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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방어력 무한-114화 (114/196)

114화

검은 복면을 쓰고 감시하던 이는 내가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날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혹시 날 찾는 거야?”

난 그의 뒤에서 웃으며 말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돌아보지도 않고 도망가려고 했다.

“어딜!”

난 즉시 도망가려는 그의 목을 붙잡았다.

그리곤 김찬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화면 연결됐어요. 태준 씨 그대로 잠깐만 잡고 있어요.]

김찬성이 위치를 추적하는 사이 복면을 쓴 사람은 도망가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그러다 갑자기 몸이 축 늘어졌다.

“뭐지? 죽은 거야?”

급히 상태를 살피니 죽어있었다.

도망갈 수 없다고 판단하자 자살을 한 모양이다.

“지독한 놈들!”

그때 김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딘지 위치 찾았어요. 메시지로 전송해 놓을게요.]

“고마워요. 이 문제만 해결하고 한 번 찾아갈게요.”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주소가 적힌 메시지가 도착했다.

어? 여긴?!

메시지에 적힌 주소는 바로 피앤씨 컴퍼니 바로 옆 빌딩이었다.

이게 우연일까? 아님 일부러?

일부러 거기로 옮겼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급해졌다.

난 곧바로 주소가 적힌 곳을 향해 달려갔다.

가면서 조한희한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태준 씨 무슨 일 있어?]

“지금 급하니까 용건만 간단히 말할게. 혹시 우리 회사 옆 건물이 어떤 곳인지 알아?”

[옆 건물이라니? 정확히 어디를 말하는 건지 얘길 해줘야지!]

그제야 난 간단히 어떻게 된 일인지를 설명하고 정확한 주소가 적힌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확인한 조한희는 그제야 어딘지 알겠다며 말했다.

[여기 얼마 전에 이사 왔어. 아마 보안 업체 쪽이었던 거 같은데…. 정확한 회사 이름은 모르겠네.]

“알겠어. 그놈들이 일부러 우리 회사를 노리고 그 옆으로 이사 온 걸 수도 있으니까 일단 대비 철저하게 하고 대마녀한테도 이 일에 관해 알려줘.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만약 내 생각대로 그놈들이 절대자급 육체를 이미 완성했다면 지금 제일 위험한 건 그들 바로 옆에 있는 우리 회사가 될 거야!”

[알겠어. 내가 뭐 도울 일은 없어?]

그녀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건 나 혼자만 처리하기엔 생각보다 큰일이야. 그렇다고 몽유도에 있는 인원들을 빼기는 그렇고…. 길드연합에 알려서 도움을 청해봐야겠다. 라시나도 관련된 일이니 그들도 모른 채 할 수는 없겠지.

생각을 정리한 난 조한희에게 길드연합을 불러달라고 말했다.

[그들이 응할까?]

“응할 수밖에 없을 거야. 라시나도 관련된 데다가 혹시라도 우리 회사가 타격을 받게 되면 서치를 통해 잘 운영되는 자신들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테니까 말이야.”

[알겠어. 연락하고 메시지 보낼게.]

“부탁 좀 할게!”

전화를 하는 사이에도 빠르게 달려 잠시 후 난 김찬성이 보내준 주소 앞에 도착했다.

건물 앞에는 D&D캡스라고 적혀 있었다.

여기가 맞나보네. 건물 안에서 풍기는 기운이 심상치가 않아! 이대로 절대자가 한 명 더 튀어나오면 절대 안 돼!

만약 여기서 절대자가 한 명 더 나타나게 된다면 우리 회사는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

그리고 이제야 겨우 맞춘 절대자들 간의 균형이 무너져 내릴 가능성도 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난 주저하지 않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보안 업체기 때문에 입구부터 보안이 철저했다.

내가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입구를 지키고 있던 보안요원들이 급히 날 제지했다.

하지만 난 그들을 무시하고 안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삐이이이!!

무단으로 들어갔기 때문인지 곧바로 경보음이 울렸다.

하지만 난 개의치 않고 안으로 더 들어가 기감을 확장했다.

중간층 정도에 많은 수의 각성자들이 몰려 있는 게 느껴졌다.

일단 저기로 가보자!

난 즉시 비상구를 통해 기감이 느껴지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사이 경비들이 열심히 따라왔지만 내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저기다!

어느새 각성자들이 모인 층에 도착한 난 즉시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다.

내 예상대로 안에는 많은 각성자들이 모여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날 공격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만 봤다.

“응? 공격 안 해?”

그때 그들 사이에서 누군가 걸어 나왔다.

그는 스타클래스에서 만난 대머리 남자 같이 로브를 걸치고 있었는데 로브 색이 흰색이었다.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어 정확한 생김새는 모르지만 체형으로 봤을 때 남자 같아 보였다.

“하하하하. 잘 오셨습니다. 박태준 씨.”

이 반응은 뭐지? 마치 날 기다린 듯한 상황이잖아?!

괜히 그들의 의도대로 움직인 것 같아 살짝 짜증이 났다.

“내가 올 거란 걸 알았던 거야?”

“당연하죠. 박태준 씨는 저희의 가장 중요한 손님이니까요!”

“뭐? 손님?”

“스타더스트에서 기훈 사제를 통해 들었을 테니까 우리가 무슨 일을 하려는지 알고 있겠죠?”

그 대머리 이름이 기훈이었나 보네.

“네들이 무슨 미친 짓거릴 하려는지는 알고 있지. 그래서 너희 다 죽이러 온 거고!”

하지만 그는 이런 내 말에도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그런 마음가짐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당신을 선택한 겁니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주님께서 그분의 육체에 마지막 조각으로 당신을 직접 선택하셨습니다.”

“그 새끼가 날 선택했다고? 왜?”

“그건 오직 주님만이 알고 계시겠죠. 이제 안으로 들어가시죠. 안에서 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리고는 내가 지나갈 수 있게 길을 터줬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그놈이 날 기다린다고? 왜?!

뭔가 찝찝하긴 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물러설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 죽여 버리고 들어갈까 생각도 했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괜히 힘 빼고 싶지 않았다.

난 살짝 긴장됐지만 내색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정면에 보이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사방이 온통 흰색인 커다란 방이 나왔다.

마치 스타클래스에서처럼 운동장만한 크기의 방이었다.

그리고 방의 중앙에 한 남자가 말끔한 정장을 입은 채 눈을 감고 앉아있었다.

그 옆에는 아름다운 미녀가 서서 날 보며 웃고 있었는데, 그녈 보자마자 누군지 알 수 있었다.

“한아름….”

미소 짓고 있는 이는 한아름이다.

그녀의 외모는 티비에서 보는 것보다 더욱 아름다웠다.

그럼 저 남자가 동생인 한치현?

그들의 외모는 상당히 닮은 곳이 많았기 때문에 남매라는 건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럼 동생을 신의 육체로 쓰려고 개조했단 거야? 저거 완전 미친년이네!

상황을 보아하니 신의 육체가 되는 대상이 한치현 같았다.

지하 격투장을 찾은 수많은 각성자들을 통해 만들어진 괴물.

챔피언 한치현.

그때 앉아있던 한치현이 눈을 떴다.

그의 눈은 한없이 고요했다.

마치 오랜 시간 수련을 쌓은 수도자와 같아 보였다.

그는 고요한 눈으로 날 지긋이 바라보다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대가 박태준인가 보군. 오래 기다렸다.”

“그래? 기다린 거 후회할 텐데?”

“후회?”

“그래. 곧 죽을 테니까!”

그는 내 말에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하. 내 기억의 마지막 상대가 그대 같이 유쾌한 사람이라니… 좋군.”

“마지막 상대?”

“그대와 싸움이 끝난 후 내 안에 주님께서 강림하실 것이다.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그래그래. 너 미친 거 알았으니까 그냥 죽어!”

난 즉시 그를 향해 환영보를 전개했다.

훅.

순식간에 내 몸이 사라졌다 그 앞에 나타났다.

일단 가볍게 일권부터 시작해볼까?!

그를 향해 날아가는 내 주먹에 의해 어마어마한 강기가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그는 그걸 보고는 표정이 신중해지며 급히 주먹을 교차해 막았다.

콰콰쾅.

폭음과 함께 그의 몸이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하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어 보였다.

흠. 이 정도론 끄떡없다 이거지? 그럼 좀 더 세게 가볼까!

다시 공격을 시작하자 이번엔 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의 몸이 괴상하게 뒤틀리며 내 공격을 피하더니 두 팔이 창처럼 뾰족하게 변해 날 찔러왔다.

투툭.

하지만 난 그의 공격은 피하지도 않고 내 공격만 이어갔다.

사실 이런 내 공격방식은 상대를 굉장히 당황스럽게 한다.

왜냐하면 전투에 능한 사람일수록 상대가 자신의 공격을 피하거나 막을 걸 예측해서 다음 수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 방어는 완전히 무시한 채 공격에만 집중하므로 상대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건 한치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지하 격투장에서 수많은 강자들과 싸웠다.

그러나 나 같은 전투 스타일은 보지 못했다.

가끔 목숨을 내놓고 덤비는 각성자들도 있었지만 그들 대부분은 마지막 순간에 같이 죽자고 덤벼든 것이지 이렇듯 처음부터 방어를 무시하고 공격만 하진 않았다.

“왜? 당황스러워?”

내 물음에 그는 속마음이 들킨 아이처럼 얼굴을 붉히며 아무 말 없이 공격에 집중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각성자들과 융합을 했는지 온갖 능력들이 다 튀어나왔다.

신체 강화와 변형은 기본이고 원소 감응에 염력도 가지고 있었다.

그 외에도 처음 보는 능력들이 간간이 보였다.

난 그걸 보고는 이를 갈았다.

“이 미친 새끼야! 대체 그 몸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어있는 거야?!”

허나 그는 대답하지 않고 묵묵히 공격과 방어에만 집중했다.

그러다 갑자기 공격을 멈추고 뒤로 물러났다.

“왜 그래? 더 안 해?”

“그대가 지금의 나보다 뛰어나다는 건 인정하겠다. 그 엄청난 방어력과 공격력. 도저히 지금의 내가 넘볼 수 있는 경지가 아니군.”

그 말에 난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제 포기하고 순순히 죽을 거야?”

그러나 그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의 나는 안 된다는 말이지 내가 안 된다는 말은 아니다.”

“알아듣게 얘기해! 헷갈리게 하지 말고!”

그는 내 반응에 웃었다.

근데 어째 미소가 약간 슬퍼 보였다.

그리곤 잠깐 누나인 한아름을 바라봤다.

그녀 역시 약간 슬퍼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동생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그는 다시 고갤 돌려 날 바라봤다.

“이게 내가 인간으로서 하는 마지막 대화겠네.”

“인간으로서 마지막 대화라고? 그게 대체 무슨…?”

그때 한치현의 몸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의 얼굴을 포함한 몸 전체가 울룩불룩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급기야 그가 입고 있던 옷이 커지는 그의 몸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 나갔다.

잠시 후 그는 완전히 변한 모습으로 내 앞에 서 있었는데 그 모습은 완벽한 몬스터였다.

2미터를 훌쩍 넘기는 큰 키에 녹색의 몸.

거기다 몸 전체에 크고 작은 돌기가 돋아있어 괴기스러워 보였다.

“…대체 몸에 무슨 짓을 한 거야?!”

하지만 그는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황홀한 미소를 지었다.

“아아! 해방감이란 게 이런 거구나! 너무 황홀해!”

그때 갑자기 그의 머리 위 공간이 강하게 요동치더니 뭔가가 공간 사이로 나타났다.

어? 저거 교회에서 봤던 그거 아니야?

나타난 건 교회의 돔에 그려져 있던 거대한 눈이었다.

나 혼자 방어력 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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