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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공략 플래그가 세워졌다-32화 (32/160)

〈 32화 〉 수확

* * *

내 친엄마의 사진을 보며. 나는 묘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착한 사람이었을까? 나를 낳은 것을 후회하고 돌아가지는 않으셨을까.

기억이 없으므로. 처음으로 본 엄마의 사진에.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오기 전 다시 자리에 앉아 기다렸다. 요즘 성현이와는 시도 때도 없이 메시지를 주고받기 때문에.

손이 심심할 일은 없었다.

문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잘생긴 미중년이 시선을 마주치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미리 인터넷에 검색해서 얼굴을 알고 있기 때문에 헷갈리진 않았다.

"왔구나."

"안녕하세요. 아버지."

신아린의 방에 있던 노트북으로 평소에 어떻게 대화했는지 미리 알았기에 최대한 신아린처럼 행동했다.

어감이 이상하네. 내가 나처럼 행동한다니.

아무튼. 맞은편 테이블에 앉으신 아버지는 듣기 좋은 목소리에 잘생긴 외모로 첫인상이 상당히 좋았다. 체격도 크셔서 상당히 젊어 보이기도 했고.

조금 피곤해 보이긴 하셨지만.

"아카데미 졸업전까지 다시는 내 얼굴을 안 본다더니. 한 달 만에 보는구나."

"...그랬나요."

이전의 기억이 없으니. 할 말이 없어 김비서가 갖다준 마실 것이 담긴 잔만 만져댔다.

조금 어색했다.

"오늘은 무슨 일로 나를 찾아온 거니."

"그냥. 한 번 보고 싶었어요."

내 말에 당황했는지. 자신 앞의 잔을 들다 다시 그대로 놓고 나를 놀란 목소리로 되물었다.

"보고 싶었다고…?"

"...네. 조금요."

기한신의 숙제 때문이기도 했지만. 한 번쯤은 보고 싶긴 했다. 어떤 사람인지. 나와는 어떤 관계인지 궁금하기도 했으니까.

"...혹시 아카데미 생활이 힘든 거냐?"

졸업 때까지 안 만난다던 딸이 한 달 만에 보고 싶다고 찾아왔으니. 이상하기도 하겠지.

"아니요. 재밌어요."

수업을 듣는 것도 재밌고 성현이랑 진희와 같이 아카데미 생활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행복이었다. 아, 기한신과 소니아만 없다면 말이다.

"...나도 네가 보고 싶었다."

조금 쑥스럽다는 듯이 말하는 미중년의 어색한 모습에 조금 마음이 이상했다. 성현이를 볼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단어가 생각이 안 난다.

조금은 어색해진 채 서로를 바라보다. 분위기를 바꾸려는지. 아버지는 조금 어깨를 펴고 입을 열었다.

"나는 아직도 네가 영웅을 포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굳이 아빠를 따라 영웅이 될 필요는 없어."

싸운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을까? 영웅이 되고 싶어 하는 신아린과. 그것을 못마땅해하는 아버지.

"...그래도 되고 싶어요."

영웅이 되고 싶었나? 잘 모르겠다. 이전에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영웅 지망생이라는 자각조차 희미했으니.

"나는 그저 네가 평범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영웅같이 위험한 일보다는. 평범하게 친구들도 사귀고. 결혼해서 자식도 낳고. 그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돈이라면 내가 벌어다 줄 테니."

말만 들으면 망나니 자식 키우기 딱 좋은 아버지 같지만. 그 목소리에는 자식을 위하는 부모의 진심이 느껴졌다.

"평범해요…."

"네가 말이냐?"

농담이라도 들은 것처럼 웃는 아버지의 모습에 조금 반발심이 생겼다.

"친구도 있고 남자친구도 있어요."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잔을 든 모습 그대로 굳어진 아버지는. 한참을 그 자세로 있다가 뚝뚝 끊기는 움직임으로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남자친구라고 말한 거냐?"

"건, 건전한 관계예요."

교제에 반대할까. 황급히 덧붙이자. 들고 있던 잔을 내려놓은 뒤. 한숨을 내쉬며 미간을 좁혔다.

"...남자친구라. 우리 딸도 이제 소녀에서 여자가 되었구나."

조금 충격이 컸는지. 마른세수하던 아버지는 나를 보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카데미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교제할 거라고 믿는다. 넌 똑똑한 아이니까 말이야."

"네…."

다행히 교제를 반대하거나 그러시진 않으셨다. 호색가라 그런가? 조금 불만 있는 눈치였지만. 딸의 `건전한` 교제를 방해하실 생각은 없어보….

"...어떤 놈인지 알아는 봐야겠지. 씹어먹을 놈."

들려오는 작은 혼잣말에 생각을 바꿨다. 아무래도 조금 팔불출이 아닐까. 아니면 예쁜 딸을 가진 아버지라면 원래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걸까?

조금 어색해진 상황에서 나는 어머니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조심스레 어머니는 착했냐고 묻자.

웃긴 농담이라도 들었는지. 아버지는 코웃음 치면서 고개를 저었다.

"네 엄마가 착했냐고? 악마였지…. 그래서 더 좋았던 거고."

잠시 과거를 떠올리는 듯 먼 곳을 바라보기에 잔에 담긴 차를 마셨다.

조금 뒷맛이 쓴 것을 제외하고는 부드러운 맛이 괜찮게 느껴졌다.

"누군가와 싸우거나 누가 너를 괴롭힌다면 즉시 김비서한테 연락해라. 차성의 힘으로 복수해줄 테니."

내가 만약 남자였다면 분명 아카데미의 망나니였을 거야.

"그런 사람 없어요."

웃으면서 거짓말했다. 기한신이라는 담임선생님이 내 심장에 글뤼시라는 고대 벌레를 심장에 박고 그걸 빌미로 나를 때리고 있다는 것을 말할 수는 없었으니.

"...항상 조심하거라. 요즘 마인들의 태도가 심상치 않거든."

"네."

"하긴 너라면 마인정도는 걱정이 없다만…."

이해할 수 없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을 때.

약속한 시각이 지났는지. 누군가 회장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종종 만나러 와도 좋다. 바쁘면 통화를 해도 좋고."

자리에서 일어나 아쉬운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럴게요."

"...그래. 다음에 보자. 오늘은 간만에 너와 안 싸우고 대화가 끝나는구나."

웃으며 다가온 아버지는 나를 한번 안아주고 회장실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과 나갔다.

나는 그대로 다시 의자에 앉아 김비서의 연락을 기다렸다.

아버지는 만났고. 이제 기한신의 숙제만이 남았으니까.

만약 기한신이 내린 숙제를 하지 못한다면. 어떤 체벌을 내릴까.

조금 기대…. 무슨 미친 소리를 하는 거지.

머리를 흔들고 김비서가 올 때까지 성현이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김비서가 알아냈는지 양손에 파일들을 든 채. 조금 밝은 얼굴로 찾아왔다.

"아가씨."

"찾았어?"

"네. 데이터베이스화 안된 게 맞더군요. 몇십 년 전 사람이라."

김비서가 건네준 파일을 확인하니. 확실했다.

기한신을 똑 닮은 잘생긴 남자. 이름은 기한진. 기한신이 말한 아버지가 분명했다.

"근데…. 어떤 걸 연구한 거야?"

기본 신상정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검게 칠해져 내용이 지워져 있었다.

"아, 오래되기도 했고 예전 연구라 자료는 폐기되었다고 합니다."

"...폐기?"

"네."

이 정도면 숙제를 한 걸까? 기한신이 만족하지는 못할 텐데…. 그래도 더는 정보가 없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나는 기한진에 관한 자료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뒤. 김비서의 배웅을 받아 집으로 돌아갔다.

#♥♡♥#

초월 아카데미 본관. 6층 전투이론 연구실.

본래라면 전투이론에 관한 도서와 교육과 관련된 것들이 적힌 종이들이 빼곡한 곳이었지만. 오늘은 연구실에 내장된 공간 마법을 이용해 마치 다른 방인 것처럼 바꾸었다.

테이블 하나와 의자. 그리고 각종 조교용 물건들이 가득 찬 방.

방의 변화를 보고 방에 들어서자마자 몸을 오들오들 떠는 것이. 작은 동물을 보는 것 같아 조금 만족스러웠다.

앞으로 자기에게 닥칠 일을 예감하는 걸까? 저 머릿속의 생각이 궁금했다.

"흐...읏…."

안대에 시야가 차단된 채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흉터 하나 없는 완벽한 나체의 상태로.

손목에 찬 수갑에 달린 긴 쇠사슬이 천장에 걸려. 강제로 가슴을 드러내듯 팔을 하늘 높이 올린 어깨까지 오는 흑발의 미녀.

공식적으로는 내가 맡은 A반의 학생이자. 비공식적으로는 내 입맛대로 조교 중인 여자.

그 유명한 차성의 공식적인 후계자.

신아린.

친구조차 함부로 사귀지 않는 도도함. 주변인에게 열등감을 주는 재능과 외모.다른 사람의 손길에 본능적인 거부감을 보이는 경계심 많은 검은 고양이.

그런 신아린이 음란한 몸을 한 채 체벌 당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걸 숙제라고 해온 거군."

어이가 없어 낮게 속삭이자. 몸을 크게 움찔하는 것이. 자신도 혼날 거라는 걸 알고 있던 눈치였다.

숙제를 해왔다기에.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나 싶었더니. 단순히 아버지에 대한 개인정보가 적힌 종이 몇 장 찍어온 게 전부였다.

변명하듯 나머지 자료는 오래되어 이미 폐기되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하기에. 곧장 안대를 채웠다.

처음으로 시야가 차단된 채 체벌을 당하는 신아린은 두려운지. 멍청하게도 그래봤자 보이지도 않을 텐데.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불안해했다.

바닥에 깔린 고급 카펫 때문에 발소리가 들리지 않아. 신아린의 등 뒤로 돌아갔음에도 아직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만지면 지문이라도 묻어 나올 것 같은 대리석같이 흰 엉덩이를 세게 내리쳤다.

짜악­!

"아흣…!"

갑작스럽게 엉덩이에서 통증이 느껴지자 신아린이 신음을 흘렸다.

"설마 체벌이 받고 싶어서 숙제를 안 한 건가?"

흰 엉덩이에 내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빨갛게 달아오르는 것을 보는 건. 언제봐도 흥분되었다.

신아린에게 비웃는 듯이 물으며 척추를 손가락으로 아래로 훑자. 신아린이 움찔거리며 몸을 떨어댔다.

"아…아니에요. 정말로 기록이 그것 밖…흐으읏…."

짜악­!

변명을 내뱉는 신아린에게 이번엔 반대편의 엉덩이에 손자국을 내주었다.

"오늘은 체벌이 뭔지 제대로 알려줘야겠군."

낮은 목소리로 속삭여주자 신아린은 두려운지. 아까보다 더 심하게 몸을 떨며 입술을 깨물었다.

미리 준비해놓은 암컷용 발정제가 담긴 병의 뚜껑을 열고 신아린의 입에 가져다 댔다.

무언가 자기 입에 닿자 거부하듯 고개를 돌리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반항하면 맞는다는 사실을 계속 배웠을 텐데. 신아린은 배움이 없는 건가? 조금 호기심이 들었다.

짜악­

또다시 엉덩이를 내려치자. 이번에는 순순히 입을 벌렸다.

아니면 신아린은 일부러 내 신경을 건드려 더 맞는 것일 수도 있다.

벌써 조교의 효과가 나타나는 걸까.

신아린의 붉은 입안 속으로 발정제를 부어 넣자. 뱉어내려 하기에 입과 코를 손으로 막자. 조금 지나 신아린의 목이 꿀렁거리는 것이 보였다.

내 계산이 맞는다면 발정제를 먹고 약 3분이 지나야. 몸의 변화가 찾아온다.

사실 약 같은 걸 조교에 사용하는 걸 선호하지 않지만. 언제 차성에서 신아린의 위험을 눈치챌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눈앞의 음란한 몸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것도. 내 규칙을 깨기에는 충분했다.

조용한 발걸음으로 신아린의 주변을 돌아다니며 변화를 관찰하자. 이내 하얗던 피부가 점점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뜨거운 숨을 내뱉기 시작한 신아린은 자신의 변화를 눈치챘는지.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 못하기 시작했다.

"왜 그러지?"

내 질문에 대답할 정신이 아닌지. 몸을 배배 꼬고 있기에. 다시 한번 엉덩이를 내려치자. 신아린에게서 평소와 다른 격한 반응이 터져 나왔다.

"흐읏…흐아아앙…."

야릇한 신음을 내던 신아린이 다리를 모으기에 시선을 내리니. 어느새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무릎까지 내려와 있었다.

무릎까지 내려온 애액을 손가락을 올려 흔적을 따라 올라가자. 내 명령대로 깔끔하게 제모된 보지의 구멍 근처까지 손가락을 쓸어올리자.

오줌이라도 지리듯. 투명한 애액이 끝없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발정이라도 난 것 같군."

"아, 아니…에요…흐으읏…."

신아린의 들뜬 목소리에 가려진 기대감을 놓치지 않았다.

슬쩍 음핵 부분을 손가락으로 스치듯 지나가자 격렬한 반응이 뒤따라왔다.

"흐…흐하아앙…."

겨우 손가락이 스쳤을 뿐인데. 가기라도 한 건지. 두 다리가 후들거리는 모습이 음란하게 보였다.

성 경험이 없으면서도 이렇게 남을 유혹하는 음란한 움직임은 본능적으로 타고 나야 하는 게 아닐까.

여태까지 조교 했던 여자들 중에서 이토록 음란한 몸을 가진 여자는 없었다.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차성을 향한 원망을 품은 채 살던 나에게 신께서 불쌍하다며 보상으로 신아린을 줬다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

여태까지 조교 하는 동안 유두를 제외하고는 직접적으로 성감대를 조교 한 적은 없었지만.

평소보다 조금 빨개진 부드러운 가슴의 유두를 감싸듯 쥐자. 신아린은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흐…헤에…."

유두를 쓰다듬어주는 것만으로 정신이 나간 것처럼 짐승처럼 신음을 내는 신아린의 모습에.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가학심이 차올랐다.

미리 준비해놨던 이동용 전신거울을 끌고 와 신아린의 앞에 두고 안대를 풀어줬다.

"히…히읗…."

전신거울을 통해 수갑을 찬 채 발정이나 스스로 다리를 꼬며 비비적거리고 있는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낀 건지.

신아린의 뒤에서 턱을 붙잡아 고개를 들게 했다. 거울속의 신아린의 음탕하게 젖은 눈을 마주하며 귀에다 속삭였다.

"어떤 체벌을 원하지?"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신아린은 자기 엉덩이를 내 몸에 밀착시켰다.

발정이나 수컷에게 자기 엉덩이를 내미는 짐승과 같이.

"흐….히잇…. 섹, 섹스…. 해주…. 세요…. 선생님…."

거울 속 자신이 얼마나 음란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지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혀를 길게 빼내며 짐승처럼 침을 흘리며 발정이 난 암컷처럼 유혹하는 신아린의 모습에.

더는 수확을 참을 수가 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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