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7
광명회 (1)
서유림과 오이르꺼러 사이에는 두 사람이 서있었다. 이번 토너먼트를 공동으로 주관하고 있는 한국의 한상민 대표와 중국의 장홍카이 대표였다.
명분은 선수들의 도발이 너무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상은 오히려 서로의 도발을 부추겼다.
하지만 이번 서유림의 도발에는 다들 난색을 표했다.
“그건······.”
장홍카이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서유림이 조금 전에 오이르꺼러에게 중국말로 제안할 때 그 이야기를 함께 들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답이 궁해졌는지 서로 눈치만 보았다.
가장 당황한 사람은 오이르꺼러였다. 그렇게 신나게 떠들어대던 놈이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러더니 얼른 말을 바꾸었다.
“그건 당신이 하라말라 할 사항이 아니잖아. 주최측에서 필요가 있다면 하는 거지.”
그러자 한상민과 장홍카이가 좋은 구실이라는 듯 얼른 호응하고 나섰다.
“그래. 필요하면 우리가 도핑테스트를 진행하지.”
“우리 MAN FC는 약물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소. 그 어떤 선수도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니 그 점은 믿어도 좋소.”
웃기고 있군. 내가 보기엔 오이르꺼러가 뭔가 수작을 부린 것 같은데.
하지만 상관없다. 약물을 드럼통으로 사용한다고 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테니까.
서유림이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문제를 일으켜서 MAN FC의 흥행에 찬물을 부을 필요는 없으니까.
적어도 토너먼트가 끝날 때까지는 MAN FC의 지금 인기가 유지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서유림의 인지도도 더욱 올라갈 것이다.
“알겠습니다. 대신 저만이라도 도핑테스트 진행해주세요. 이런 의심을 받는 상황에서 그냥 있으면 자존심 상합니다.”
한상민도 장홍카이도 그것까지 마다하지는 않았다.
“좋아요. 서유림 선수의 파워가 체급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뛰어난 면이 있긴 해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경기가 끝난 직후 서유림 선수의 도핑테스를 진행하겠습니다.”
서유림이 오이르꺼러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이래도 떠들 게 남았느냐는 식이었다.
오이르꺼러의 입이 조개처럼 다물어졌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넌 이미 나한테 찍혔거든. 나이도 어린놈이 너무 싸가지 없게 굴었잖아. 적어도 그 값은 치러야지.
경기는 다음날 치러졌다.
큰 이변은 없었다. 밀코 그로캅을 시작으로 마이티 무어, 최흥만 등 우승후보로 꼽히던 자들 모두 4강에 안착했다.
그리고 메인이벤트나 마찬가지인 마지막 경기가 시작되었다.
서유림과 오이르꺼러의 대결.
서유림은 이번에도 하회탈을 쓰고 입장했다. 중간에 YJY가 하회탈을 벗어던지며 만원관중들의 기대에 보답했다.
이번 토너먼트의 흥행은 YJY 덕분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팬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오이르꺼러는 케이지에서도 서유림을 도발했다. 심판이 규칙을 설명하는데 그냥 노려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마로 슬쩍슬쩍 들이받기까지 했다.
오이르꺼러의 몸무게는 129kg, 서유림의 몸무게는 84kg.
게다가 오이르꺼러는 떠오르는 신성으로 만원관중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8강에 올라오기까지 상대를 강력한 펀치로 모두 KO시키기도 했다.
누가 봐도 오이르꺼러의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다.
관중들이 뜨거운 환호성을 보냈다. 이곳이 중국 상해다보니 관중 대부분이 오이르꺼러의 편이었다.
이거 조금 난감하네. 오이르꺼러 혼내주기가 조금 미안해진다. 저 많은 관중들을 실망시켜야 하잖아.
그래도 할 일은 해야지.
경기가 시작되자 오이르꺼러가 거침없이 다가왔다. 가드를 바짝 올리고 돌진하는 모습이 맷집도 주먹도 자신의 것이 더 세다고 확신하는 듯했다.
관중들의 함성소리 때문에 더욱 힘을 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냥 한 주먹에 끝낼까 하다가 생각을 바꾸었다. 그동안 강종범에게 배웠던 것을 시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강종범도 이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그 정도면 경량급 못지않은 움직임이야. 웬만한 주먹은 다 피할 수 있을 거야.”
서유림이 가드를 살짝 내렸다.
그러자 오이르꺼러가 먹이를 발견한 맹수처럼 주먹을 거칠게 뻗었다.
둔탁한 움직임이었다. 빈틈이 너무도 쉽게 보였다.
하지만 서유림은 곧바로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오이르꺼러의 움직임을 보며 화려한 위빙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오이르꺼러가 주먹을 뻗을 때마다 서유림의 몸이 돌풍을 맞은 갈대처럼 이리저리 휙휙 휘었다.
오이르꺼러의 주먹이 번번이 허공을 휘저었다.
중국인은 ‘멘쓰’라고 해서 체면을 무엇보다도 중하게 여긴다고 했다. 멘쓰에 손상을 입으면 이성을 잃을 정도로.
지금 오이르꺼러가 그랬다. 어처구니없는 헛손질로 창피를 당하자 화가 나서 숨소리가 무척 거세졌다.
이번에는 서브미션이라도 구사하겠다는 듯 온몸으로 달려들었다. 서유림의 팔목이라도 잡고 넘어뜨리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움직임이 너무 무거웠다. 서유림이 슬쩍슬쩍 스텝을 밟으며 피하니 오이르꺼러 혼자 원맨쇼를 하듯 휘청거렸다.
이제 끝낼 때가 된 것 같다. 더는 위빙을 시험해볼 상황도 못 되고.
오이르꺼러가 격하게 달려드는 순간 서유림이 주먹을 쭉 뻗었다.
오이르꺼러가 뒤늦게 가드를 올렸지만 서유림의 주먹은 그 틈을 파고들어서 면상을 찍었다.
이어서 훤히 비어있는 복부에 한 방, 그 충격으로 가드가 내려가자 다시 얼굴에 한 방을 꽂아 넣었다.
오이르꺼러가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시끄럽던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이럴 줄 알았다니까. 이거 미안해서 인터뷰도 못 하겠네.
아무리 그래도 인터뷰는 진행되었다. 명색이 메인이벤트고 게다가 YJY까지 있는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서유림은 승리소감 따위는 밝히지 않았다. 대신 아주 짧게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지금 바로 채혈해서 도핑테스트 해주세요.”
그 말만 마치고 YJY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그리고는 어서 진행해달라는 듯 팔을 내밀었다.
의료진이 조금은 당황하는 표정을 했다. 대회 관계자들의 눈치를 보았다.
결국 한상민과 장홍카이가 짧게 의견을 교환하고 결정을 내려주었다. 본인이 원한다는데 굳이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의료진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주었고, 의료진이 재빨리 다가와서 서유림의 피를 뽑아갔다.
서유림이 만족스럽게 웃었다.
이제 더는 ‘약물’이야기는 없겠지.
서유림은 중국에서 일주일을 더 머물렀다. 여러 방송매체에서 사전에 출연요청이 있었고, 광고촬영 계획도 잡혀있었다.
YJY의 콘서트에도 게스트로 참여했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후딱 지나갔다.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일주일간을 정산해보았다.
‘와! 일주일 만에 5억 원을 넘게 벌었네.’
역시 격투기보다는 연예인이 돈이 더 되는구나.
지금 인지도만으로도 수입이 이 정도인데, 인지도를 크게 높이면 수입이 얼마나 많아질까?
앞으로 돈 걱정은 없이 살아도 될 것 같았다.
흐뭇한 마음으로 인천공항에 내릴 수 있었다.
‘오늘도 희라가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겠지?’
그런데 주차장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관문을 거쳐야만 했다. 입국장에서 뜻밖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자들이었다. 아니, 저런 사람들을 리포터라고 하던가?
서유림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얼른 다가와서 마이크가 달린 녹음기를 들이대며 이런저런 질문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 원래 이렇게 막무가내인가? 사전에 약속도 잡아놓고, 무슨 질문을 할 것인지도 주고받지 않나?
하지만 그리 어려운 질문은 아니었다. 승리 소감이 어떠냐? 결승까지 올라갈 자신이 있느냐? 앞으로의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이냐? 같은 질문이었다.
신기한 경험이기도 해서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20분가량의 인터뷰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슬쩍 보니 리포터들이 서유림의 뒤를 몰래 밟는 것 같았다. 꼭 파파라치 느낌이었다.
스캔들 같은 기사거리라도 잡아보겠다는 건가?
‘나 같은 무명인을 왜?’
대충 속셈이 짐작되었다.
지금이야 서유림이 무명이니 스캔들이 있어도 별 기사거리가 못 되겠지. 하지만 나중에 유명인사가 되면 가치가 달라질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서 보험을 들어두겠다는 것 아닐까?
갑자기 괘씸한 생각이 든다. 사전약속도 없던 인터뷰에 그토록 성심성의껏 임해주었는데 뒤통수 칠 생각이나 하고 있어?
저러니 기자가 아니라 ‘기레기’라는 욕을 먹지.
‘다음부터 너희와는 그 어떤 거래도 하지 않는다.’
서유림이 다짐하며 주차장이 아닌 공항리무진에 몸을 실었다. 채희라에게는 문자로 상황을 알려주었다.
[기자가 붙어서 서울로 바로 간다.]
[그럼 민들레 옥탑방으로 와.]
공항리무진에서 내린 서유림은 곧장 서울 신사동 민들레로 향했다.
이젠 채희라의 도움 없이도 민들레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 거침없이 옥탑방으로 들어갔다.
채희라가 1시간가량 늦게 도착했다. 서유림의 얼굴을 보자마자 활짝 미소 지었다.
“상대가 우승후보라고 해서 고생 좀 할 줄 알았는데 멀쩡하네? 그렇게 멀쩡해도 되는 거야?”
“결승전도 아니고 겨우 8강전인데 멀쩡해야지. 그런데 그건 뭐야?”
서유림이 채희라가 손에 든 것을 가리켰다.
제법 두툼한 서류철이었다.
채희라가 맞춰보라는 듯 서류철을 들어보였다.
“이게 뭘까?”
“돈다발은 아닌 것 같고, 무슨 계약서야?”
“땡. 오빠가 그때 부탁했던 것. 서울 조폭들에 대해서 조사한 것들이야.”
오! 그거였구나.
서유림이 반가움에 눈을 크게 뜨며 손을 뻗었다.
채희라가 서류철을 뒤로 숨겼다.
“맨입으로 달라고?”
“알았어. 원하는 게 뭔데?”
채희라가 원하는 거야 빤하겠지. 대놓고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민망할 정도로 선정적인 요구 아니겠어?
“오빠, 임채모 선생님하고 친하지?”
어! 꽁냥꽁냥한 걸 원하는 게 아니었네! 나 혼자 김칫국 마셨던 거였어? 괜히 이야기했다가 쪽팔릴 뻔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임채모 이름이 왜 튀어나와?
설마 마루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게 해달라는 건가?
“마루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할 수 있게 도와줘.”
그거였네.
사실 임채모 정도라면 어느 연예기획사라도 탐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제2의 전성기를 넘어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으니까.
영화, CF, 각종 행사는 물론이고 입담까지 좋아서 예능에서도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게다가 두리랜드 입소문이 퍼지면서 ‘의인’, ‘천사’와 같은 수식어를 붙이며 모든 사람이 칭송하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임채모의 체력이었다.
나이가 60살이 넘은 사람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암으로 사망선고까지 받은 사람이다. 그런데도 20대보다 더욱 바쁜 일정을 거뜬히 소화하고 있었다.
그런 임채모가 아직도 소속사 없이 활동하고 있으니 누구라도 탐낼 수밖에.
마루 엔터테인먼트라고 예외일 수는 없겠지.
하지만 그것은 조금 곤란한 부탁이었다.
채희라의 말대로 임채모와 서유림은 특별한 관계다. 무려 서유림의 생명을 10년이나 잘라서 임채모에게 주지 않았는가?
사실이 어떻든 간에 임채모는 그렇게 알고 있으니까.
때문에 임채모는 아마도 서유림이 ‘마루 엔터네인먼트’라는 단어만 꺼내도 즉시 그곳과 계약할 것이다.
서유림은 임채모가 자신의 의지대로 살기를 바랐다. 서유림에 의해서 그 길이 꺾기거나 비틀어지기를 바라지 않았다.
다만 나중에 서유림이 연예계로 진출하게 되면, 그때 도움이나 조금 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거면 충분하다.
“꼭 그래야만 해?”
“꼭은 아니고. 그냥 그래줬으면 해.”
특별한 이유는 없는 모양이다. 단지 임채모가 탐이 나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제아무리 채희라의 부탁이라고 해도, 제아무리 친한 YJY 소속사라고 해도 그런 일에는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그럼 먼저 날 설득해봐. 설득하지 못하면 차라리 그 서류 포기할게.”
서유림이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그러자 채희라도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분위기가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흘러갈 줄은 몰랐던 거겠지.
“설득까진 아니고. 우리 스폰서가 나름대로 야심차게 만든 기획사라서 도와주고 싶은 것뿐이야. 알잖아. 우리 스폰서가 어떤 사람인지.”
“넌 알겠지만, 난 모르지. 만나본 적도 없고.”
“정의로우신 분이셔. 약자의 편에 서기를 좋아하시는 분이고. 오빠가 날 믿는다면 우리 스폰서도 믿어줬으면 좋겠어.”
채희라를 믿는다?
사실 가족을 제외한다면 그중 가장 믿는 사람이기는 하다. 이상하게 마음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뭔가 통하는 게 있는 것도 같으니까.
하지만 그런 막연함만 가지고 임채모를 설득하기는 좀 그렇다.
그렇다고 너무 매정하게 굴기도 좀 미안하고.
“그럼 내가 임채모 선생님을 한번 만나볼게. 하지만 장담은 못해.”
그러자 살짝 굳어있던 채희라의 표정이 다시 활짝 폈다.
“고마워 오빠.”
“그럼 그 서류철 좀 볼까?”
채희라가 침대 위로 엎어지며 서류철을 펼쳤다.
하긴, 소파 같은 곳보다는 저런 곳이 훨씬 편하긴 하지.
서유림도 채희라처럼 침대에 몸을 던졌다.
함께 서류철을 열어보았다.
서류철이 무척 두툼했다. 조직의 수가 무려 20개가 넘었다.
“와, 서울이 조폭이 이렇게 많았어?”
“그러게. 나도 처음 알았어. 아는 경찰을 통해서 입수한 자료하고 대조해본 거니까 거의 맞을 거야.”
조폭도 참 각양각색이었다. 똑같은 조폭인데 성격이 이렇게 다를까?
어떤 조폭은 마치 기업이 신입사원 채용하듯 스펙을 보고 조직원을 뽑기도 했다. 키는 175cm 이상이어야 하고, 얼굴에 흉터가 없어야 하고, 대졸자이거나 미남이어야 하고, 토익과 토플 고득점자를 우대하는 식이었다.
“이놈들은 조직원을 왜 이런 식으로 뽑지?”
“나도 궁금해서 알아봤더니 이유가 있던데. 조직이 기업형으로 바뀌어서 그래. 폭력보다는 영업을 많이 뛰어야 하니까.”
“말세로군, 말세.”
서유림이 혀를 차며 다른 조직들을 살펴보았다.
어떤 조직은 모든 조직원이 칼을 차고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큰 조직은 보이지 않았다. 예전에는 조직원 수가 1만 명이 넘는 조폭도 있었다고 했는데, 지금 보니 100명 넘는 조폭도 그리 많지 않았다.
서유림이 조폭들을 하나하나 검토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기준에 따라서 공략순서를 정했다.
“여기부터 접수해야 하겠군.”
‘석균이파’라는 조폭이었다. 조직원이 80명에 가까울 정도로 규모가 제법 큰데 성장속도가 무척 빨랐다. 지금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었다. 조만간 조직원 수가 100명을 돌파할 것 같았다.
하는 짓거리도 더럽기 짝이 없었다.
딱히 ‘이게 우리 일이다.’라고 정해놓지는 않았다. 흥신소, 룸살롱, 성매매 알선, 불법도박, 앵벌이 강요 등 돈 되는 일은 뭐든 다 하는 놈들이었다.
특히 인터넷에 ‘창공’이라는 흥신소를 차려놓았는데, 광고 문구가 무척 자극적이었다.
[액수만 맞으면 저승사자도 빌려드립니다.]
한마디로 사람도 죽여준다는 뜻이었다.
“괜찮겠어? 너무 큰 조직 아냐?”
“그런 건 걱정하지 말라니까.”
“그럼 핵심 조직원 위치 파악되는 대로 가르쳐줄게.”
“아니, 이놈들 하는 짓거리를 보니까 그럴 필요도 없겠어.”
“왜? 다른 방법이라도 있어?”
서유림이 방긋 웃어주었다.
“우리가 힘들게 찾아가는 것보다는 놈들이 찾아오도록 만드는 게 훨씬 쉽지 않겠어?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