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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흑마법 작가다-181화 (181/187)

◈ 제 181화

181화 오키나와 점령

일본군 장교가 손수 깃발을 휘날린다.

그러자 전투기 43대가 짙은 구름 속에서 하늘을 향해 비상하기 시작했다.

“공격해!”

구축함과 호위함은 하늘을 향해 요란한 불꽃을 토해냈다.

“으아악!!”

찢어질 듯한 비명들이 울려 퍼졌고 검은 연기가 솟구쳤다.

처참하게 일그러진 채로 수몰되는 구축함, 바다에 빠져 비명을 내지르는 군인들.

전쟁의 양상은 점점 더 치열해져 갔다.

-타타탕! 타탕!

수십, 아니 수백 발의 총성이 울린다.

불꽃이 솟아오르며 탄환들이 튕겨나갔고 그와 동시에 포탄이 적기를 향해 날아갔다.

-펑! 펑펑! 퍼엉!

조종간을 잡은 오다 대위는 침착하게 목표물에 접근했다.

“빙고, 잡았…….”

목표물에 접근한 오다 대위가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이다

갑자기 그의 눈앞에 거대한 사신이 나타나 그를 향해 낫을 휘두르는 것이 아닌가?

“아악!”

오다 대위가 두 눈을 부릅떴다.

다음 순간 그는 머리가 빠개질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며 조종간을 놓치고 말았다.

비행기의 동체가 심하게 흔들리다 그대로 바다를 향해 낙하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현상은 비단 오다 대위에게만 벌어지지 않았다.

개인차가 있지만 나카하시 소좌는 심한 현기증에 아군을 향해 포탄을 발포하였고 사사키 대위는 그대로 정신을 잃어 쓰러졌다.

“뭐, 뭐야?”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일련의 벌어진 행동들은 모두 예측 범위를 벗어났다.

원래 사람이란 예측 불가능한 일이 발생하면 당황하기 마련이고 일본군 사령부의 상황이 이러했다.

함선 내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반란(?)이 일어났고 아군이 아군을 향해 총구를 돌렸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일본으로 송환된 1,000명의 병력 중의 일부는 오키나와 기지에 흡수되어 머물고 있었는데, 이들이 컴퓨터를 조작해 한국 해군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가한 것이다.

혼란은 급히 수습되었지만 이는 한국군이 오키나와섬에 진출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이, 이럴 수가……!!”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것이 바로 내부의 적.

내부 반란(?)에 의해 일본군은 허망할 정도로 쉽게 무너져 내렸고 시간이 지나갈수록 기무라 통합 막료장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갔다.

이날 오후.

자위대가 대패했다는 소식이 긴급으로 타전되었다.

“맙소사!”

“한국이 승리했어.”

“일본이 대패했대.”

“그럼 이제 동북아시아의…….”

“우와! 한국이 이겼어.”

전 세계 언론이 요동쳤다.

군사 전문가들의 예상에 따르면 양국의 전력이 비슷해(원래는 한국의 일방적인 패배가 예상되었으나 독도 해전의 승리로 한국의 전력이 공개되어 대등하게 올라섰다.) 쉽게 승부가 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한국의 압도적인 승리로 귀결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번 해전에서 최선우 총리가 항공모함 삼족오에 탑승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인들은 다시 한 번 놀랐다.

“우와!!”

“진짜 멋있다.”

“최선우 총리 짱!!”

모함 삼족오에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전장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증거는 모두 모았나요?”

“네, 모두 수집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서방 세계와 유엔에 일본의 미사일 공격을 알리시고 지금부터 오키나와 점령에 들어갑니다.”

한국 역시 구축함 4척, 순양함 3척, 호위함 6척과 잠수함 3척이 완파되거나 반파되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지만 괴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일본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승리였다.

선우는 사망자와 부상자를 수습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동시에 전쟁 수행이 가능한 전력을 오키나와로 이동시켰다.

미사일을 발사한 대가를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오키나와 미국 기지에 연락하세요.”

“알겠습니다. 총리님.”

전투를 처음 겪은 연락병은 개전 초기만 해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표정이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우……우웅!!

대한민국의 동해 함대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오키나와를 향해 이동하였고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했던 하늘엔 어느덧 황혼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시각.

오키나와 미군 기지에 1급 경계령이 내려와 외출이나 휴가를 나간 군인들이 서둘러 부대에 복귀했다.

“아무래도 불청객들이 찾아온 것 같은데…….”

오키나와 미군 기지를 책임지고 있는 해밀턴 사령관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백악관에서는 답이 없는가?”

“네, 일단 대기하라는 명령만 왔습니다.”

해밀턴 사령관은 시선을 돌려 간부진을 슬쩍 바라보았다.

“일본은 어때, 조용한가?”

“동해 함대의 오키나와 상륙을 막아달라는 일본 정부의 비공식적 요청이 있었습니다만…….”

“그래서?”

“일단 백악관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며 답변을 보류했습니다.”

“자네들 생각은 어때, 우리가 개입해야 할까?”

“……명분이 부족합니다.”

“한국 측이 보내온 증거가 확실합니다.”

“그렇습니다. 명분은 한국이 가지고 있습니다.”

참모진들의 대답에 해밀턴 사령관이 의문이 가득한 시선으로 물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왜 미사일을 발사한 거라고 하던가?”

“일본군 내부에…….”

“아무래도 한국 측의 사주를 받은 스파이가 자위대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그건 이상한 일입니다.”

“맞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자위대원들은 한국과의 접촉이 없었다고 합니다. 고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사상 검증까지 통과한 대원들이라고 하더군요.”

“……!!”

해밀턴 사령관은 당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보였다.

한국이 대체 어떤 방식으로 승리를 했는지, 왜 일본 자위대에서 다수의 반란(?)이 일어났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의문투성이였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한국의 동해 함대는 속도를 높여 오키나와로 다가오고 있었다.

몇 시간 후.

오키나와 인근 해역에서 조업을 하고 있던 어부가 동해 함대와 조우했다.

“으아아아~”

태극기를 확인한 그는 공포에 떨며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이쯤에서 백악관의 답이 왔다.

결과는 한국 측의 승리다.

대신 한국은 미군 기지가 사용하고 있는 오키나와 기지를 앞으로 100년 동안 아무런 대가 없이 미국에 조차(租借)해 주기로 했다.

한편 오키나와 주둔 미군이 한국의 오키나와 점령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하자 오키나와 주민들은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 버렸다.

경찰을 포함해 자위대의 분위기 역시 그러했다.

이들만으로 대한민국의 동해 함대를 상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우우웅!!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구축함과 순양함, 호위함 등을 대동한 동해 함대가 모습을 나타냈다.

-웅성웅성!!

“항복해야 합니다.”

“미군이 한국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상대할 명분도 힘도 없습니다.”

“우리는 군인입니다. 죽더라도 오키나와를 지켜야 합니다.”

“결사 항쟁입니다. 필요하다면 게릴라전이라도 펼치겠습니다.”

“안 됩니다. 그것이야말로 공멸할 뿐입니다. 보세요. 저들은 훈련받은 군인입니다. 저희는 상대할 수 없습니다.”

강력 항쟁과 백기 투항의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동해 함대가 항구에 나타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결사 항쟁을 주장한 일부 보수 인사들이 손에 총을 들고 항구에 나왔다.

“꿀꺽!!”

“……허업!!”

“저, 저게……!!”

하지만 곧 무시무시한 동해 함대의 위용을 목격하자 그대로 꼬리를 말고 도망쳤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만약 저들에게 대항한다면 그야말로 개죽음당할 것이다.

“와아~ 오키나와다.”

“드디어 도착한 건가?!”

동해 함대는 별다른(?) 저항 없이 오키나와 항구에 무혈로 입성하였다.

“와아~~”

“대한민국 만세다!!”

일부 병사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했다는 듯 양손을 번쩍 들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한편 오키나와에 도착한 선우는 가장 먼저 오키나와 미국 기지 사령관인 해밀턴 J. 워커를 만나 모종의 대화를 나눴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잘 부탁드립니다. 배상금 문제는 백악관과 상의해서 그렇게 진행하도록 저도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미국의 협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요. 한국은 우리 미국의 최우선 동맹국이 아닙니까? 하하하~~”

두 사람은 만면에 미소를 잔뜩 머금고 악수를 나눴다.

그 후 선우는 국방부에 연락해 6만 명에 이르는 대한민국 육군 3개 사단의 이동을 명령했다. 이것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는 동시에 일본인들의 빠른 이주와 치안 공백을 염두(念頭)에 둔 조치였다.

-오키나와 면적 1,208.3㎢

-대마도의 면적 709.01㎢

-제주도의 면적 1.835.88㎢

한국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한 결과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포함해 대마도와 제주도 크기의 오키나와섬을 얻게 되었다.

얼마 후.

미국이 참여한 3국 협상이 시작되었고 각자의 이익을 위한 치열한 물밑 작업이 시작되었다. 일본은 오키나와섬에서 병력을 물리고 한국으로 돌아가라며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오키나와 기지에서 총 세 발의 미사일이 발사되었다는 명백한 증거와 미국의 압력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들은 결국 대마도를 포함해 오키나와를 한국에 양도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막대한 전쟁배상금을 한국에 지불하는 대신 미국의 중재(?)로 현재 오키나와섬에 거주하고 있는 약 130만 명의 일본인들에게 일본 정부에서 이주 자금을 주기로 했다.

수천억 엔의 전쟁 배상금 대신 수백억 엔의 이주 자금을 주는 것이 일본 정부에도 훨씬 이익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이번 중재로 짭짤한 수수료(?)를 얻었고 현재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미군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받았다. 그것은 무려 100년간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였다.

그로부터 며칠 후.

어떤 경로로 정보가 새어 나갔는지 몰라도 시노비 신문을 통해 한미일 3국이 비밀리에 회담을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이게…….”

아침 일찍 신문을 펼쳤다가 눈에 들어온 기사에 수많은 일본인들이 좌절하고 낙담하고 분노했다.

“오키나와도 뺏기고 이주 자금까지 우리가 내야 한다고?”

“이런 젠장!!”

“칙쇼!!”

“정부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특히 기사에도 나왔듯이 일본 정부가 130만여 명의 이주 자금을 지원하게 되었다는 보도에 일본인들은 심한 충격과 배신감을 받았다. 하지만 이율배반적으로 NMK 탐사 보도에 나온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함선의 침몰 영상과 전쟁의 참혹한 현실은 그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어, 어째서 이런 보도를 막지 못한 건가?!”

“죄송합니다.”

“누가 정보를 흘렸지?”

“즉시 알아보도록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제기랄…….”

다음날.

대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왔다.

-무능한 현 정부는 물러가라!

-오키나와는 일본의 영원한 영토다. 현 정부는 각성하고 오키나와를 한국으로부터 다시 받아와라!

온갖 구호를 외치며 대학생 남녀가 거리를 행진했다.

처음에는 학생들 위주의 시위였으나 곧 시민들의 참여로 시위대의 세력이 커졌다.

-해산하라! 당장 해산하라!

전방 30여 미터 거리를 두고 겹겹하게 막아선 기동타격대로부터 들려오는 확성기 소리에도 피켓을 손에 쥔 대학생과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초유의 유혈 사태로 번졌다.

“우리도 참을 만큼 참았다!”

“정부에서 이번 사태를 해결하라.”

“우리는 평화를 사랑한다.”

“대마도를 반환해라.”

“오키나와는 우리의 땅이다.”

“무능한 현 내각은 전원 사퇴하라. 우리들은 결코 해산하지 않을 것이다!”

전국으로 번진 시위는 일본이 건국된 이래 최대 규모의 폭동으로 이어졌다.

곤노스케 후쿠다 총리는 그날 밤, 천황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자택 서재에서 할복했고 다음 날 각 언론사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대서특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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