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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방어력 무한-33화 (33/196)

33화

처음 보는 성장 단계 항목을 터치하자 자세한 설명이 나타났다.

- 성장 단계: 최초 일반 단계에선 활성화 되지 않지만 각성자들 중 특별한 깨달음이나 신비로운 능력을 손에 넣은 자들에게만 나타나는 항목이다. 일반-각성-초인-초월-??? 순으로 성장 단계가 설정되어 있다. 현재 성장 단계인 각성에선 모든 능력치의 1.5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헐! 1.5배? 대박인데! 그나저나 성장 단계처럼 지금은 비활성화된 단계가 더 있을 수도 있겠어. 이것도 시간 내서 연구해 봐야겠다.

그때 카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곧 용암이 멈출 거야!!”

그녀의 말대로 위로 솟구치던 용암이 서서히 멈추더니 급기야 도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걸 본 카린은 급히 외쳤다.

“지금이야! 뛰어!”

카린은 말을 하곤 그대로 아래로 뛰어내렸다.

나도 망설이지 않고 같이 뛰었다.

한참을 아래로 떨어지자 드디어 용암이 끓어오르고 있는 바닥이 보였다.

풍덩.

“푸아!”

난 용암 안에서 얼굴을 내밀고는 카린을 찾았다.

그녀는 내 바로 앞에서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이제 저기 땅 위로 올라가면 돼. 저기서 조금만 들어가면 콜로세움이야!”

그녀는 할 말만 하곤 바로 땅 위로 올라갔다.

나도 그녀를 따라 땅 위로 올라섰다 깜짝 놀라 도로 안으로 들어갔다.

젠장. 옷이 다 타버렸었지! 어떻게 밖으로 나가지?

옷이 용암 안에서 다 타버려 난 완벽한 알몸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 화염초 효과가 떨어지면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

난 어쩔 수 없이 중요한 부위만 가린 채 땅 위로 올라왔다.

그걸 본 카린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너 뭐하냐? 그건 왜 가리는 거야?”

“그걸 질문이라고 하는 거야? 아무것도 안 입었는데 부끄러운 건 당연한 거 아니야?”

“그게 부끄럽다고? 고작 생식기를 보이는 게 뭐가 부끄럽단 거지? 부끄러움이란 자고로 전투에서 패했을 때. 그때가 진짜 부끄러울 때지.”

그 말에 난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넌 옷을 다 벗고 있어도 안 부끄럽단 거야?”

“그게 왜 부끄러워? 난 지금도 다 벗을 수 있는데.”

그러면서 그녀는 거침없이 옷을 벗으려 했다.

그걸 본 난 황급히 그녀를 말렸다.

“이게 뭐하는 짓이야? 미쳤어?”

“?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보다 왜 말렸어? 그냥 옷만 벗으려는 건데.”

“그래서 말린 거야! 아무데서나 옷을 벗으려고 하니까!”

“흠! 대체 뭐가 부끄럽단 거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네!”

그녀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단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어디선가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냐? 어떤 정신 나간 새끼들이 신성한 콜로세움 앞에서 떠드는 것이냐?”

소리가 난 곳을 쳐다보자 갑옷을 입고 있는 드라고니아가 보였다.

하지만 지난번에 본 드라고니아보다 키가 1미터는 더 컸다.

거기다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도 무시무시했다.

- ‘대격변의 영웅’ 칭호 효과로 인해 드락의 살기가 무효화 됩니다.

드락? 저거 네임드 몬스터구나!

몬스터들 중에는 간혹 자기만의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들도 있었다.

그런 몬스터들을 네임드 몬스터라고 불렀는데 일반 몬스터에 비해 월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드락이라 불린 저 몬스터도 아마 네임드 몬스터인 것 같았다.

드락은 자신의 살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내는 날 보고 살짝 놀란 듯 했다.

“호오. 제법이구나. 내 기세를 견뎌내다니. 근데 넌 정원관리사인 카린이구나.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그의 말에 카린은 움찔했지만 능청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이놈이 우연히 플뤼톤 님의 정원까지 발을 들이려 하길래 이리로 끌고 왔습니다. 다른 차원에서 콜로세움의 출전 자격을 얻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콜로세움의 출전 자격을 얻었다고?”

그는 카린의 말에 날 유심히 바라보다 물었다.

“저 말이 사실이냐? 정말 콜로세움 출전 자격을 얻었느냐?”

“얻었지. 카이저란 놈을 죽이니까 이리로 보내주던데!”

“카이저? 흠! 운이 좋았구나. 카이저는 콜로세움에 출전하는 선수 중 가장 약한 편에 속하니까. 그나저나 진짜 출전 자격을 얻었다면 선수 등록부터 해야겠구나. 날 따라오너라!”

드락은 자기 할 말만 하곤 등을 돌려 왔던 길로 다시 걸어갔다.

나와 카린은 서둘러 그의 뒤를 쫓았다.

조금 걷다 보니 예전에 로마에서 본 콜로세움을 꼭 닮은 거대한 원형 경기장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 크기는 수십배는 더 컸다.

화산 안에 이만한 규모의 건축물 존재할 수 있다고? 이게 가능한 거야?

내가 콜로세움을 보며 감탄하고 있을 때 카린이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저 드락이란 자는 콜로세움 내에서 서열 3위에 올라있는 자야. 갑옷을 입고 있지만 박투가 특징이지.”

“박투라고?”

난 그녀가 전해주는 정보를 머릿속에 새기며 드락 뒤를 따라갔다.

잠시 후 도착한 입구는 엄청난 크기의 철문이 막고 있었다.

철문에는 검투사로 보이는 자들이 양각되어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그들은 거기서도 움직이며 싸우고 있었다.

“저건 콜로세움에서 패배한 자들이야. 패배하면 저렇게 지옥철문에 갇혀 영원히 싸우는 형벌을 받게 돼.”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는 랭킹 3위인 드락이로군. 그 뒤엔 랭킹 987위인 카린이고. 둘은 들어가도 좋다. 근데 그 옆에 있는 자는 처음 보는군. 콜로세움에 들어가길 원하는가?]

“? 어디서 말하는 거야?”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무심코 철문을 올려다 보곤 깜짝 놀랐다.

방금 전까지 보이지 않던 눈과 입이 철문 한켠에 튀어나와 있었다.

“지금 철문이 말을 한 거야?”

스스로에게 한 질문이지만 철문에 생겨난 입이 들썩거리며 답을 했다.

[난 콜로세움의 수문장이다. 그대는 콜로세움에 들어가길 원하는가?]

난 신기해서 조금 더 철문을 바라보다 대답했다.

“어. 들어가고 싶어!”

[넌 랭킹 998위의 카이저를 이김으로써 입장 자격을 획득했다. 콜로세움은 자신의 강함을 전투로 증명하는 곳! 이곳에서 너의 강함을 증명한다면 돌아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강함을 증명하라고? 계속 싸워 이기면 되는 거야?”

하지만 철문의 눈과 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서히 사라졌다.

그리곤 잠시 후 굉음과 함께 거대한 철문이 천천히 열렸다.

그그그그긍.

먼저 철문 안으로 들어간 드락은 돌아서서 날 보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이곳이 바로 지옥의 콜로세움이다. 방금 전 지옥철문의 말대로 너의 강함을 증명해라. 그럼 돌아가는 길이 열릴 테니까.”

그리곤 돌아서 어딘가로 가버렸다.

그가 사라지자 난 카린을 돌아봤다.

“근데 너도 콜로세움의 선수였어?”

“우연히 덤벼드는 놈을 죽였는데 그게 콜로세움 선수였었지. 덕분에 이렇게 입장 자격을 갖추게는 됐는데 안으로 들어가는 건 처음이야!”

그리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진지한 표정으로 날 보며 말했다.

“콜로세움 안은 나도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지만 일단 들어가면 최대한 빨리 랭킹을 올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죽을 수 있어.”

“죽는다고?”

“지금 플뤼톤 님은 주무시고 계셔. 한 번 잠들면 100년 정도 주무시는데 이제 곧 깨어날 시간이야. 그리고 플뤼톤 님이 잠에서 깬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초열의 꽃송이가 있는 꽃밭을 둘러보는 거야!”

“플뤼톤이란 자가 강해?”

“강하냐고? 플뤼톤 님은 지옥의 지배자 중 한 명인 대마신이야. 여기 콜로세움의 모두가 달려들어도 상대가 안 된다고! 그러니 우린 플뤼톤 님이 깨어나기 전에 무조건 랭킹을 올려서 네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돼.”

“나도 여기 오래있고 싶은 생각 없으니 잘 됐네. 어서 들어가자.”

카린은 자신이 한 말에 대충 대답하는 내가 못 미더운 눈치였지만 짧게 한숨을 쉬곤 날 따라 철문 안으로 들어왔다.

지옥철문은 우리가 안으로 들어서자 다시 한 번 굉음을 내며 자동으로 닫혔다.

그그그긍. 쿵.

문을 통과해 조만 더 들어가자 엄청나게 거대한 원형 경기장이 나타났다.

여기가 원형 경기장인가? 완전 아수라장이구만!

눈앞엔 내가 생각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장면이 펼쳐져 있었다.

원형 경기장엔 수많은 종류의 몬스터들이 뒤엉켜 싸우고 있었는데 그 수가 수백은 돼 보였다.

일대일로 싸우는 이도 있었지만 일대다수로 싸우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엔 카린도 나 못지않게 놀란 듯 황당하단 표정으로 경기장을 바라봤다.

그때 내 왼편에서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후우우웅.

“무슨 소리지?”

고개를 돌리자마자 날카로운 무언가가 내 이마를 후려쳤다.

땡그랑

내 머리를 후려친 건 투창이었다.

“어떤 새끼야?!”

난 즉시 투창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자 저 멀리 누군가가 다급히 몸을 숨기는 게 보였다.

“넌 여기 좀 있어!”

투창을 머리에 맞고도 멀쩡한 날 황당하게 바라보는 카린을 뒤로 하고 바로 환영보를 사용해 도망간 놈을 쫓았다.

하지만 도착한 곳엔 아무도 없었다.

“이상하네. 분명 여기 어딘가 있을 텐데….”

난 투창을 던진 놈이 숨는 걸 보자마자 이곳으로 달려왔다.

환영보를 전력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그 사이에 다른 곳으로 도망갈 리는 없다.

그런데도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건 두 가지 경우에 가능하다.

나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거나 몸을 숨길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난 즉시 눈을 감고 기감을 확장시켰다.

바로 그때 또다시 공기를 가르는 파공음이 들려왔다.

급히 눈을 뜨자 정면에서 코앞까지 날아온 투창이 보였다.

후우웅. 퍼억!

투창은 정확히 내 미간에 명중했지만, 여전히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난 당황하지 않고 투창이 날아온 방향으로 기감을 확장했다.

그러자 무언가 재빨리 내 왼편으로 이동하는 게 느껴졌다.

“거기구나!”

난 그 놈을 놓치지 않기 위해 눈을 감고 집중한 상태로 환영보를 전개했다.

그리곤 그 놈 근처로 다가가 흡자결을 운용하며 권강을 내질렀다.

이전과 달리 선명한 노란빛을 띈 내 주먹은 정확히 숨어 이동하던 자의 가슴에 적중했다.

콰쾅

“크어억!”

폭음과 함께 무언가 뒤로 나뒹굴더니 축 늘어졌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건 내 허리 정도 되는 작은 키에 분홍색 피부를 가진 처음 보는 생명체였다.

“죽은 건가?”

그보다 난 방금 내가 한 공격에 놀랐다.

늘 사용하던 권강이지만 위력은 완전히 달랐다.

거기다 흡자결을 사용했을 때 빨아들이는 힘도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성장 단계가 각성이면 능력치가 1.5배 적용된다더니 정말인가보네. 이대로면 천의 오권까지 사용 가능하겠어.

그때 콜로세움 전체에 커다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랭킹 998위의 박태준이 랭킹 769위의 칸쇼우를 죽이고 그 랭킹을 차지했다. 그를 죽이고 그의 랭킹을 차지해라!]

그 말과 함께 전투소리로 요란하던 콜로세움에 정적이 흘렀다.

그리곤 모두의 시선이 경기장 구석에 있던 내게 쏠렸다.

- ‘대격변의 영웅’ 칭호 효과로 인해 케리건의 살기가 무효화 됩니다.

- ‘대격변의 영웅’ 칭호 효과로 인해 럭스의 살기가 무효화 됩니다.

- ‘대격변의 영웅’ 칭호 효과로 인해 라이카누스의 살기가 무효화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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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수없이 쏟아지는 눈앞의 메시지에 당황하며 소리쳤다.

“이…이게 다 뭐야?!”

나 혼자 방어력 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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