루를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중독성 있는 감촉이었다.
유두를 손끝으로 스칠 때마다 감도가 높은 음란한 몸을 한 아린이는 몸을 크게 움찔하면서도 그 손길을 피하지는 않았다. 혀를 섞으며 가슴을 만지던 손을 내려 아랫배를 쓸어내리며 아래를 향했다.
애액으로 젖은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자, 축축한 팬티의 앞면이 손등에 들러붙었다. 그대로 살짝 튀어나온 포피 밑의 클리를 빙글거리며 애무하자, 혀를 얽히면서도 아린이는 신음을 흘려댔다.
"츄릅…응, 응…흐응…흥…츄릅…."
별로 애무하지 않았는데 그대로 넣어도 될 정도로 아린이의 보지는 이미 풀려있는 상태였다. 손가락으로 질구를 자극하자 빨아들이듯 손가락이 질 안으로 파고들었다. 손가락을 빨아들인 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육벽을 꾹꾹 조이며 손가락이 움직이지 못할 강한 압박감으로 물어왔지만. 애액으로 푹 젖어 있어 조금 힘을 주자 미끄러지듯 질 안을 헤집을 수 있었다.
찌걱, 찌걱, 찌걱.
"하으응…흣, 흐응…키, 키스해줘…."
질 안을 가득 채운 애액이 만들어낸 음란한 소리와 함께. 잠시 떼었던 혀를 다시 섞으며 아린이의 성감대를 부드럽게 자극하자. 쾌감에 녹아내린 듯한 얼굴로 혀를 섞던 아린이가 내 목에 팔을 두르고 신음을 내뱉었다.
"성, 성현…흐,흐읏!…기, 기분좋아…갈 것…가타…흐으윽!!!"
손가락의 속도를 높이며 질벽을 긁어내듯 움직여주자. 목에 두른 팔에 힘을 주며 큰 신음과 함께 손가락을 끊어내려는 듯 강하게 조이며 애액을 뿜어냈다. 눈물을 흘린 탓에 평소보다 부은 눈으로 절정의 쾌감에 야릇한 표정으로 몸을 떨어대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웠다.
절정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옷을 벗고 질구에 쿠퍼액으로 번들거리는 자지를 갖다 대자. 눈을 감은 채 절정의 쾌감을 만끽하고 있던 아린이가 황급히 눈을 뜨고 나에게 무어라 말을 하려 했다.
"잠, 잠깐…나 방금 갔"
질 안 구석구석 진득하게 차올라 있는 애액이 윤활유가 되어 빨아들이듯 자지를 순식간에 깊숙한 곳까지 받아들였다. 귀두 끝에 뭉클거리는 자궁의 감촉에 참지 못하고 적응할 시간도 주지 못한 채 더욱 깊숙이 자지를 쑤셔 넣자.
"흐에…흐으응…가써…넣는 걸로…가써…헤으윽…."
무언가 눌러선 안 될 스위치를 누른 것처럼 아린이의 허리가 튕기듯 뛰어올랐다. 조금의 움직임에도 경련하듯 육벽을 조여오면서도, 절정의 쾌감에 벗어나지 못한 아린이는 신음만 흘려대며 저항하지 못했다.
골반을 붙잡고 조금씩 속도를 올려 허리를 움직이자. 질벽이 꾹 조여오며 자지를 밀어내려 했지만. 팔의 힘을 이용해 억지로 붙잡은 골반을 치골에 맞닿자. 찔걱 거리는 음란한 소리와 함께 자궁이 자지에 꾹 눌려왔다.
평소의 섹스와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그동안의 섹스도 물론 미친 듯이 좋았지만, 오늘의 섹스는 무언가 달랐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듯한 느낌.
조금 저항하듯 꾹꾹 눌러오던 보지가 오늘은 쾌락을 온전히 받아들이려는지, 자지를 가장 깊숙한 곳까지 받아들이면서도 질벽을 조여 자지를 만족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고개를 뒤로 젖혀 유혹하듯 자기 가슴을 만지며, 음란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아린이의 모습에 참지 못하고 몸을 꿰뚫듯 허리를 크게 움직여 자지를 쑤셔 박았다.
"흐아, 흐으앙…흐, 흐읏, 흐응…하…하으읏…하윽!!"
"허억…허억…."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섹스가 거짓이라도 되는 것처럼. 내 자지 전체를 꾹 조여오며 육벽으로 오물오물 씹어대는 음란한 보지에 더는 사정감을 참을 수가 없었다. 허리를 빼려는 상황에서 아린이가 다리로 허리를 감싸 안았다.
"잠, 잠깐 나 쌀것 같아…."
"그, 그냥…헤읏, 흐으응…안에…안에다가…흐으응…흐읏!!!"
내 목에 팔을 두르고 맛있다는 듯 혀를 빨아대는 아린이의 모습에 참지 못하고. 가장 깊숙한 곳에 자지를 쑤셔 넣고 그대로 정액을 쏟아냈다. 임신시키겠다는 본능적인 목적을 갖고 미친 듯이 자궁 안에 정액을 쏟아내자. 요도 안에 남아 있는 정액까지 뽑아내려는 듯, 질벽이 꾹 하고 조여왔다.
"흐아아앙!! 흐으읏, 흐으응…이거, 이거 모야…흐아아앙…!!!"
비명을 지르듯 큰 목소리로 신음을 내지르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어대던 아린이는 눈에 보일 정도로 심하게 허벅지를 떨어댔다. 자궁에 정액을 쏘아내듯 뿜어내서일까. 아니면, 나처럼 평소와 다른 섹스의 감각을 느껴서일까.
아린이는 처음 내게 절정을 느꼈을 때의 모습처럼. 새롭게 느낀 절정에 흥분을 참지 못했다. 애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크게 숨을 헐떡거릴 때마다 가슴이 출렁거리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자지를 놓아주지 않으려는 보지를 포피가 벗겨진 발기한 클리를 살살 어루만져주는 것으로 풀어. 질벽을 긁어내며 자지를 뽑아내자. 애액과 정액이 섞여 생크림같이 하얀 거품이 되었다.
정액으로 가득 찬 배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자. 아린이는 몸을 일으켜 애정이 어린 키스를 했다.
"좋았어? 나는 평소보다 더 좋았는데."
"너무, 너무 좋아써…몇 번이나 갔는지 모르겠어…그리고 마지막에 안에다가 싸줬을 때…. 자궁안에 차오르는게 느껴져서 가버렸어…흐으, 흐응…임신하면 안돼는데…계속 안에다가 싸줬으면 좋겠어."
처음으로 맛본 쾌락 때문인 걸까, 아니면 내게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키려는 것일까. 아린이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자신이 느낀 점을 솔직하게 얘기하려 했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머리를 쓰다듬자. 자지를 청소하려는지. 머리를 내려 정액과 애액이 잔뜩 묻은 자지를 입으로 물고, 입 안에서 혀로 열심히 닦아내기 시작했다.
귀두를 부드럽게 핥는 말캉거리는 혀의 감촉에 다시 단단히 발기한 자지에 아린이가 기쁜 듯 입에서 자지를 빼고, 나를 올려다보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 만족 못했나 보네…?"
그 말과 함께 혀를 굴려 귀두를 괴롭히는 아린이의 모습에 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난감한 목소리로 웃으면서 말했다.
"아직 10시도 안 지난 거 까먹은 거 아니지?"
시계를 보며 그리 말하자, 아린이의 눈이 호선을 그렸다.
"오늘은 내가 잘못했으니까…. 마음껏 혼내줘."
이래서 사람들이 화해의 섹스라는 단어를 만들었나 보다. 조금 전 죄책감에 울던 아린이의 모습은 사라지고, 죄책감을 쾌감으로 바꾼 음란한 소악마만이 나를 유혹하고 있다.
배신감과 분노는 들끓는 욕망과 종이 한 장 차이였던 걸까. 나는 불타오르는 욕구를 참지 못하고 그대로 아린이를 다시 침대 위로 눕혔다.
"나만 사랑하게 해줄게."
선언하듯, 그렇게 말하자. 아린이는 몸을 부르르 떨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숨기지 못하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할 얘기가 많았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사랑을 나눈다는 것이었다. 칠격의 습격이든 조민성의 변덕이든.
그건 나중으로 미뤘다. 지금은 그저 사랑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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