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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잠재력 무한-3화 (3/200)

제3화

깡!

“뭐?”

하지만 강철 허수아비에게는 그 흔한 생채기조차 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석찬은 이번에는 체중을 실어서 전력으로 스트레이트를 내리꽂았다.

쾅!

좀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소리가 났지만, 강철 허수아비는 여전히 멀쩡했다.

‘뭐지?’

당황한 석찬은 잠시 뒤로 물러서 곰곰이 생각해본 뒤, 이내 튜토리얼 퀘스트에 쓰인 한 문구를 기억해냈다.

‘스킬을 사용하여.’

아마 스킬을 사용해야만 이 허수아비에 타격할 수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더 남아 있었다.

‘스킬을 어떻게 쓰는 거지?’

튜토리얼 보상으로 스킬이 생기긴 했다. 하지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모른다.

고민에 빠진 그때 시스템 창이 나타났다.

[스킬을 사용하려면 스킬명을 외치시거나 생각하십시오.]

“스킬명을 외치거나 생각해?”

일단 시스템이 한 말이니, 석찬은 허수아비 앞으로 가 다시 한번 주먹을 쥐었다.

‘강력한 일격.’

스킬 이름을 생각하자 MP가 30이 줄어들며 주먹을 쥔 손에서 새파란 빛이 일었다.

‘이게 스킬?’

석찬은 우뚝 서 있는 강철 허수아비를 향해 가볍게 잽을 날렸다.

쾅!

그러자, 굉음이 일며 허수아비의 머리가 산산조각이 났다.

‘잉?’

후두두둑.

띠링.

[4번째 튜토리얼 완료.]

허수아비의 파편이 사방에 튀며 튜토리얼이 완료되었다.

‘허….’

그래도 자신의 전력을 다한 주먹에 작은 생채기조차 나지 않았었기에 조금은 버텨 줄 줄 알았지만, 너무 허무하게 부서지니 약간 맥이 풀렸다.

[방어구 선택권을 지급합니다.]

무기 때와 마찬가지로 방어구가 쭉 나열된 카탈로그 창이 옆에 생성되었다.

플레이트 아머나 로브 등 다양한 방어구가 있었지만, 석찬은 그중에서도 가죽 갑옷을 선택했다.

철로 만들어진 갑옷들은 단단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거동이 불편할 것 같았다.

방어력도 어느 정도 보장되면서, 기동성도 확보된 가죽 갑옷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방어구를 선택한 순간.

[‘질긴 가죽 갑옷’을 선택하셨습니다.]

[4번째 튜토리얼을 가장 먼저 클리어하셨습니다.]

[성능이 상향된 방어구가 지급됩니다.]

[‘더욱 질긴 가죽 갑옷’이 지급됩니다.]

‘좋았어!’

이번에도 제일 먼저 튜토리얼을 끝낸 것은 자신이었나 보다.

무기와 마찬가지로, 하늘에서 검은색으로 염색된 가죽 갑옷 한 벌이 툭 떨어졌다.

갑옷 또한 건틀릿처럼 처음엔 커 보이다가도 입으니 몸에 맞게 사이즈가 조절되었다.

[더욱 질긴 가죽 갑옷]

[등급 : 매직]

[방어력 + 70]

[내구도 : 300/300]

‘오….’

별다른 이질감 없이 잘 움직이는 몸을 본 석찬은 이내 미소를 지었다.

‘좋아.’

갑옷의 성능에 만족하던 석찬에게 다시 한번 커다란 팡파레 효과음이 들렸다.

[4번째 연속 클리어!]

[스킬 레벨 2업!]

[강력한 일격 lv2 ▷ lv4]

[격투술 lv2 ▷ lv4]

“와우!”

감탄이 터져 나왔다.

두 개의 스킬이 모두 4레벨이 됐다.

이걸로 강력한 일격은 50MP를 소모해 공격력의 5배 효과를 낼 수 있게 되었고, 격투술의 효과로 물리공격에 1.4배의 위력이 추가되었다.

그때, 석찬의 눈에 자신의 MP창이 보였다.

[MP : 300/300]

‘어?’

분명 강력한 일격 스킬을 써서 MP가 30 줄었었는데도, 다시 MP가 가득 차 있었다.

눈을 서너 번 비비고 다시 보아도 같았다.

‘뭐지?’

석찬은 의아해하며 다시 스킬을 발동시켜 보았다.

‘강력한 일격.’

그러자, 일전과 마찬가지로, MP가 빠져나가며 주먹에 푸른빛이 맺혔다.

‘흡!’

콰앙!

일전보다 강해진 위력에 강철 허수아비가 완전히 박살이 났고, 석찬은 다시 MP창을 바라보았다.

[MP : 300/300]

하지만 MP는 또다시 가득 차 있었다.

‘이건 대체….’

몇 번을 더 해보아도 결과는 같았다.

MP가 소모됨과 동시에 다시금 풀로 가득 차는 것이 마치 게임에서 버그를 보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고뇌하던 도중에 4번째 튜토리얼 퀘스트가 완료되었다. 석찬의 주변에 사라졌던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 모두, 이제는 티셔츠나 청바지 같은 현대의 옷이 아닌 중세 시대 판타지 영화의 사람들처럼 번듯한 갑옷을 입고 허리춤에 무기를 차고 있었다.

“여!”

진현 또한 갈색 가죽 갑옷을 입은 채 석찬에게 다가왔다.

“이열, 잘 어울리네.”

“너도.”

“고럼, 고럼.”

진현이 가슴을 한껏 치켜세우며 말했다.

“아, 근데 석찬이 넌 무슨 스킬 나왔냐?”

“강력한 일격, 너는?”

“나돈데?”

“그래?”

아무래도 모두에게 같은 스킬이 주어졌던 모양이다.

“아 맞다, 진현아.”

“왜?”

“너는 MP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렸냐?”

“MP? 몰라. 근데 아까 스킬 세 번 써서 60 빠진 것 중에 지금 5 정도 찼다. 잠만… 음, 한 1분에 1 조금 안 되게 차는 듯?”

“그래?”

1분에 1 조금 안 되게 찬다라. 하지만 어떻게 자신은 그렇게 MP가 빨리 차는 것일까? 아니, 애초에 닳기는 하는 건가?

“왜?”

진현이 궁금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석찬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아무것도.”

“또 사람 김빠지게 하네? 뭐야, 말해.”

“아니라니까? 그나저나 스킬 세 번이나 썼냐?”

“뭐? 세 번이면 양호한 거지! 넌 몇 번 만에 부쉈는데 새꺄?”

“한 번.”

순간, 진현의 말이 툭 끊겼다.

“뭐… 라고?”

“한 번 썼다고.”

잠시간의 정적이 흐르고 진현이 조그맣게 투덜거렸다.

“X발, 너 잘났다, 너 잘났어.”

“말했잖아? 꼬우면 잘하시든가.”

그 말에 진현의 표정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X발, X발.”

“풉, 장난이야. 뭘 그렇게 진지를….”

그때, 말을 하던 석찬의 눈앞으로 다음 튜토리얼 창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지막 튜토리얼]

[허수아비도 무찌른 당신. 이제 마지막 관문이다. 2명이 한 팀을 이루어 고블린들을 사냥하자!]

[내용 : 고블린 10마리 사냥]

[팀을 이루시려면 쌍방 합의가 필요합니다.]

[팀을 이루실 시 바로 사냥 장소로 이동합니다.]

[보상: 탑 입장 증표]

튜토리얼 내용을 본 석찬과 진현의 눈이 마주쳤다.

석찬의 장난에 삐져 있던 진현의 눈매가 다시금 날카로워져 있었다.

끄덕.

끄덕.

서로 무언의 동의를 한 두 사람은 갑자기 어딘가로 이동되었다.

눈을 떴을 때 그들의 눈앞에 보인 것은 한 무리의 고블린들이었다.

땅딸막한 키에 연두색의 피부, 그리고 못생겼다고 할 수 있는 얼굴, 영락없는 고블린의 모습이었다.

처음 보는 생물에 호기심이 갔지만 석찬은 최단시간에 튜토리얼을 깨기 위해 바로 지면을 박차고 튀어나갔다.

석찬의 그런 모습에 진현이 기겁하며 소리쳤다.

“야, 야, 잠깐만!”

하지만 석찬은 진현의 외침을 한 귀로 흘리며 고블린의 얼굴에 가볍게 잽을 날렸다.

콰직!

석찬의 압도적인 스피드에 허수아비처럼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한 고블린의 말로는 처참했다.

즉사.

고블린은 그대로 머리가 터져 죽었다.

“키에에엑!”

녀석의 머릿속에 있던 파편들이 주위로 비산했다.

‘…윽!’

그동안 오랜 세월을 복싱 선수로 보내면서 꽤 많은 피를 보았었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죽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생명을 죽였다는 일말의 죄책감과 함께 몰려오는 고블린 시체의 혐오스러운 모습에 속에서 무언가가 올라왔다.

‘아니야, 강석찬! 정신 차려!’

석찬은 애써 울렁거리는 속을 진정시키며 건틀릿에 묻은 녹색 피와 살점들을 털어냈다.

태세를 정비한 석찬은 얼음장처럼 굳은 채 서 있는 고블린들을 노려보았다.

“키… 키에엑!”

그런 그의 모습에 몇몇 고블린들이 비명을 지르며 허리춤에 있던 녹슨 단검을 뽑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들 또한 몇 초 후에 머리 없는 시신이 되어 바닥에 쓰러졌다.

“미친놈….”

진현은 그런 석찬의 모습에 살짝 떨면서도, 하나뿐인 절친을 도우기 위해 자세를 잡았다.

파밧!

그런 진현을 보며 석찬은 앞장서서 다가오는 두 고블린에게 달려들어 머리통을 가볍게 원투 한 번으로 박살냈다.

이후 양쪽 측면에서 달려오는 고블린들의 턱에 시원하게 각각 어퍼컷과 훅을 날려주었다.

“키에에엑.”

단번에 절반의 동료를 잃은 고블린 3마리는 바로 태세를 전환해 도망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도망가려던 고블린의 머리는 스트레이트 한 번에 사라졌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때, 레벨이 올랐다.

“좋아!”

석찬은 일단 힘과 민첩에 잔여 포인트를 투자했다.

[힘 : 35 ▷ 38]

[민첩 : 35 ▷ 37]

남은 두 마리를 처치하려고 고개를 돌리던 석찬의 눈앞에 메시지창이 나타났다.

[마지막 튜토리얼 완료.]

[마지막 튜토리얼을 가장 먼저 클리어하셨습니다.]

남은 녀석들은 이미 머리가 깨진 채 명을 다해 있었고, 옆에서는 건틀릿에 피를 묻힌 진현이 저녁으로 먹은 고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우웩!”

진현은 먹은 것들을 전부 게워낸 다음에야 입가에 묻은 토사물을 닦아내며 석찬에게로 다가왔다.

“야, 넌 안 징그럽냐? 어우야.”

“나라고 안 징그럽겠냐? 솔직히 나도 토할 뻔했다.”

“우욱… 진짜 역겹네. 근데 너도 참 대단하다.”

“어?”

“어떻게 머리통이 수박처럼 그냥 빵! 하고 터지냐?”

“내가 잘나서.”

“재수 없는 새끼.”

퀘스트 내용도 있었고, 외향도 괴물처럼 생겨서 무작정 주먹을 휘두르기는 했지만, 퀘스트가 끝나고 나니 생명체를 죽였다는 느낌이 밀려들었다.

그래서 일부러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 느끼는 감정을 회피하고자 했다. 석찬도, 진현도.

어느 정도 진정이 된 석찬은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분명 그들은 10마리의 고블린을 처치했고, 퀘스트를 클리어했다고 메시지도 떴다.

하지만 어찌된 것이 보상이 들어오질 않았다.

‘뭐지?’

“쿠어어어어어!”

궁금증을 가지던 그때, 갑자기 괴성이 들리며 땅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석찬과 진현은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보이는 한 고블린.

하지만 다른 고블린과는 무언가 달랐다.

일전에 마주친 고블린들보다 큰 인간 정도의 키, 터질 것 같은 우람한 근육, 그리고 다른 고블린의 것들과는 다른 완전 무장.

띠링.

[보스 몬스터 출현!]

[고블린 백인장]

[위험!]

시스템마저 위험하다고 말할 정도의 강한 몬스터.

실제로 현재 진현은 고블린 백인장의 살기에 식은땀을 흘리며 다리를 벌벌 떨고 있었다.

“괜찮….”

괜찮으냐고 물어보려는 순간 진현이 고개를 떨군 채 바닥에 엎어졌다.

‘기절했어?’

석찬은 고개를 돌려 고블린 백인장을 쳐다보았다.

녀석은 여전히 맹렬한 기세를 내뿜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멀쩡한데.’

석찬은 멀쩡했다. 게다가.

‘음, 이거 할 만하겠는데?’

시스템이 위험하다고 한 몬스터지만 석찬 또한 이미 6레벨을 달성하고 모든 스탯이 30이 넘어가는 괴물이었다.

띠링.

[보스 몬스터에게 도전하시겠습니까?]

[수락/거절]

[주의! 죽을 수도 있습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지 않으셔도 마지막 튜토리얼의 보상이 주어집니다.]

보스 몬스터에게 도전하겠냐는 메시지 창이 떴다.

그것을 본 석찬이 피식 웃었다.

“당연하지!”

띠링.

[수락하셨습니다.]

[히든 퀘스트]

[부하가 죽어 분노한 보스 몬스터 고블린 백인장과 마주친 당신! 보스 몬스터를 처치해라!]

[내용 : 고블린 백인장 처치.]

[보상 : 마지막 튜토리얼 보상 강화]

히든이라는 이름으로 퀘스트가 생성되었다.

석찬은 점점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고블린 백인장을 보며 조용히 주먹을 말아 쥐었다.

그렇게 잠시간의 정적이 흐른 뒤, 둘은 너 나 할 것 없이 먼저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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