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흑마법 작가다-174화 (174/187)

◈ 제 174화

174화 일심회 소탕과 내부 정리

“드디어 오늘인가요?”

“네. 총리님.”

“그렇습니다. 총리님.”

국정원장과 공수처장의 얼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준비는 됐나요?”

“네.”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두 사람의 자신에 찬 대답에 선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쓸어버립시다. 시작하세요.”

“알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국정원장과 공수처장은 그 즉시 수화기를 들어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시작한다.”

“A팀, 진입한다.”

“B팀! 고고고!!”

“……시작해.”

“T팀, 경호원을 무시하고 목표물에 집중한다. 진압 시작!”

-라저!

-……라저!

장장 3개월에 걸친 조사와 준비 끝에 작전이 시작되었다.

일명 일심회 괴멸 작전.

일심회는 친목 단체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사실 친일파, 토착 왜구 세력으로 대기업 회장, 중견 기업 대표, 국회의원, 고위직 공무원, 검찰, 경찰, 교수, 언론인, 로펌 대표 등과 같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포진해 있었다.

선우가 파악한 숫자는 무려 5,400명가량이었는데, 이 중에서 핵심 멤버라 할 수 있는 일심회 회원이 69명이었고 나머지는 적극적인 협력자다. 일심회 회원들에게 지시를 받고 따르던 이들도 무려 1,000명이 넘었다.

어쨌든 조사는 끝났고 증거 역시 충분히 모았다.

잠시 후면 일심회 회원과 그들의 협력자들은 굴비 엮이듯 줄줄이 체포될 것이다.

“일심회요?!!”

“그, 그게 뭡니까?”

“전 모릅니다.”

“이 새끼야. 내가 누군지 몰라?!”

“변호사! 변호사를 불러 줘.”

“이건 야당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야.”

“정치 공세야. 이 손 놔!”

“이건 모함입니다.”

모두가 부정하고 자신들의 범죄 사실을 부인했지만 이들의 반항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미 정신 마법에 당한 19명의 일심회 회원들이 모든 사실을 하나도 빠짐없이 자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똥물에 튀겨 죽일 놈들 같으니. 선배님, 이 자식들 완전히 매국노네요. 매국노!!”

후배 조사관의 말에 조용욱 조사관이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

“그러게. 조사를 하면 할수록 가관이야.”

“토착 왜구 세력이 정말 있었네요.”

“그래. 이번 기회에 제대로 조사해서 아주 갈기갈기 찢어버려야 해.”

“맞습니다.”

늦은 저녁.

청와대 총리실에 시원한 밤바람이 소리 없이 불어오고 있다.

“어떻게 됐습니까?”

“367명 전원 연행에 성공했습니다.”

“…….”

선우는 잠시 침묵했다.

“총리님, 이제 어떻게 할까요?”

공수처장의 질문이다.

“토착 왜구들을 정리해야죠. 대국민 담화를 해야겠습니다. 준비해 주세요.”

“네, 총리님.”

다음 날 오전.

각 언론마다 어제 있었던 일을 대서특필하기 시작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을 정도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그것도 수백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하루 사이에 체포되었으니 말이다.

특히나 신자유당은 그야말로 폭탄을 맞은 형국이었다.

체포된 국회의원 중에 여당 의원도 있었지만 그것은 소수였을 뿐, 신자유당은 소속의 전직, 현직 의원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토착 왜구요?”

“그게 무슨 소립니까, 우리 의원들이 친일파라니요?”

-웅성웅성!!

“이건 정치 보복입니다. 증거도 없이 심증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이 정부는 좌파 정부입니다. 빨갱이 집단입니다.”

“옳소! 옳소!”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정치인뿐만이 아니다. 사회 곳곳에서 최선우 내각의 긴급 체포를 두고 비판적인 시선을 보였고 이와 동시에 체포된 인사들의 친인척들이 거센 항의를 하며 대대적인 소송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날 늦은 오후.

상황이 다시 반전되었다.

청와대 홈페이지와 주요 언론사 게시판에 이번에 체포된 이들에 대한 범죄 혐의와 증거가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일심회의 국가 보안법 위반, 내란 음모죄, 국가 기밀 유출, 반민족 행위…….

-살인, 살인 교사, 성폭행, 특수 강간, 사기, 협박, 배임, 주가 조작, 탈세…….

명백한 증거와 함께 일심회의 실체가 만천하에 공개되자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이것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아이고! 미친 새끼들.

-개……역……겹네.

-다 죽여야 해.

-나라를 배신하고 민족을 배신한 반역자들.

↳설마 모두가 범죄를 저질렀을까요?

↳맞아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위의 분, 저 사람들 가족이죠?

-이거 진짜임? 진짜면 모두 사형!

-사실로 드러나면 일벌백계하라!

일각에서는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피력했으나 다음날 빼도 박도 못할 증거들이 연타로 나오자 입을 닫고 몸을 숙였다.

-헐! 저런 자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었다니!

-시장은 물론 군수도 있어.

-매국노의 후예들!

청와대가 공개한 증거들이 연일 사실로 확인되자 국민들 대다수가 깊은 충격에 빠졌고 가뜩이나 미친 듯이 불타고 있던 애국심에 기름을 부었다.

이와 같은 시각.

일본 내각이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벤 총리가 급히 비상 각료 회의를 소집하였고 한국에서 일어난 사태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일심회가 드러났습니다.”

“큰일입니다. 일심회 회원들은 물론 우리에게 협조하던 이들 역시 모조리 잡혀갔다고 합니다.”

“내부에 첩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19명이나요.”

-쾅!!

아벤 총리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

“…….”

“…….”

모두들 할 말이 없다.

그들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특사단은 어떻게 됐습니까? 미국과 담판을 지었다고 합니까?”

“……일라이 국무장관과 면담을 했다고 하지만 아직 첫날인지라 뚜렷한 성과가 없습니다.”

“일라이 국무장관이요? 오바마가 아니고?”

“……네.”

“칙쇼!! 제기랄!!”

아벤 총리의 입에서 거친 욕설이 터져 나왔다.

환율은 미친 듯이 요동치며 일본의 경제를 나락에 빠뜨리고 있는데, 조센징 놈들은 내부를 완벽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 와중에 미국으로 보낸 곤노는 감감무소식이다.

미쳐버릴 것 같았다.

* * *

-[청와대 총리실]

청와대 총리실에 일곱 명의 인물이 앉아 있다.

창가 쪽에는 당연히 이 방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최선우가 소파에 앉아 있었고 그 맞은편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헤지펀드계의 거물들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모두들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이번 전쟁에서 승리를 확신했기 때문이다.

아직 일본이 항복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수익만 따져 봐도 최소 2~30억 달러에서 많게는 5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각각 얻었을 것이다.

“축하드립니다. 결국 한국이 승리했군요.”

“아직 축배를 들긴 이릅니다.”

“하하하~ 시간문제일 뿐, 우리의 승리가 확실합니다.”

“저 역시 소식을 들었습니다. 케인 오바마는 어떻게 구워삶으신 겁니까?”

“…….”

이런 능구렁이들 같으니!

케인 오바마 대통령이 비타민P-Diet 때문에 넘어갔다는 걸 이미 눈치채고 있으면서 저렇게 모르는 척한다.

“모두 여러분들 덕이죠.”

“하하하~ 뭐 그건 그렇고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건가요? 일본 외환 시장은 현재 인공호흡기로 연명하고 있습니다만!”

“이쯤에서 그만하실 겁니까?”

“아뇨. 최후의 일격을 날려 줘야죠.”

IMF를 경험한 일본의 방어는 꽤나 견고했다.

만약 선우가 혼자였다면 꽤나 고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했기에 일본 외환 시장 공략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선우는 깔끔하게 정리된 자료를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D-Day]

“앞으로 열흘 후, 도쿄 외환 시장에 핵폭탄이 떨어질 겁니다.”

“하하하!”

“우와~~!!”

“역시!”

그들은 다시 한 번 잔을 가득 채우고 축배를 들었다.

개인차가 있지만 수십억 달러의 이익이 예견되고 있다. 게다가 얼마 후면 쇼핑백을 들고 다시 한 번 일본 기업들을 쇼핑할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전자 기업은 이 가지겠습니다.”

“자동차는 저희 미국입니다.”

“IT는 독일이 가지고 가겠습니다.”

“저희는 금융 시장을…….”

세계 경제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이번 경제 전쟁을 통해 일본 정부와 기업은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덕에 반사이익을 얻게 된 성삼, RG, SK2, 윤대 등의 한국 전자 기업이 마침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위치에 올라서게 될 것이다. 반도체 부품 소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던 일본은 이제 영원히 사라지게 되었다. 오히려 미국과 영국, 독일, 대만 등이 한국의 뒤를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혼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미 1위 국가인 한국과 2위 국가들 간의 격차가 커 최소한 10년, 그것도 한국이 기술 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아닌 이상 그 순위가 바뀌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 *

일심회에 대한 재판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사건의 사안이 중대한 만큼 이번 재판은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기에 최선우 총리가 내린 특별 지시에 의해 재판의 모든 과정이 생중계되었다.

“최선우 총리님이십니다.”

-웅성웅성!!

신자유당 원내 대표를 역임한 민태욱 의원의 재판이 열리고 있는 재판정에 선우가 나타나자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그리고 그 순간 민태욱 의원의 눈빛이 변했다.

‘지금입니까?’

‘그래. 지금이야.’

두 사람의 눈빛이 교차하는 순간, 민태욱 의원이 음성이 재판정을 울렸다.

“덴노 헤이카 반자이!”

“……?!”

“뭐, 뭐야?!”

“덴노 헤이카 반자이!!”

이때, 재판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 크게 소리 질렀다.

“저런 미친 새끼!!”

“왜?”

“저거 천황 폐하 만세라는 뜻이야.”

“뭐, 뭐라고요?”

민태욱 의원의 변호를 맡고 있던 로펌 소속 변호사들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핏기가 싹 빠졌다.

그날 오후.

신자유당 의원들의 탈당 행렬이 시작되었다.

“저는 이 시각 이후로 신자유당을 탈당해…….”

“신 보수주의를 위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눈치 빠른 이들은 자신의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서둘러 신자유당을 탈당한 후 신 보수주의를 부르짖었다. 그러나 그 숫자는 10명에 불과했다.

-[친일 척결.]

-[토착 왜구 심판.]

-[친일파 숙청!]

-[부패 공무원 퇴출.]

길거리가 난리가 났다.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2002년 월드컵의 열기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전 세계의 이목이 대한민국에 집중되었다. 그들은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사실을 재조명했고 일제 강점기에 관한 뉴스를 내보냈다.

사람들은 일본 제국주의가 히틀러 체제의 독일과 같다는 말에 한국인의 감정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는데, 일본이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한국인에게 전혀 사과하지 않았고 그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더욱이 피해자에게 배상하지 않았다는 앵커의 말에 매우 놀라워했다.

“일본이 잘못했네.”

“그래. 맞아.”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어. 하지만 독일을 봐. 저들은 매번 사과하잖아. 그런데 일본은 정말 못된 나라야. 내가 뉴스에서 봤는데, 일본은 그들의 어린 학생들에게 잘못된 역사 교육을 시키고 있대.”

“맙소사!!”

“토마스, 그 책은 뭐야?”

“이거?”

“응.”

“이건 흑야라는 소설이야.”

“흑야?”

“응. 이태리 작가의 소설인데…….”

“다카하시. 그 티셔츠…… 당장 벗어주지 않을래?”

“뭐?”

“티셔츠, 네가 지금 입고 있는 티셔츠 말이야.”

“왜, 무슨 이유지?”

“몰라서 물어? 그 그림. 일본 제국주의를 나타내는 욱일기잖아. 나치의 하켄크로이츠 같은!!”

“…….”

“당장 못 벗어?”

“어, 미, 미안. 지금 벗을게.”

참고로 이태리 작가의 소설 <흑야>가 다시 한 번 재조명받으며 전 세계인들에게 엄청나게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