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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방어력 무한-22화 (22/196)

22화

140억? 고작 28살이 140억이라고? 설마 재벌?

“놀랐어? 내가 그 정도 돈을 가지고 있어서.”

“당연하지. 근데 그거 진짜야?”

그녀는 내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 조한희 아버지는 재벌 2세였다. 그것도 대한민국 최고 기업 중 하나인 대한그룹의 후계자.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죽은 후 그녀가 물려받았어야 할 재산은 모두 그녀의 삼촌에게 넘어갔다.

당시 너무 어렸고 시력까지 잃은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재산의 대부분을 그녀의 삼촌에게 빼앗겼다. 그리고 그녀가 이런 사실을 알 정도 큰 다음 계좌를 확인 했을 때 자신에게 남아있는 돈은 14억이 전부였다.

“그 새끼 완전 개새끼네! 찾아는 가봤어?”

“당연히 가봤지. 근데 만나주지도 않더라구.”

그녀는 자신의 일이 아닌 것 마냥 덤덤히 말했다. 그제야 그녀가 왜 돈이 많이 필요하다고 하는지 짐작이 됐다.

“그럼 돈이 필요한 건 복수 때문에?”

“뭐, 그런 것도 있지. 하지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야.”

“그럼?”

하지만 그녀는 웃기만 하고 다른 이유에 대해선 말해주지 않았다. 대신 주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그래서, 태준 씨는 금값이 오른다고 했는데 그 근거가 뭐야?”

“근거?”

“그래. 왜 오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논리적 근거가 있어야 투자를 하지.”

난 그제야 그녀 말을 이해하고 로드 포탈에 대한 얘기를 해줬다. 내 얘길 모두 들은 그녀는 놀랍다는 듯 고갤 끄덕이며 말했다.

“그 말대로라면 금값이 오르는 건 확실하겠어. 대충 계산해 봐도 50퍼센트 이상 수익이 나오겠는걸.”

“그래? 그게 바로 계산이 돼?”

“호호호. 이래보여도 나 금융 관련 자격증만 세 개야. 그 정도 예상하는 건 쉽지. 하지만 투자만 해서 돈을 벌건 아니잖아? 또 무슨 방법으로 돈을 벌 생각이야?”

역시 날카로워.

난 그녀의 핵심을 찌르는 말에 감탄하며 내가 생각하는 계획을 말했다.

“아까 말했듯이 일단 던전을 더 확보할 생각이야. 이게 나중에 돈이 될 거거든.”

“던전이 돈이 된다구?”

그녀는 처음 듣는 이야기에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귀를 기울였다.

“모든 던전이 그런 건 아니지만 특이한 광석이 존재하는 던전들이 있어. 은은한 빛을 내는 광석인데 이게 앞으로 엄청나게 많이 쓰이게 될 거야.”

그녀도 몇 번 던전에서 은은하게 빛을 내는 광석을 본 기억이 있었다.

“그거라면 나도 본 적이 있어. 근데 그게 어디에 쓰이는데?”

“배터리랑 초월 슈트에 쓰일 거야.”

“배터리? 초월 슈트?”

영문을 모르겠다는 그녀를 보며 난 웃으며 말했다.

“은은한 빛을 내는 그 광석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라이트스톤(light stone)이라고 불려.”

스스로 빛을 낸다고 해서 라이트스톤이라 이름 붙여진 이 광석은 연구하던 과학자들에 의해 엄청난 에너지원임이 밝혀졌다. 지금은 그 활용도가 적지만 조만간 엄청난 수요가 생길 것이다.

거기다 라이트스톤을 이용해 일반인들의 능력치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슈트도 현재 연구 중이다. 이 슈트의 경우 나오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리겠지만 1-2년 안에 시판 될 예정이다.

내 얘기를 들은 조한희는 이젠 의심스런 눈으로 날 바라봤다.

“그런 걸 어떻게 다 아는 거야? 이런 건 극비 정보라 한 개만 알고 있어도 엄청난 가치를 가지는데 지금 태준 씨는 그런 정보를 너무 많이 알고 있잖아?”

“뭐, 나도 말 못할 사정이란 게 있으니까. 대신 내가 말한 건 모두 사실이야. 내가 오늘 처음 만난 너한테 이런 얘길 하는 건 우리 목적이 같기 때문이야. 니가 나보다 이 정보를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거든.”

“호호호. 그 소린 듣기 좋은 걸! 좋아. 지금 하는 말이 모두 사실인 건 알겠으니 출처는 묻지 않을게. 그럼 난 이걸 토대로 해서 앞으로 어떻게 돈을 불릴지 부터 계획을 세워야겠네. 그럼 그 전에 우리 게이트 보상금부터 받으러 가볼까?”

“게이트 보상금?”

맞다. 게이트를 처리하면 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지? 저 정도면 얼마나 받으려나?

조한희는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말을 했다.

“저 정도 게이트면 최소 5억은 받을 거야.”

“5억? 엄청난데!”

“게이트의 크기와 난이도에 따라 책정되는 금액이 달라. 하급 게이트의 경우는 1억 미만. 중급의 경우는 2-5억 사이. 상급 이상은 10억부터 시작이야. 근데 아까 그 게이트의 경우 모인 에너지 파장으로 봤을 땐 중급이지만 나타난 몬스터가 상급 이상이라서 그것만 증명하면 10억 이상도 받을 수 있을 거야.”

“그래? 그럼 어서 가자. 그리고 앞으로 돈은 정확히 절반으로 나누는 걸로 하자.”

“진짜 괜찮겠어?”

“대신 전투 중에 획득하는 아이템만 날 줘. 그거면 돼.”

“아이템을?”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다 말했다.

“좋아. 내가 좀 손해 보긴 하지만 더 고생하는 건 태준 씨니 그 정돈 양보할게. 대신 이 계약은 일년 단위로 갱신하는 걸로 해. 어때?”

“오케이. 그럼 돈 받으러 가볼까?”

* * * * *

서울 중구청 게이트 관리과.

그 앞에서 남녀 한 쌍이 구청 직원을 상대로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 남녀는 바로 나와 조한희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다른 사람이 보상금을 받아갔다니?”

“말 그대로에요. 화룡 길드에서 1시간 전에 게이트 처리 보상금을 받아갔어요.”

직원은 귀찮다는 듯 툴툴거리며 말했다. 그 말에 난 불같이 화를 냈다.

“게이트를 처리한 건 난데 왜 그 새끼들이 그걸 가져가?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그 큰돈을 준다는 게 말이 돼?”

“화만 내지 말고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요! 그 자리에 화룡 길드원들과 그쪽이 있었는데 게이트를 그쪽 혼자 닫았다? 그걸 누가 믿겠어요? 안 그래요?”

“혹시 뇌물 받아 쳐드셨나요?”

“뭐요?”

그는 내 말에 발끈하며 화를 냈다.

“아니, 그런 큰 돈을 현장 확인도 안하고 길드장 말만 믿고 덜컥 내준다는 게 아무리 봐도 이상하잖아!”

“지금 당신 말이 더 이상하거든! 그리고 당신이 잡았다는 증거 있어?”

“증거? 거기 있던 화룡 길드원들이 전부 증거다! 거기다 여기 이 아가씨도 함께 있었고.”

내 말에 그는 흠칫하며 조한희를 바라보다 그녀의 눈을 보곤 코웃음을 쳤다.

“눈도 안 보이는 여자가 그걸 같이 봤다고? 어디 뭘 보셨을까? 어?”

“뭐라고? 이 미친 새끼가!!”

난 너무 열이 받아 주먹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조한희가 급히 말렸다.

“태준 씨. 우리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화룡 길드로 직접 가서 따지자. 저 사람 뇌물 받은 거 확실하니까 여기서 얘기해봤자 아무 소용없어.”

조한희의 말에 공무원이 발끈하며 따졌다.

“뭐? 뇌물? 증거도 없이 누굴 모함하는 거야? 어?”

그 말에 조한희는 공무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증거? 그건 화룡 길드에서 알아서 내놓을 거 에요. 아무리 지금 정부가 길드 손에 놀아난다 해도 확실한 증거 앞에선 처벌 안 할 수 없겠죠. 그럼 얼마 안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세요. 태준 씨. 우린 화룡 길드로 가자!”

“어, 어? 그래.”

담당 공무원은 나가는 우릴 멍하니 바라보다 급히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중구청을 나오자 조한희가 말했다.

“아마 저 사람이 최민혁에게 전화를 했을 거야. 그 말은 미리 대비를 하고 있을 거란 거지. 그런데도 지금 갈 거야? 아님, 나중에 갈까?”

“나중? 그게 뭐지? 먹는 거야? 개도 말이야 잘못을 하면 바로 혼을 내야 된다고 했어. 그래야 자기가 뭘 잘 못했는지 안다는 거지. 근데 이 새끼는 인간이면서 개만도 못한 행동을 하네. 이런 건 바로 참교육을 시켜줘야지!”

내 말에 조한희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원하는 게 그거야!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그러다보면 결국 아무 것도 변하는 게 없더라구. 그럼 바로 갈까? 장소는 내가 잘 아니까.”

“저기 그래서 말인데…. 한희야,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부탁?”

내가 갑작스레 부탁을 한다고 하자 조한희가 무슨 일이냐는 얼굴로 날 바라봤다.

“1억만 빌려줄 수 있을까?”

“1억?”

생각지도 못한 부탁에 조한희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1억이면 되겠어?”

“음… 아니다. 3억이 좋겠다. 잠깐만 빌려줄 수 있어?”

“그럴게. 계좌로 보내줘?”

너무 쿨하게 대답하는 그녀의 말에 오히려 당황한 건 나다.

“아니, 괜찮으면 가는 길에 수표로 찾아 가자. 근데 왜 필요한지 이유도 안 물어봐?”

“그냥 주는 거 아니야. 빌려주는 거지. 그리고 지금 화룡 길드에 가서 돈 돌려받으면 바로 줄 거잖아. 아니야?”

“그렇긴 하지.”

와. 얘 머리 빨리 돌아가는 거 봐라. 장난 아니네!

다행히 은행 마감 시간 전이라 근처 대한 은행에서 3억을 1억 원짜리 수표로 찾았다. 조한희가 VIP 고객이라서 빠른 처리가 가능했다.

“자, 여기 3억.”

그녀는 만 원짜리 건네듯 내게 수표를 전해줬다. 난 돈을 받아들고 잠시 고민했다.

얘 앞에서 돈 먹는 모습을 보여도 될까? 하긴 앞으로 같이 던전을 돌면 내가 아이템 먹는 모습도 종종 볼 텐데 별 문제 없겠지. 일단은 잃어버린 내공을 찾는 게 더 급하니까.

난 능력치 증가를 내공으로 바꾸고 바로 손에 든 수표 중 1억을 입에 넣었다. 그 모습을 본 조한희는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태준 씨. 미쳤어? 그걸 왜 먹어? 그거 일억짜리야. 만원짜리가 아니라고!”

하지만 난 아랑곳 하지 않고 우물우물 열심히 씹는 데만 집중했다.

꿀꺽.

- 1억 원을 섭취했습니다. 내공이 130만큼 오릅니다.

오!! 1억 먹었다고 130이나 오르는 거야? 대박인데!

난 연달아 손에 든 수표를 입에 넣고 씹었다. 그걸 본 조한희는 이제 포기했는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내 모습을 바라만 봤다.

- 1억 원을 섭취했습니다. 내공이 90만큼 오릅니다.

- 1억 원을 섭취했습니다. 내공이 70만큼 오릅니다.

역시 예상대로 내공 수치가 늘자 같은 돈을 먹어도 증가량이 점점 적어졌다. 그래도 총 280이나 올랐다.

나이스. 일단 상태창부터 볼까.

<상세 정보>

이름: 박태준

나이: 30

상태: 정상

*능력치

힘: 387

민첩: 423

마력: 201

내공: 1847

물리 방어력: ∞

내성: 화염 65.3%/얼음 50%/전기 50%/독 30%

일단 내공 1800은 넘겼고. 이제 참교육 하러 가볼까!

“한희야. 이제 갈까?”

난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조한희에게 말했다.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던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근데 돈은 대체 왜 먹은 거야?”

“하하하. 그건 가는 길에 얘기해 줄게.”

난 화룡 길드로 가면서 내 스킬의 특징에 대해 간단히 얘기해줬다. 방어력이 무한이란 얘긴 빼고 아이템과 돈을 먹으면 능력치를 올릴 수 있는 스킬이란 것만 얘기했다. 그제야 그녀는 이해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태준 씨도 힘들겠다. 강해지려면 결국 돈이 필요한 거니. 그래서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 거구나.”

“하하하. 그렇지 뭐. 그보다 다 왔네.”

우리 앞엔 화룡이라고 크게 써진 8층짜리 건물이 서 있었다.

“근데 한희야. 넌 어떻게 할 거야?”

“뭘?”

“위험할 지도 모르는데 밖에 있는 게 좋지 않겠어?”

그 말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봤다.

“위험할 지도 모르지. 하지만 태준 씨가 지켜 줄 거잖아. 아니야?”

“뭐 그렇긴 하지.”

내가 약간 떨떠름하게 말하자 그녀는 경쾌하게 웃었다.

“호호호호. 걱정마. 나도 내 몸 정도는 지킬 수 있으니까. 최소한 방해는 안 될 거야!”

그 말에 난 고개를 끄덕이곤 화룡 길드 건물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럼 참교육 하러 가볼까!”

나 혼자 방어력 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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