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흑마법 작가다-184화 (184/187)

◈ 제 184화

184화 연방제 통일(2)

남북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서로 간의 경제 협력이 가속화되자 한반도를 향한 세계인들의 시선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최선우 총리가 미친 것 아니야?”

“대체 얼마나 더 투자를 하겠다는 거야?”

“이건 마치…….”

“왜? 뭐가?”

한반도의 분위기를 탐지한 것은 역설적으로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이들이었다.

“……통일이 이루어진다는 전제(前提)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 같잖아!”

“서, 설마?!!”

“제임스! 만약 한반도가 통일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자네 말대로 북한과 남한이 통일을 이룬다면 그야말로…… 대박이겠지.”

단순한 예로 북한의 노동 시장을 보자.

북한의 인건비가 중국이나 동남아보다 훨씬 저렴하기에 노동집약적산업을 조성하기에 좋다.

또한 사회 전반적으로 기반 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에 북한 특수는 중동 특수를 능가하는 황금 시장이 될 것이다.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

“어떻게?”

“한반도가 1~2년 이내에 통일된다는 가정을 세우고 가능한 모든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거야!”

“알았어.”

극소수의 사람들이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는 가정 아래 배팅을 시작하자 세계 경제의 흐름이 다시 한 번 요동치기 시작했다.

“투자하겠소.”

“칼라플 투자그룹입니다. 김정운 위원장님을 만나보고 싶군요.”

“……10억 달러를 투자하겠습니다.”

“우리 역시 북한에 투자하길 원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돈 냄새를 맡은 하이에나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김정운이 작성한 보고서를 읽던 선우가 눈을 크게 떴다.

“휴우! 이건 뭐 밑 빠진 독에 물붓기구만.”

김정운은 천문학적인 돈을 요청했다.

이것은 북한 전역을 대상으로 대역사(大役事)를 이루기 위한 자금이었다.

물론 풍부한 지하자원을 개발해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한 사업이다.

선우는 북한 군인을 건설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고통 분담 차원에서 소모품, 그중에서도 사치품에 대해 세금을 올렸다.

소주와 맥주 같이 서민들이 애용하는 것을 제외하고 값비싼 양주와 고급 담배 등의 세율을 올린 것이다.

선우는 처음과 달리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처럼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금은 100% 북한 사회의 개발에 투입되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이 세금 인상에 반대의 뜻을 표명했지만 곧 쌍수를 들고 동참의 뜻을 밝혔다.

“토, 통일이요?”

“네. 연방제 통일입니다.”

“그게 사실입니까?”

야당 대표의 질문에 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이미 김정운 위원장과 합의를 봤습니다.”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졌나요?”

“내년 초로 생각하고 있지만 통일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선우의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정수한 대표의 표정 역시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해졌다. 이제야 무모할 정도로 보이는 최선우 총리의 대북 지원이 이해됐다.

“……북한입니다. 믿을 수 있는 겁니까?”

“99.9% 믿으셔도 됩니다.”

“……!!”

확신에 찬 음성에 정수한 대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느덧 차가운 추위가 몰려왔다.

흰 눈이 내리는 겨울이 온 것이다.

거리에는 곳곳마다 캐럴송이 울려 퍼졌고 연인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뤄 하얀 세상을 만끽했다.

이와 같은 시각.

북한 전역에서도 활기찬 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동토(凍土)의 땅이니 생기가 없는 땅이니 북한을 지칭하던 말들은 이제 과거의 유산이 되어버렸다.

북한 사람들은 전과 다른 생기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차장 밖으로 보이는 북한의 풍경은 과거와는 확연히 달랐다.

자고 일어나면 건물이 세워졌고 도로가 만들어졌으며 상점에는 먹거리가 넘쳐났다.

일자리 역시 마찬가지다.

뭐 이전과는 180도 달라진 사상 교육에 가끔(?)은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남한의 도움으로 인해 더 이상 굶어 죽거나 중국에 팔려가는 인민들이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만으로도 대만족이었다.

“이제 하나가 될 시간이 온 것 같군.”

창문 밖으로 평양 시내를 바라보던 김정운 위원장이 혼잣말을 했다.

“여느 때의 겨울과 같은 날씬데, 마음만은 유난히 따뜻하네.”

그리고 마침내 반세기가 넘는 그 길었던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왔다.

만물이 생동하기 시작하는 어느 봄날의 오전, 공중파의 모든 정규 방송이 약속했다는 듯 멈추고 뉴스 특보가 흘러나왔다.

-뉴스 특보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약 한 시간 전, 대한민국의 최선우 총리와 북한의 김정운 위원장이…….

-이곳은 판문점입니다. 곧 중대한 발표가 있다고 합니다.

잠시 후.

화면이 바뀌며 최선우 총리와 김정운 위원장이 만나 한반도 통일(연방제) 문서에 사인하는 장면이 나왔다.

“어? 어?!!”

“저게 뭐지? 설마!!”

“우와아아아!!”

두 사람이 서로를 감싸 안고 포옹하는 동시에 <한반도 통일>, <북한과 연방제 통일 합의>라는 자막이 흘러 나왔다.

“와~~!!”

“우워어어어어어!!”

“만세! 대한민국 만세!!”

사람들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소리를 질렀다.

환호와 환성 그리고 대한민국 만세가 한반도 전역에 외쳐졌다.

그와 동시에 한국 주재 특파원들이 한반도가 통일되었다는 소식을 자국으로 긴급 송출했다.

“What?!!”

“뭐라고요?”

“Mamma Mia!!”

“맙소사!!”

남한과 북한이 하나가 되었다는 소식에 세계 각국의 표정이 참으로 다양했다.

세계 유일의 강대국인 미국은 자신들이 모르게 이렇게 진행되었다는 사실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미 쌀이 익어 밥이 되어버린 상황, 역시나 미국은 미국이었다.

-마침내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친우이자 오랜 동맹국인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을 기원하며 앞으로도 영원한 친구로 남겠습니다.(미국 케인 오바마 대통령)

그들은 한국에 가장 먼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중국과 일본의 표정은 매우 딱딱하게 굳어가고 있었다.

“제기랄! 나보고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장쯔산 공안부장은 어두운 표정을 보이며 나직하게 신음을 내뱉었다.

“무력 통일을 한 것도 아니고 지들끼리 평화적으로 협의한 건데, 대체 어쩌라고!!”

그는 이번 사태를 미리 파악하지 못한 중국 군부를 자근자근 씹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통일이 애들 장난인가?

하루 이틀 준비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며칠 전이라도 눈치를 챘어야 할 것 아닌가?!!

‘김정운이 아니었어. 다른 놈을 밀어줬어야 하는데……. 큰 실수였어.’

중국은 남한과 북한의 연방제 통일에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대한민국이 북한을 억지로 병합한 것도 아니고 전쟁을 통해 땅을 빼앗은 것도 아니었다. 수십 년 전 한국전쟁을 통해 둘로 나눠진 민족이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오늘날 다시 하나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건더기라도 있어야 뭐라도 트집을 잡고 개입을 하지, 이건 뭐 단 1의 가능성도 보이지 않았다.

북경에서는 연일 심각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었다.

시짐평 주석을 중심으로 국가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시 주석은 그들의 얼굴을 천천히 응시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노기가 충천한 그의 시선과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내 눈을 피하지 말고 뭐라고 말 좀 해봐요. 말 좀!”

“…….”

“…….”

“이렇게 한자리에 모였으면 무슨 대화라도 오고 가야 할 것 아닙니까?”

질책에 가까운 시 주석의 호령에 굳게 입을 다물고 있던 외교부장이 입을 열었다.

“일단 북한 측에 이번 사태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답이 왔습니까?”

“…….”

“저 새끼들이 우리와 단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대한민국과 통일을 결정했어요. 그런데 정보를 달라고 했다고 우리에게 정보를 알려줄까요?”

“그, 그건…… 그동안 우리와의 관계를 보면…….”

“됐어요.”

“……!”

말꼬리가 줄어드는 외교부장을 보면서 시 주석은 짜증스럽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때, 침묵하고 있던 공안부장이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북한과 남한이 우리를 배제하고 연방제 통일을 한 상황입니다. 일은 이미 벌어졌고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굉장히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제한적?”

“……네. 우리에게 정보를 전해주던 인사들이 근래에 사라졌습니다. 아마 숙청을 당한 것 같습니다. 현재 북한 내의 권력 이동은 김정운과 그의 최측근들만 알고…….”

“음!!”

공안부장의 말이 이어질수록 시짐평 주석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우리가 가진 모든 비선 조직을 활용해 정보의 조각을 모아야 합니다. 그런 연후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하나둘씩 꿰어 맞추는 겁니다.”

“가능한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좋아. 그렇게 하도록 하게.”

“네.”

시 주석의 시선이 다른 이에게 향한다.

“츄이 부장.”

“네. 주석님.”

“……미국의 반응은 어떤가?”

“저들 역시 어리둥절한 모양입니다.”

“그래?”

“네. 애써 표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럼 미국도 남한의 행동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군. 최선우와 김정운이 집안 단속을 아주 제대로 했어.”

“네?”

“그렇잖아. 미국도 모르게 통일을 이끌어 냈으니까 말이야.”

“…….”

“…….”

“…….”

좌중은 또다시 침묵에 잠겼다.

그리고 얼마 후.

시짐평 주석의 축하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우리 중국은 북한의 형제 국가이자 오랜 친구였습니다. 앞으로…….

그는 무척이나 서운한(?) 마음이 들었는지 김이성을 위시해 김정후와의 관계를 언급했다. 중국과 북한은 역사적으로도 피를 나눈 형제 국가이며 이러한 관계는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꽤나 장황한 설명과 희망을 주구장창 늘어놓았다.

이에 비하면 일본의 메시지는 그야말로 단순 그 자체였다.

-축하합니다.(일본 고바야시 총리)

일부 시민들이 고바야시 총리의 간결한(?) 메시지를 보고 노골적인 경멸을 보이며 비판을 가하기도 했지만 이미 3류 국가로 전락한 처지라 사람들의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한편 EU 소속 국가들과 동남아시아 국가 정상들의 축하 메시지 역시 속속히 전달되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독일 헤르켈 총리)

-내 형제~ 마이 브라더! 축하해.(톰 제라즈)

-통일 대한민국이 평화와 사랑 안에서 발전과 번영을 이루길 바랍니다.(바티칸 교황)

-두 나라의 하나 됨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통일 대한민국이 좀 더 노력해주십시오.(베트남 라이 응우옌 총리)

-나의 태리 포터! 진심으로 축하해요. 갓 블레스 유! (당신의 영원한 친구 수앤)

세계 유명 인사들의 축하 메시지 또한 미튜브를 통해 공개되어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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