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자를 육성하는 능력자-60화 (60/215)

60화

레이나는 돈주머니를 내밀었고 놈은 그것을 확인해 봤다.

“이게 어떻게…….”

놈은 금화를 꼼꼼하게 세어 보고 깨물어 보기도 하더니 크게 당황했다.

레이나는 그런 사채업자에게 말했다

“돈을 받았으니 차용증을 돌려주세요. 그리고 이제 여기에 오지 말아 주세요.”

그녀의 요구는 타당했다.

“크흠, 부족하군.”

그러나 상대방이 인간 쓰레기인 게 문제였다.

“뭐라고요?”

“이자가 빠졌잖아? 100골드에 이자가 붙어서 120골드여야 하는데 20골드는 어디 있지?”

“그런 말은 듣지 못했어요!”

레이나가 몹시 화를 내며 말했다. 그러자 사채업자는 오히려 여유 있는 표정으로 주변에 확인하듯이 말했다.

“무슨 소리야, 난 했어. 그렇지?”

“물론이죠. 형님이 말씀하시는 걸 분명 들었습니다.”

“총 120골드인데 여기 원장은 괴물이라서 사람 말을 잘 못 알아듣는 모양입니다.”

“푸하하하하!.”

주변의 양아치들은 자신을 데리고 온 사채업자의 말에 동주하며 레이나를 조롱했다.

그리고 레이나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당신들,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군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그보다 이제 돈을 갚을 수 없으니 이제 교회의 건물과 땅을 넘겨줘야겠어.”

그러면서 놈이 손을 스윽 들어 올렸다.

그러자 뒤편에 양아치 놈들 중에 몇몇 놈들이 건물을 부수기 위한 철거용 해머와 철거용 장비를 꺼냈다. 사채업자는 일을 오래 끌지 않고 여기서 다 끝내버릴 생각인 듯 했다.

이미 작정을 하고 여기에 온 것이다.

“자, 애들아 모두 부셔라.”

“예. 형님.”

그리고 사채업자들이 고아원을 부수기 위해서 다가오는 것을 보고 레이나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레테 여신이시여. 어째서 이렇게 잔혹하시나이까.’

자애와 조화의 여지를 섬기는 그녀였지만 악당들의 폭력 앞에서는 신의 가르침은 너무나 무력했다.

“선생님.”

“선생님. 어떻게 해요?”

아이들은 사채업자들이 고아원을 부수려는 것을 보고 레이나에게 매달려서 발을 동동 굴렀지만 레이나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퉤! 비켜, 이 괴물아.”

그런 레이나에게 사채업자가 험악하게 망치를 휘두르며 말했다.

레이나는 입술을 꼭 깨물고 고개를 저었다.

“뭐, 그럼 거기 있던가? 너만 다치는 거지.”

그리고 놈이 망치를 크게 들어 올렸다. 그 순간이었다.

“아니. 다치는 건 너지.”

놈의 뒤편에서 카일이 말했다. 그리고 크게 주먹을 휘둘렀다.

“응. 당시… 커억!”

뻐어억!

카일의 주먹이 망치를 들고 있던 양아치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그리고 앞으로 쓰러진 놈이 일어나기도 전에 다시 한번 카일의 발이 놈의 뒤통수를 찍었다.

콰직!

완전히 뻗어버린 양아치를 보며 카일은 속으로 혀를 찼다.

‘쯧, 검은 바람이면 한 방에 끝났을 텐데. 나는 영 힘 조절이 서툴단 말이야.’

카일도 꽤 강해졌다.

하지만 이런 양아치를 상대로 죽이지 않고 반만 죽이기 위해서는 좀 더 섬세한 힘 조절이 필요했다.

“이봐, 뜨내기.”

“너 뭐하는 거야?”

사채업자와 그 부하들은 자신의 동료를 공격한 카일을 보고 험악하게 소리쳤다.

놈들 중에는 품안에서 작은 나이프를 꺼내는 놈들도 있었다. 카일은 그런 놈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레이나를 보고 말했다

“어디 다친 곳은 없나요?”

“예? 예……. 괜찮습니다.”

“다행이군요. 아이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세요. 지금 부터는 교육상 좋지 않은 일들이 벌어질 겁니다.”

카일의 말에 레이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아이들을 챙기며 말했다.

“얘들아 들어가자.”

“선생님. 저 아저씨는요?”

“주… 아니, 카일 씨는 괜찮단다.”

그녀는 서둘러서 아이들을 데리고 고아원의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사이에 사채업자는 부하들을 데리고 카일을 보호했다.

“이봐, 뜨내기 양반.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아?”

“응. 그럴 것 같아.”

카일이 여유 있게 나서자 사채업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좋은 말로 할 때 이쯤에서 꺼져라. 그럼 한 번만 봐 줄 테니까 말이야.”

“쿡…….”

카일은 피식 웃었다.

“뭐가 우습지?”

“카일은 진짜 웃기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냥 싸우면 질지도 모르니까 무섭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지 않나? 쓰레기 주제에 또 체면은 있어서 그렇게 말하기는 싫다 이건가?”

“뭐… 뭐가 어째?”

“봐라. 네 부하들도 인상만 험악하게 쓰고 다 쫄았잖아? 싸우기 싫은 티가 다 나는데.”

카일의 조롱에 사채업자가 이를 갈면서 말했다.

“그래 죽고 싶다 이거지? 애들아 당장 이 새끼 잡아. 아니, 죽여버려라.”

“어이구 무서워라. 사람 죽이려고 하네. 경비대에 알려지면 어쩌려고 그러실까나?”

“안 걸리면 되지. 이 병신아!”

그러면서 사채업자는 자기만 슬쩍 뒤로 빠져가고 있었다. 그렇게 뒷걸음질을 치던 사채업자는 무언가 크고 단단한 것이 자신의 등에 닿아서 더 이상 뒤로 물러나지 못했다.

턱.

“뭐, 뭐지… 어엇?!”

순간 솥뚜껑처럼 크고 단단한 손이 놈의 머리를 잡더니 그대로 놈의 몸을 허공에 들어 올렸다.

“주인님. 이 쓰레기는 어떻게 할까요?”

“글쎄, 날 죽이려고 했으니 죽여도 정당방위 아닐까?”

“확실히 그렇군요.”

“그, 그런 짓을… 하면 경비대에서…….”

말을 더듬으며 항변하는 사채업자에게 카일이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안 걸리면 된다며.”

콰지직!

그리고 검은 바람의 어퍼컷이 사채업자의 턱뼈를 다 박살 내버렸다.

“흐, 흐허… 흐허허…….”

쓰러진 사채업자는 자기 턱을 부여잡고 말도 똑바로 못하고 있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그리고 카일도 본격적으로 양아치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자, 잠깐 나는? 커억……!”

“싸우는 데 잠깐이 어디 있어?”

“이놈이… 악!”

“말만 하지 말고 덤벼라. 쓰레기들.”

검은 바람도 화가 많이 났는지 양아치들을 용서 없이 잡아 족치고 있었다.

압도적인 강함의 검은 바람은 물론이고 던전에서 실전을 거치고 단련에 단련을 거듭한 카일만 해도 이제 이런 양아치들이 감히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대는 아니었다.

놈들은 처음에 몇 번 맞서려고 했지만 동료들이 허수아비처럼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겁을 먹더니 달아나기 시작했다.

“괴… 괴물들이다.”

“사람 살려!”

그렇게 도망가는 놈들을 보고 카일이 말했다.

“안 쫓아도 되나?”

“예. 입구의 길목에서 아리시아가 지키고 있습니다.”

“그럼 괜찮겠네.”

이 양아치들의 수준을 봐서는 아리시아가 활을 안 써도 맨주먹으로 다 때려눕힐 수 있을 것 같았다.

잠시 후 카일의 예상대로 아리시아가 양아치 둘을 질질 끌면서 나타났다.

“주인님. 잡아 왔어요.”

입구를 막고 있던 그녀는 도망가는 양아치들을 잡아서 질질 끌고 나타난 것이다. 놈들의 얼굴이 퉁퉁 붓도록 주어 터진 것을 봐서는 꽤 많이 맞은 듯했다.

“어디 다치지는 않았고?”

카일의 말에 아리시아는 환하게 웃는 얼굴로 양 주먹을 불끈 쥐고 말했다.

“예. 한 대도 안 맞았어요. 주인님이 가르쳐 주신 격투술로 모두 때려눕혔어요.”

“그래. 잘했어.”

시간 가속의 능력을 손에 넣은 아리시아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 카일이 가르친 격투기는 복싱이었다. 던전에서 몬스터를 상대로 사용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인간을 상대로 자신을 지키기에는 무척 효과적이라고 판단해서 가르친 것이다.

‘잘 익힌 모양이네.’

완전히 퉁퉁 부어 있는 이 양아치들의 얼굴이 그 증거였다.

“이놈들 한곳에 모아.”

“예. 주인님.”

카일은 놈들을 모은 다음 가장 먼저 검은 바람에게 한 방에 박살 났던 사채업자를 깨웠다.

“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에 성실하게 대답해라. 안 그러면 죽는다.”

“허흐히… 후허… 호호히호…….”

대화를 하고 싶어도 대화가 되지 않았다. 검은 바람이 놈의 턱을 박살 내버렸기 때문이다. 입을 다물지도 못하는 걸 봐서는 턱 관절이 빠진 모양이다.

“검은 바람. 이거 어쩔 거냐?”

“죄송합니다. 한 방에 턱이 빠져버릴 줄은 몰랐습니다.”

검은 바람은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대로는 대화가 안 되는데?”

“한 번 끼워 넣어 볼까요?”

“음. 해봐.”

“예. 주인님.”

그리고 검은 바람은 사채업자에게 다가갔다.

사채업자는 필사적으로 뒤로 도망가며 외쳤다.

“하히… 하히하……. 하히하헤효오오오오!!”

하지만 결국 검은 바람의 손에 잡혔고 검은 바람은 힘으로 놈의 턱관절을 집어넣기 위해 움직였다.

“이렇게 하는 건가?”

우직, 뿌지직, 빠가악!

그 소리는 뭐랄까?

사이즈가 맞지 않는 블록을 억지로 다시 잡아 뺐다가 강제로 끼워 넣고, 그 과정에서 결국 블록이 부서지는 듯한 그런 느낌의 소리였다.

“으… 으버버버버…….”

사채업자는 턱은 끼워졌지만 그 격렬한 통증에 바지에 실례를 하며 기절해 버렸다.

“주인님, 이래서는 대화는 못할 것 같은데요?”

“진짜 허약하네. 어쩔 수 없지.”

카일은 한숨을 내쉬며 다른 놈들을 보고 말했다.

“귀찮은데 그냥 다 죽일까?”

“명안이십니다.”

그러자 사채업자의 부하들이 서둘러 외쳤다.

“사, 살려 주십시오.”

“제발 살려 주십시오. 뭐든지 하겠습니다.”

“궁금하신 게 있다면 저한테 물어 보십시오. 제가… 제가 다 알고 있습니다.”

“저도 뭐든지 다 말하겠습니다……!”

전부 자기 목숨은 아까운지 놈들은 필사적이었다.

카일은 그런 놈들을 보고 말했다.

“먼저, 이 고아원이 저 쓰레기한테 빚을 졌다고 했는데? 사실이냐?”

“아닙니다. 그건 서류를 거짓으로 꾸민 겁니다.”

“실제로는 한 푼도 빌려준 적 없습니다.”

“모두 저 쓰레기가 꾸민 일입니다.”

양아치들은 입을 모아서 아니라고 외쳤다.

‘그럼 그렇지.’

카일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럼 왜 이 고아원을 찍었지?”

“여… 여기 일대가 곧 재개발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미리 건물과 토지를 손에 넣으려고 했다 이건가?”

“예. 그렇습니다…….”

“진부한 스토리군.”

전후 사정을 모두 파악한 카일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지금부터 너희는 경비대에 가서 여기서 저지른 모든 악행을 다 자백해야 한다.”

“그, 그렇게 하면 저희는 모두…….”

“감옥에 들어가거나 노예로 전락하겠지?”

“그런…….”

양아치 놈들은 망설이는 듯했다. 그런 놈들에게 카일이 말했다.

“다만, 모두 누군가가 시켜서 했다고 하면 그놈 혼자서 죄를 다 뒤집어쓰고 너희들은 좀 선처가 될지도 몰라. 안 그래?”

카일은 그렇게 말하고 한쪽에 바지에 오줌을 싼 채로 기절해 있는 사채업자를 바라봤다. 그 순간 양아치들도 지옥에서 동아줄을 본 죄수 마냥 눈빛이 변했다.

‘이런 쓰레기들이 말하는 의리라는 건 어차피 뻔한 수준이지.’

카일은 놈들에게 말했다.

“내가 시키는 대로 잘 할 수 있겠지?”

“예. 물론입니다.”

“얼마든지 하겠습니다.”

“저놈은 원래부터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적극적인 양아치들의 모습에 카일은 마음에 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미리 말해 두겠는데. 혹시나 너희들 중에 경비대에 가서 거짓말을 하거나 나를 신고하거나 하면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멍청이가 있을지도 몰라. 안 그래?”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양아치들은 극구 부인했지만 카일은 조금도 신뢰하지 않았다. 이런 놈들은 기본적으로 인간으로서 신용할 가치가 없는 놈들이다.

이런 쓰레기들이 배신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득과 공포를 적절하게 나눠서 뿌려 줘야 한다.

카일은 놈들을 향해서 말했다

“만약 나를 배신하는 놈이 나온다면 내가 장담하지. 그놈은 죽는다. 나는 어차피 이 도시 사람도 아니고, 너희 같은 쓰레기들 몇 마리 죽인다고 해서 경비대의 입을 막기에 충분한 뇌물 정도는 줄 수 있어. 그러니… 어디 죽고 싶으면 내 뒤통수를 때려 봐.”

“…….”

“…….”

양아치들은 알 수 있었다.

카일이 하는 말이 그냥 하는 위협이 아니라 진심어린 협박이라는 것을 말이다.

양아치들도 죽인다는 말을 그냥 입에 달고 다니는 놈이 있고, 가끔은 그러다 우발적으로 저지르는 놈도 있다.

하지만 카일은 그게 아니었다.

죽인다고 하면 진짜 죽이는 칼 밥을 먹으면서 살아가는 존재.

그런 남자였다.

이런 뒷골목 양아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유형의 인간이기도 했다.

“절대, 절대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믿어 주십시오. 절대로 허튼 생각은 하지 않겠습니다.”

양아치들의 애원을 들으면서 카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당장 가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양아치들은 앞 다퉈서 경비대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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