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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흑마법 작가다-157화 (157/187)

◈ 제 157화

157화 폭풍의 배꽃여대

노골적인 유혹.

요즘 세상에 이혼은 필수라고 외치며 소라와 엮이면 마치 간이며 쓸개며 다 줄 것 같이 말한다.

최명순의 말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1. 자신은 부자다.

2. 자신은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

3. 자신이 바로 비선 실세다.

4.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말이다.

5. 남자에게 이혼은 흠이 아니다. 특히 당신처럼 잘난 남자는 더더욱!

6. 우리 소라는 어떤가?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헛소리다.

하지만 그녀의 저 자신만만한 태도에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최명순에 대해 알아봐야겠군.’

선우의 이런 속내도 모르고 그녀는 침까지 튀겨가며 딸 자랑을 한바탕 늘어놓았다.

“작가님은 승마 좋아하세요?”

“승마요?”

“아이~ 엄마도 참~”

“왜~~!!”

“이제 그만하세요. 말 타는 게 자랑도 아니고…….”

“어머머!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너 승마 국가 대표잖아. 최 작가님. 우리 소라가 말을 그렇게 잘 타거든요. 호호호~ 언제 시간 한번 내세요. 같이 말이나 한번 타러 가게요.”

‘쟤가 승마 국가 대표라고?’

왠지 구린내가 난다.

선우는 최소라에 대해서도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2014년 초,

판타지 세계로 차원 이동을 한 덕에 선우는 최소라, 최명순 그리고 박은혜 대통령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 알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의 만남으로 인해 미래라는 이름의 운명의 수레바퀴는 또 한 번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일단 더 이상 잡소리를 하지 못하게 얘들부터 치우자.’

선우는 마나를 운용하면서 기회를 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적당한 기회가 찾아왔다.

“그럼 건배를 제의하겠습니다. 모두 잔을 들고 일어나 주세요.”

대통령의 건배 제의에 모두 잔을 들었다.

물이나 음료수가 채워진 잔도 있었지만 최소라는 기포가 올라오고 있는 샴페인 잔을 들었다.

“저희도 건배할까요?”

“좋아요~”

선우 역시 잔을 들고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그리고 우연인 척, 어깨를 살짝 맞닿게 했다.

“……우리 대한민국을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잔에 담긴 샴페인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순간,

이미 전신 스캔을 완료한 선우가 그녀에게 마법을 펼쳐냈다.

대장의 모혈과 대장의 유혈을 대상으로 아주 끔찍한 자극을 주었다.

‘Bye. Bye~’

잠시 후,

그녀의 얼굴에 당황한 빛이 보이더니 이내 식은땀을 흘리며 얼굴색마저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아, 아…… 아……!!’

엉덩이를 조금씩 좌우로 움직이며 괄약근을 쪼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던 선우다.

‘그래, 괄약근을 쪼이는 게 최고지.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될까?’

선우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며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듯 물었다.

“승마를 하신다고요?”

“…….”

“어떤 말을 타세요?”

“…….”

“최소라 씨, 소라 씨. 괜찮아요?”

선우의 질문에 아무 답이 없자 최명순이 대화에 참여했다.

“소라야. 작가님이 물어보잖아. 얘! 얘! 소라야. 최소라!”

최명순이 손을 뻗자 그녀가 기겁한다.

“아…… 안 돼. 마. 만지지 마!!”

온 힘을 다해 입을 열었지만 이미 늦었다.

마법의 강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푸다다다다다다다다!!!

뭔가 폭발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순간적으로 몸을 숙이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 소리가 얼마나 컸는지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뭐야?!”

폭발 소리에 놀라 경호원 몇몇이 들어왔다.

“헉! 이게 무슨 냄새야?”

“생화학 테러인가?”

“…….”

폭발의 중심에는 최소라가 있었고 곧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소, 소라야.”

“어…… 엄마. 나 똥 쌌어.”

딸의 말에 최명순의 얼굴이 심하게 구겨졌다.

이게 무슨 개망신인가?

-웅성웅성!

정재계 고위 인사들이 모인 자리.

그들 역시 이 같은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험험!”

“으음, 우린 저쪽으로 갑시다.”

“그래요.”

사람들은 한 손으로 코를 감싸며 자리를 이동했고 선우 역시 조용히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 * *

서류를 살펴보는 선우의 얼굴은 무척이나 심각했다.

“이게 뭐지?”

박은혜 대통령과 최명순의 관계는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다.

“정말 가능한 일이야?”

그녀는 마치 러시아 제국을 파국으로 몰아간 요승 라스푸틴과 같았다.

선우는 답답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둠이 내려온 거리의 정경은 평소와 같이 아름다웠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답답하기만 했다.

모르면 몰랐지 이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최명순을 가만히 둔다면 대한민국이 국민들의 손에 의해 뽑힌 대통령이 아닌 원 오브 뎀(one of them), 강남 아줌마 따위에게 끌려다니는 상황이 올 수 있었다.

선우는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밤새 그를 괴롭혔던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생각해냈다.

“조그만 틈새 하나가 댐을 무너뜨리는 법이지.”

처음부터 크게 터트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와 같은 방법은 사람들의 관심을 빨리 사그라트릴 수 있다.

선우는 조그만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마치 양파를 까듯 하나씩하나씩 그리고 마치 다음 회를 기다리게 만드는 드라마처럼 사람들에게 흥미와 지속적인 관심을 유발시키고 싶었다.

그 첫 대상은 최소라다.

알아보니 쥐뿔도 실력이 없으면서 국가 대표 승마 선수가 되었다.

배꽃여대 역시 승마로 인한 특례 입학이다.

그런데 웃기는 사실은 그녀의 입시와 관련해 온갖 불법이 판을 쳤다는 것이다.

더욱이 신입생인 주제에 시험은 물론 출석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학점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대한민국에서 학부모들의 힘은 대단하다.

더욱이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누군가가 권력을 사용해 대한민국 여대 중에서도 수위를 다투는 배꽃여대에 입학을 시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분노가 폭발할 것이 명약관화했다.

선우는 돈을 뿌리고 사람을 써 완벽한 증거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최소라 입시부정 사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열쇠(key)를 가지고 있는 총장과 처장 그리고 담당 교수와의 만남을 가졌다.

-배꽃여대 교무처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여기는 해피 그룹 본사입니다. 혹시 교무처장님과 통화가 가능할까요?”

-어디시라고요?

“해피 그룹입니다.”

-해피 그룹이요?

“네, 저희 해피 그룹의 오너(owner)께서 이번에 배꽃여자대학에 기부금을…….”

해피 그룹의 오너라면 최선우를 말하는 것이다.

한국, 아니 세계 최고의 부자가 기부금을 내겠다는 연락에 교무처장은 물론 배꽃여대 총장까지 버선발로 뛰어나올 기세였다.

선우는 배꽃여대 총장과 교무처장 그리고 최소라의 담당 교수와 만남을 가졌다.

‘여기가 해피 그룹 본사인가?’

이민한 처장은 안경을 추켜올렸다.

경기도 평택시 해피 타운 중심에 위치한 초고층 빌딩이다.

빌딩 전면에 ‘해피 그룹’이라는 영문이 번쩍였다.

그는 크게 한 번 심호흡을 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최선우입니다.”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작가님.”

이미 최선우가 회장님, 대표님과 같은 타이틀보다 작가로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정보를 전해 들은 그는 황송하다는 듯 허리까지 깊이 숙여 인사를 건넸다.

“별말씀을요. 먼 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스스스스스스!!

그와 동시에 선우의 눈동자가 샛노란 빛을 보이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사이한 느낌을 주었다.

“당신은 앞으로 3일 후, 기자회견을 갖게 됩니다.”

“……네.”

“지금까지 제게 얘기했던 최소라와 관련된 모든 진실을 기자들에게 밝힙니다.”

“……네.”

“만일을 대비해 숨기고 있던 증거 역시 모두 공개합니다.”

“……네.”

선우는 그의 반응을 지켜보며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는 장면이 상상되었다.

각설하고 선우는 이러한 방식으로 세 사람의 정신을 조작했다.

-이민한 처장 앞으로 3일 후, 기자들 앞에서 양심 선언.

-김민상 교수 이민한 처장의 양심 선언 후 관련 사실을 계속해서 부인해오다 사흘 후 모든 혐의 인정.

-구연희 총장 결국 모든 혐의 사실 인정.

이제 시작이었다.

언론사를 장악한 것은 이러한 의도로 사용하려는 것이 결코 아니지만 올바른 일이라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사용할 생각이다.

* * *

강당은 백여 명의 기자들로 꽉 들어찼다.

입시 부정과 관련된 대학 사무처장의 양심 고백에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단상으로 50대 중반의 사내가 올라섰다.

“모두들 반갑습니다. 저는 배꽃여대 교무처장 이민한이라고 합니다.”

사전에 이번 기자회견에 대한 소문(부정 입학)이 돌았기에 요란한 박수 대신 조용한 침묵이 뒤를 이었다.

이민한 교수는 가볍게 목례하고 말을 이었다.

“그럼 바로 여러분이 궁금해하시는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곧이어 그의 입에서 충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부정 입학, 학점 조작 그로 인한 이권 사업 등등…….

“최명순이 누구야?”

“……헉!!”

“왜?”

“전윤회 부인이잖아.”

“전윤회? 비선 실세?!!”

-웅성웅성!!

“내가 듣기로 전윤회는 허수아비래. 진정한 비선 실세는 최명순이라고 하더라고.”

“에이…… 설마!”

“암튼 대박이다.”

이민한 처장의 발언이 끝나자 그 자리에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을 들었다.

“질문이 있습니다. 최소라 양이 전윤회, 최명순 씨의 딸이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청와대가 대학 교육 지원 사업에…….”

“사실입니다.”

이민한 처장은 그가 알고 있는, 그가 가지고 있는, 그리고 그가 숨겨 놓은 모든 자료를 공개했다.

재고 따지고 할 것 없는 진정한 양심 선언이었다.

“……교육자의 양심과 이념을 배반한 사람입니다. 저는 이제 경찰서로 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민한 처장은 그 길로 경찰서를 향해 걸어갔다.

기자들은 그런 그의 모습을 계속해서 찍어댔고 그가 경찰서로 들어갈 때까지 동행했다.

커다란 댐에 자그만 구멍이 뚫렸다.

그리고 그 구멍은 점점 커져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총학생회가 두 팔을 들고 시위에 나섰고 재학생들의 참여가 시작되었다.

분노한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하자 학교 측은 경찰 병력을 투입해 학생들을 탄압했다. 200명의 여학생을 잡기 위해 무려 1,800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된 것이다.

“학생을 탄압하는 배꽃여대, 우리는 이런 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다.”

배꽃여대 졸업생 대표가 성명을 냈다.

그들은 “언니 왔다”, “우리가 왔다” 등의 피켓을 들고 재학생들과 함께 시위에 참여했다.

누가 행동하는 지성인이 외롭다 했던가, 우리는 항상 함께였다.

지성 있는 교수들 역시 시위를 지지하며 합류했다.

당황한 학교 측과 경찰에서 주동자를 색출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지만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은 “우리 모두가 주동자”라며 대응했다.

-[특보 배꽃여대 전임 부총장 비리.]

-[특보 배꽃여대 특례 입학 비리.]

-[배꽃여대 총장 양심 선언.]

배꽃여대와 관련, 그들이 저지른 부정과 비리가 속속히 공개되자 마침내 구연희 총장이 백기를 들고 투항했다.

그녀는 마치 나사가 하나 풀린 표정으로 자신이 저지른 모든 비리에 대해 고백했다.

-구연희 총장 모든 혐의를 인정.

-최명순 게이트.

-최명순 씨의 스포츠 재단이 온갖 이권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최명순 태블릿 PC.

최소라의 불법 입학이 불러온 불똥이 배꽃여대를 넘어 최명순에게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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