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화 〉 변태
* * *
서로를 탐하며 키스를 하던 우리는 키스를 멈추고 서로를 안은 채 뜨겁게 달아오른 시선을 마주했다.
피투성이가 된 채 나체의 모습을 한 나와. 충동을 억누르고 있는 성현이의 모습은 서로를 향해 달아오를 만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진심으로 성현이를 원했다.
지금이라면.
내 안을 채우는 이 사랑이라는 감정은 이성마저 집어삼켜 내 모든 것을 눈앞의 남자에게 주라고 소리쳤다.
성현이에게 진심으로 내 처음을 주고 싶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성현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성현아…. 나 너랑 하"
"아린아."
내 말을 끊고 서늘한 목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그 목소리에 감정에 집어삼켜 졌던 이성이 차갑게 얼어붙어 제 기능을 하기 시작했다.
"괜찮아? 걱정했어."
진희가 걱정하는 눈빛으로 다가왔다. 진희의 얼굴을 본 순간. 진희와의 약속을 어기려 했다는 것이 떠올라 무척이나 죄책감이 들었다.
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 했던 걸까. 진희를 또다시 속이려 했던 걸까.
심장이 아파졌다. 진희의 시선을 마주할 면목이 없었다.
"으, 응. 괜찮아."
"다행이네. 성현이 너는?"
"...참을 만해. 넌괜찮나 보네. 멀쩡해진 거 보면."
말과는 다르게 온몸에 힘이 바짝 들어간 게 금방이라도 주먹을 휘둘러 누군가의 머리를 부숴버릴 것 같았다.
"아. 치료했거든. 아무튼, 좋은 분위기 깨서 미안한데. 치료부터 하는 게 좋을 것 같네. 아린이 꼴이 말이 아니거든."
"아…. 미안. 생각 못했어."
정말로 미안하다는 듯 자책하는 표정으로 성현이가 품에서 나를 떨어트렸다.
그 행동이 왜 그렇게 마음아픈 지. 떨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다시 안기려다. 진희의 시선에 정신을 차렸다.
"이리와 아린아. 너도 이거나 마시고 좀 떨어져 있어. 당장에라도 우리를 덮칠 것 같거든."
진희가 던진 포션을 받은 성현이가 우리에게서 멀어져. 구석진 곳에 앉아 포션을 마셨다.
나도 진희가 준 포션을 마시며의자에 앉자. 진희는 포션을 적신 수건을 가져와 내 몸에 묻은 피를 닦아주며 작게 속삭였다.
"아린아. 기아스는 성현이에게 잘 걸었어?"
"응."
자랑하듯 새끼손가락에 타투처럼 남아 있는 붉은 실선을 보여주자. 진희가 입꼬리를 길게 늘이며 잘했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그런데. 방금 성현이에게 처녀를 주려 했던 건 아니지?"
방금까지의 다정했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얼어붙었다.
다정하고 따뜻하게 들리는 진희의 목소리가 왜 그렇게 차갑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그, 그건…."
"나를 배신하려 했던 거야? 난 나를 배신하는건 절대 못참는 성격인데."
실망한듯한 눈빛에 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절대 아니야. 미안해. 내, 내가 너무 아파서 정신이 나갔었나 봐."
진희가 나에게 실망했을까 눈물이 차올랐다. 진희를 바라보자 내가 성현이에게 허락 없이 처녀를 주려 했다는 행동이 너무 큰 잘못임을 깨달았다.
"미안해. 정, 정말로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믿어줘. 약속할게."
울먹이며 진희의 손을 붙잡고 매달리자. 차가운 시선으로 나를 내려보던 진희가 내 귀에 입을 가까이했다.
"조급해하지 마. 기아스도 걸었으니. 성현이는 이제 네 거야."
"으, 응. 그렇겠지…?"
불안해하며 수긍하자. 내 불안함을 느꼈는지. 진희가 나를 꼭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내가 약속할게. 성현이가 공략하는 여자는 반드시 네가 처음이 되게 해줄게."
"어…?"
진희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공략이라니…? 첫 경험을 비유한 말인 걸까?
"그러니까. 내가 허락할 때까지 절대 성현이의 동정을 상실하게 하면 안 돼. 알았지?"
"응…. 꼭 약속할게."
진희는 예쁜 미소와 함께 마저 내 몸을 닦아주고 머리에 묻은 피도 닦아주었다.
"그래도 한 번은 씻어야겠다. 냄새가 심하네."
아카데미안에 실습 후 씻을 수 있는 샤워장이 있었기에 그곳에서 몸을 씻으면 됐다.
진희는미리 준비한 교복이 담긴 쇼핑백을 건넨 뒤. 자신이 뒤처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성현이가 기한신을 죽인 게 알려지면 큰일이 벌어질 거야.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일단 너희는 자리를 피해."
"진, 진희야…."
우리를 위해 이런 짓까지 해주다니. 이렇게 나를 생각해주는 진희를 배신하려 했던 멍청한 나에게 너무나 화가 났다.
"괜찮아. 걱정하지 마. 잘 위장할 테니까."
"고마워 진희야. 항상 받기만 하고…. 정말로 미안"
"먼저 갈게. 부탁한다 백진희."
갑자기 성현이가 내게 다가와 말을 끊고는 손을 붙잡고 연구실 밖으로 나왔다.
성현이는 무언가 꺼림칙하다는 듯 연구실 문을 돌아보고는 미간을 좁혔다.
"...백진희 말이야."
"응?"
"...아니야. 일단 씻으러 가자."
무언가 말하려던 성현이가 고개를 젓고는 손을 잡고 나와 같이 샤워장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
"일어나. 지렁아."
백진희가 의자에 기대 낮게 말하자. 머리가 날아간 기한신의 몸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잘했어. 조금만 힘 조절에 실패했다면 성현이가 죽었을 거야. 완벽한 완급 조절이었어. 칭찬해줄게."
재밌는 연기를 본 것처럼 미소를 지으며 백진희가 감상평을 말하자.
"감사합니다."
터진 머리를 원래대로 복구한 기한신이 백진희 앞에 무릎을 꿇었다.
"교장이 오늘 안으로 사표처리를 할 거야. 너는 개인 사정 때문에 급히 학교를 떠나는 거고."
"네."
한참을 자신의 밑에 무릎 꿇고 있는 기한신의 머리를 내려보던 백진희는 고개를 뒤로 돌려 아무도 없는 곳을 향해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기한신을 칠격에 넣어. 내가 따로 말할 때까지 잘 키워놓고 있어."
"알겠습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일리아의 대답이 들려왔다.
"잘 성장해서. 아린이의 좋은 먹잇감이 되렴. 지렁아."
백진희는 길게 입꼬리를 늘리며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
몸을 씻고 머리를 말리고 다시 교복을 입고 나오자. 기다리고 있었는지. 성현이는 조금 젖은 머리로 의자에 앉아 몸을 앞으로 기운 채 무언가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미안해 성현아. 기다렸어?"
"아냐. 나도 방금 나왔어."
괜찮다는 듯 말하던 성현이는 잠깐 내 눈치를 보며 시선을 피했다.
응? 왜 계속 앉아 있지?
가만히 앉아 있는 성현이에게 이제 가자는 시선을 보냈지만. 성현이는 의자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교실로 안 갈 거야?"
"그…. 아린아."
조금 난처한 목소리로 성현이가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왜?"
"그. 거기가…. 이상해."
부끄럽다는 목소리로 말하는 성현이의 모습에 말을 이해하지 못한 나는 성현이에게 되물으려다. 입을 다물었다.
성현이의 바지 앞부분이 유독 튀어나와있는 게 보였으니까.
"기한신이랑 싸운다고…. 좋은걸 먹었더니…. 계속 안 풀려."
샤워장에 올 때까지도 바지 앞부분이 빵빵하게 차올라 있었는데.
단순히 나처럼 같이 있어서 잠시 흥분한 게 아니었나 보다.
시간이 꽤 흘렀을 텐데도 아직도 저렇게 서 있는 것을 보니. 괴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해결해줄게."
"어?"
성현이의 팔을 붙잡고 샤워장 안에 있는 화장실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문을 잠그고 바지와 팬티를 내리자. 평소보다 더 커진 자지가 성을 내며 튀어나왔다.
방금 씻어서인지. 평소에 나던 중독성 있는 자지의 냄새보다는. 바디워시의 꽃향기가 풍겨왔다.
자지 끝 부분에 투명한 쿠퍼액이 고여 있어 그대로 입을 가져다 대 맛을 보자. 약간 뒷맛이 쓴 밍밍한 맛이었다.
포경하지 않아. 포피가 벗겨지지 않은 자지 사이로 혀를 집어넣자. 내 머리를 붙잡은 성현이의 손이 느껴졌다.
귀두 주변을 따라 혀를 굴리며 포피를 따라 혀를 집어넣자. 휙 하며 입안에서 포피가 한 번에 벗겨지며 귀두가 노출되는 것이 느껴졌다.
고개를 들어 성현이를 바라보자. 흥분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것이 보여 조금 기뻤다.
귀두의 밑부분을 살살 핥으며 깊숙이 목구멍에 집어넣어 봤다. 목젖에 닿자 구역질이 올라와 억지로 참자 반사적으로 눈물이 고였다.
입안에서 자지를 빼고 숨을 캑캑 대자. 성현이가 걱정했다.
"괜찮아?"
"응. 괜찮아. 처음이라…. 그래도 맛있어."
씻어서 그런지 아무런 맛도 안 났지만. 이렇게 말하면 성현이가 좋아할 것 같아서 말해줬다.
예상이 맞았는지. 성현이의 자지가 내 말에 반응하듯 위로 꿈틀거렸다.
성현이의 자지 옆에 있는 털들이 입에 들어오지 않게 손으로 막고 다시 입안으로 자지를 집어넣었다.
혀로 휘감으며 이번에는 자지를 삼키듯 깊게 집어넣자. 구역질이 나지 않았다.
자지를 물고 있어서 입안 가득 고인 침을 일부러 삼키지 않고 자지를 녹이는 데 사용하자.
얼마 못 가 내 머리를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쌀 것 같아…."
위에서 들려오는 성현이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입안의 혀를 빠르게 굴리자. 이내 입안 가득 정액을 뿜어냈다.
입안 가득 찬 정액에 구역질이 날 것 같았지만. 입에서 자지를 뺀 뒤. 억지로 삼켜내자.
지켜보던 성현이가 잘했다는 듯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줘. 삼키길 잘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자지에 묻은 정액을 혀로 청소해주는데. 평소와 다르게 전혀 줄어들지 않았기에 자지를 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아직도 성에 안 찼는지. 욕망 어린 시선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성현이가 보였다.
"더…. 하고 싶어?"
계속 턱을 벌리고 있어서 턱이 빠질 것 같았지만. 원한다면 참을 수 있었다.
성현이는 욕망 어린 시선을 보내며 낮은 목소리로 명했다.
"팬티 벗고 변기에 앉아봐."
성현이의 말에 조금 부끄러웠지만, 팬티를 내리고 변기 위에 앉자. 내 다리를 양옆으로 벌렸다.
성현이는 내 치마를 살짝 올려 제모된 보지를 보고는 내게 속삭였다.
"아린아…. 혹시 자위해?"
"응…?"
최근 갑자기 자위에 빠져 매일 같이 한 적이 있긴 했다. 하지만 내 입으로 말하기는 부끄러워서. 얼굴이 달아올랐다.
"하는구나. 일주일에 얼마나 하는데?"
내 반응을 확인한 성현이가 웃으면서 허벅지 밑 부분을 부드럽게 손으로 쓰다듬었다.
살을 만져주는 손길이 묘하게 기분이 좋아져 조금씩 흥분되었다.
"몰라…. 안세어 봤어."
부끄러워하며 작게 말하자.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기에 부끄러워져 고개를 돌리려 하자. 내 얼굴을 잡고 혀를 집어넣었다.
성현이의 뜨거운 혀를 휘감으며 키스를 즐기려는데. 성현이가 입을 떼고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혀에서 정액 맛 나."
"네 것 먹은 거잖아…."
정액을 침과 함께 삼켰지만. 아직도 내 입에 성현이의 정액 맛이 남아 씁쓸한 뒷맛을 내고 있었다.
입안에 남은 자기 정액을 먹은 건데 왜 저렇게 싫은 표정을 짓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기분이 좀 그렇잖아."
성현이의 말에 조금 서운했다. 나는 자기 기분 좋아지라고 맛없는 정액도 억지로 삼켰는데. 정액 맛이 난다고 싫은 표정을 지으며 키스를 안 하다니.
내가 서운해한다는 걸 눈치챘는지. 성현이는 황급히 괜찮다며 입을 맞추려 해 기분이 상해. 다가오는 얼굴을 피하고 변기에서 일어났다.
"됐어. 나 입에서 냄새나니까 양치할래."
"아이. 왜 그래."
팬티를 올리려는 내 손을 붙잡고 성현이는 무릎을 꿇고 내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하, 하지마."
내 말에도 불구하고 혀를 내밀어 클리를 자극하는 성현이 때문에 머리카락을 붙잡고 신음을 참았다.
성현이의 혀가 조금만 닿았을 뿐인데. 안에서 애액이 흘러나오는 게 느껴졌다.
흘러내리는 애액을 혀로 핥던 성현이가 입술에 침을 바르며 몸을 일으켰다.
눈을 감고 입을 내밀기에 이번에는 받아주자. 격렬하게 혀를 휘감기 시작했다.
한참을 서로의 타액을 주고받으며 달아올랐다. 허벅지를 타고 애액이 흐를 때쯤에 서야. 성현이가 잠시 입을 떼고 속삭였다.
"아린이 보지맛 느껴져?"
"...안 느껴져."
조금 평소보다 다른 맛이 났긴 했지만. 부끄럽기도 했고 화도 났기에 툴툴댔다.
"그럼 다시 맛보게 해줄게."
장난기 섞인 미소를 지으며 다시 내 밑으로 내려가 혀를 움직였다.
키스 때문에 달아오른 몸은 클리를 자극하는 성현이의 혀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1분이 지나기도 전에. 나는 내 몸 안에 느껴지는 묘한 신호에 성현이의 얼굴을 급히 밀쳐냈다.
"그만…. 나. 오줌쌀 것 같아."
진짜로 방광 부분이 조여오는 게 기분이 이상했다.
"그래? 그럼 자."
성현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나를 변기에 앉히고는 무릎을 꿇고 내 밑을 바라봤다….
마치 내가 소변보는 것을 관찰이라도 할 생각인지. 그 자세 그대로 기다리고 있기에. 부끄러워져 작게 말했다.
"나, 나가…."
"왜?"
이유를 모르겠다는 순진한 표정에 어이가 없었다. 정말 몰라서 묻는 건가?
"뭘 왜야…. 오줌 싼다니까."
"응. 싸라고."
"나가야 싸지…."
진짜로 보고 싶어서 이러는 걸까? 아니길 빌었지만, 성현이는 음흉한 시선으로 내 다리를 양옆으로 벌렸다.
"싸는 거 볼래. 여자가 오줌 싸는 거 실제로 본적 한 번도 없어. 첫 경험은 무조건 아린이로 해야지."
그런 부끄러운 말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꾹꾹 배를 찌르는 성현이의 손등을 쳤다.
"...변태."
부끄러워서인지.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