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잠재력 무한-2화 (2/200)

제2화

“아, 최초로 마력이 부여되면서 여러분이 지녔던 상처들이 모두 치유된 겁니다.”

안내자의 말에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때 한 남자가 손을 번쩍 들었다.

“저기, 그 마력이란 것이 도대체 뭡니까?”

“잘 물어보셨습니다. 마력이란….”

안내자의 말에 따르면 마력이란 일종의 에너지라고 한다.

“또한 이 마력은 탑 안에서 정말 중요하게 쓰이는 것이니 모쪼록 신경 쓰는 게 좋을 겁니다.”

‘마력이라, 대단하군.’

마력으로 인해 치유된 육체는 그야말로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자, 그럼 이제부터 튜토리얼을 시작하도록 하죠.”

그때, 안내자가 입을 열었고 사람들은 입을 닫고 긴장한 채 그의 말을 기다렸다.

“우선 시스템을 부여받았으니 사용을 해야겠지요. 모두 ‘상태창’이라고 외치거나 속으로 생각해 보세요. 아, 타인의 상태창은 당연히 보실 수 없습니다. 안심하고 외쳐주세요.”

그 말에 사람들이 하나둘 상태창을 외치기 시작했고, 석찬 또한 상태창이라고 조그맣게 외쳤다.

“상태창.”

그러자 눈앞에 네모난 창이 하나 나타났다.

[이름 : 강석찬]

[레벨 : 0]

[HP : 3,100/3,100]

[MP : 250/250]

[힘 : 32]

[민첩 : 29]

[체력 : 31]

[내구 : 28]

[마력 : 25]

[잔여 포인트 : 0]

[잠재력 : 잠김]

[스킬]

(사용 가능한 스킬이 없습니다.)

상태창은 마치 석찬이 학생이었을 적 훈련이 없는 날 취미로 즐기던 RPG게임에서 본 상태창 같았다.

“자, 상태창을 확인해 보셨으면 다시 집중해 주세요.”

사람들이 안내자를 보자 남자는 계속 말을 이었다.

“자, 상태창에는 여러분의 초기 스테이터스가 보이실 겁니다. 스테이터스는 여러분의 상태를 수치화한 것이며 초기 스테이터스가 존재합니다. 초기 스테이터스는 여러분의 몸 상태에 따라 결정됩니다.”

사람들은 서로의 스테이터스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광장이 시끌벅적해지자, 안내자가 헛기침을 한 번 했다.

“크흠.”

그러자 약속이라도 한 듯 모든 사람이 입을 다물었다.

“조용하군요. 아주 좋습니다. 모두 상태창에 잠재력이라는 칸이 보이시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잠재력이 잠겨있을 겁니다, 당연한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안내자는 숨을 한 번 들이키더니 말을 이어갔다.

“잠재력이라는 것은 탑에서 살아가는 동안에 여러분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여러분의 성장 가능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안내자의 말에 따르면 잠재력이 높으면 높을수록 탑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 또한 늘어난다고 했다.

“그럼, 잠재력을 어떻게 얻을 수 있나요?”

한 남성의 물음에 안내자가 손가락으로 동그란 물체 하나를 만들어냈다.

마치 유리구슬을 연상시키는 듯한 투명하고 반짝거리는 구.

“이 ‘개방구’를 삼키시면 잠재력이 개방될 겁니다. 모두 하나씩 지급해드릴 테니 즉시 잠재력을 개방해 주시기 바랍니다.”

곧이어 석찬을 포함한 사람들의 손에 안내자의 손에 있는 것과 똑같은 구슬이 떨어졌다.

한 입 크기여서 삼키는 데 지장은 없을 듯했다.

‘이걸 먹으라는 건가?’

솔직히 꺼림칙하긴 했다.

세상 누가 자신들의 납치범(?)이 준 것을 의심도 안 하고 먹는다는 말인가?

그런 기류가 풍겨지자, 안내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이렇게까지는 안하려고 했다만.”

딱!

그가 손가락을 튕김과 동시에.

[10초 안에 개방구를 섭취하지 않으시면 영혼이 소멸됩니다.]

악몽과도 같은 메시지 창이 나타났고.

텁!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개방구를 삼켰다.

‘젠장.’

석찬 또한 결국은 무덤덤한 척 개방구를 입에 넣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구슬이었는데 막상 입안에 넣고 나니 솜사탕처럼 퍼졌다.

맛은… 없었다.

[잠재력을 개방합니다.]

[잠재력은 성장 가능성, 재능, 전투 능력, 동체 시력 등을 종합해 결정됩니다.]

개방구를 목 너머로 넘긴 순간 메시지 창이 나타났다.

“오, 정말 잠재력이 나타났어!”

1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주변에서 잠재력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10, 42, 25, 4, 39 등등. 사람들의 잠재력 수치는 정말 다양했다.

‘잠재력의 최대치는 얼마인 거지?’

석찬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메시지 창을 바라봤건만, 잠시만 기다리라는 소리만 반복될 뿐이었다.

‘뭐야? 왜 이렇게 오래 걸려?’

벌써 다른 사람들은 잠재력 측정이 끝난 상태.

약 5분 후.

[잠재력 측정이 완료되었습니다.]

‘드디어!’

과연 자신의 잠재력은 몇인 것일까?

곧이어 새롭게 갱신된 잠재력 창이 눈에 들어왔고.

“헉!”

상태창을 확인한 석찬이 무의식적으로 탄성을 내질렀다.

“무슨 일인가요?”

“벼, 별거 아닙니다.”

안내자의 물음에 대충 대답을 한 석찬은 조심스럽게 상태창을 다시 확인해 보았다.

[■■의 흔적이 감지되었습니다.]

[잠재력을 측정할 수 없습니다.]

[잠재력 : 무한]

측정 불가. 무한.

‘무한이라고?’

게다가 한 메시지 창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문자 또한 포함되어 읽기가 불가능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석찬의 머리가 순식간에 복잡해졌다.

하지만 그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듯, 안내자가 설명을 시작했다.

“이제 모두 자신의 잠재력 창이 보이겠죠. 잠재력은 1부터 100까지의 숫자 사이로 형성됩니다. 잠재력이 50 이상이신 분들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세 가지로 분류되었다.

잠재력이 높게 나와 환호를 지르는 몇몇 사람들과 낮은 잠재력에 탄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

마지막은 석찬이었다.

석찬은 의문이 들었다. 안내자는 분명 잠재력은 1에서 100 사이의 숫자로 수치화된다고 했다. 하지만 어째서 자신의 잠재력은 무한이라고 써져 있는 것인가?

많은 궁금증이 몰려들었지만, 어차피 고민해봤자 해결되지 않을 일. 석찬은 우선 참기로 했다.

‘좋으면 좋지, 나쁜 건 아니야.’

곧 안내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스킬에 관한 것 또한 튜토리얼을 진행하시다 보시면 자연스럽게 아시게 될 겁니다. 자 그럼 이제 튜토리얼을….”

그때, 한 남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손을 들며 조심스럽게 안내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저기… 상태창을 끄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아, 상태창을 끄시려면 상태창이라고 한 번 더 말씀하시거나 생각하시면 된답니다.”

‘상태창.’

그러자 눈앞에 있던 상태창이 사라졌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HP와 MP는 상태창을 꺼도 볼 수 있었다.

“자, 모두 상태창을 끄셨으면, 이제 진짜 튜토리얼을 시작하죠!”

안내자의 말과 함께 모두의 눈앞에 새로운 알림이 나타났다.

[튜토리얼 1단계]

[무기 정하기]

[안내자의 설명을 모두 들은 당신. 앞으로 탑에서 살아갈 당신을 위한 무기를 준비했다! 사용할 무기를 고르자.]

[내용 : 사용할 무기를 결정하십시오.]

[보상 : 무기 지급]

퀘스트 창 옆에는 다양한 무기를 종류별로 정리해 놓은 카탈로그 창이 있었다.

창을 본 석찬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건틀릿을 선택했다.

과거, 복싱에서 큰 성공을 거뒀던 만큼 주먹질 하나는 자신 있던 석찬이었기에 그는 망설임 없이 무기를 골랐고 곧이어 경쾌한 소리와 함께 새로운 창이 나타났다.

[튜토리얼 1단계 완료.]

[보상으로 ‘평범한 건틀릿’을 지급합니다.]

원래였다면 그것만이 석찬이 받아야 했을 보상이었다.

하지만 그때 석찬의 귀에 화려한 팡파르 소리가 들리며 새로운 창이 나타났다.

[첫 번째로 튜토리얼 1단계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이 강화됩니다!]

[‘단단한 건틀릿’이 지급됩니다.]

‘오, 이건 개꿀이군.’

뜻밖의 이득을 본 석찬은 지급된 건틀릿을 손에 장착해 보았다.

약간 작을 줄 알았던 건틀릿은 손의 크기에 맞춰 커지더니 마치 제 것처럼 손에 꼭 들러붙었다.

모 영화사의 히어로 영화에 등장하는 빌런이 쓰던 것과 비슷한 모양의 건틀릿은 철로 만들어진 듯했으며, 주먹 뼈 쪽에 작은 돌기가 튀어나와 더욱 치명적인 공격을 가할 수 있었게 설계되어 있었다.

[단단한 건틀릿]

[등급 : 매직]

[공격력 + 50]

[내구도 : 200/200]

매직 등급의 아이템. 시작 아이템으로서는 상당히 좋은 것이 분명했다.

“좋아.”

석찬이 건틀릿을 이리저리 돌리며 구경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도 전부 무기를 골랐다.

“에이씨, 총이 없네.”

“그러니까, 넌 뭐 골랐냐?”

“난….”

주위의 대화를 들어보니 총은 애초에 선택지에 존재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검이나 창 같은 날붙이를 골랐다.

활을 쓰는 사람은 굉장히 드물었고, 의외로 건틀릿이나 너클을 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튜토리얼 1단계가 종료되었습니다.]

[튜토리얼 2단계]

[무기를 고른 당신. 허수아비 정도는 별거 아니겠지?]

[내용 : 허수아비 5개 파괴]

[보상 : 1레벨업]

순간 사람들의 앞으로 수백 개의 허수아비들이 나타났다.

석찬은 어리바리한 사람들을 제치고 제일 먼저 허수아비에게로 달려들었다.

‘만약 아까와 같다면 분명!’

석찬의 목적은 튜토리얼을 가장 빨리 깨서 조금 전처럼 추가 보상을 노리는 것이었다.

석찬은 허수아비의 머리를 향해 가볍게 잽을 날렸고 허수아비의 머리는 그대로 박살이 났다. 팔과 눈을 되찾은 석찬은 그야말로 천하무적이었다.

이후로도 오직 네 번의 잽만을 사용해 남은 허수아비들을 부순 석찬의 앞으로 창 하나가 나타났다.

[튜토리얼 2단계 완료.]

[1레벨업!]

[첫 번째로 튜토리얼 2단계를 완료하셨습니다!]

[1레벨업!]

[1레벨업!]

이번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2번 연속 첫 번째 클리어!]

[1레벨업!]

[1레벨업!]

“나이스!”

석찬은 저도 모르게 육성으로 소리를 질러버렸다. 큰 소리에 주변의 사람들이 그를 쳐다보자 머쓱한 표정으로 코를 문지른 석찬은 구석으로 돌아왔다.

그때, 다른 이들의 튜토리얼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려던 석찬의 뒤로 무언가가 살금살금 걸어왔다.

“진현이냐?”

그 말에 진현이 얼굴을 불쑥 내밀며 한숨을 쉬었다.

“넌 진짜 애가 참 싱겁다. 모르는 척하면 어디가 덧나냐?”

그 또한 허수아비들을 모두 처치했는지 석찬의 옆에 다가와 털썩 주저앉았다.

“빨리 끝냈네?”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진현 또한 석찬보다는 못하지만, 현역 선수로 활동 중이었다. 그의 무기 역시 건틀릿이었다.

“나보다 늦게 끝낸 주제에 말이 많다?”

“씨, 다음 건 내가 먼저 깬다.”

“그러든가.”

약 올리는 석찬을 잠시 노려보던 진현이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축하한다. 눈이랑 팔.”

“고맙다.”

“크… 드디어 과거 올킬러 시절의 강석찬을 볼 수 있는 건가~”

“…닥쳐라.”

올킬러(All Killer).

석찬이 현역으로 뛸 때 모든 경기를 케이오로 끝내 붙었던 별명이다. 하지만 정작 석찬은 유치하다는 이유로 이 별명을 싫어했다.

“뭘 닥쳐 올킬러 씨? 올킬러의 재림이라니~ 크… 지린다, 지려.”

“제발 닥쳐라.”

“에이, 그러지 말….”

띠링.

[튜토리얼 2단계가 종료되었습니다.]

대화가 이어지던 와중 튜토리얼 2단계가 종료되었고 다음 튜토리얼이 발표되었다.

[튜토리얼 3단계]

[레벨업을 한 당신. 새로 얻은 포인트를 분배하자!]

[내용 : 잔여 포인트 분배]

[보상 : 스킬 해방]

“상태창.”

[이름 : 강석찬]

[레벨 : 5]

[HP : 3,100/3,100]

[MP : 250/250]

[힘 : 32]

[민첩 : 29]

[체력 : 31]

[내구 : 28]

[마력 : 25]

[잔여 포인트 : 25]

[잠재력 : 무한]

[스킬]

(사용 가능한 스킬이 없습니다.)

무려 25. 총 5레벨업을 한 석찬이 가진 잔여 포인트의 개수였다.

‘우선 힘을.’

그렇게 힘에 모든 포인트를 투자하려던 석찬은 잠시 멈칫했다.

자신이 아는 상태창과 스탯이 맞는다면 해당 스탯을 올릴 때마다 해당 신체 능력이 오를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몸은 게임 캐릭터와는 다르다.

근력은 무지막지하게 센데 그것을 받쳐줄 몸이 없다면 그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석찬은 마음을 바꿔 모든 항목이 최대한 비슷해지게 포인트를 투자했다.

[이름 : 강석찬]

[레벨 : 5]

[HP : 3,500/3,500]

[MP : 300/300]

[힘 : 32 ▷ 35]

[민첩 : 29 ▷ 35]

[체력 : 31 ▷ 35]

[내구 : 28 ▷ 35]

[마력 : 25 ▷ 30]

[잔여 포인트 : 0]

[잠재력 : 무한]

[스킬]

(사용 가능한 스킬이 없습니다.)

스탯을 분배하자 갑자기 거대한 힘이 몸 안으로 깃들었다.

‘이건….’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의 힘이면 확실히 전성기 때 자신의 힘 그 이상일 것 같았다.

[튜토리얼 3단계 완료.]

[스킬 ‘강력한 일격 lv1’을 지급합니다.]

[첫 번째로 튜토리얼 3단계를 완료하셨습니다.]

[스킬 ‘격투술 lv1’을 추가 지급합니다.]

[3연속 첫 번째 클리어.]

[모든 스킬의 레벨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강력한 일격 lv2 (액티브)]

[소모 MP : 30]

[마력을 사용하여 상대에게 공격력의 3배에 해당하는 일격을 가한다.]

[격투술 lv2 (패시브)]

[물리 공격에 1.2배의 대미지가 적용된다.]

‘좋았어!’

석찬은 기쁜 마음으로 자리에서 진현이 빠르게 포인트를 배분하길 기다렸다.

“여!”

잠시 후, 진현이 스테이터스 분배를 끝냈는지 석찬에게 다가왔다.

“또 먼저 끝낸 거냐. 치사한 놈.”

“억울하면 빨리 끝내든가.”

“에이씨, 내가 더러워서 빨리 끝낸다.”

애초에 포인트 배분이 미션이었던 만큼 모두 이른 시간 안에 튜토리얼을 끝마쳤다.

[튜토리얼 4단계]

[스킬을 획득한 당신. 스킬을 사용하여 강철 허수아비를 파괴하자!]

[내용 : 강철 허수아비 파괴]

[보상 : 방어구 선택]

4번째 튜토리얼이 시작되자 갑자기 진현을 비롯한 모든 사람의 신형이 사라졌다.

“어라?”

갑자기 주변의 사람들이 사라진 후, 석찬의 앞에 무언가가 소환되었다.

눈앞에 나타난 것은 일전의 튜토리얼에서 보았던 것과 흡사하게 생긴 허수아비였다.

다만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면, 이 허수아비는 단단한 강철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석찬은 개의치 않았다. 빠르게 튜토리얼을 클리어해야 하기도 했고, 지금 자신의 힘과 건틀릿이라면 아무리 강철이어도 단번에 뚫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석찬은 빠르게 허수아비에게로 다가가 강하게 잽을 날렸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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