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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잠재력 무한-4화 (4/200)

제4화

“쿠어어어!”

“흐아압!”

콰앙!

고블린 백인장과 석찬의 주먹이 동시에 맞부딪혔다.

뿌드득-

‘큭.’

주먹을 통해 전해져 오는 고블린 백인장의 강력한 힘.

몸을 돌려 주먹을 흘린 석찬이 빠르게 녀석의 옆구리로 주먹을 휘둘렀다.

퍼벅!

“키에엑?”

석찬을 쳐다본 고블린 백인장이 간지럽다는 듯 맞은 곳을 긁적였다.

훙-!

녀석이 휘두른 팔을 피한 석찬이 녀석을 바라보았다.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대미지가 거의 없는 건가?’

그렇다면.

‘강력한 일격.’

석찬의 팔에 푸른빛이 일었다.

“이것도 한번 막아봐.”

다시 한번 녀석에게 달려든 석찬이 주먹을 내질렀다.

“케엑?”

조금 전의 약한 공격에 방심한 것일까?

고블린 백인장은 그저 팔을 앞으로 뻗을 뿐이었다.

‘알아서 때리기 좋게 해주네.’

빠르게 옆으로 빠진 석찬이 주먹을 힘껏 내질렀다.

퍽!

5배의 위력이 담긴 일격이 고블린 백인장의 옆구리에 꽂혔다.

“키에엑!”

예상외의 일격에 놀랐는지 고블린 백인장이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왜, 놀랐냐?”

석찬이 피식 웃으며 주먹을 치켜들었다.

“키이이.”

두 눈을 길게 뜬 고블린 백인장은 허리춤에 매달아놓은 장검을 꺼내들었다.

‘무기인가?’

“키에엑!”

빠르게 달려온 고블린 백인장이 장검을 석찬을 향해 내리쳤다.

‘빨라!’

기본 스탯이 뛰어난 덕분일까? 별다른 기술은 보이지 않았지만, 검격이 굉장히 재빨랐다.

픽!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한 석찬은 고블린 백인장의 오른쪽 옆구리를 향해 힘껏 주먹을 내질렀다.

‘강력한 일격!’

콰지직!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키에엑!”

“같은 데 두 번 맞았으니까 아무리 너라도 좀 아플 거다.”

고블린 백인장은 옆구리를 움켜잡으며 뒤로 물러났다.

“어딜.”

석찬도 그에 맞춰 빠르게 녀석에게로 달려갔다. 그리고 주먹을 날렸다.

퍽! 퍼벅!

“키에에에엑!”

끈질기게 달라붙으며 대미지를 주는 석찬.

그 모습에 화가 났는지 고블린 백인장도 더욱 빠른 스피드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핏! 피빗!

스탯의 차이 때문일까? 회피 속도가 공격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생채기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켈겔겔겔겔겔!”

공격이 통하자 신이 났는지, 고블린 백인장은 아픔도 잊고 더욱 빠르게 연격을 가했다.

‘칫.’

늘어나는 상처에 석찬이 인상을 찌푸렸다.

‘빈틈을 노려야 해.’

힘이나 체력 승부로는 자신이 밀린다. 때문에 최대한 한 번에 처리해야 했다.

훙! 훙!

그때, 검을 휘두르는 녀석이 살짝 멈칫했다.

‘지금이다!’

기회가 생기자 석찬의 신형이 빠르게 왼쪽으로 틀어졌다.

그의 시선은 오직 자신이 만들어 놓은 단 하나의 상처로 가있었다.

‘강력한….’

석찬의 주먹에 굵은 힘줄이 돋아났다.

“일격!!”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석찬의 주먹이 고블린 백인장의 옆구리로 움푹 들어갔다.

“키… 키에에엑!”

주먹을 빼자, 녀석의 녹색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석찬은 바닥에 주저앉은 고블린 백인장을 내려다보았다.

“강력한 일격.”

퍽!

석찬의 주먹이 고블린 백인장의 투구를 강타했다.

“강력한 일격, 강력한 일격.”

연달아 터지는 공격에 고블린 백인장이 정신을 못 차리고 고개를 휘청거렸다.

“끝이다. 고블린 녀석.”

석찬의 팔에 다시금 푸른빛이 돌았다.

콰직!

힘을 잃은 고블린 백인장의 몸이 바닥에 허물어졌다.

찌그러진 투구 사이에서 녹색 피가 흘러내렸다.

띠링.

[고블린 백인장을 처치하셨습니다.]

[래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좋았어!”

무려 2레벨업. 일전에 고블린 7마리를 죽였을 때 얻은 경험치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힘 : 38 ▷ 40]

[민첩 : 37 ▷ 40]

[체력 : 35 ▷ 37]

[내구 : 35 ▷ 38]

여전히 쓸 때마다 바로바로 가득 차는 MP로 보았을 때 우선은 마력을 제외하고 포인트를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기에, 석찬은 마력을 제외한 나머지 스탯들에만 포인트를 분배했다.

[마지막 튜토리얼 완료.]

[탑 입장 증표를 지급합니다.]

하늘에서 금속으로 된 판 하나가 떨어졌다.

입장 증표라고 적힌 동색 판 중앙에는 큼지막하게 알파벳 C가 적혀 있었다.

띠리링.

[결산을 시작합니다.]

[마지막 튜토리얼을 가장 먼저 클리어하셨습니다.]

[입장 증표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메시지 창과 함께 증표 중앙에 쓰여 있던 C라는 글씨가 B로 바뀌며 은색으로 변했다. 하지만 변화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띠리리링.

[모든 튜토리얼을 가장 먼저 클리어하셨습니다.]

[입장 증표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B ▷ A]

은색에서 금색으로 변한 증표.

그리고 마지막으로.

[히든 퀘스트 완료.]

[튜토리얼 보상을 강화합니다.]

[입장 증표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A ▷ S]

그 순간, 눈이 멀 정도로 환한 빛이 일었다.

눈을 떴을 때는 금색에서 찬란한 백금색으로 변한 증표가 눈에 띄었다.

‘좋았어!’

백금색 입장 증표가 어떻게 사용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세 번이나 강화된 것을 보면 분명 좋을 것이다.

C등급에서 S등급으로 올랐는데 나쁠 리가 없었다.

입장 증표를 소중히 주머니에 넣은 석찬은 구석에 쓰러져 있는 진현을 바라보았다.

“일어나!”

퍽!

“꾸엑!”

옆구리를 정통으로 맞은 진현은 곧바로 타격 부위를 움켜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났냐?”

“야이 미친, 어우 씨.”

‘조금 더 살살 찰 걸 그랬나?’

너무나도 고통스러워하는 진현의 모습에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애써 무시했다.

“넌 뭘 기절을 하고 그러냐?”

“아, 맞다! 그러고 보니까 보스 몬스터는 어떻게 됐냐?”

당황하며 허둥지둥하는 진현의 모습에 석찬이 피식 웃으며 손가락을 가리켰다.

“저기 봐봐.”

“엉…… 엥?!”

머리가 으깨진 고블린 백인장의 시체에 진현이 믿지 못하겠다는 듯 두 눈을 연신 비벼댔다.

“미친. 너 혼자 저놈 박살 낸겨?”

“응.”

태연하게 말하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진현이 질렸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 미친놈이네.”

“뭐, 누구 한 놈이 기절하지만 않았어도 더 쉽게 잡았겠지?”

석찬의 장난기 어린 목소리에 진현이 고개를 휙 돌렸다.

“칫.”

“야, 장난이야, 장난.”

단단히 삐진 진현을 달래며 석찬이 입장 증표를 꺼내들었다.

“뭐, 쨌든 너도 입장 증표라는 거 받았냐?”

“어? 어. 이 금색 판때기 말하는 거지?”

진현은 금빛 원판 하나를 들며 말했다.

“어, 그거.”

“와 근데 있잖아, 이거 원래 동색이었는데 결산 끝나니까 금색으로 확 바뀜. 쩔지 않냐?”

삐진 지 얼마나 됐다고, 신나서 말을 잇던 진현을 보던 석찬이 입을 열었다.

“아니?”

“에? 얌마 금색이라고! 금은동 할 때 그 금! 네가 허구한 날 대회 나갈 때마다 받은 거!”

“이거나 보고 말해라.”

석찬은 귀를 막으며 주머니에서 백금판을 꺼내 진현에게 던졌다.

그것을 받아든 진현의 손이 곧 진동벨마냥 부들부들 떨렸다.

“미친… 이게 뭐냐?”

“뭐긴 뭐야, 증표지.”

“아니! 그거 말고, 이거 색깔 뭐냐? 설명해, 당장!”

“아, 알았어, 알았어. 귀 아파 죽겠네.”

여러 가지 것들이 겹쳐 백금 증표가 되었다는 석찬의 설명을 들은 진현이 경악에 물들인 표정으로 말했다.

“와, 진짜 너는 미쳤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내가 좀 많이 쩔지.”

“젠장.”

그렇게 잠시 시무룩해졌던 진현은 이내 표정을 풀고 말을 이었다.

“그래, 너야 뭐, 원래부터 상식이 안 통하는 놈이었으니까. 받아.”

진현이 던진 증표를 받은 석찬은 그것을 주머니에 잘 넣어두었다.

“그래도, 고맙다. 너 아니었음 난 죽었을 거다.”

“별말씀을.”

이후, 약간의 잡담을 나누던 새 튜토리얼이 종료되었고, 두 사람은 다시금 네 개의 기둥이 세워진 평야로 이동되었다.

이동된 직후 주위를 둘러본 석찬과 진현은 혀를 찼다. 이동된 사람들은 본래 인원의 약 절반뿐이었다.

그마저도 대다수 사람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아마도 고블린들에게 당한 거겠지.

주위가 어수선해지려던 그때, 안내자가 입을 열었다.

“졸업자 수는 총 53명인가. 뭐, 나쁘지는 않군. 자 여러분! 모든 튜토리얼이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명심하세요. 이건 튜토리얼입니다. 탑 1층은 이것보다 몇 배는 어려울 거란 점 명심하십시오.”

안내자의 말에 사람들이 벌벌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러면 이제 탑을 소환하죠. !#[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안내자가 이상한 언어를 사용하며 주문을 외우는 동안 석찬은 자신의 상태창을 소환했다.

[이름 : 강석찬]

[레벨 : 8]

[HP : 3,700/3,700]

[MP : 300/300]

[힘 : 40]

[민첩 : 40]

[체력 : 37]

[내구 : 38]

[마력 : 30]

[잔여 포인트 : 0]

[잠재력 : 무한]

[스킬]

{액티브 스킬}

-강력한 일격 (Lv 4)

{패시브 스킬}

-격투술 (Lv 4)

처음 상태창을 열었을 때보다 확실히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그렇게 대충 상태창을 한 번 훑어보고 닫았을 때쯤, 안내자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입을 열었다.

“큼, 자! 여러분 모두 집중해 주십시오. 이제 곧 탑이 소환될 겁니다. 잠시 중앙에서 물러나 주시죠.”

안내자의 지시에 사람들이 뒤로 바짝 물러났고, 곧 엄청난 굉음을 내며 꼭대기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탑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여기 보이는 탑을 오르셔야 합니다.”

“탑을 오르면 어떻게, 지구로 돌려보내 주기라도 하는 거예요?”

한 여인의 물음에 안내자가 씩 웃으며 답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답은 오로지 하나입니다. 위로 오르세요.”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탑을 오르라니.’

어이없어 하는 사람들의 표정에 안내자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혹시 모르죠. 신이 감동하여 지구로 귀환시켜 줄지도.”

굉장히 추상적인 답변이었지만, 사람들에게는 그 추상적인 답변으로도 충분했다.

“반드시 탑의 꼭대기에 오르겠어!”

몇몇 의욕에 불타오르는 사람들이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쳤다.

“정숙.”

꿀꺽.

“그럼 이동시켜 드리죠.”

안내자의 몸에서 미증유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드디어 저곳에 들어가는 건가.’

석찬의 눈에 구름을 뚫고 하늘 높이 솟아오른 탑이 들어왔다.

‘얼마가 걸리든 반드시 돌아가서 복수할 것이다.’

석찬의 머릿속에 자신의 인생을 나락으로 만든 부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모두 건투를 빕니다.”

딱!

안내자가 손가락을 한 번 튕기자 사람들이 일제히 사라졌다. 텅 빈 들판에는 안내자만이 남아 있었다.

고요한 들판 속, 안내자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그 강석찬이라는 놈은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

안내자의 권한으로 튜토리얼의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동안 몇 번이나 땀을 닦았는지 모르겠다.

이미 손수건은 흥건히 젖어 물이 뚝뚝 흘러내릴 지경이다.

게다가 마지막에 히든 보스인 고블린 백부장을 처치하고 백금색 증표를 얻었을 때는 입이 쩍 벌어져 그 안으로 파리가 들어갈 뻔했다.

고블린 백인장이 왜 히든 보스인가? 웬만해서는 튜토리얼 참가자들이 처리하지 못하는 녀석이다.

헌데 석찬은 그것을 혼자 처치해 버렸다.

“그보다 백금색 입장 증표가 정말 있는 거였구나.”

안내자 생활을 한 지 어언 500년.

이 정도면 어느 정도 베테랑 안내자라고 자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자신도 백금색 증표를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예전에 백금색 증표를 얻은 종족들이 몇 있었다고 선배 안내자들에게 들은 적은 있었지만, 그저 후배에게 말하는 농담인 줄만 알았다.

“뭐 어쨌든, 백금색 증표를 지닌 인간이라. 백 프로 이레귤러겠지?”

이레귤러.

말 그대로 하나같이 비정상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는 인간들을 뜻했다.

비록 이레귤러의 수는 극소수이지만 하나하나가 성장하면 신에 필적한 힘을 지닌 괴물들이었다.

“원래라면 보고 대상이겠지만.”

선배 안내자들이 귀에 피가 나도록 했던 말 중 하나다.

-모가지 날아가기 싫으면 이레귤러로 보이는 놈들은 무조건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안내자는 고개를 내저었다.

‘천천히 하지 뭐.’

천성이 나태한 안내자였다. 게다가 튜토리얼 안내와 탑 소환까지 한 터라 피로가 극에 달해 있었다.

‘그래, 일단 한숨 자고, 나중에 보고하자.’

“하아암.”

이내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한 안내자의 모습이 사라졌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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