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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방어력 무한-135화 (135/196)

135화

내공을 못 쓰게 된다고? 근데 왜 난 아무 이상도 없는 거지?

내공을 온몸으로 돌려봤지만 특별한 이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대답해보게. 자네는 식당 음식을 먹지 않은 겐가?”

“아니요. 저도 먹었습니다.”

“근데 아무렇지도 않다고? 어떻게……?”

그는 절뚝거리며 슬금슬금 내게 다가오더니 내 팔목을 덥석 잡았다.

하지만 난 거부하지 않고 그가 무슨 짓을 하는지 지켜봤다.

한참을 내 팔목을 잡고 집중하던 그는 깜짝 놀란 눈으로 날 바라보며 손을 뗐다.

그리곤 두려움에 뒷걸음질 치며 물었다.

“다……당신 대체 누구요……?”

어느새 그의 말투가 바뀌어 있었다.

“왜 그러시죠?”

내가 빙그레 웃으며 묻자 그는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인간이 아니야…… 인간이 그만한 내공을 지닐 수 있을리 없소…… 게다가 당신 내공 안에 살아 꿈틀거리는 그건…….”

그는 말을 하다 급히 입을 다물었다.

응? 왜 저러지?

난 그의 시선을 따라 등 뒤를 돌아봤다.

거기엔 아까 날 데려온 남자가 놀란 눈으로 우릴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아직 멀었구나. 저 사람 반응이 재밌어서 저 새끼가 오는 것도 몰랐다니……

“거기선 어떻게 나온 줄 모르지만 나온 김에 나랑 같이 좀 가자.”

“가자고? 어딜?”

난 웃으며 그에게 물었다.

전혀 긴장감 없는 내 모습을 보며 그는 이를 빠득 갈았다.

“그건 알 필요 없고, 그냥 가자!”

말이 끝나자마자 그가 날 제압하기 위해 달려왔다.

이번에도 그는 내 복부를 노렸다.

퍽.

“이야. 잘 치네. 좋아 좋아.”

내 영혼없는 칭찬에 그는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나서는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어…… 어떻게……?”

“설마 그걸로 끝은 아니지?”

그는 내 말에 입술을 꽉 깨물고는 양손에 검을 소환했다.

“호오, 연검이네. 어디 그걸 사용하면 얼마나 달라지나 볼까.”

“내 오늘 문책을 당하더라도 네놈 사지는 반드시 찢어버리겠다!”

그리곤 연검의 검날에 푸르스름한 기가 맺히는 게 보였다.

“근데 이 옷이 내가 아끼는 거라 검에는 맞아주기 좀 어렵겠어.”

“흥. 곧 죽을 놈이 주둥이만 살았구나. 죽어라!!”

연검이라 그런지 그의 검이 곡선을 그리며 춤을 추듯 내게 날아왔다.

하지만 난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어느새 그의 뒤로 이동한 난 그의 머리에 손을 대고 초열의 불꽃을 일으켰다.

그러자 그의 몸이 파란색 불꽃에 휩싸이며 순식간에 재로 변했다.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제야 난 고개를 돌려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우린 하던 얘기나 마저 할까요?”

“하…… 하던 얘기라니…… 뭘……?”

그는 방금 전 내가 보여준 힘을 보곤 더욱 겁에 질려 뒷걸음질 쳤다.

“그렇게 겁먹을 필요 없어요. 그냥 여기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만 알려주면 돼요.”

내가 그렇게까지 말했지만 그는 여전히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날보며 망설이고 있었다.

“대체 뭐가 그렇게 무서운 거죠?”

“다……당신 내공 안에 있는 그거……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그 기운 때문이오…….”

초열의 불꽃을 말하는 건가?

난 즉시 오른손 위에 파란색 불덩이를 만들어냈다.

“이걸 말하는 거에요?”

그는 뜨거운 열기에 뒤로 몇 걸음 더 물러나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뜨거운 불덩이일 뿐이에요. 우연한 기회에 흡수했는데 그렇게 무서워할 만한 게 아니에요.”

그러나 그는 모르는 소리 말라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건 당신이 몰라서 하는 소리요. 내가 당신의 몸을 살펴볼 때 당신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 불꽃이 오히려 날 관찰하는 걸 분명히 느꼈소. 그건 살아있는 게 분명하오.”

초열의 불꽃이 살아있다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말이다.

그러나 그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이해하오. 이미 인간을 초월한 내공을 가진 당신이기에 받아들이긴 쉽지 않을 것이오. 그러나 시간을 내서 한 번 그 기운을 찬찬히 살펴보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거요.”

그래. 저 노인 말대로 나중에 한 번 알아보기나 하자. 사실일수도 있으니까. 일단 지금은 이 식당이 뭐하는 곳인지 부터 파악하는데 집중하자.

“알겠어요. 한 번 알아볼게요. 그나저나 여긴 대체 뭐하는 곳이죠?”

그제야 노인도 어느 정도 진정이 됐는지 질문에 답을 해줬다.

“난 이곳 려가채의 주인이었소.”

“이 식당 주인이라구요? 근데 왜 여기에……?”

“우리 식당은 베이징에서 제법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대격변 후에도 문제없이 장사를 해왔소. 근데 문제는 절대자인 키라가 태산에 자리를 잡고나서 일어났소.”

키라가 태산에 자리를 잡은 후 엄청난 군병력이 베이징에 자리를 잡게 됐고, 일반인들은 위협을 피해 베이징을 떠났다.

그때 식당들도 꽤 많은 수가 베이징을 떠났지만 노인은 떠나지 않았다.

려가채는 그의 할아버지 대부터 장사를 해 온 곳이기 때문에 떠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점점 줄어서 결국 려가채는 경영난에 시달리게 됐다.

그러던 중 누군가 그를 찾아와 제안을 했다.

“제안이요?”

“처음보는 가루를 가져와서는 그걸 음식에 섞어서 팔아보라고 했소. 그럼 손님이 늘 거라고…….”

“그럼 그 가루가 설마……?”

“당신이 예상하는 대로 지금 려가채에서 판매되는 모든 음식에는 그 가루가 들어가 있소. 그리고 그 가루는 미칠 듯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고. 거기다…….”

“거기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가루를 일정량 이상 복용하면 내공을 사용할 수 없는 몸이 돼버리오.”

사실 난 그 점이 가장 궁금했었다.

“내공을 사용할 수 없는 몸이 된다는 건 내공이 사라지는 건가요?”

허나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내공은 그대로 남아있지만 그 내공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거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그건 나도 잘 모르오. 그러나 그건 분명한 사실이오.”

“그럼 저들은 내공을 못 쓰게 해서 뭘 하는 거죠?”

“지금 려가채의 주인으로 있는 이를 위한 제물이 되는 거요.”

“네? 제물이요?”

이건 또 무슨 말이지? 제물이라고?

“그렇소. 지금 려가채의 주인으로 있는 이는 다른 이의 내공을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소.”

그제야 난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럼 려가채에 오는 손님들 중 내공이 있는 사람은 음식을 먹고 난 후 여기로 납치해 와서는 제물로 바친다는 거네요. 어차피 내공이 없어져서 반항도 할 수 없을 테니까. 그럼 그 가루는 일반인한테는 해가 없는 건가요?”

“아직까지는 미칠 듯한 중독성 빼고는 이렇다 할 해는 없는 걸로 알고 있소.”

“근데 여기 제물로 바쳐진 사람은 내공이 다 빨리면 죽게 되는 건가요?”

“그렇소. 몸 안에 있는 모든 내공이 빨린 후 죽게 되오.”

아마 저 노인도 필요가 없어져서 폐기된 거겠지? 살려둔 이유는 혹시 모를 상황에 써먹으려는 용도일 테고……

“그럼 지금까지 피해자가 얼마나 되죠?”

“내가 본 것만, 요 두 달 사이에 오십 명이 넘소.”

“오십 명이요? 근데 아무도 의심을 안하나요?”

“아마 윗선과 연결되어 있는지 단 한 번도 조사를 나온 적이 없소.”

윗선과 연결되어 있다면 아마도 여기서 벌어들이는 돈의 상당 부분이 군부대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전쟁에는 많은 돈이 들어가니까.

“그럼 제가 지금 있는 주인을 처리하면 어르신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하오?”

그는 내가 뭔가 원하는 게 있단 걸 눈치 채곤 물었다.

역시 장사를 오래해서 그런지 눈치가 빠르구나.

난 속으로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건 이제 생각해봐야죠. 어느 정도까지 들어줄 수 있는지 어르신의 답을 듣고 싶네요.”

“내가 무슨 선택권이 있겠소.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해주겠소.”

“정말이죠?”

“여기서 나가게만 해준다면 그게 뭐 어렵겠소.”

“좋습니다. 대신 약속은 꼭 지키셔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할지 모르니까.”

그러면서 슬쩍 그를 위협했다.

그러자 그는 다시 겁에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보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후 감옥을 나왔다.

“아! 그러고 보니 식당 지하에 왜 감옥이 있는지를 못 물어봤네. 일단 일부터 처리하고 나중에 물어보지 뭐.”

감옥을 나와 기감을 확장하자 밖에서 느꼈듯이 삼십 명 정도의 기가 느꼈다.

난 산책을 하듯 여유롭게 기가 느껴지는 곳을 찾아 돌아다녔다.

간혹 덤벼드는 이들도 있었지만 간단히 제압하곤 지하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살펴봤다.

하지만 아까 노인이 말한 가루를 여기서 제조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돌아다녀도 특별한 제조시설은 보이지 않았다.

‘이제 저기 하나 남았네. 들어가 볼까.’

난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중년 남자가 의자에 앉아 날 보며 웃고 있었다.

전혀 놀라지 않는 걸 보니 날 기다린 모양이다.

“날 기다린 거야?”

그는 내 질문에 의자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기다렸지. 맛있는 음식일수록 기다림이 즐거운 법이니까.”

“맛있는 음식? 아! 네가 지금 려가채 사장이구나?”

“하하하. 궁금한 게 많은 음식이로군. 그건 죽은 다음에 알아보도록 해.”

그리곤 그의 몸에서 폭발적인 기운이 흘러나왔다.

“오!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훌륭하네. 근데 그 정도로 날 먹으려다간 탈이 날 텐데.”

그러면서 나도 마찬가지로 내공을 개방했다.

무시무시한 기운이 내게서 흘러나와 방 안에 가득 채웠다.

처음에 그는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점차 그의 눈이 욕망으로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이 정도까지 대단한 음식일 줄은 상상도 못했는걸!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날이 되겠어! 하하하하.”

그는 무슨 자신감인지 내 힘을 보고도 놀라지 않고 오히려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

“이 공격을 맞고도 그렇게 웃을 수 있는지 한 번 보자구.”

난 곧바로 환영보를 사용해 그의 앞으로 다가가 일권을 사용했다.

콰콰콰콰.

엄청난 강기의 소용돌이가 그를 휘감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것도 무방비 상태로 말이다.

이상한 일은 그 뒤에 일어났다.

내 주먹이 그의 배에 닿자마자 그의 몸이 엄청난 기세로 내 내공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난 깜짝 놀라 주먹을 빼려 했지만 마치 한 몸인 것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이…… 이게 무슨 일이지?

내가 놀라는 사이에도 그는 내 내공을 미친 듯이 빨아들이고 있었다.

“바로 이거야. 최고야! 이 정도면 화백도 이길 수 있겠어. 하하하하하.”

근데 잠시 후 그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이건 대체 뭐지……? 너 몸에 대체 뭘 넣고 다니는 거야……?!”

그러다 갑자기 파란 불꽃에 휩싸이더니 재가 되어 사라졌다.

하지만 그의 육신은 사라졌지만 파란색 불꽃은 사람의 형체를 한 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난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해서 눈앞에 있는 사람 형상의 파란색 불꽃을 바라봤다.

그때 불꽃이 눈을 떴다.

[아! 이 얼마만의 자유인가!]

어? 말을 해……?!

나 혼자 방어력 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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