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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방어력 무한-75화 (75/196)

75화

상급 던전 록사.

오늘 들어온 던전의 이름이다.

하급과 중급 던전은 클리어를 해도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초기화되기 때문에 공략들이 넘쳐나지만 상급 던전은 다르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던전 기드온처럼 상급 던전은 공략이 성공하면 자동으로 선택된 사람에게 귀속이 된다.

그런 상급 던전을 초기화하는 방법은 던전 포탈을 파괴하는 방법뿐이다.

예전에 불도끼파에서 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 보니 상급 던전에 대한 공략은 많지가 않았다.

난이도도 어렵고 한 번 클리어하면 초기화시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급 던전에 도전하는 각성자들은 상당한 수준의 각성자들로 구성되는 게 보통이다.

조민환이 이끄는 팀도 상급 던전에 도전하는 만큼 개개인이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는 지금 눈앞에 일어나는 상황을 보고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나 때문에 말이다.

난 던전에 들어오자마자 공략도 무시하고 눈앞에 보이는 모든 걸 다 부수면서 지나갔다.

몬스터들은 잔인하게 죽였고, 함정과 미로는 죄다 힘으로 부수면서 지나갔다.

내가 처음 나타난 몬스터 무리를 막무가내로 죽였을 때만 해도 조민환은 발끈하며 내게 소리쳤었다.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이야? 팀플레이 몰라? 공략 무시하다 팀원들한테 피해가면 책임 질 수 있어?”

하지만 난 그 말을 듣고는 피식 웃으며 한 마디 했다.

“닥치고 버스 태워줄 때 잘 따라와. 병신처럼 뒤처지지 말고.”

“뭐?”

하지만 그 다음부터 보여준 말도 안되는 내 능력을 보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건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눈에 난 티비에서 나오는 절대자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홍준기 역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내 압도적인 힘을 지켜만 봤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 보스와 만났다.

던전에 들어온 지 정확히 1시간 반 만이다.

이 던전의 보스는 라이카누스.

라이카누스는 날카로운 송곳니와 강철 같은 피부를 가진 동물형 몬스터다.

몸 크기가 무려 3미터가 넘기 때문에 사람 따위는 한 입에 삼켜버리기도 했다.

조민환과 그 일행들은 이번에야 말로 같이 싸워야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그 말을 들은 난 품안에서 코인을 하나 더 꺼내 씹으며 말했다.

“왜? 콩고물이라도 주워 먹게?”

“그… 그게 무슨…?!”

난 말문이 막혔는지 아무 말도 못하는 그의 뺨을 톡톡 친 다음 라이카누스를 향해 웃으며 걸어갔다.

그리곤 달려드는 라이카누스의 긴 송곳니를 잡고 부러뜨린 다음 그걸로 라이카누스의 온 몸에 수십개에 달하는 구멍을 뚫었다.

한 번 찌를 때마다 피가 사방에 튀었고 그 때문에 보스의 방은 온통 라이카누스에게서 나온 피로 젖어 있었다.

결국 라이카누스는 변변한 공격 한 번 못해보고 서서히 사라졌다.

동물형 몬스터의 경우 무기나 다른 장비를 착용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그들의 이빨이나 손톱 또는 가죽이 아이템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라이카누스의 경우 긴 송곳니가 아이템으로 인식됐다.

난 들고 있던 송곳니를 입에 넣고 씹으며 일행을 돌아보며 웃었다.

온몸에 라이카누스의 피를 묻힌 채 송곳니를 씹어 먹고 있는 내 모습은 그들 눈에 악귀와 다를 바 없었다.

난 천천히 조민환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이제 정산 해야지?”

그는 내 말에 그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허둥지둥 말했다.

“저…정산 해야죠. 저…저희는 한 일이 없으니 이, 이쯤에서 돌아가겠습니다….”

그가 하는 말이 어느새 존칭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만큼 내 모습이나 능력이 충격적이었단 거다.

난 서둘러 도망가려는 그를 불러 세웠다.

“잠깐!”

“…왜 그러시죠?”

“정산이 잘못 됐잖아.”

“…네? 그게 무슨…?”

그는 영문을 모르겠단 얼굴로 날 바라봤다.

“아까 들어올 때 나한테 뭐라고 했지? 팀에 손해를 주면 보상해야 된다고 안 했어?”

“그…그야 그렇죠. 하지만 저흰 오늘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데…요.”

그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난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지. 아까 처음 들어와서 몬스터 무리 잡았을 때 날 한 번 제지했고, 중간에도 한 번, 그리고 마지막 보스 잡기 전에도 한 번 날 잡았잖아. 아니야?”

“…그…그러긴 했죠…. 근데 그게 왜?”

난 남은 송곳니를 마저 씹으며 말했다.

“그게 왜? 내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었으면 보상을 해줘야 될 거 아니야!”

그제야 그는 내가 억지를 부린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감히 반항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만큼 내가 보여준 무위는 압도적이었고 또한 잔혹했다.

난 그동안 몬스터를 잡을 때마다 최대한 잔인한 방법으로 죽인 다음 그들을 돌아보며 웃어줬다.

마치 그들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처럼.

그리고 내 의도대로 그 모습을 계속 본 그들의 마음속엔 나에 대한 공포심이 깊이 각인됐다.

“일단 가지고 있는 돈부터 다 내놔. 너희도 전부.”

그들은 순순히 가지고 있는 돈을 모아서 가져왔다.

하지만 코인이 활성화된 뒤에는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이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걷혀진 돈은 얼마 안 됐다.

“야. 니들 계좌에 있는 돈도 싹 다 보내.”

그 말에 모두는 깜짝 놀라며 날 쳐다봤다.

“뭐해? 안 보낼 거야?”

으득. 으드득.

난 들고 있던 송곳니를 마저 씹어 먹으며 그들을 노려봤다.

그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돈을 송금했다.

돈을 송금 받은 다음엔 그들의 잔고가 0코인인 것까지 확실히 확인했다.

아이즈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대의 화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상대가 동의한다면 말이다.

예전 같으면 자금을 여러 개의 계좌에 분산해서 넣어뒀겠지만 화폐가 통합된 후 계좌도 하나로 통합 관리가 됐기 때문에 잔고 확인은 쉬웠다.

그렇게 모든 이의 돈을 받고 이제 조민환만이 남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

“제가 1억 코인 바로 보낼 테니까 그걸로 어떻게 안 되겠습니까?”

그 소리를 들은 난 큰 소리로 웃었다.

“1억 코인? 하하하하하.”

그러다 난 웃음을 딱 멈추고 무섭도록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봤다.

짝.

“악! 왜… 왜 이러… 아악!”

짝. 짝.

“야. 니 눈엔 내 금쪽같은 시간이 겨우 1억 코인의 가치 밖에 없는 거 같아? 어?”

“악…… 죄송합니다. 그럼 5억 코인은…?”

하지만 그는 내 눈을 보곤 곧바로 말을 바꿨다.

“안되겠죠?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곤 곧바로 내 계좌로 38억 3천만 코인이 들어왔다.

난 그의 계좌 잔액이 0코인이 된 걸 확인한 다음에야 환하게 웃었다.

“좀 부족하긴 하지만 이 정도로 넘어가 줄게. 다음부턴 조심하고. 알겠지? 아! 그리고 혹시라도 준기 다시 건드리면 그땐 니들 사지는 없다고 생각해라. 알아들었어?”

그들은 잔뜩 겁에 질린 채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가봐.”

내 허락이 떨어지자 그들은 빛과 같은 속도로 사라졌다.

그리고 홍준기 역시 슬금슬금 내게서 도망가려고 했다.

난 그의 어깨에 탁하고 손을 얹은 후 웃으며 말했다.

“어딜 도망가려구.”

그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날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말했다.

“저, 저도 이제 …가보려구요. 고, 공략도 다 끝났으니까요….”

하지만 난 고개를 저었다.

“아니지. 넌 나랑 정산할 게 남았잖아?”

“저….전 가진 돈이 하나도 없는데요…. 진짜에요….”

난 웃으면서 가지고 있던 코인을 건네줬다.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이걸 왜 저한테…?”

“왜냐니? 지난번에 밀린 돈 받기로 했잖아. 그걸론 부족할 테니까 계좌 보내봐.”

“저한테 왜 이렇게까지 해주시는 거죠?”

“응? 내가 말했잖아. 너 맘에 든다고. 스카웃하고 싶다고. 난 내 사람은 철저하게 지키거든. 이제 나랑 같이 할 마음이 들어?”

그제야 그는 내가 왜 그렇게까지 잔인하게 행동했는지 이해했다.

그들이 자신에게 해코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그랬던 거라는 걸 알았다.

그러자 나에 대한 무서운 생각이 조금 사라졌다.

“좋아요. 대신 돈 밀리는 거 없어야 돼요. 그럼 전 바로 그만 둘 겁니다. 알겠죠?”

“좋지. 그럼 바로 계약서부터 쓰러 갈까?”

우린 던전을 나와 바로 피앤씨 컴퍼니 본사로 들어갔다.

“아니, 계약서 쓰자면서 여긴 왜 와요? 여긴 피앤씨 본사잖아요!”

그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날 바라봤다.

오는 길에 그가 살아온 얘기를 나누면서 왔더니 나에 대한 무서운 감정은 거의 없어진 것 같았다.

“지금까지 니가 살아온 얘길 들었으니까 이제부턴 내 얘길 해줄게. 따라와봐.”

회사 로비로 들어가자 지나가던 이들이 날 보고 깍듯이 인사를 했다.

“어서 오세요, 대표님.”

“식사는 하셨어요, 대표님?”

사람들의 반응을 본 그는 날 위아래로 훑으며 물었다.

“근데 다 대표라고 부르는데 무슨 대표에요? 아무리 봐도 어디 대표처럼은 안 보이는데….!”

“나? 피앤씨 대푠데. 그렇게 안 보이나?”

난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그는 깜짝 놀랐는지 자리에 멈춰 서서 한동안 날 멍하니 바라봤다.

“피…피앤씨 대표라구요? 그런 사람이 왜 날…?”

“야! 몇 번 얘기하냐. 니가 맘에 들었다고. 바쁘니까 빨리 올라가자.”

10층 사무실로 들어온 그는 책상에 놓인 <대표이사 박 태 준>이란 명패를 보고서야 내가 피앤씨 대표라는 걸 완전히 믿었다.

“자, 여기 계약서. 읽어보고 사인하면 돼.”

난 미리 준비해 둔 계약서를 그에게 내밀었다.

계약서를 읽어가던 그는 계약 조건을 보곤 깜짝 놀랐다.

“연봉이 10억 코인? 거기다 사택 제공까지 해준다구요?”

“응. 넌 나랑 다니면서 개고생 좀 하겠지만 할머니는 편히 지내셔야지.”

“이…이거 진짜 맞죠?”

“그래. 빨리 계약서에 사인이나 해. 거기 계좌 번호도 적고.”

난 품에서 코인을 하나 더 꺼내 씹었다.

까득.

내가 먹는 코인은 100만 코인짜리다.

소설 속에서는 10만 코인까지 밖에 없었지만 화폐가 만들어질 때 적극적으로 로비를 해 100만 코인도 만들도록 했다.

코인이 생기면 수표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좀 더 효율적으로 능력치를 올리기 위한 조치였다.

생각 같아서는 1000만 코인도 만들고 싶었지만 그건 아무리 로비를 해도 불가능했다.

그래서 이렇게 시간이 생길 때마다 습관처럼 코인을 먹었다.

“그리고 또 하나. 너 이차원 가방 능력도 가지고 있다고 써 있던데 맞아?”

“네. 맞아요.”

“너, 그 능력 나한테 팔아라!”

“네? 능력을 팔라구요?”

나 혼자 방어력 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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