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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방어력 무한-147화 (147/196)

147화

“야! 여기서 제일 쎈 놈이 누구야?”

츤츤이의 말에 거기 있던 이들이 일제히 날 쳐다봤다.

“이 병신들아. 얘 빼고!”

그러자 이번엔 모두의 시선이 현승민을 향했다.

“너구나. 일단 너부터 맞자!”

그리곤 순식간에 그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가 누군가!

바로 짱짱 길드의 길드장이자 미래의 SSS급 각성자인 현승민이다.

그는 곧바로 물방울 채찍을 만들어 사방으로 휘두르며 츤츤이가 달려드는 걸 제지했다.

“어쭈, 제법이네.”

하지만 말과 다르게 츤츤이가 가볍게 앞발을 휘두르자 그를 감싸고 있던 물방울은 찢겨나가듯 사라졌다.

그러나 현승민은 당황하지 않고 각종 원소들을 활용해 방어와 동시에 공격을 감행했다.

그동안 나와 열심히 수련을 해서인지 원소 활용 능력은 더욱 발전해 있었다.

츤츤이는 그가 해오는 공격을 가볍게 툭툭 쳐내며 방어했다.

그러다 날 돌아보곤 웃으며 말했다.

“이놈 이거 재밌는데! 너보다 가르칠 맛이 나겠어!”

츤츤이는 고개를 돌려 말을 하면서도 앞발로는 계속 현승민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아마 그럴 거야. 앞으로 꽤 유명해질 거거든.”

츤츤이는 내 말을 듣고는 눈을 반짝였다.

“그렇단 말이지? 좋아. 마음에 들었어.”

그리곤 현승민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는 앞발을 들어올렸다가 가볍게 내리쳤다.

아까와 별 다를 바 없는 공격이었지만 현승민의 표정이 잔뜩 굳어졌다.

그는 급히 원소들을 한데 모아 축구공만하게 뭉쳐서는 앞발을 막았다.

서걱.

엄청난 폭음이 들릴 거라는 예상과 달리 부드럽게 잘리는 소리와 함께, 현승민의 공격이 허무하게 잘리며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츤츤이의 앞발은 현승민의 이마 바로 위에 멈춰 있었다.

“넌 합격. 그럼 다른 놈들은 상태가 어떤지 한 번 볼까!”

그 후 몇 시간 동안 수련장에선 츤츤이의 테스트를 빙자한 스트레스 해소시간이 계속됐다.

난 그사이 츤츤이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아무래도 난 방어를 무시한 채 공격에 집중하는 반면, 츤츤이는 적절한 방어를 가미한 공격을 하기 때문에 나와는 움직임 자체가 달랐다.

‘아! 저기선 저렇게 움직이면 더 도움이 되는구나! 어? 저긴 저렇게 하면 되네?’

얼마 전부터 느낀 거지만 천의권을 연계해서 사용할 때 부자연스러운 부분들이 가끔 있었다.

처음엔 그게 왜 그런지 몰랐지만 지금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무공들은 방어를 어느 정도 염두하고 만들어져 있다.

상대의 공격에 방어를 하거나 피한 다음 공격해 들어가고 다시 방어를 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방어력이 무한이다보니, 방어 따위는 무시하고 오로지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가끔은 훈련 삼아 일부러 공격을 피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그러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다 보니 기술을 사용할 때 뭔가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진 것이다.

‘저거구나. 저기선 저렇게 움직이면 되는 거였어!’

지금 내 수준에서는 츤츤이의 움직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도움이 됐다.

물론 내가 츤츤이처럼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한참을 구경하던 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앉아 심상 수련에 들어갔다.

처음엔 츤츤이가 움직인 모습 그대로 움직이며 천의권을 사용했다.

그러다 차츰 내 스타일을 가미해 움직임을 변화시켰다.

중간중간 어색한 부분은 조금씩 수정해가며 수련을 계속했다.

그리고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눈을 뜨고 수련을 마쳤다.

눈을 떴을 때는 이미 그 자리엔 츤츤이와 현승민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었다.

츤츤이는 내가 눈을 뜨자 다가와서는 괜히 투덜거렸다.

“흥! 그새 또 한 단계 발전했네. 젠장, 니 앞에서 움직이는 게 아니었는데.”

난 툴툴거리는 츤츤이를 보고 피식하고 웃고는 현승민을 바라봤다.

그는 경이롭다는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 대장이군요. 거기서 더 발전하다니!”

“뭐 이 정도 경지까지 올라오면 결국 깨달음이 중요한 거니까. 너도 츤츤이한테 열심히 배우면 금방 올라올 수 있을 거야. 그래서 말인데…….”

그제야 나는 본론을 꺼냈다.

“본격적으로 수련을 좀 떠났으면 하는데.”

“수련 말입니까? 그거라면 저희도 바라는 바입니다. 여기 말고 다른 곳으로 수련을 떠나는 겁니까?”

“그래, 여기 말고 다른 차원으로 떠나게 될 거야. 거긴 여기와는 시간 흐름이 다른 곳이지. 대략 30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보면 돼. 거기서 이곳 시간으로 한 달 정도 수련을 하게 될 거야.”

내 말에 그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동안 라시나나 마인 세력은 누가 견제하게 됩니까?”

“내가 따로 키워둔 세력이 있어. 그들이 너희가 없는 동안 그 자리를 채워줄 테니, 그러니까 걱정 말고 수련에만 집중해.”

“알겠습니다. 출발은 언제죠?”

난 대답 대신 츤츤이를 돌아봤다.

내 시선을 받자 츤츤이가 현승민을 보고 말했다.

“오늘 저녁에 바로 출발할 거니까 빨리들 준비하라고 해.”

“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그리곤 현승민은 자리를 떠났다.

그가 떠나자 난 츤츤이에게 물었다.

“이번에도 한 달 있다가 게이트를 열까?”

“그래! 일단 한 달 있다가 열어. 그때 경과보고 더 있을지 말지를 결정할 거니까.”

“알겠어. 그럼 부탁 좀 할게.”

“흥. 너야 말로 나와 한 약속 잊지 마.”

“걱정 마! 제대로 한 번 붙어줄 테니까.”

그리고 그날 저녁 수련장에 다시 모인 반마연합원들 앞에서 루크레이지로 가는 게이트를 열었다.

모두는 이미 전달을 받았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난 모인 이들 중 김신우와 최태산도 있는 걸 보고는 놀라서 물었다.

“아니, 두 분은 길드는 어쩌시고 같이 가시는 거에요?”

내 질문에 김신우가 대답했다.

“듣자하니 한 달 밖에 안 된다면서?”

“네. 한 달이죠. 하지만 거기선 30달일 겁니다.”

“한 달 정도는 내가 자릴 비워도 문제 없을 거야. 내가 잘 다져뒀으니까.”

김신우의 대답이 끝나자 옆에 있던 최태산도 같은 대답을 했다.

“우리 길드는 다들 알아서 잘 하니까 별 걱정 안 해도 돼. 하지만 혹시 모르니 무슨 일이 생기면 자네가 좀 도와주게나.”

“나도 마찬가지야. 혹시 우리 미르 길드에 무슨 일이 있다면 꼭 좀 가서 해결해주게. 내 이미 자네에 대해선 이야기 해 놓았으니까.”

그들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들은 내 대답을 듣고 나자 안심이 되는지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츤츤이가 게이트로 들어갔고 난 게이트를 닫았다.

그 다음 곧바로 몽유도 사람들과 동료들을 데리고 와 반마연합이 있던 자리를 쓰게 했다.

자리 배치가 다 끝나자 난 따로 동료들을 사무실로 불렀다.

사무실 쇼파에 앉은 그들은 반짝거리는 눈으로 날 바라보며 내 말을 기다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 고생했어. 츤츤이 밑에서 그 긴 시간을 버티긴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 대단해!”

나도 일년 이상 수련을 해봤기 때문에 그 고통을 잘 안다.

그때 최우혁이 물었다.

“그 말 하려고 부른 건 아닐 테고, 본론부터 얘기해봐.”

“급하기는…… 내가 오늘 너흴 부른 건 던전 공략 때문이야!”

“던전 공략?”

“설마 거기?”

최우혁과 해진우가 동시에 소릴 질렀다.

난 대답 대신 그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홍준기가 말했다.

“치사하게 형들끼리만 그러지 말고 우리한테도 좀 알려달라구!”

“아! 미안 미안. 지금부터 너희가 공략할 던전은 ‘신들의 만찬’이야.”

“신들의 만찬?!”

처음 듣는 이들을 위해 그간 있었던 일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말해줬다.

“너흰 준비되는 대로 곧장 울산으로 가! 그리고 ‘신들의 만찬’ 공략을 시작해. 지금 너희 실력이라면 클리어는 못해도 죽지는 않을 거야.”

“그럼 태준이 넌 같이 안 가는 거야?”

최우혁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는 당연히 내가 같이 가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난 따로 할 일이 있어서 그걸 마무리 짓고 합류할게. 그러니까 내가 올 갈 때까지 너무 무리해서 공략할 필요는 없어. 알겠지?”

다들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일단 신화급 난이도가 어떨지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해야 돼. 안 되겠다 싶으면 바로 도망가고.”

그 후 그들은 내 주문대로 간단한 짐만 챙겨서 바로 울산으로 내려갔다.

그들과 헤어진 난 조한희와 블라디미르를 만났다.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길 했다.

“난 바로 이집트로 다시 가 볼 생각이야.”

“이집트로? 갑자기 이집트는 왜?”

“절대자들이 다시 모인다는 소문이 있으니 가서 직접 물어봐야지. 무슨 일인지 알아야 제대로 대비도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다고 꼭 직접 갈 필요는 없잖아?”

내가 걱정 돼서 묻는 소리일 것이다.

하지만 난 고개를 저었다.

“내가 직접 가야 돼. 딴 사람이 가면 만나주지도 않을 거야…. 그리고 가는 길에 잠깐 유럽에 들러서 만나볼 사람도 있고.”

“유럽에서 만날 사람?”

“응, 지난번에 얘기했던 프랑수아라는 사람을 다시 한 번 만나보려구. 만나서 마인 세력에 대해 다시 한 번 물어봐야겠어. 혹시 모른다면 경고도 해줘야겠지.”

“알겠어! 언제나처럼 생각해 둔 게 있겠지. 난 그냥 조심하라는 말 밖에 못해주겠네.”

“오키. 그럼 다녀올게.”

난 조한희와 헤어진 다음엔 윗층에 있는 김주안을 찾았다.

김주안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날 맞이했다.

“주군. 어쩐 일이세요? 혹시 또 어디로 떠나시는 건가요?”

“응, 중요한 일이 있어서 한 동안 떠나 있어야 할 것 같아. 그동안 여길 좀 잘 부탁해. 돌아가는 상황은 자세히 들어서 알고 있지?”

“네. 오전에 현승민이란 분으로부터 자세히 설명 들었습니다.”

“그럼 더 말할 건 없겠네. 일단 내 동료들은 다른 일을 시켰으니까 너흰 여기서 혹시라도 모를 적의 침입에 대비해. 알겠지?”

김주안은 아쉬움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걱정 말고 조심히 다녀오세요, 여긴 저희가 목숨 걸고 지킬 테니까.”

“목숨까지 걸 필요는 없고 혹시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후퇴해. 이런 건물이야 얼마든지 다시 지으면 되니까! 내게 중요한 건 너희들 목숨이지 건물이 아니야. 알겠지?”

그녀는 감동한 눈으로 날 바라보다 알겠다고 말하며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정리가 끝난 후 난 아이즈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이동포탈을 찾았다.

원래는 먼저 이집트로 가서 호루스와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지만 프랑수와를 먼저 만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아무래도 요직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내가 모르는 정보를 알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네. 그럼 가볼까!”

난 곧장 이동포탈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나 혼자 방어력 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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