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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잠재력 무한-43화 (43/200)

제43화

[히든 퀘스트 - 강화된 샌드웜]

[당신의 마력을 흡수하고 더욱 강해진 샌드웜은 모든 것을 파괴할 것입니다.]

[클리어 조건 : 강화된 샌드웜 처치]

[강화된 샌드웜은 재앙 그 자체입니다. 강화된 샌드웜을 처치한다면 막대한 양의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보상 : 기여도에 따라 변경됩니다.]

퀘스트의 난도가 상승했으며, 부락 탈출이라는 선택지가 아예 삭제되었다.

“젠장.”

절로 나오는 욕을 애써 집어삼킨 석찬은 다시금 자세를 잡았다.

샌드웜은 높은 방어력과 살벌한 공격력을 가진 몬스터.

하지만 그 육중한 체중 때문인지 본디 스피드는 별 볼 일 없었다.

하지만.

후웅!

‘미친!’

마력을 흡수한 이후 전보다 두 배는 더 빨라진 속도는 석찬의 숨통을 조여오기에는 충분했다.

휘이익-

공격이 빗나가자 거대한 꼬리를 휘둘러오는 샌드웜.

‘이건 못 피해!’

방어 자세를 잡은 석찬이 빠르게 두 겹의 마력 방패를 생성했다.

텅! 콰직!

“커헉!”

하지만, 육중한 체중과 스피드에서 나오는 파괴력은 석찬의 상상을 아득히 초월했다.

‘젠장! 마력 방패를 아무렇지도 않게….’

비틀거리며 일어선 석찬의 앞으로 샌드웜이 무서운 속도로 달려왔다.

“크합!”

쾅!

연신 주먹질을 해봤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기일 뿐이었다.

생채기조차 나지 않는 샌드웜의 외피.

퉤!

게다가 샌드웜이 간혹가다 뿜어대는 침.

극상의 산성을 내포한 듯한 침은 닿는 모든 것을 녹여 버렸기에 신경을 바짝 써서 피해야 했다.

‘큭!’

그렇게 샌드웜과 대치한 지 두 시간.

샌드웜은 아직까지도 멀쩡했다.

오히려 공격만 했던 석찬의 주먹이 으스러질 뿐이었다. 이브가 옆에서 마법을 캐스팅 중이었지만 지금껏 이브의 마법은 샌드웜에게 별 타격을 주지 못했다.

‘젠…장….’

이대로 지는 건가?

샌드웜이 이미 지척까지 다가왔지만, 저항할 힘조차 나지 않았다.

“쿠어어어….”

천천히 아가리를 벌리며 석찬을 집어삼키려는 샌드웜.

‘빌어먹을!’

그때였다.

탁.

석찬의 옆으로 다가온 이브.

“라이트닝 썬더.”

콰과광!

“쿠어…어…어…어!”

고위 번개 마법의 발동과 함께 샌드웜이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 틈에 석찬을 부축한 이브가 아직 무너지지 않은 부락 건물 중 하나로 숨어들었다.

“힐.”

석찬의 상처를 치료한 이브가 먼저 입을 열었다.

“죄송해요, 마법의 난도가 어려워서 캐스팅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어요.”

“이…브. 난….”

“정신 차려요. 오빤 고작 이 정도로 쓰러질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래, 그렇지… 근데….”

어떻게 해야 녀석을 이길 수 있을까? 도저히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녀석의 속을 공략해보는 건 어때요?”

“속?”

“예.”

샌드웜의 속이라니?

‘그러고 보니….’

마지막에 이브가 샌드웜의 입 안으로 쏘아 넣은 라이트닝 썬더.

‘그 공격에는 분명 대미지를 입었어.’

처음으로 고통에 몸부림치는 녀석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하지만 어떻게….’

샌드웜은 산성 침을 뱉는다.

그 말인즉슨 샌드웜의 입 안은 온통 산으로 가득할 수도 있다는 말.

‘아무리 마력으로 방어해도 한계가 있을 터.’

고민에 빠진 석찬.

그때 그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래, 그걸 이용한다면….”

“그거? 그게 뭐죠?”

“이브,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빠르게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석찬.

그의 말을 듣던 이브가 정색했다.

“너무 위험한데요? 잘못하면 오빠가….”

“지금은 녀석을 쓰러트리는 게 우선이야.”

“…알았어요.”

“고마워.”

“고맙긴요, 준비나 잘하세요. 기도하시고요.”

“그래.”

잠시 후, 스태미나와 마력을 회복한 석찬과 이브가 다시금 샌드웜 앞에 섰다.

‘저 녀석들 무슨 생각이지….’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냥꾼 길드의 유일한 생존자, 노장 그레이는 경악을 금치 못한 눈빛으로 둘을 바라보았다.

‘왜 저 괴물에게 다시….’

석찬과 이브가 사라지자 샌드웜은 다른 먹이를 찾아 나섰고, 근처에서 전투를 지켜보고 있던 사냥꾼 길드원들은 단숨에 그놈의 먹이로 전락해 버렸다.

‘녀석은 강해. 아마 지부장이 와도 토벌이 불가능한 몬스터일 터! 헌데 어째서….’

설마 자존심 때문인가? 그래, 자존심이 아니면 공략법도 없는 재앙(災殃)에게 도전할 이유가 없었다.

치기 어린 자존심 때문에 목숨을 걸다니.

‘이런….’

힘의 차이를 느꼈으면서 아직까지 덤비려고 한다니.

“한심한 녀석들.”

결과를 직감한 그레이는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아 맞다, 그 전에….’

“올킬러와 은발의 천사 외 길드원, 갑작스러운 샌드웜의 출현으로 전원 사망하였습니다.”

보고를 마친 그는 미련 없는 눈빛으로 15층을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아니…?”

눈앞에서 펼쳐지는 비현실적인 광경에 그레이는 귀환하려던 것도 잊은 채, 멍하니 석찬의 전투를 응시했다.

* * *

샌드웜의 앞에 선 석찬.

“쿠어어어!”

다시금 나타난 사냥감의 모습에 샌드웜은 어김없이 살벌한 살기를 뿜어댔다.

“그렇게 화내지 마.”

마력을 두른 석찬이 샌드웜을 향해 달려들었다.

쾅!

“리벤지 매치 시작이다.”

석찬은 계속해서 샌드웜의 주의를 끌었다.

집요할 정도로 녀석을 건드린 결과.

“쿠어어어!”

샌드웜은 이브 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듯 오로지 석찬만을 쫓아 달려들었다.

덕분에.

“파이어 애로우.”

이브는 별다른 제약 없이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석찬의 말을 곱씹었다.

‘잘 들어, 네 역할이 제일 중요해. 내가 샌드웜을 유인해올 테니, 입 안을 공격해서 최대한 녀석의 시선을 끌어줘.’

“파이어 볼, 파이어 볼, 파이어 볼.”

동시에 구현된 세 구의 파이어 볼이 일제히 샌드웜의 입 안을 강타했다.

“쿠에에엑!”

이후로도 적지만, 착실하게 쌓여가는 대미지.

“쿠어어!”

녀석도 드디어 이브의 존재에 대해 위협감을 느꼈는지 이번에는 이브를 쫓기 시작했다.

하지만.

펄-럭.

석찬과는 달리 마력 날개를 사용할 수 있는 이브는 공중을 누비며 샌드웜의 시선을 끌었다.

펑! 퍼벙!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샌드웜의 입을 노리며 마법을 쏘아대는 이브.

“쿠어어어!”

단단히 화가 난 샌드웜은 계속해서 공중을 향해 몸을 날려댔고, 거구의 몸이 바닥에 추락할 때마다 조그마한 지진이 일어났다.

그 시각, 석찬.

“역시 난 안중에도 없구만.”

어그로가 완전히 이브에게 끌린 시점에서 석찬은 자유를 얻었고.

“이 한 방으로 끝을 본다.”

싸움을 끝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력으로 주먹을 강화.

그리고 한계치까지 마력을 수용한다.

스탯 포인트를 전부 내구에 분배하니 수용할 수 있는 마력의 양도 조금 는 상태.

석찬은 오로지 한 부분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까 자신이 남겼던 유일한 상처.

금이 가 있는 외피를 정확히 응시한 석찬이 발을 굴렀다.

팟!

‘기회는 이번 단 한 번.’

이게 실패한다면 다음은 없다.

하늘 높이 도약한 석찬의 몸이 샌드웜을 향해 추락했다.

“받아…라!”

한 점의 빛이 된 석찬의 몸이 샌드웜과 충돌했고.

콰과과과과광!

콰직.

섬뜩한 소리와 함께 갈라지는 샌드웜의 외피.

콰앙!

이어 외피 속에 감춰져 있던 뽀얀 속살 또한 무참히 박살 나기 시작했다.

‘아직 멀었어!’

쾅! 쾅! 쾅! 쾅!

“쿠어억!”

이어지는 연격에 샌드웜이 온몸을 흔들며 석찬을 떨어트리려고 했지만, 석찬은 외피 조각을 꽉 붙잡은 채 공격을 이어갔다.

“라이트닝 스피어, 어스 스피어.”

이브 또한 정신 못 차리는 샌드웜을 향해 일점사를 가했다.

그리고 마침내.

쿵.

그날, 사막의 지배자는 목숨을 잃었다.

* * *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

.

[레벨이 올랐습니다.]

“후우….”

샌드웜을 잡은 것 하나만으로 무려 6개의 레벨이 올랐다.

이걸로 석찬의 레벨은 어느덧 122를 돌파했다.

‘15층에서만 11개….’

그렇다. 1,000마리가 넘는 몬스터를 학살하며 얻은 다섯 개의 레벨에 샌드웜까지.

엄청난 양의 스탯 포인트를 적절하게 분배한 석찬.

‘크윽.’

마력을 과도하게 사용했는지 오른팔 전체가 욱신거렸다.

‘이건 이브한테 조금 고쳐달라고 해야겠군. 그보다….’

그는 부락을 반으로 가로지르며 쓰러져 있는 샌드웜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거대하군.’

특히 몸통 한쪽 구석을 장식하고 있는 거대한 구멍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정말로….”

깨진 외피를 쪽을 가격해 속의 내장을 공격.

솔직히 말하자면 도박에 가까웠다.

‘만약 외피 안에도 공격이 안 통했다면….’

좀 전의 일격은 그야말로 전심전력을 다한 공격.

실제로 과도한 마력 사용의 여파로 오른팔의 뼈와 근육이 전부 으스러지기도 했다.

만일 공격에 실패했더라면 대가로 목숨을 내놓아야 했을 것이다.

‘그래도 뭐, 성공했으니까.’

[히든 퀘스트 – 강화된 샌드웜 을 클리어하셨습니다.]

[기여도 1위를 달성하셨습니다.]

[보상이 지급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

.

“오오.”

퀘스트의 보상으로 다섯 개의 레벨이 추가로 올랐다. 게다가.

[1,000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샌드웜의 가죽 주머니’를 획득하셨습니다.]

[‘샌드웜의 로브’를 획득하셨습니다.]

석찬의 앞으로 평범해 보이는 가죽 주머니와 갈색 로브 하나가 떨어졌다.

‘아이템?’

석찬은 속으로 횡재를 불렀다.

그냥도 아니고 무려 히든 보스에게서 나온 아이템이었다. 그 말인즉슨 성능 또한 보장된다는 것.

‘어디 한번…!!’

아이템 정보를 확인하던 석찬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잠시 후, 돈과 아이템을 전부 아공간 주머니에 넣은 석찬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디 있어, 이브!”

아무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보이지 않는 이브의 모습.

‘설마 반대편에 있는 건가?’

샌드웜의 시체를 넘어가려는 순간.

탁.

‘인기척!’

희미하게 들리는 발소리와 함께 석찬이 고개를 숙였고, 그의 머리가 있던 곳을 빠르게 날아온 화살이 스쳐 지나갔다.

탕!

샌드웜의 외피에 맞은 화살이 튕겨져 나와 그대로 바닥에 꽂혔다.

“쳇, 빗맞았나.”

“어디냐!”

석찬의 손에서 생성된 얼음 송곳이 화살이 날아왔던 곳을 향해 쇄도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범인은 얼음 송곳을 피했고, 곧이어 사방에서 화살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젠장! 아직 오른팔이….’

석찬은 왼팔로 화살들을 쳐내며 마력을 흩뿌렸다.

‘거기냐….’

타닷-

마력이 느껴지는 곳을 향해 달리는 석찬.

‘궁수는 근접전에 약하지.’

텅, 텅-

물론 가까이 다가갈수록 날아오는 화살의 위력도 강해졌지만, 봉인이 풀린 건틀릿의 내구력을 뛰어넘진 못했다.

탁.

“크윽.”

어느새 머리가 새하얀 노인 앞에 선 석찬이 주먹을 휘둘렀다.

후웅-

하지만 전투에서 쌓인 대미지가 다 해소되지 않은 탓인지 속도가 예전만 못했고.

‘느리군.’

노인은 가뿐하게 석찬의 주먹을 피해냈다.

“죽어라, 이놈!”

허리춤의 단도를 꺼내 휘두르는 노인.

픽-

‘크윽.’

날카롭게 자신을 노리는 단도에 석찬이 요리조리 몸을 움직였지만, 단도의 속도는 더욱 빨라져만 갔다.

‘역시 좀 전 싸움의 대미지가 컸나 보군!’

훙- 훙-

‘젠장.’

무슨 방법이 없을까.

상대의 컨디션은 최상.

그에 비해 자신의 상태는 어떤가?

다수의 찰과상, 오른팔 골절 등등, 정상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멀었다.

따라서 무언가 승부를 확 뒤집을 것이 하나 필요했다.

‘생각해, 강석찬!’

“이만 끝내주마!”

노인의 단도가 석찬의 목을 향해 쇄도했다.

‘이건, 못 피해!’

푹!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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