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화 〉 비틀린 사랑
* * *
수업이 끝난 강당에는 남아 있는 사람이 없어 조용하기만 했다. 거기에 원래 사람의 출입이 적은 꼭대기 층은 누군가 올 걱정이 전혀 없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인지, 남의 눈에 보이는걸 상관하지 않는지. 한서아는 항상 화장실이 가득 차도록 신음을 내질렀다.
"하아아앙…하읏…하악…성, 성현아…."
변기 위에 앉게 한 다음. 보지 안에 넣어놨던 딜도를 꺼내 몇 번 쑤셔주자, 한서아는 그대로 가버리며 변기에 오줌을 질질 흘려댔다. 딜도를 끝까지 당겨 보지에서 빼내자 안에 차 있던 애액과 언제든지 섹스할 수 있게 안에 넣어놓은 속젤이 흘러내려 변기로 떨어졌다.
애액으로 범벅된 딜도를 한서아의 입에 물린 채, 딜도에 맞춰 넓어진 한서아의 질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워낙 몸이 작아 손가락 2개만 넣어도 아프다고 울던 한서아는 이제 3개는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매일 같이 딜도를 이용해 자신의 작은 보지를 넓혔다.
손가락을 꾹꾹 조여오는 질 근육을 느끼며, 두 손가락을 이용해 안쪽에서 클리를 긁어내듯 손을 움직이자, 한서아는 약점을 공략당해 무너지기 시작했다. 침과 눈물로 범벅이 되어 나를 올려다보는 모습에 조금 즐거움을 느끼며.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이자 얼마 못 가 변기에서 허리를 들어 올리며 바닥 화장실 타일에 오줌을 지리기 시작했다.
"하악, 하악…하흐…하으응."
"앞으로 내 말 잘 들 거지?"
"헤흐으…그으…헤흐,헤흐으…흐아아읏…."
입에 딜도를 물고 있기에 제대로 된 대답을 못 하기에 입에서 딜도를 빼내어 손에 쥐여주자. 한서아는 침으로 범벅된 입으로 헐떡거리며 대답했다.
"말…잘들을게요…하읏…하아앙!"
보지에서 손가락을 꺼내 살에 가려진 클리를 꼬집듯 꺼내어 당기자, 한서아는 고통스러운지 다리를 좁히며 내 팔을 붙잡았다.
"그, 그거 너무…."
"치워."
내 말에 곧장 손을 치우는 한서아에게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뒤, 발기한 클리를 손가락으로 구슬을 굴리듯 빠르게 움직이자, 애액이 쏟아져 흘러나오며 한서아가 헐떡대기 시작했다.
"아으윽, 아으윽...그, 그만.."
끝이 없는 쾌락에 이성을 잃기 시작했는지, 점점 짐승 같은 신음을 흘려대는 한서아를 비웃으며 다른 손으로 지스팟부분을 긁어내며 클리를 비틀자. 온몸을 비틀며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보석 모양의 플러그가 엉덩이 구멍에서 빠져나오려 해 엄지로 꾹 눌러주자. 힘이 풀렸는지 한서아가 중심을 잃고 변기 위에서 쓰러졌다.
"헤으윽..하으윽..."
"변기 잡아."
그 말에 다리를 후들거리면서 한서아가 변기에서 일어나자 후드득하고 애액이 흘러나와 바닥의 타일을 적셨다. 한 손에는 번들거리는 투명한 딜도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변기의 커버를 붙잡고 내게 엉덩이를 내밀며 후들거리는 다리로 서있는 모습이 갓 태어난 망아지 같아 조금 웃겼다.
"플러그 뺄 테니까 힘 빼."
"응…준비 됐…하으으응…하윽…."
애널 플러그를 빼자 장을 가득 채운 젤이 엉덩이 구멍을 통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바지에 묻으면 잘 닦이지 않았기에 바지를 벗어 대변기 문에 걸어두고 그대로 발기한 자지를 한서아의 엉덩이 구멍에 집어넣자, 보지와 다르게 자리를 짓뭉갤 듯 조여오는 압박감이 만족스러웠다.
"헤흐으으…하흐읏…헤그읏…."
멍청한 신음을 내는 한서아의 머리칼을 붙잡고 그대로 엉덩이를 때리듯 치골을 세게 부딪치자, 말랑말랑한 엉덩이가 쿠션의 역할을 해, 아무리 세게 박아도 아픔은 느껴지지 않았다.
철썩철썩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화장실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금방에라도 쓰러질 듯 다리를 후들거리는 한서아의 골반을 붙잡고 억지로 엉덩이 구멍에 자지를 쑤셔 박자, 몇 번이고 조수를 뿜어낸 한서아는 더는 버티지 못하겠는지 아예 몸에 힘을 풀고 변기 위로 쓰러졌다. 그 탓에 자지가 엉덩이 구멍에서 빠져나왔다.
"안 일어나?"
"하아, 하아…더, 더는…못…하흐…케엑…켁…."
건방진 말을 하기에 머리칼을 붙잡고 얼굴을 변기 안에 쑤셔 넣자, 변기물로 물고문을 당한 한서아가 양팔을 휘저으며, 살기 위한 몸부림을 쳤다. 이대로 죽여버릴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어느 정도 목에서 힘이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변기에서 얼굴을 꺼내자 한서아가 물을 토해내며 거친 숨을 쉬었다.
"케흑…죄, 죄송…하윽…흐흑…."
"자세 잡아."
그렇게 말하고 바닥에 떨어진 딜도를 집어 들어, 연신 다리를 후들거리며 일어나려는 한서아의 보지 안에 다시 딜도를 끝까지 집어넣었다.
"꺄흐으윽…아, 아픈데…흐으윽…."
딜도를 끝까지 집어넣고 손가락으로 더 꾹 누르자 한서아가 아픈지 신음을 흘렸다. 그 상태에서 다시 한서아의 골반을 붙잡고 엉덩이 구멍에 자지를 쑤셔 넣자, 질 안을 가득 채운 딜도때문에 좁아진 구멍에 한서아가 다시 고통스러워했지만. 무시하고 허리를 움직였다. 아까보다 더욱 강한 힘으로 자지를 손으로 주무른 듯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철썩철썩
박자를 맞추듯 허리를 움직이자, 한서아는 또다시 힘이 빠져 변기 위로 쓰러졌다. 그래도 배움은 있는지 자지가 빠져나가지 않게 엉덩이만은 높게 들고 있었다.
"서아야. 힘들면 그만할까?"
"하으….아, 안돼…한…한 번만 더…."
이리 격하게 다뤄도 언제나처럼 내게 매달리는 한서아의 반응에 만족감을 느끼며, 엉덩이를 붙잡고 오나홀에 쑤시듯 자궁을 부실 기세로 거칠게 박아댔다. 아린이와 할 때는 그리 흥분되고 만족스러웠는데. 한서아는 어떠한 플레이를 한다 해도 그냥 오나홀을 가지고 노는듯해서 큰 감흥이 없었다.
계속 허리를 흔들어 엉덩이 구멍을 찔러주자, 한서아는 몸 전체를 경련하듯 벌벌 떨더니, 애액을 쏟아내며 보지에서 딜도를 뱉어냈다.
"햐으응,헤윽…흐극…."
머리칼을 뒤로 끌어 얼굴을 확인하니, 한서아는 정신을 잃었다. 본능적으로 자지가 깊숙이 들어올 때마다 숨과 함께 신음을 내뱉기만 하는 한서아는 정말로 오나홀이 돼버린 것이다. 오히려, 시끄럽게 떠들 때보다 지금이 더 나았기에 나는 사정할 때까지 한서아의 엉덩이를 붙잡고 허리를 흔들었다.
압박감에 사정감이 몰려오자, 엉덩이를 꽉 쥐고 깊게 자지를 찔러넣어 정액을 주입한 뒤, 자지를 빼냈다. 주륵하고 정액과 젤이 자지땜에 벌려진 엉덩이 구멍으로 흘러나와 보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기절한 한서아를 내려다보며 작게 말했다.
"한서아 상태창."
공략 대상
[이름 : 한서아]
종족: 인간
나이: 17
근력 5
지구력 5.3
순발력 8.0
체력 7.0
마력 2.2
타고난 능력
행운 4
매력 6.1
지능 5.8
◇공략 완료
◇재능 성실함 같은 행동을 [반복] 했을 때 얻게 되는 보상이 커집니다.
◆성노예 주인 김성현
공략도가 최대가 되었습니다. 성노예 체질을 얻습니다. 그 어떠한 플레이도 거절하지 않습니다.
김성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갖습니다.
현재 공략도 100% / 최대 공략도에 도달하여 공략도가 하락하지 않습니다.
현재 상태: 건강 / 의식 잃음
심리 상태:불안/질투/행복
섹스 경험: 72번.
음란도:99%
상세 기록
상세 성감대
현재 욕구: 임신
현재 목표: 성현이의 아기를 갖기.
공략도가 100%가 넘자 추가된 것들이 있다. 일단, 한서아의 공략도가 더는 하락하지 않는다는 점과 100%가 달성하자. 한서아는 성노예라는 체질을 얻었다.
공략 대상의 목표 슬롯은 공략도 95%일 때 해제되었는데 이걸로 한서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예측이 되었다. 지금은 섹스해서 그런지 목표가 바뀌어 있었지만. 아까까지만 해도 `신아린 독살하기`여서 다행히 독이든 초콜릿을 뺏을 수 있었다.
일어날 기미가 안 보이는 한서아를 보며 한숨을 내쉬고 문을 열고 나가 허벅지와 엉덩이에 묻은 액체를 닦아내고 바지를 입었다. 한서아가 깨어나길 기다리며 내 상태창을 확인해봤다.
[이름 : 김성현]
종족: 인간
나이: 17
근력 9.51 ▲ +0.3
지구력 8.7 ▲ +0.4
순발력 8.9 ▲ +0.3
체력 9.5 ▲ +0.5
마력 4.7
타고난 능력
행운 8
매력 10
지능 9.1
◇투신의 가호
◇신아린과 기아스로 묶여 있음.
◇성노예 한서아, 레이나, 김예림
◆권능
공략 플래그의 달인
공략 대상을 관찰할 수 있는 상태창을 얻음.
공략당한 여자의 능력을 복사할 수 있음.
공략에 따른 보상이 주어진다.
◆잠겨있음 / 성장률 90% 이상일시 열람 가능.
현재 효과
매력의 점수가 10점이 되어 무조건 좋은 첫인상을 얻음.
행동에 매력의 효과가 더해져 강한 긍정을 끌어냄.
▶공략 대상 신아린의 재능 이해력 복사 중.
▶공략 대상 레이나의 재능 마법 재능 복사 중.
▶공략 대상 한서아의 재능 성실함 복사 중.
▶공략 대상 김예림의 체질 아침형 인간 복사 중.
재능 이해력
무언가를 [이해]합니다.
재능 마법 재능 복사 중.
마법의 술식을 깨닫습니다.
재능 성실함 복사 중.
같은 행동을 [반복] 했을 때 얻게 되는 보상이 커집니다
체질 아침형 인간 복사 중.
최소 4시간의 잠을 잘 시. 체력회복 속도가 2배가 됩니다.
현재 성장률 83% / 성장률이 상승 중입니다.
현재 공략 중인 여자 2명
신아린 / 공략도 90% ▼ 7%
백진희 / 공략도 12%
공략이 완료된 여자 3명
한서아 / 공략도 100%
레이나 / 공략도 100%
김예림 / 공략도 100%
관계한 여자 수 21명 / 비 공략 대상도 포함
성장률 83%. 한 달 만에 53%가 상승했다. 노력의 결과기도 했고, 성장률이 50%가 되어 열린 투신의 가호 효과와 공략을 통해 복사한 재능인 [성실함]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으니까. 아쉽게도 레이나의 재능은 나에게는 그렇게 필요한 게 아니었지만, 레이나 스스로 상당한 마법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괜찮았다.
김예림은…. 솔직히 상태창을 보기 전까지 이름도 몰랐다. 훈련장을 담당하는 여직원이었는데 몇 번 유혹하니 손쉽게 넘어와 그대로 훈련장 안으로 데려가 섹스. 김예림을 공략했을 때 재능이 아닌 체질이 복사되어 다른 여자들도 그런 걸까 싶어. 막무가내로 애정을 표하는 여자들을 김예림의 도움을 받아 훈련장에서 따먹었는데. 재능이나 체질을 복사할만하게 없었는지. 비 공략 대상이라는 상태창만 뜨고 별 다를 게 없었다.
아마도, 공략 대상이 되려면 특수한 능력이나 재능, 체질이 필수인 듯 했다. 그렇기에 인류의 희망이라는 `초월자`들의 모임 가디언즈에 들어가 여자 영웅들을 따먹을 계획을 세웠다. 그들의 빛나는 재능을 `복사`하기만 해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으니까.
이제 내일. 가디언즈의 입단 시험만 잘 통과한다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아린이의 공략도가 이상한 것을 깨달았다.
신아린 / 공략도 90% ▼ 7%
요즘 공략도가 상승하다 97% 멈춰, 공략도 98%에 해금되는 슬롯을 기대하며 안달이 나 있었는데. 갑자기 주식도 아니고 7%가 떨어졌다.
어째서 떨어진 거지? 아까까지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은데. 설마, 한서아때문에 공략도가 떨어진 걸까. 한숨이 흘러나왔다.
다른 여자들은 섹스만 해도 공략도가 가파르게 올라갔는데 아린이는 어째서인지 그렇지 않았다. 레이나만 해도 뒤치기를 하면서 팔을 부러트리니 공략도가 순식간에 30%가 상승했는데….
기절한 한서아를 내려다보다 그냥 문만 닫아주고 그대로 화장실을 나갔다. 지금 중요한 건 저런 오나홀이 아니라 아린이었으니까.
***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만 바라봤다. 뭘 바랐던 걸까. 이렇게 될 걸 알았으면서.
하렘 아카데미물의 주인공이 나만을 사랑할 거라고 착각하다니. 정말로 나 자신이 우스웠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들에게도 사랑을 속삭이는 게 본래의 김성현인데. 왜 이리 가슴이 아픈 걸까. 나는 공략당하는 히로인중에 하나일 뿐일 텐데.
시야가 뿌옇게 변해 천장의 패턴이 뭉그러졌다. 나 자신에 대한 한심함이 내 머리를 짓눌렀다. 한서아와 입술을 맞추는 성현이의 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가슴속에서 무언가 치밀어올랐다. 서운함과 분노일까. 정말로 화가 나는 건, 성현이가 밉지 않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고. 알고 있던 것이라고 스스로 합리화하는 내 모습에 자괴감이 들었다. 그냥 모른 척 넘어가, 평소처럼 행동하면 계속 행복할 수 있다는 유혹이 내 마음을 어지럽혔다. 내가 생각했던 사랑이 이런걸까. 성현이가 말했던 사랑이 나와 같은 감정이었을까.
머릿속이 복잡했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성현이에게 따져야 할까. 모른 척 넘어가는 게 맞을까. 아니면…. 그 모습을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예전의 진희도 이런 고민을 했을까 궁금했다. 그렇지만 진희의 도움을 받을 생각은 없다.
아픈 상처를 헤집는 행위가 될 것 같기도 했고, 마석때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백진희는 무언가 계획을 꾸미고 있는 것 같았다. 내 행복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억지로 내게 자신의 원하는 걸 들이미는 백진희 행동을 더는 방관 할 수도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며 머릿속을 어지럽힐 때. 방안으로 성현이가 들어왔다. 당황한 나머지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다.
"아린아. 쉬고 있어?"
곁으로 다가오는 성현이의 발걸음이 들렸다. 침대 끝에 걸터앉은 듯. 침대의 매트릭스가 살짝 기우는 게 느껴졌다. 부드러운 손길로 내 머리를 쓰다듬던 성현이는 내 이마에 짧게 입술을 맞춘 뒤, 내 옆으로 누웠다.
어떻게 해야 할까. 도저히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한참을 망설이다 옆에서 들려오는 고른 숨소리에 슬며시 눈을 뜨고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피곤했는지 두 눈을 감은 채 고른 숨소리를 내는 성현이의 모습에 심장의 박동이 귀에 들릴 정도로 크게 쿵쿵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으로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 행복이라는 감정을 알게 해 준 사람.
감겨있던 눈꺼풀이 올라가며 따뜻한 갈색의 눈동자가 나를 바라봤다. 그 눈빛을 본 순간 나는 숨을 들이켜고 멍하니 시선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 전까지 머릿속에서 격렬히 떠오르던 생각들은 나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는 저 눈빛 앞에서 모두 부질없는 짓이었다.
나는 이 사람을 아직도 사랑하고, 미워할 수가 없다. 나를 바라보는 이 눈빛과 느껴지는 체취와 체온. 이미, 나는 성현이라는 사람에게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중독되었음을 [이해]했다.
"...일어났어?"
그렇게 묻는 성현이에게 나는 말없이 얼굴을 가까이해 입술을 맞대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마음을 간지럽게 한다. 내 마음속에 있던 부정적인 감정들과 생각들이 모두 지금 느끼는 행복이라는 감정에 허물어져 잃었던 빛을 입혀간다. 잿빛이었던 마음속을 히아신스의 향으로 가득 채운 듯 했다.
"성현아."
나지막하게 불러봤다. 내 부름에 답하듯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이 감정을 잃고 싶지 않다. 잊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기할 줄도 알아야 했다. 이대로 성현이의 곁을 떠나기에는 나는 이미 중증의 중독자였으니까.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범람하는 내 감정의 진통제이자. 내 본성을 알면서도 이해하며 사랑해주는 사람. 내게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며, 나 자신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
"...응."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읽어서일까. 성현이는 조금 불안한 듯한 눈빛으로 나를 응시했다. 그 불안함을 달래주려 나는 손을 뻗어 성현이의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리해주었다.
"나는 괜찮아."
아픔은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할 수 있는 섣부른 결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성현이와 얘기했던 `같이`라면 그 아픔도 받아들일 수 있다. 질투가 날 수도 있고 시샘을 할 수도 있다. 성현이가 나보다 더 아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생겨 서운함에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지금 내가 선택하는 길이 가져다줄 아픔에도, 내가 괜찮다고 말 할 수 있는 이유는.
같이 있던 순간의 과거는 그리운 행복일 테고, 같이 있는 지금은 하루가 짧게 느껴질 정도로 소중하며 아름다운, 의미 있는 추억이 될 테니. 그러니, 괜찮다.
"...뭐가."
불안함과 의문이 담긴 목소리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심스레 앞머리를 만지던 손을 옮겨 뺨을 쓰다듬었다. 따뜻하면서도 부드럽다. 흔들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늑대 같은 인상 속에서 아주 오랜만에 시골 똥강아지 같은 순박한 눈빛을 찾을 수 있었다.
"네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거."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멍청한 얼굴로 나를 멍하니 바라보던 성현이는 침을 삼키고는 살짝 입술을 벌렸다가, 다시 입술을 닫고 나에게 의문 섞인 시선을 던졌다.
"근데…왜 괜찮다고 하는데?"
성현이는 내 말이 이해되지 않는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마치 내 생각이라도 읽으려는지 연신 내 얼굴을 관찰하듯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색의 눈동자에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내가 널 포기할 수가 없으니까."
"어…?"
"네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 해도, 내가 널 사랑하지 말아야 하는 건 아니니까."
말이라는 건 참 신기하다. 주먹이라도 맞은 것처럼 얼떨떨한 표정을 짓던 성현이는 순식간에 온갖 감정들을 얼굴에 띄우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더니, 입술을 깨물고 원망이라도 하듯 나를 바라봤다.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했으면 좋겠어?"
"아니."
"내가 다른 사람과 키스하면 아무렇지 않아?"
"아니."
"그럼 왜 그렇게 말해. 나한테 화내고 탓하고 욕을 해야지. 왜 나를 이해하려 하는데…. 왜 멋대로 받아들이려는 건데."
화가 난 듯, 미간을 좁히며 나에게 따지듯 묻는 성현이의 모습에 나는 왜인지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이 감정에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사람은 천재가 아닐까.
"사랑하니까."
내 말에 멍하니 나를 바라보는 성현이를 보며, 나는 왼손을 들어 반지를 보였다.
"내가 죽기 직전에 든 생각이 뭔지 알아? 네 말이 맞았다는 거야. 네게 받은 사랑이라는 마음이 내 안에 머물러 있었어. 그것 때문에 성은이를 잡아먹지도 않을 수 있었고, 죽음을 받아들일 수도 있었어. 네가 준 사랑이 나를 사람으로 살 수 있게 한 거야. 그래서 너를 이해하고 싶었고, 받아들이고 싶었어."
혼란스러운 얼굴로 나를 멍하니 바라보던 성현이는 몸을 일으켜 뒤를 돌아섰다. 성현이의 등을 보며 나도 몸을 일으켜 성현이에게 다가가 뒤에서 목을 끌어안았다.
"항상 고마워 성현아. 내가 의지할 수 있어서, 내게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해줘서."
성현이는 대답이 없었다. 내 말에 화가 난 듯 턱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게 보였다. 목을 끌어안고 있던 내 팔을 풀고는 성현이는 화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따지듯 물었다.
"내가 다른 여자랑 섹스해도 괜찮다고? 네가 아니라 다른 여자한테 사랑한다고 말하는데 괜찮다고 말한 거야?"
"...응."
"거짓말 마. 질투 나잖아, 화나잖아. 왜 자신을 속이려 해."
"응, 맞아. 질투도 나고 화도 나는데. 충분히 참을 수 있어. 널 이해하니까."
내 말에 무어라 따지려던 성현이는 이를 갈더니 나를 품 안에 끌어안고 무서운 눈으로 내려보며 말했다.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응."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면서. 내게 그렇게 약속하는 거야?"
"...확신해."
주먹을 움켜쥐고 매서운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던 성현이는 비웃는듯한 미소를 지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증명할 수 있어?"
"...뭐?"
"내가 다른 여자랑 섹스해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냐고."
성현이의 말에 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세계는 성현이의 중심으로 돌아가고, 성현이는 하렘 아카데미물의 주인공이었으니까. 나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 건 일종의 큰 흐름이거나, 억지력 같은 거겠지. 공략당하는 히로인중의 1명인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까.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지.
한참을 내 얼굴을 관찰하는듯한 시선을 보내던 성현이는 이를 갈더니 나를 침대 밖으로 끌어당겨, 나를 침대 옆에 세워두고 자신은 침대에 누웠다.
"지켜봐 그럼."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성현이가 알 수 없는 언어로 무어라 중얼거리자, 침대 끝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무언가 튀어나왔다.
크기를 자랑이라도 하듯 위아래로 출렁거리는 가슴과 짙은 보라색의 머리를 가진 도도한 인상의 미녀. 리치이자 영또플에서 성현이의 조력자였던 리치. 레이나 였다. 갑자기 레이나가 나타날 줄 전혀 예상치 못했기에 당황한 눈으로 성현이를 바라보자. 성현이는 비웃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서 시선을 돌렸다.
연기가 사라지자. 레이나는 게슴츠레 감은 눈을 뜨며, 나와 성현이를 바라보고는 상황을 파악했는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성현이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걸렸나 보네요. 주인님?"
"닥치고, 올라와."
성현이의 낮은 목소리에 레이나는 수컷을 유혹하는 암컷처럼 요염한 몸짓으로 침대 위로 올라와. 누워있던 성현이의 몸 위로 올라가 몸을 밀착했다.
눈앞에서 성현이와 레이나가 몸을 밀착하고 있는 모습을 본 나는 가슴 속에서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애써 무시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 표정을 관리했다.
"후회 안 한다 했지?"
따뜻한 갈색의 눈동자가 나를 보며 마지막 제안이라는 듯, 위험한 눈빛을 보냈다. 후회한다고 하면 뭐가 바뀔까. 한서아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입을 맞추고, 레이나와 자연스레 몸을 밀착할 정도의 사이인 게 없어지기라도 하는 걸까.
성현이에게 큰 가슴을 밀착한 채 비웃는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레이나의 모습에 괜스레 반항심이 솟았다.
"후회 안 해."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레이나의 머리를 붙잡으며 성현이는 짙은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나와 사랑을 나누었던 내 방에서, 다른 여자와 내가 보는 앞에서 보란 듯이 짙은 키스를 했다. 서로의 혀를 휘감으며 타액을 교환하며 성욕 어린 시선을 주고받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 무언가 가슴을 콕콕 찌르는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힘이 빠지는 느낌과 심장이 줄어든 느낌, 아랫배가 바닥으로 훅 떨어지는 듯한 묘한 불쾌감이 뒤섞여 나도 모르게 시선을 내리깔자. 키스를 멈추고 성현이가 비웃듯 말했다.
"후회 안 한다며. 괜찮다더니 왜 시선은 피하는데?"
"...안 피했어."
"그럼, 더 가까이 와서 지켜봐."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이를 갈며 다가오라는 손짓을 하는 성현이에게 한숨을 내쉬었다. 왜 이런 짓을 하는 걸까. 나는 이미 이해한다고 말 했을 텐데, 나에게 상처를 줄 이유가 있는 걸까.
침대 곁으로 더 다가가자. 나를 바라보던 성현이는 시선을 돌려 레이나를 바라보더니, 다시 짙은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성현이의 혀를 빨듯 음란한 소리를 내며 길게 혀를 내미는 레이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건…. 무척이나 괴로웠다.
"츄릅…츄웁…하으…주인님…오늘 따라 더 열정적이시네요."
레이나의 말에 말없이 옷의 단추를 뜯어내듯 풀어낸 성현이는 쏟아져 내리는듯한 레이나의 가슴을 쥐어짜듯 잡으며, 큰 유륜을 통째로 삼키기라도 하듯 입을 크게 벌린 뒤, 젖을 먹는 아기처럼 쪽쪽 소리를 내며 빨기 시작했다.
"하흐…하아앙…주인님…좋아요. 더 빨아주세요…하흐…."
성현이의 입에 들어간 가슴이 침으로 범벅이 된 채 튕기듯 입 밖으로 나왔다. 반대편 가슴도 다시 크게 베어 물듯 입안으로 가져가 가슴째로 삼키듯 빨아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고 그 모습을 지켜봤다.
젖소의 젖을 쥐어짜듯, 레이나의 사람 머리통만 한 가슴을 강하게 쥐어짜자. 하얀 액체가 유두에서 흘러나왔다. 설마 모유인 건가? 레이나가 성현이의 아이를 임신한 건가 당황스러웠다. 리치가 임신을 할 수도 있나…?
내 의문 어린 시선을 의식했는지 레이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내 궁금증을 해결해주었다.
"하흐…주인님이 모유 마시는걸 좋아할 것 같아서, 몸을 조금 개조했지."
마치, 너는 이런 거 못하잖아? 라는 글을 얼굴에 써놓은 듯한 읽기 쉬운 표정으로 레이나는 비웃음을 지으며, 가슴을 한데 모아 성현이의 입에 양쪽 유두를 물린 뒤. 스스로 가슴을 쥐어짜듯 아랫가슴을 꾹꾹 위로 눌렀다. 모유를 삼키는지 꿀꺽꿀꺽하는 목 넘김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맛있어요, 주인님?"
레이나의 질문에 대답 없이 가슴을 쥐어짜던 성현이는 유두에서 입을 떼고 입 주변에 모유를 묻힌 채, 다시 레이나의 머리를 붙잡고 나에게 보여주듯 거칠게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혀가 휘감기며 내는 끈적한 소리와 방안을 뜨겁게 달구는 열기에 입술을 깨물고 바라보고 있자. 키스를 마친 성현이는 나에게 시선을 한 번 주고는 레이나를 침대 위로 눕혔다.
내 침대 위에 누운 레이나는 자신이 침대의 주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자연스레 허리를 들어 팬티를 내리고는 두 다리를 벌렸다. 팬티를 내릴 때 끈적끈적한 애액이 묻은 털 하나 없는 깨끗한 보지가 보였다. 긴말 없이 성현이는 그대로 레이나의 보지에 얼굴을 파묻고는 거칠게 빨아대기 시작했다.
"츄읍,츄흡…츄읍…츕,츄흐읍…."
"하흐윽,하응…지켜보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가?…하윽, 오늘따라 주인님이 더 흥분했네…하으응, 거기 너무 좋아…."
성현이에게 보빨을 당하면서 나를 무시하는듯한, 시선을 보내는 레이나의 모습에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보지에 얼굴을 파묻고 핥아대던 성현이는 애액과 침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들고는, 그대로 바지를 내렸다. 그 모습에 레이나는 상체를 일으켜 단단하게 커진 성현이의 자지를 자연스럽게 입안으로 가져갔다.
"츄흐읍, 츄릅…츄웁…하으…츄흐읍…."
턱에 침을 질질 흘리며 혀를 길게 내밀어 자지를 빠는 레이나의 모습이 불쾌하게 느껴져, 시선을 조금 내리깔자. 눈치챘는지 성현이가 내 팔을 붙잡고 침대 끝으로 끌어당겼다.
"자세히 봐. 다른 여자가 맛있다는 듯이 내 자지를 빨고 있는 거."
"...왜 이러는 거야."
원망스러운 눈으로 성현이를 바라보자. 성현이는 이를 갈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여자랑 섹스해도 된다며, 다른 여자랑 사랑해도 된다며?"
"...내가 보는 앞에서 그럴 필요는 없잖아."
"참을 수 있다고. 후회 안 한다고 한 건 너야."
그 말에 나도 이를 갈며 성현이를 노려보자. 성현이는 지지 않고 나를 노려보다, 자지를 빨고 있던 레이나의 어깨를 밀어 침대에 눕혔다.
"지켜봐,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여자랑 사랑하는걸."
그렇게 말한 성현이는, 레이나의 질구에 귀두를 갖다 대고는 그대로 허리를 움직여 자지를 집어넣었다.
"하응, 하앙…너무 좋아…하아앙…."
레이나는 교성을 지르며, 성현이의 허리에 다리를 휘감고는 자지가 편하게 보지를 쑤실 수 있게 크게 다리를 벌렸다.
"좋아?"
"하으…. 좋아요, 주인님. 더어…더…쑤셔주세요.."
애원하는 레이나의 목소리에 허리를 움직이는 속도를 높인 성현이 때문에 방안은 레이나의 신음과 애액이 만들어낸 음란한 소리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찔걱찔걱
"하흐응, 자궁 눌러주는 거 너무 좋아…하흐응."
성현이의 자지가 기분 좋은 듯, 약에 취한 듯한 표정을 짓는 레이나의 모습에 더는 참을 수가 없어 몸을 돌리자. 성현이는 내 팔을 붙잡고 침대 위로 끌어당겼다. 몸의 중심을 잃고 침대에 올라와 레이나의 머리 위에 앉게 된 나에게 처음으로 성현이가 소리를 내질렀다.
"도망가지 마!!!"
성현이의 외침에 놀라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성현이는 내 팔을 붙잡은 채 허리를 움직여 레이나와 계속 섹스했다. 붙잡힌 팔을 빼내려 했지만, 성현이의 힘이 너무 세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하흐윽…더는 못참아…하으으윽!!!"
내 바로 밑에 있던 레이나가 조수를 내뿜으며 그대로 절정에 도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 왜인지 모르게 나도 몸이 조금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하악, 헤흐으윽…방금 가써…안, 안대에에엣…."
경련하며 몸부림치는 레이나를 무시하며 그대로 자궁을 부수려는 듯 성현이가 계속해서 자지를 체중을 실어 내려찍자. 또다시 절정에 달한 레이나는 쾌락에 젖어 눈이 풀린 얼굴로 변했다.
"좋아 레이나?"
"네에…조,조아요…주인님 자지 없으면 안 돼…하앙,하으응."
그 대답에 성현이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너는 어때. 아직도 괜찮아?"
그 말에 입술을 깨물며 노려보자. 비웃음을 지으며 허리를 움직여 레이나의 보지 안에 깊숙이 자지를 쑤셔 넣던 성현이는 레이나의 가슴을 쥐어짜 모유를 내뿜으며 그대로 허리를 깊숙이 찔러넣었다.
"하으으으앙!!"
"허억…헉…."
레이나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낸 성현이는 정액과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자지를 내게 내밀었다.
"청소해."
"...뭐?"
"정말로 괜찮으면 청소하라고."
그 냉정한 말에 결국, 참아왔던 감정이 쏟아져 흘러나왔다. 시야가 뿌옇게 변했다. 참으려 해도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성현이는 말없이 나를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 평소보다 달아올라 뜨거운 체온과 짙어진 체취에 더욱 서운함이 느껴져 눈물을 흘리자, 성현이는 작게 속삭였다.
"나는 너뿐이야. 레이나? 한서아? 나한텐 그냥 편리한 오나홀일뿐이야.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건 너뿐이야 아린아."
"그,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성현이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한서아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며 키스까지 했으면서. 이제는 오나홀이라고…?
설마, 나도 여태까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진짜야. 오나홀에게 왜 감정을 갖겠어? 애초에 내가 다른 여자들을 공략한 이유도, 널 위해서였어."
뻔뻔한 그 모습에 어이가 없어 나를 껴안은 팔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성현이는 억지로 나를 붙잡고는 말했다.
"...증명할까?"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느껴지는 광기 어린 눈빛에 나는 그 시선을 어디선가 보았다는 기시감을 느꼈다.
"내가 둘 다 죽여버리면…믿어줄래?"
그 눈빛에서 기억이 났다. 백진희의 기억 속에서 사랑을 속삭인 뒤, 팔다리를 자르던 그때의 눈빛과 똑같은 위험한 눈빛.
"너, 너…."
"난 이렇게 너한테 집착하고, 사랑하는데. 너는 왜 나한테 집착 안 해? 나는 네가 다른 남자랑 얘기만 해도 그 남자 목을 비틀어 죽여버리고 싶은데. 너는 왜 안 그러는 거야…."
항상 따뜻하게만 느껴졌던 갈색의 눈에서 진심 어린 살기가 느껴졌다.
"너도 나처럼 사실은 레이나 죽여버리고 싶잖아. 그렇지?"
그렇게 말하며, 비틀린 미소를 짓는 성현이의 모습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