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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방어력 무한-124화 (124/196)

124화

조희팔이라면 그도 익히 알고 있었다.

대한그룹 조양호 회장의 아들이면서 특SS급 각성자로 유명했다.

그때 옆에 있던 경비가 발끈하며 소리쳤다.

“어디서 미친 새끼가 사장님 성함을 함부로 지껄이는 거야?! 너 진짜 뒤지고 싶어?”

그 말에 난 인상을 쓰며 블라디미르에게 말했다.

“일단 저 새끼 더는 말 못 하게 조져버려.”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블라디미르가 웃으며 그의 입을 주먹으로 후려갈겼다.

콰득.

주먹 한 방에 경비 입에 있던 이가 다 박살이 났고 그는 바닥에 쓰러져 피를 철철 흘리며 비명을 질러댔다.

“끄아아악!”

난 그 모습을 보며 다시 통화에 집중했다.

“근데 어떻게 조희팔이 대표이사가 될 수 있는 거지? 보유 주식이 없을 텐데?”

[그게 두 분이 사라지고 나서 회사 주가가 곤두박질쳤어요. 그때 조희팔이 엄청난 양의 주식을 끌어모았죠.]

“얼마나 모았는데?”

[대략 10퍼센트 정도 될 거예요.]

“10퍼센트나? 많이도 모았네. 일단 알겠어. 근데 회사가 이렇게 될 동안 츤츤이는 뭐 하고 있던 거야?!”

[대왕님은 태준 씨는 절대 죽지 않을 테니 조만간 아무 일 없이 돌아올 거라며 몽유도에서 나오지도 않으셨어요. 근데 정말로 대왕님 말대로 멀쩡히 돌아오셨네요. 근데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어떻게 하긴. 회사부터 찾아야지. 일단 회사 정리되는 대로 한 번 찾아갈게. 찬성 씨는 잘 있지?”

[김찬성 씨는 회사를 그만뒀어요.]

“그만둬? 왜?”

[새로 사장이 된 사람이 자기랑 코드가 안 맞는다고 그만뒀어요.]

“그럼 지금 어디 있는데?”

[어디긴요. 당연히 여기 있죠. 요즘 새로 뭘 만든다고 정신없어요. 나중에 들어오면 태준 씨가 돌아왔다고 전해줄게요.]

“알겠어. 츤츤이한테도 얘기해줘. 내가 나중에 찾아간다고 하고.”

그리곤 전화를 끊었다.

난 조한희에게 럭키에게 들은 걸 그대로 말해줬다.

“뭐? 조희팔?!”

그녀는 새 사장이란 사람이 자신의 사촌 조희팔이란 소리에 눈을 화등잔만 하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니까. 일단 회사부터 바로잡고 조양호 그 개새끼 조지러 가자!”

그때 경비의 비명을 듣고는 회사의 보안요원들 십여 명이 우릴 둘러쌌다.

모두 처음 보는 사람인 걸로 봐서 조희팔이 다 갈아치운 모양이다.

“이 미친 새끼들이 여기가 어딘 줄 알고!”

그때 누군가 조한희를 알아봤는지 더듬거리며 말했다.

“어, 어…. 설마 조한희…?”

그 말에 거기 있던 모든 이가 조한희를 바라봤다.

“맞아요. 저 조한희에요. 여기가 누구 회산지는 잘 알고 있겠죠? 이제 비켜주세요.”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려는 그녀를 보안팀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제지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저년이 어딜 봐서 조한희야! 조한희는 죽었어. 그러니까 못 들어오게 막아!”

아마도 위에서 우릴 들여보내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모양이다.

그걸 보고 난 내공을 끌어 올렸다.

그러자 내 머리 위로 유형의 기운이 뭉치며 도깨비의 형상으로 변했다.

예전에는 그 형태가 명확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완벽히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보안요원들은 그 모습에 몸을 부들부들 떨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어, 어.”

난 주자 앉아 있는 팀장의 어깨를 두어 번 토닥거린 후 안으로 들어갔다.

조한희와 블라디미르는 이런 내 기운을 루크레이지에서 너무 많이 보고 견디는 연습도 해서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움직일 수 있었다.

그렇게 보안요원들을 무력화 시킨 후 안으로 들어가자 이번엔 다른 사람들이 우릴 막았다.

풍기는 기운으로 봐서 보통 각성자는 아닌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우릴 막지는 못했다.

그들도 가볍게 제압하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10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곤 곧바로 예전 조한희 방이었던 곳으로 들어갔다.

거기엔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통화를 하고 있다가 우릴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어, 어떻게…?!”

책상에 있는 명패에 조희팔이라고 쓰여있는 걸로 봐서 저 남자가 조희팔인 모양이다.

자세히 보니 조양호랑 닮긴 했네. 근데 어째 생긴 게 딱 사기꾼처럼 생겼는걸.

“됐고. 이제 내가 왔으니까 그만 우리 회사에서 꺼져줄래!”

“이게 왜 네 회사야?! 이제 내가 사장이니까 네가 꺼, 꺼져!”

하지만 말을 하면서도 그는 떨고 있었다.

특SS급 각성자라고 했지 않나? 그 정도면 보통 자기 실력 믿고 깝쳐야 되는데 쟨 왜 저렇게 얌전한 거지?

그때 방문이 벌컥 열리며 검은 정장을 입은 세 남자가 들어왔다.

조희팔은 그들을 보곤 얼굴이 밝아지며 급히 외쳤다.

“어서 와서 이 새끼들 죽여 버려!”

그 말에 남자들 우릴 향해 움직였다.

지금 이런 데서 시간 끌 이유가 없지. 아까 저 새끼가 통화하던 걸로 봐서 조양호도 우리가 살아 돌아온 걸 눈치챘을 거야. 다른 수를 쓰기 전에 일단 그 새끼부터 확보해야 돼!

“다들 꺼져!”

난 즉시 현관에서처럼 기운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이번에 들어온 이들은 제법 실력이 있어서인지 기운을 견뎌내며 내게 천천히 다가왔다.

“호오! 제법이네. 더 놀아주고 싶지만 내가 시간이 별로 없네.”

난 간단히 그들을 기절시킨 다음 조희팔을 돌아봤다.

그는 완전히 겁에 질려 바닥에 주저앉은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야! 너 조양호 어딨는지 알지?”

하지만 잔뜩 겁에 질려 내 목소리를 못 들은 모양이다.

“야!”

“예?!”

그는 내가 자신을 향해 소리치자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조양호 어딨냐고?”

“아빠는 회, 회사에….”

“회사? 대한그룹 본사 얘기하는 거야?”

“네, 제발 살려주세요. 흑흑….”

그는 급기가 겁에 질려 울음까지 터트렸다.

저게 어떻게 특SS급 각성자지? 설마 그것도 조작한 건가?

“야! 너 SS급 각성자 아니지?”

“예?”

그는 머뭇거리며 제대로 대답을 못 했다.

에휴. 내 예상이 맞나보네. 각성자 등급 측정소도 썩을 대로 썩었어.

“됐다. 살려 줄 테니까 경영권을 바로 여기 있는 한희한테 넘겨. 어차피 버텨봤자 의미 없다는 거 잘 알지?”

“예예…. 그럼요.”

거기까지 대답을 들은 후 난 조한희에게 말했다.

“난 바로 대한 그룹 본사로 가서 조양호를 잡을게. 넌 여기서 회사부터 정리하는 게 좋겠어. 블라디미르는 엄마 옆에 붙어 있고.”

내 말에 조한희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혼자서 괜찮겠어? 블라디미르도 같이 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하하하하. 지금 누굴 걱정하는 거야? 일반 각성자 중에 내게 위해를 가할 사람은 없다는 거 잘 알면서 그러네. 걱정 말고 회사나 잘 정리해! 여기가 더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곤 블라디미르에게 말했다.

“넌 한희 잘 보호하고.”

“엄마는 나한테 맡기고 잘 다녀와.”

루크레이지에서 함께 보낸 시간을 통해 우린 완전히 하나의 가족이 되어 있었다.

그가 날 보는 눈에는 절대적인 신뢰가 담겨있었다.

난 그를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인 다음 곧바로 대한 그룹 본사를 향해 달려갔다.

이야. 준비 열심히 했네. 그럼 나도 그동안 쌓인 울분을 좀 풀어볼까!

대한 그룹 안에서는 무수히 많은 각성자들이 느껴졌다.

특히 32층 꼭대기 층에서 유독 많은 각성자가 느껴지는 걸로 봐서 조양호가 있는 곳인 듯싶었다.

난 그의 위치를 확인하자 거리낌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내 앞을 가로막는 건 그게 뭐든 전부 다 치워버렸다.

그렇다고 사람들을 죽이진 않았다.

대놓고 살인을 했다간 괜히 우리한테 여론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온 나는 즉시 계단을 통해 32층으로 올라갔다.

32층에도 상당한 실력자가 여럿 있었지만 내 상대는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조양호가 있는 방 앞에 도착을 했다.

방 안에는 일반인과 각성자 한 명의 기가 느껴졌다.

호오. 저만큼 강한 각성자가 있었나?

느껴지는 기운만 봤을 땐 리치몬드보다 강했다.

난 조양호에 대한 복수심보다 그 안에 있는 각성자가 누군지 궁금해서 서둘러 방문을 열었다.

예상대로 방 안에는 조양호가 의자에 앉아있었다.

하지만 그는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앉아서 웃고 있었다.

“이렇게 돌아올 줄은 몰랐는걸. 정말 대단해. 언제나 내 예상을 빗나가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 하하하하.”

그러나 난 앞에 서 있는 각성자 때문에 그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 각성자는 짧은 스포츠머리를 한 40대 후반 정도의 남자였다.

그는 위아래로 검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는데 양손에 짧은 곤봉을 한 개씩 들고 있었다.

이 정도로 강하다고?!

밖에서 느낄 때보다 안에서 직접 보니 그가 가진 에너지가 얼마나 강한지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저 정도 수준이면 지난번 리치킹 2군단장인 라킴과 비슷하겠는데. 물론 라킴이 더 강하긴 하지만 그래도 인간 각성자가 저 정도 수준까지 강할 수가 있나?

그때 각성자가 나를 보고 말했다.

“네가 박태준인가?”

“그런데. 넌 누구지?”

“난 문철웅이다.”

그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는데 역시 문철웅이었구나.

문철웅은 한국에 두 명밖에 없는 SSS급 각성자 중 한 명이다.

특정 길드에 소속되지 않고 돈에 따라서만 움직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 이제 나랑 싸울 건가?”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난 승산 없는 싸움을 할 정도로 바보가 아니지.”

그리곤 조양호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번 계약은 파기하겠다. 계약 조항에 나와 있는 대로 받은 금액의 두 배를 배상하겠다.”

그의 말에 조양호의 안색이 새까맣게 죽어갔다.

“그, 그게 무슨 개소리야?! 넌 용병이잖아! 내가 고용했으니 저 새끼를 죽이라고!”

하지만 문철웅은 불쌍하다는 눈빛으로 조양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게는 안 보이는 건가? 저 무섭도록 섬뜩한 기운이? 그가 전력을 다한다면 난 그의 한 수도 받아내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내가 돈을 좋아하긴 하지만 목숨보다는 아니지.”

그러더니 날 향해 가볍게 묵례를 하곤 문을 나가버렸다.

한번 붙어보고 싶었는데 그냥 가버려 약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문철웅이 나간 후 난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조양호를 바라봤다.

그는 그제야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흠. 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사지를 찢어버릴까? 아니야. 그건 너무 쉽게 죽이는 거야. 손톱 발톱을 하나씩 뽑고 그다음 손가락 발가락을 하나씩 자를까?”

난 그를 노려보며 어떻게 죽일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겁을 줬다.

“죄, 죄송합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아까와는 완전히 다른 태도였다.

살기 위해 바닥에 엎드려 두 손을 싹싹비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죽이고 싶은 생각도 싹 사라졌다.

그때 등 뒤에서 둔탁한 충격이 전해졌다.

“에이씨. 뭐야?!”

난 짜증을 내며 뒤를 돌아봤다.

거기엔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서 있었다.

“어? 넌 원숭이탈?”

서 있던 인물은 김찬성 집에서 만났던 원숭이탈을 쓴 자였다.

나 혼자 방어력 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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