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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자를 육성하는 능력자-144화 (144/215)

144화

상대 귀족을 가볍게 납득 시킨 후 카일은 이고르 후작에게 말했다.

“우선, 이고르 후작님의 주장은 잘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내린 결론은 여전히 ‘남방대륙과의 무역은 가능하다.’라는 겁니다.”

“이보게 백작.”

“지금부터 제가 반론을 하겠습니다. 우선 해적 문제를 말씀하신다면 저는 최근 우리 나라 남쪽의 해역부터 사이펀 왕국의 서쪽 해역까지의 해역을 장악했습니다.”

“피바다 라킨을 그대가 무찔렀다는 말은 들었소. 뭐, 열두 척의 배로 수백 척을 무찔렀다는 헛소문까지 번질 정도였으니 틀림없이 대승이었겠지.”

그건 헛소문이 아니었지만 카일은 굳이 정정해 주지 않았다. 이 세상에서 열두 척 필승론을 알아먹는 건 카일하고 에이라 정도뿐이다.

이고르 후작은 카일에게 눈을 빛내며 말했다.

“하지만 말일세. 해적은 거물 몇 명을 잡는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닐세. 거물 하나를 잡아 봤자 그 거물의 자리를 그 밑의 해적들이 채울 뿐이지. 사실상 박멸할 수 없는 존재란 말일세.”

“동감합니다. 바퀴벌레 같은 생존력들이죠.”

“그런데 어떻게 자신 있게 해역을 장악했다고 주장할 수 있나?”

“간단합니다. 저는 해적들을 박멸할 게 아니라 고용할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고용한다고?”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해적과 손을 잡는다고? 제국 소속인 우리가?”

카일의 말에 대전의 귀족들은 크게 동요했다. 정통파 귀족들은 말할 것도 없고 모험가 출신의 국왕파 귀족들조차도 해적과 손을 잡는다는 말에는 거부감을 보였다.

“백작, 제정신으로 하는 말인가?”

“물론입니다.”

“어찌 싱카라 연합제국의 일원이 해적과 손을 잡는다는 말을 한단 말인가? 자네는 자존심도 없는 건가?”

“그 부분에 관해서는 제가 따로 할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순수하게 제 계획의 가능성만을 논의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백작?!”

이고르 후작이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카일은 태연하게 말을 이어갔다.

“해적을 고용한다고 말했지만 엄밀히 말해서 제가 손을 내미는 건 근본 없는 해적인 아니라 게오르그 왕국의 해군입니다.”

“게오르그 왕국의 해군?”

“그건 확실히…….”

“아니, 하지만 그 나라는 해군이 곧 해적이지 않소?”

“그래도 명목상으로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이펀 왕국과 게오르그 왕국.

둘 다 해적들의 본거지라고 불리는 나라들이었지만 성향은 약간 달랐다.

사이펀 왕국의 해적들이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면 프리랜서라면 게오르그 왕국의 해적들은 정규직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게오르그 왕국에서는 소규모 어선을 제외한 모든 범선을 국가에서 관리 감독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허가받지 못한 범선은 기항할 수 없고 운행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오르그 왕국의 해적들이 전 대륙에 악명을 떨치는 이유는 게오르그 왕국의 해군이 결국 해적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가까이 있는 사이펀 왕국의 해적들은 물론이고 멀리 있는 베르나도 왕국의 무역선까지. 어쨌든 바다에 보이는 모든 배라는 배는 공격해서 약탈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그러다 걸리면 그냥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 버리면서 국제적 항의도 묵살해 버린다.

이러다 보니 게오르그 왕국에서는 ‘해군=해적’이라는 공식이 성립된 것이다.

그런 게오르그 왕국의 해군과 손을 잡는다. 이건 사실상 해적과 손을 잡는 것과 같다. 하지만…….

“명목상으로 그들은 해군입니다. 엄연히 대륙에 존재하는 왕국의 해군이죠.”

“아니, 그래도 그건…….”

“일단 그들과 손을 잡아서 해역의 해적들을 모두 소탕합니다. 제 휘하의 선단과 게오르그 왕국의 해군이 힘을 합친다면 사이펀 왕국의 해역은 모두 정리하는 게 가능합니다.”

“으으음…….”

“그 후에는 해적들의 또 다른 근거지라고 할 수 있는 해적 군도를 공략합니다. 여기에는 우리 나라의 정예군을 투입해서 군도의 섬들 중 유용한 땅을 찾아서 개발을 할 생각입니다.”

“군도를 개발한다고?”

“예. 이미 해적들 중에서도 그 군도에 만을 단위의 근거지를 만들어서 보급 기지로 이용하는 이들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우리라고 못할 건 없습니다.”

“흐으음…….”

“으음, 가능할 것 같기도 하군.”

카일의 말을 듣고 있으니 실제로 가능하다는 생각이 점점 더 들고 있었다.

카일은 그런 이들에게 말했다.

“해적 군도에 근거지를 만들게 되면 해역의 장악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가의 영토를 넓히는 공적이 되며, 동시에 남방대륙과의 무역에 유용한 교류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교류지라고?”

“예. 그리고 이 점이 세 번째 문제점을 해결해 줍니다. 이고르 후작님은 조나라가 폐쇄적인 국가라고 하셨지요?”

“그렇소. 그 나라는 바이에른에서 수도 없이 시도해도 무역을 허가하지 않은 나라였소.”

“그렇죠. 하지만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폐쇄적인 국가라고 하는 것치고는 남방대륙과의 교역품에 조나라의 물품도 제법 섞여 있습니다. 조나라의 술이라든가, 옥이라든가.”

“음… 그건…….”

“그들은 무역의 문을 완전히 닫아 놓는 것이 아닙니다. 군사적인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서 자국의 항구를 개방하지 않을 뿐이죠. 해적 군도를 장악하고 거기에 교류지를 만든 후, 조나라에 사절을 보내서 조나라 밖에서 교역을 하고자 한다면 조나라도 끝까지 반대하지 않을 겁니다.”

“오, 오오…….”

“듣고 보니.”

“그런 수가 있었구나.”

대전의 귀족들은 카일의 주장에 크게 감탄했다. 카일은 그 기세를 몰아 그들에게 쐐기를 박듯이 말했다.

“이상의 계획을 실행하게 되면 우리 나라는 성공적으로 남방대륙과 무역을 성공하는 중앙 대륙의 두 번째 나라가 됩니다. 싱카라 연합제국의 인프라망을 타고 퍼트리면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베르나도 왕국을 넘어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동시에 해적을 소탕하고 해역을 안정화시킴으로 인해서 국제적 명성을 높일 수 있으며 해적 군도까지 영토를 확장해서 국토를 넓힐 수도 있습니다. 이상이 제가 남방대륙과의 무역이 가능하며 또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카일의 말이 끝나고 대전이 침묵에 휩싸였다. 그 침묵을 깬 것은 누군가가 시작했는지 모를 박수 소리였다.

짝… 짝… 짝…….

그 박수 소리는 순식간에 전염되었다.

“훌륭하오.”

“멋지군. 아주 훌륭해.”

“머리 좋은 건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이 순간은 정통파 국왕파를 떠나서 모든 이들이 카일에게 박수를 보냈다. 카일이 제시한 미래가 그만큼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박수갈채 속에 빅토르가 일어나서 말했다.

“카일 화이트 백작의 계획을 정식으로 추진하겠다. 또한 그에게 이 일의 전권을 맡긴다. 반대는 용납하지 않겠다.”

그렇게 카일의 남방대륙에 대한 무역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게 되었다.

* * *

남방대륙과의 무역.

그것은 성공만 한다면 막대한 이득이 보장되는 사업이다. 그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된 순간 카일의 가치는 천정부지 치솟아서 양쪽 파벌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화이트 백작님 승작을 축하드립니다. 괜찮으시다면 시간을 좀 내실 수 있을까요?”

“축하하네, 화이트 백작. 어떤가? 오랜만에 옛날 추억이라도 되새기며 한잔하지 않을 텐가?”

승작식이 끝나기 무섭게 양쪽 파벌의 귀족들은 달려들었다. 간절하다 못해 애절한 그들의 구애에 카일은 피식 웃으면서 여유롭게 대처했다.

“죄송합니다. 지금 좀 바쁜지라…….”

귀족들은 카일의 완곡한 거절에 몹시 안타까워했다.

그나마 정통파 귀족들 입장에서 다행이라고 느끼는 건 국왕파 귀족들이라고 해도 카일과 그렇게 친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모험가 출신. 거기다 모험가로서 활동하던 지역도 같았던 만큼 친분이 있을 법도 했지만 그 누구도 카일과 개인적으로 친밀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적어도 조건은 같다는 거군.’

정통파 귀족들이 그렇게 생각하며 어떻게 하면 카일 화이트 백작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 고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하하하. 카일 오랜만이네. 나 기억하나.”

“오웬 씨, 아니 이제는 바토르 백작님이시죠?”

“하하하! 우리 사이에 뭘 그렇게 딱딱하게 말하나? 그냥 오웬이라고 말하게.”

그때 나타난 것은 국왕파 귀족들에게 있어서 히든카드라고 할 수 있는 오웬 바토르 백작이었다.

예전 카일이 바이에른에 있을 때 스톰 클랜의 파티장으로서 카일의 뒷배경이 되어 주었던 오웬은 국왕파 귀족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카일과 개인적인 연결 고리가 있는 인물이다.

“본 지 한참 됐지. 그동안 잘 지내고 있었나?”

“덕분에 별 탈 없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오웬 씨는 요즘 어디서 활동하시나요?”

“하하하. 나야 전하 직속 부대원으로 던전에 들어가기 바쁘지. 이거 귀족 됐다고 해서 잔뜩 기대했는데 하는 일은 옛날하고 다를 게 없더라고.”

“덕분에 뱃살은 안 나오셨군요.”

“하하하하! 벗으면 아직 쫙쫙 갈라져 있지.”

오웬이 나타나서 카일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자 정통파 귀족들은 눈살을 찌푸렸고 국왕파 귀족들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근본은 우리하고 같지.’

‘아무리 인간 불신으로 유명하다고 해도 같은 모험가 출신인데 말이야.’

국왕파 귀족은 이대로 오웬을 연결 고리로 삼아서 카일을 자신들 쪽으로 끌어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어떤가? 그동안 밀린 얘기도 많을 텐데 우리 집에 가서 한잔하면서 얘기하지 않겠나?”

“죄송합니다. 그러고 싶지만 전하의 부름을 받아서 말이죠.”

“전하의 부름을 받아?”

“예. 남방대륙과의 무역을 진행하는 것에 관해서 전하와 일대일로 나눠서 재가 받아야 할 사안들이 꽤 많습니다.”

“…어. 그래. 그렇군.”

오웬은 살짝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카일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그이기에 알고 있었다. 지금 카일은 정중하지만 분명하게 자신을 밀어내고 있음을 말이다.

‘이 친구 맺고 끊는 건 거의 칼이지.’

여기서 더 달라붙어 봐야 흔들릴 카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 오웬은 태연한 듯 표정 관리하며 뒤로 물러났다.

“많이 아쉽군. 그럼 다음에 시간이 비면 따로 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그때는 제가 먼저 연락하죠.”

바꿔 말하면 내가 연락하기 전에 귀찮게 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리고 카일은 더 이상 볼일이 없다는 듯이 대전을 나가버렸다.

카일이 나가고 나서 국왕파 귀족들이 오웬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이봐, 오웬. 좀 더 권해 보지 그랬어?”

“왜 그렇게 깔끔하게 보낸 거야? 카일은 바이에른에 있을 때 네가 뒤를 봐주던 인물 아니었어?”

그들의 말에 오웬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카일을 아니까 그러는 거야. 저 녀석이 저렇게 나오면 어지간해서는 태도를 안 바꾼다고?”

“그래도 함께했던 의리라는 게 있잖아?”

“의리? …우리가 그런 관계는 아니었지?”

오웬은 알고 있었다. 카일과 자신의 관계는 철저한 기브 앤 테이크의 거래 관계였다. 만약 자신이 의리 운운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질척하게 달라붙는 순간 카일은 자신에게 가지고 있는 아주 작은 호의조차 적의로 덮어버릴 것이다.

‘후우우……. 다행이군.’

‘적어도 국왕파와 친해질 것 같지는 않아.’

그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정통파 귀족들이었다.

* * *

“일단 첫 단추는 성공적으로 끼웠습니다.”

“그래. 그런 모양이군.”

카일과 빅토르가 개인적으로 마주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조금 전에 두 사람은 대전에서 말한 남방대륙과의 무역 계획은 이미 카일이 빅토르에게 모두 말했던 것이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카일의 계획 중에서도 반 정도만 공개했을 뿐이었다. 전부 공개하지 않은 것은 남은 계획의 대부분이 빅토르의 왕권을 강화하고 귀족들의 권한을 축소시키기 위한 계획들이기 때문이다.

“일단, 미끼는 던졌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시죠.”

“그래야겠지.”

남방대륙 사업에는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카일이 벌어들이는 돈으로 그 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솔직히 예산이 좀 빡빡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투자자가 있으면 얘기는 달라진다. 투자금을 받아서 사업을 벌이고 그들에게 사업의 지분을 배당하는 형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카일이 돈을 아끼면서도 훨씬 더 유리하게 계획을 추진할 수 있다.

물론 남방대륙과의 무역권을 카일이 주도하기 위해서 절대로 50%가 넘는 지분을 풀지는 않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60%는 카일이 10%는 고르시파 왕실이 그리고 나머지 30%는 귀족들에게 투자금을 받을 생각이었다.

그들에게 투자를 받음으로 인해서 얻는 이득을 그냥 자금을 아끼는 것만이 아니다. 투자금을 받는 순간 돈을 지불한 그들은 투자자가 된다. 즉, 카일의 사업을 지지하는 입장이 되고, 남방대륙과의 사업에 방해되는 정치적 정책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립하면서 카일의 힘이 되어 줄 것이다. 투자자를 유치함으로써 예산을 확보하고 동시에 정치적 지지도 얻어내는 일거양득의 계획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만들어 낸 세력은 빅토르의 왕권을 강화해 줄 것이다. ‘정통파냐, 국왕파냐?’하는 양분법을 벗어나서 제3의 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투자자를 유치해서 그들을 전하의 수족으로 만드십시오. 전하께서 시키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하는 도구로 만들어야 합니다.”

“표현이 좀 그렇군.”

빅토르가 거부감이 있는 표정을 지었지만 카일은 단호하게 말했다.

“던전에서 등을 맡기는 동료에게 중요한 게 신뢰라면 정치적 세력을 만들 때 일원에게 필요한 건 구심점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입니다. 특히 국왕의 손이 직접 닿는 정치적 파벌은 더욱더 그렇죠.”

“흐으음…….”

“거짓말이 아니라 전하의 명령에 가족도 버릴 수 있는 인물을 가려내서 파벌의 행동 대장 격으로 세워야 합니다.”

“그런 인물이 있을까?”

“생각보다 흔할 겁니다. 권력에 매혹된 인간의 추잡함은 그 끝을 모르니까요.”

한 줌 권력을 위해서 골육상쟁도 마다하지 않는 게 인간의 서글픈 본성이다. 카일은 그 점을 잘 알았다.

빅토르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단, 자네 조언을 받아서 시작한 일이니 끝까지 그 조언을 지켜보겠네.”

“감사합니다.”

“대신, 자네도 내 조건을 충실하게 지켜 주게.”

“…알고 있습니다.”

“일단, 준비는 해놨네. 지금 당장 만나겠나?”

카일은 빅토르의 말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루에 한 명씩으로 부탁드립니다.”

“그 정도는 자네가 원하는 대로 하게”

빅토르가 손짓을 하자 카일은 시종의 안내를 받아서 어딘가로 이동했다.

그곳은 왕궁에 딸려 있는 작지만 화려한 별궁이었다. 그곳에 들어간 카일을 반긴 것은…….

“안녕하세요. 카일 화이트 백작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공주님.”

그녀의 이름은 로지 폰 고르시파.

예쁘장한 미모를 보면 믿기지 않겠지만 그녀는 빅토르의 딸이었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카일에게 말했다.

“왕국의 차세대 실세나 다름없는 백작님과 결혼을 한다니 가슴이 설레는걸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카일은 약간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다. 이게 바로 빅토르가 카일에게 제시한 조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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