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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공략 플래그가 세워졌다-4화 (4/160)

〈 4화 〉 신아린에 대하여

* * *

입학식이 끝나고 약속한대로 백진희와 마저 못다한 얘기를 하며 아카데미를 빠져나왔다.

"나는 기사님이 집까지 태워다 주거든. 너희 집까지 데려다 줄까?"

내 말에 백진희는 신기하는 표정을 지으며 "진짜 재벌이구나!" 라고 말하고는 웃으며 손사레 쳤다.

"걸어서 가면 금방이니까. 괜찮아! 내일 아카데미에서 보자."

하긴 아직 그렇게 친해진것도 아니고, 친구하기로 한지 첫 날인데. 내가 너무 앞서간것 같다.

백진희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자. 예쁜 미소와 함께 손 인사를 하며 백진희는 떠났다.

떠나는 백진희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다가온 차기사님에게 이제는 익숙하게 가방을 넘겨준 뒤. 뒷좌석에 앉아 눈을 붙였다.

정신적인 피로도가 상당해서 더 이상은 무겁게 내려앉으려는 눈꺼풀을 막을 수가 없었다.

"아가씨."

"..."

"...아가씨, 도착했습니다."

군대에서 후임이 근무 교대라고 조심스레 속삭이듯. 조심스럽게 깨우는 차기사님의 음성에 정신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차가 여러대 주차된 지하주차장 같았다.

재벌이라고 거대한 정원이 딸린 집에 살줄 알았는데 사는 곳은 그냥 아파트 인건가? 조금 기대감이 꺽였다.

가방을 들고 있는 차기사님을 따라 엘레이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1201호라 적혀있는 집으로 들어갔다.

"아가씨~ 입학식은 잘 끝냈어요?"

좋은 인상의 아주머니 한 분이 앞치마를 한 채 다가와 차기사에게 가방을 받아들며 나에게 살가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누군지 모르는 데.'

신아린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리 친근하게 구는 아주머니에게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몰라 입을 꾹 다물고 있자. 내 마음을 알았는 지 고맙게도 차기사님이 먼저 나서줬다.

"임유모. 아가씨가 오늘 많이 입학식 때문에 피곤하신가봐. 어서 쉬게 해드리자."

"아이고, 내 정신을 봐~! 당연히 피곤할텐데! 입욕제 풀어놨으니까 얼른 들어가서 씻으시고 푹 쉬세요. 저녁때 부를게요!"

유모구나. 어쩐지 친근해보였다. 고개를 끄덕이고 큰 거실을 지나 슬쩍 집안을 확인해봤다. 근처의 문을 열어보니 화장실이었기에 다시 나와 복도를 걸어 내 방으로 추정되는 꽃장식이 달려있는 방문을 열었다.

다행이 이번 선택은 틀리지 않았는 지. 핑크색과 보라색. 투톤이 어우러진 방인테리어가 보였다. 큰 방에 나 혼자 쓰기에는 상당히 큰 침대. 넓은 책상 위 아무렇게 놓여진 책들과 책이 뺴곡히 꽂혀있는 책장들.

신아린의 방은 나에게 낯설게만 느껴졌다. 방안을 둘러보니 드레스룸과 따로 화장실이 있었다. 유모의 말대로 화장실안 욕조는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와있는 상태였다.

드레스룸으로 들어가교복을 걸어놓았던 곳으로 추정되는 옷걸이에 교복을 벗어 걸어놨다. 속옷차림으로 전신 거울 앞에서 섰다.

아직도 어색한 내 얼굴을 보며 조금 부끄러움을 느꼈다. 슬쩍, 허리에 손을 올려 모델 포즈를 잡아봤다. SNS에서 보던 유명 모델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모습.

소니아의 가슴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히로인 답게 마른 체형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가슴이 컸다. 어깨끈을 풀고 브레지어를 벗자 핑크색의 젖꼭지가 선명하게 보였다.

손을 가슴 밑으로 둬. 들어보니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무게가 나갔다. 그런데, 손안으로 파고드는 가슴이 너무 부드럽다. 이게 여자의 가슴인가? 한 번도 여자의 가슴을 만져본적이 없기에 내 가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할 수 없지만. 왜 남자들이 가슴에 집착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 중독성 있는 촉감이었다.

가슴을 위로 끌어 올렸다 내리니 가슴이 흔들리는 느낌이 상당히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다시 한 번 같은 행동을 반복하니 가슴안에서 찌르르한 느낌이 들어 멈췄다. 더 이상 하면 못 멈출 것 같으니까.

스타킹을 벗어 브레지어 옆에 두고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내 인생의 마지막 관문. 비록 지금은 '나'의 팬티지만. 26년간 염원했던 행동을 한다는 건. 매우 떨리는 일이었다. 살면서 실물로 처음보는 여성의 팬티였다.

SNS에서 보던 모델들의 란제리 팬티 같은 걸 생각했지만. 의외로 아기자기한 꽃이 그려진 흰면팬티였다. 침을 한 번 삼키고 팬티를 조금씩 떨리는 손으로 내렸다.

거울속 그 위치에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것이. 위화감이 심했다. 손을 내려 살짝 만져보니, 26년간 덜렁거리던 분신이 사라졌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었다. 괜한 부끄러움에 얼른 화장실로 들어갔다.

사람 4~5명은 들어갈 정도로 커다란 욕조안에 핑크색 거품이 올라와 있었다. 입욕제를 써본적이 없기에 코를 자극하는 딸기향에 신기함이 들었다. 욕조안으로 손을 넣어 온도를 체크하니 딱 알맞게 따뜻하였기에 곧장 몸을 담갔다.

이대로 녹아버릴것 같은 행복감에 한참을 물속에 잠겨있었다. 정신적인 피로가 조금은 해소된 기분. 벽쪽에 버튼들이 있는 것이 보여 호기심이 들었다. 제일 왼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욕조에서 바닥에서 마사지하는 듯한 느낌의 물살이 느껴졌다.

재벌은 욕조도 다르구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가지 버튼들을 눌러보고 만족스러울때까지 몸을 담근 뒤. 몸을 씻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입욕제때문인지 미끄러운 피부의 촉감에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가슴에 손이 갔다. 살짝 손가락 끝으로 튀어나온 유듀를 자극하니 허리 밑쪽에서 찌릿한 소름이 돋았다.

"흐응.."

손가락으로 살살 유두를 시계방향으로 돌리자 야릇한 기분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남자일때는 젖꼭지는 단순한 장식. 아무런 성감이 없는 곳이 었는 데. 여자로 변하고 나니 살짝 만지는것으로도 남자일때 자위하던 기분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욕조에 턱에 걸터 앉아 남자일때 꼭 해보고 싶었던 행위. 가슴 크게 움켜쥐기를 해봤다. 살짝 힘을 주며 양 가슴을 움켜쥐었는데 성적인 느낌보다는 아픈 통증이 더 컸다. 상상했던 것과 다른 느낌에 조금 흥미가 식었다.

정신적으로 너무 피로했고, 오늘만 날이 아니었기에 내 몸 알아가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빠르게 몸을 씻고 나왔다. 긴 수건으로 몸을 닦고 드레스룹 입구쪽 바구니에 잘접혀진 평상복 세트가 있어. 혹시 빨랫감인가 냄새를 맡아 새것임을 확인하고. 그것을 그대로 입었다.

그대로 침대위로 몸을 내던졌다. 축축한 긴머리가 뒷목에 달라붙는것이 생소한 감각이었기에 조금 불편함이 느껴져 손으로 이리저리 편한자세를 찾다 어느샌가 잠에 빠져들었다.

***

아카데미 정문 앞 알림판에 신입생들의 반배정이 적혀 있는 커다란 종이가 붙어있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사람들속으로 들어가 내 이름을 확인하고 땅이 꺼져라 한 숨을 쉬었다.

"역시, 같은 반이네."

소설 속에서처럼 김성현,백진희와 같이 몇 번은 들어본 등장인물들과 함께 1­A로 배정되었다. 사람들 속을 빠져나와 교실로 향하니 벌써 몇 몇은 자리에 앉아 무리를 만들어 떠들고 있었다. 백진희는 아직 등교하지 않았는 지 보이지 않았다. 교실을 한 번 둘러본 뒤. 제일 뒷 자리 구석에 있는 곳에 앉았다.

시간도 남았고 따로 할 것도 없었기에 핸드폰을 만지며 신아린의 흔적들을 찾았다. 핸드폰에는 몇 장의 셀카. 음식 사진정도만 있었다. 따로 메신져도 없었고 연락을 주고 받는 친구도 없었다. 정기적인 안부문자를 보내는 김비서를 제외하고는. 딱히 친구도 없었나보다.

다행이 어젯밤. 임유모가 차려준 저녁밥을 맛있게 먹고. (내 기준으로. 최대한 평범해보이는 대화를 조금 나누었다.) 그 뒤, 신아린의 방에 있던 노트북에 있는 파일안에서 나에 대한 정보를 어느정도 알아냈다.

주무기는 백진희와 같은 검. 물론, 아무런 기억도 없는 현재 '나'의 전투력은 어느정도인지 모르겠다. 검술에대한 기억은 없어도 기본적인 감각은 몸에 남아 있을 터. 살면서 검을 잡아본적은 없었다. 식칼이라면 모를까. 내가 검을 든 모습을 보면 다른 사람들은 내 실력을 의심할지도 모르겠다.

차성이라는 재력을 제외하고서도. 초월아카데미에 입학 할 정도로 뛰어난 고유능력을 갖고 있다는 데. 자신의 능력을 구구절절 설명해놓은 파일은 노트북안에는 없었기에. 내 고유 능력이 어떻게 발현되는 지, 어떤 능력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혹시나 해서 잠들기전 침대에 누워 "상태창!" "인벤토리!" 등 별 짓거리를 다해봤는 데. 클리셰적인, 내 눈 앞에만 보이는 투명한 메세지창 같은 것은 나에게는 존재하지 않나보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죽이다 옆 자리의 의자 끄는 소리에. 별 생각없이 무심코 고개를 돌려 바라 본 나는.

옆 자리에 앉아 나에게 어색한 시선을 보내는 김성현과 눈이 마주쳤다.

서로 누가 먼저 인사를 건네나 기다리듯. 아무말 없이 입을 다문채 서로의 얼굴을 뜯어봤다.

"...그, 안녕?"

결국 내 부담스런 시선을 못이겠는지. 부끄러운듯 고개를 돌리며 김성현이 작게 인사했다. 남자가 나를 보고 뺨을 붉히는 모습이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각성해야할 김성현이 각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날 나비효과는 어떤 변수를 만들지 몰랐기에. 언제 동정딱지를 뗄지 모르는 시한폭탄인 김성현을 보호하기 위해. 조금은 친해지기로 결심하고 입을 열었다.

"좋은 아침이야."

"어, 어 응. 좋은 아침이지~"

말꼬리를 늘리는 것이 별거 아닌 데도. 상당히 거슬린다. 나도 모르게 좁혀진 미간에. 김성현이 볼까 얼른 표정관리를 하니. 김성현이 자신감이 생긴건지 몸을 내 쪽으로 돌렸다.

"아, 큼. 어제 일은..."

"그 얘기는 하지말자."

김성현의 말을 곧장 끊어 냈다. 무슨 말을 하나 했더니, 어제일은 생각하기도 싫다. 아침부터 이런 주제로 대화를 이어가려는 김성현의 행동에 헛웃음이 나올지경이었다. 마치 예전 여자 앞에서 할 말이 없어 스타크래프트 종족에 대해 설명하던 고등학교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로 모쏠다웠다.

내 안좋은 반응에 솓았던 자신감이 다시 떨어졌는 지. 몸을 제자리로 돌리고는. 슬쩍 슬쩍 곁눈질로 내 눈치를 보는 김성현을 모른척 하는 것도 상당히 힘들었다. 몰래 날 쳐다보는 시선을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는 데.

무언가 기분좋은 부드러운 감촉과 함께 묵직한 무게가 느껴졌다. 상체가 책상 위로 밀리며, 머리위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아린아~! 안녕!"

언제 교실에 들어 왔는 지. 가슴으로 내 등을 누르며 인사하는 백진희와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내심 백진희가 내 옆자리에 앉았으면 했지만. 이미 김성현이 눈치없이 내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었기에. 백진희는 내 앞자리에 앉아 몸을 돌려 나와 얘기를 나눴다.

"...옆에 아는 사람이야? 자꾸 몰래 쳐다보는 데..."

대화를 나누던 백진희가 조심스런 얼굴로 귓가에 속삭였다. 김성현에게 고개를 돌리자 화들짝 놀라며 김성현이 고개를 숙였다. 김성현뿐만이 아니라 교실안의 남자 몇 몇도 나와 백진희를 쳐다보고 있었는지 엄청 티나게 시선을 외면했다.

확실히, 백진희와 내 외모는 소설속 묘사가 상당히 부족했던게 아닐까싶을 정도로. 주변의 분위기를 압도하며. 사람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었다.

돌연, 김성현에게 백진희를 소개시켜줘야하나 고민이 들었다. 괜히 백진희와 친해져 사귀기라도 한다면? 가능성 없는 일이지만 걱정이 들었다. 백진희 코인을 탄 독자로써. 백진희가 얼마나 공략하기 힘든 히로인인지는 잘알고 있다.

각성한 김성현에게도 다른 히로인들과는 다르게. 김성현의 외모와 계산된 친절에도 철저하게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기에. 나뿐만아니라 많은 독자들이. 김성현의 수 많은 공략끝에 백진희가 스스로 김성현을 침대로 끌어들인 마지막화의 모습에 열광한것이다.

지금 김성현의 외모를 보면 그럴 가능성이 현저히 적지만. 이성간의 관계에서는 혹시라는게 있으니. 경계해야했다. 막말로 각성 후의 김성현이 너무 잘생겨서. 부담스러웠을수도 있으니까. 지금의 김성현은 그냥 시골똥강아지 같다.

"별 거 아냐. 어제 잠깐 얘기 나눴거든."

"얘기? 무슨 얘기 했는데?"

백진희는 내 말에 호기심이 생겼는 지. 상체를 내쪽으로 내밀며 눈을 반짝였다. 친구가 이성과 아카데미 입학식에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궁금증이 생겼나보다. 이거 위험한데...

급히 머리를 굴려 그럴듯한 변명거리를 찾았다.

"그, 그 어제...바지에 뭐가 묻어 있길레 알려줄려고 말건것 뿐이야."

"바지에?"

역시 이 몸은 머리가 잘 안돌아가는 건가? 내뱉은 말에 바로 후회가 들었다. 내 말을 엿듣고 있었는지 김성현이 크게 몸을 움찔하는게 느껴졌다. 그러게 왜 엿듣고 있어?

"어, 어 화장실앞에서 만났는 데. 바지에 뭐가 묻어있더라구."

"흐응. 그래?"

기대했던 것과 달랐는지. 금새 흥미를 잃고 다른 주제로 얘기를 꺼내는 백진희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백진희의 말에 리액션을 해주었다. 응, 진짜? 나도 그래. 같은 리액션을 하고 있을 때쯤. 김성현이 앉아있는 쪽에서 상당히 듣기 싫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

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가슴쪽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 풀어 가슴골을 내보인. 금발태닝빗치. 소니아가 김성현의 옆자리에 앉는 것이 보였다. 김성현은 자기 옆에 앉은 소니아에 좋다고 헤실거리면서 "아, 안녕!" 이라고 하며 손을 작게 흔들기까지 했다.

인사를 나누면서 김성현을 위 아래를 스캔하는 소니아의 모습에. 먹잇감을 노리는 듯한, 야수의 모습이 겹처보여 미간을 좁혔다. 거기에 의문감이 생겼다.스토리진행상 소니아는 분명 다른 반일텐데? 어째서 이 곳에 온 거지?

내 시선을 느꼈는지 김성현을 보며 무어라 얘기하던 소니아가 나를 한 번 보더니. 도발이라도 하는 듯. 한쪽 입꼬리를 씨익 올리고는. 내 시선을 무시하듯 아무렇지 않게. 다시 김성현과 대화를 이어갔다. 그 모습에 머릿속에서 위험벨이 울렸다.

어제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김성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소니아의 행동이. 상당히 거슬렸다. 백진희에게 잠시만이라고 말한 뒤. 마주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성현과 소니아의 사이로 들어가. 김성현에게 등을 보이고 팔짱을 낀채 소니아를 노려보는 걸로. 이어지던 대화를 강제로 끊어냈다.

"이제 수업 시작할텐데. 반으로 돌아가야지 않나요?"

"응. 알아. 그래서 자리에 앉았잖아."

"자기 반으로 가야죠. 소니아."

내 지적에 기다렸다는 듯이 소니아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 이제는 한 쪽이 아닌 양쪽 입꼬리를 끝까지 올리며...

"나 여기 A반 맞아."

웃기지도 않는 소리. 소니아는 분명히. 김성현과 다른 B반이다. 확신하는 이유는. 소설에서 B반 남자들의 동정과 정기를 빼았아 자신의 힘을 키우는 데 사용 했기 때문이다.

김성현에게 공략당하기 전까지 김성현이 속해 있는 A반을 제외한. B반부터 차례대로 마지막 E반까지. 자신과 관계를 가진 남자들에게 매서울정도로 추앙받으며 학교의 여왕으로 군림하여. 온갖 패악질을 저지르다. 김성현에게 공략당해 학교의 여왕에서. 단순한 육변기로 추락하는 스토리였다.

그런데, 같은 반이라니?

싱글벙글 웃는 소니아의 얼굴을 노려봤다.

거짓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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