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방어력 무한-46화 (46/196)

46화

마녀의 숲.

그곳은 한국의 3대 금지 중 한 곳이다.

금지는 들어갔을 경우 생존 확률이 극히 희박한 장소를 말한다.

한국의 3대 금지로는 붉은 집, 안개의 마을, 그리고 마녀의 숲이 있다.

마녀의 숲은 말 그대로 이종족인 마녀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하지만 마녀들은 기본적으로 성격이 괴팍하고 인간들을 혐오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인간들이 마녀의 숲에 들어가면 대부분 죽거나 나오더라도 각종 저주에 걸려서 오래 못산다고 알려져 있다.

마녀의 하루는 그런 마녀의 숲 안에 있는 유명한 가게다.

주로 각종 약물을 취급하는데 그 가게의 존재는 마녀의 숲과 거래하는 전문상인을 통해 알려졌다.

- 마녀의 숲에 ‘마녀의 하루’라는 가게가 생겼는데 판매하는 물품들의 품질이 기가 막혀요!

그 소문으로 인해 마녀의 하루는 마녀의 숲에서 가장 유명한 가게가 됐다.

하지만 유명하기만 할 뿐 누구도 감히 그곳을 가지는 못했다.

그래서 더 유명해 진 곳이 마녀의 하루다.

“거기는 어떻게 알고 간 거지? 금지라서 들어가기 쉽지 않았을텐데?”

“마녀의 숲과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상인과 함께 들어갔어.”

“그게 가능해?”

“돈만 조금 쥐어주면 알바생으로 위장시켜 주더라고.”

난 그에게 전문상인의 전화번호와 위치를 알아낸 다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최민혁과 최강철에게로 다가갔다.

그들은 내가 다가오자 대화를 멈추고 날 바라봤다.

“대화 중에 죄송해요. 저도 이제 가봐야 해서 그런데 우혁이랑 잠시 얘기 좀 해도 될까요?”

최강철은 흔쾌히 그러라고 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여전히 최우혁은 곰의 모습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내가 울산으로 던전을 공략하러 가는데 니 도움을 좀 받을 수 있을까해서…. 어때? 도와줄 수 있어?”

그러자 그는 당연하다는 듯 흔쾌히 승낙했다.

“당연히 도와줘야지. 네 덕분에 목숨까지 구했는데. 언제까지 어디로 가면 돼?”

“연락처 알려주면 내가 따로 문자 보낼게. 몇 사람 더 섭외해야 해서 시간이 며칠 걸릴 거야!”

난 그로부터 연락처를 받아 저장한 후 본가를 떠났다.

물론 떠나면서 최민혁을 한 대 더 치고 나오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밖으로 나오자 아직 낮이었다.

“흠. 이제 불도끼파를 한 번 찾아가 볼까!”

불도끼파는 대격변 이후에 만들어진 조직으로 모든 구성원이 각성자였다.

그걸 바탕으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해 3개월 만에 전국구 조직으로 성장했다.

지금은 전국 3대 조직 중 하나로 꼽힐 만큼 그 규모가 상당했다.

“여기가 불도끼파 건물인가?”

정확한 주소를 모르기 때문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나온 주소지인 인천 부평으로 무작정 찾아왔다.

사실 인터넷에서 찾은 주소라 완전히 신뢰가 가진 않았지만 일단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온 것이다.

허나 건물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보고는 정보가 맞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죄다 각성자구나. 거기다 입고 다니는 옷도 까만 정장만 입은 게 딱 조폭스러워!

저 건물이 맞다는 확신이 어느 정도 서자 난 당당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이 10층 이상 되다보니 로비도 상당히 넓었다.

그때 경비로 보이는 두 사람이 날 제지했다.

“여긴 출입이 허락된 사람들만 들어올 수 있습니다. 출입증을 제시해 주십시오.”

생각보다 예의바르게 제지를 했지만 난 예의바를 생각이 없다.

“야! 나 누군지 몰라? 전달 못 받았어?”

난 되려 큰소리를 쳤다.

그러자 그들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전달 받은 게 없어서 그런데 누구시죠?”

“이 새끼들은 일처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 나 너희 보스 형님이다. 당장 동생 나오라고 해!”

그 말에 그들은 더욱 당황하며 물었다.

“보스라면 누굴?”

“누구긴 누구야! 불도끼파 보스지. 너 불도끼파 아니야?”

“마…맞습니다.”

역시 제대로 찾아왔구나.

그는 내가 윽박지르자 엉겁결에 대답했다.

“보스 데려와! 어서!”

그러자 그들 중 한 명이 급히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그리곤 몇 마디 주고 받다 전화를 끊고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돌아왔다.

“너 이 새끼 뭐야? 팀장님도 연락 받은 게 없다시잖아! 너 뭐하는 새끼야? 어!”

하지만 난 당황하지 않고 더 소란을 피웠다.

그래야 보스의 위치를 알만한 사람이 내려올 테니까.

직접 올라가서 찾아도 되는데 그것보단 입구에서 진상을 부리는 게 더 빠를 것 같았다.

물론 재미도 있고!

“너 장지성이라고 알아?”

“니가 이사님 성함을 어떻게 알지?”

내가 구체적으로 장지성의 이름까지 꺼내자 다시 그들은 긴장했다.

“니들 이사장 팔 잘린 거 알아 몰라?”

“다…당연히 알지. 근데 그 얘기를 여기서 왜…?”

“그거 내가 자른 거야!”

“뭐?”

이번에 그들은 황당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내가 자른 거라고. 그 새끼 팔 말이야.”

“이 새끼 이거 또라이였네. 야! 끌어내자!”

경비들이 날 잡고 끌어내려 할 때 반대쪽 문을 통해 들어오는 장지성의 모습이 보였다.

난 그를 보자마자 날 잡고 있던 경비들을 튕겨내고 큰소리로 장지성을 부르며 걸어갔다.

“어이! 장지성!”

그는 자기 이름이 어딘가에서 들리자 두리번 거리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어…. 니, 니가 여긴 어떻게…?”

난 그의 말에 진한 미소를 지었다.

“니놈 면상이 보고 싶어서 왔지.”

그때 뒤에서 내가 떼어낸 경비들이 다시 달려들었다.

난 그들을 돌아보고 웃으며 말했다.

“야. 내가 팔 자른 장지성 저깄네. 니들이 하도 못 믿으니까 다른 쪽도 마저 잘라줄게.”

그리곤 순식간에 장지성 앞으로 달려갔다.

그는 달려오는 날 보고 반응을 하려 했지만 내 공격이 한 발 빨랐다.

서걱. 툭.

장지성의 하나 남은 팔도 허무하게 바닥에 떨어졌다.

“끄으아아악!”

그는 자리에 그대로 주저 앉으며 지명을 질렀다.

그 소리에 순식간에 수십 명의 각성자들이 날 에워쌌다.

하지만 난 그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장지성에게 말했다.

“니 놈이 데려온 보스는 너희들 살리려고 목숨까지 걸었는데, 넌 그 사이에 도망을 쳐! 그 팔은 그에 대한 대가다. 썩 꺼져!”

장지성은 두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떠나며 잠깐 마주친 그의 눈에선 고통이 뒤섞인 엄청난 살의가 느껴졌다.

그냥 죽여버릴 걸 그랬나?

마지막에 그가 보여준 눈빛이 마음에 걸렸지만 이미 늦었다.

그리고 그를 죽여버렸으면 여기 있는 많은 이들을 적으로 돌려야 했을 것이다.

그래도 명색이 불도끼파의 행동대장이니까.

그건 문제가 안 되는데 내가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선 최대한 적대적인 세력은 줄여두는게 좋다.

그때 누군가 날 둘러싼 이들 사이를 헤치고 나왔다.

“여…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말을 건넨 사람을 가만 보니 던전 기드온 앞에서 본 기억이 났다.

“너 전에 날 찾아왔던 애들 중 하나지?”

“네. 맞습니다. 근데 어쩐 일로…?”

그는 나보다 10살은 더 많아 보였지만 내 반말에 전혀 불쾌한 기색을 내보이지 않았다.

“너희 보스 좀 만나러 왔는데. 아직 살아 있지?”

“그럼요. 지금 10층 회복실에 계십니다. 절 따라오시면 됩니다.”

“어? 병원에 있는 거 아니었어?”

난 당연히 병원에 있을 줄 알고 그 장소를 알아보러 이곳에 온 거였다.

근데 여기 있다니 놀랄 수밖에!

“솜씨 좋은 분을 알고 있어서 그분의 도움을 좀 받았습니다.”

“솜씨 좋은 분? 일단은 안내해 봐.”

“예.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우린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으로 올라갔다.

10층에 내리자 모던한 인테리어의 군더더기 없는 로비가 나왔다.

그는 그 중 한 방으로 날 안내하고는 말했다.

“이 방입니다.”

그리곤 노크를 했다.

똑. 똑. 똑.

“대표님. 손님 모셔왔습니다.”

“들어와!”

안에서 젊은 남자의 힘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안으로 들어가 보고는 깜짝 놀랐다.

불도끼파 보스는 완전히 멀쩡했다.

아까 나한테 당한 상처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내가 의문을 갖는 사이 날 발견한 그가 웃으며 다가왔다.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내가 멀쩡해서 놀란 거야?”

“뭐 좀. 근데 복수나 뭐 그런 거 안 할 거야?”

“복수? 하하하하. 남아일언중천금. 한 번 뱉은 말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키는 거라고! 형으로 모시기로 했으면 형으로 모셔야지. 실력도 부족함이 없고.”

난 그의 태도에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의왼데. 보통 가진 게 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약속은 잘 안 지키거든.”

“하하하. 그럼 난 가진 게 없나보지. 하하하하.”

그는 유쾌하게 웃었다.

이 놈 보게. 성격 맘에 드네. 꼭 영입해야겠어!

난 다시 한 번 그를 끌어들이기로 다짐을 하곤 이름을 물어봤다.

“그러고 보니 동생이라면서 아직 이름도 모르네. 난 박태준. 동생은 이름이 뭐지?”

약간 오글거리는 멘트 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능청스럽게 그걸 받았다.

“아우의 이름은 해진우입니다.”

“해진우? 우리 나라에 해 씨가 있어?”

성이 해인 사람은 처음 봤기 때문에 물어본 것이다.

“우리 나라에 10명 정도가 있다고 하더라구. 나도 우리 아버지 빼곤 본 적이 없으니 사실인진 모르지.”

그리곤 간단히 서로에 대해 얘길 하면서 우린 급격히 친해졌다.

만난 지 몇 분 되지도 않았지만 마치 몇십 년을 안 것처럼 서로에게 믿음이 갔다.

진우는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각성자가 되기 전부터 인천에서 유명한 싸움꾼이었다고 한다.

나이, 체급을 막론하고 지금까지 진 것은 내가 처음이라고 했다.

아버지는 몇 년 전에 지병으로 돌아가셨고, 지금은 어머니와 살고 있다고 한다.

“근데 날 찾아온 진짜 이유가 뭐야?”

“아! 그렇지. 얘기하는 게 너무 재밌어서 중요한 걸 잠시 잊었네. 내가 던전을 공략하러 가야 되는데 딜탱이 부족해. 그래서 말인데 나랑 같이 가줄 수 있어?”

그는 내 말에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그래. 어려운 부탁도 아닌데 뭐.”

“고맙다. 너라면 그렇게 말해줄 줄 알았어. 근데 진짜 너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라니? 뭐가?”

“니 몸 말이야! 내가 낸 상처라 잘 아는데 그 상처가 단시간에 나을 만한 상처는 아니잖아?!”

그제야 내가 뭘 궁금해 하는지 파악한 진우는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친구가 고쳐줬어.”

“친구?”

“회복 스킬이 기가 막힌 친구가 한 명 있거든.”

해진우의 말을 들은 난 구세주를 만난 것 같은 표정으로 물었다.

“혹시 그 친구 좀 만나볼 수 있을까?”

하지만 그는 내 말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여기 없어.”

“어디갔는데?”

“용병으로 던전에 갔어.”

“던전?”

“응. 얼마 전에 새로 생긴 상급 던전인데 남양주에 있다고 하던데….”

난 자세한 던전의 위치를 스마트 폰에 저장한 다음 곧바로 남양주로 향했다.

나 혼자 방어력 무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