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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흑마법 작가다-155화 (155/187)

◈ 제 155화

155화 <펜 의학 연구소>의 두 번째 신약

선우가 평택 해피 타운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평택 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모습을 보였다.

“작가님~~”

“어?! 시장님.”

“저도 왔습니다. 작가님.”

“아이고, 의원님.”

화사한 미소로 다가오는 사람들.

선우는 그들과 가까운 접견실로 이동해 잠시 담소를 나눴다.

그렇지 않아도 생산 시설 확장 문제로 시가 소유하고 있는 땅을 추가로 매입하려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펜 의학 연구소>에서 필요하다니, 제가 힘껏 돕겠습니다.”

“그런 일이라면 저희도 발 벗고 나서겠습니다.”

“저도요. 후후후~!”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내미는 시장과 국회의원을 보며 선우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시장님. 감사합니다. 의원님.”

“감사라니요, 오히려 제가 감사하죠.”

“맞습니다. 이렇게 우리 평택시를 위해 애써주시니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언제라도 괜찮습니다. 새벽이라도 좋으니 작가님 시간이 되실 때 개의치 말고 연락 한번 주십시오. 제가 식사 한번 대접하겠습니다.”

평택 시장의 갑작스런 제안이다.

“아이고! 시장님. 그런 자리라면 저도 불러주셔야죠. 연락만 주십시오. 꼭두새벽이라도 참석하겠습니다.”

“하하하~ 저도 빼시면 안 됩니다.”

두 명의 국회의원 역시 시장의 제안에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그러자 선우는 그들을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조만간 제가 날을 한번 잡겠습니다.”

“아이고~~ 네~ 네~ 네. 천천히 시간 되실 때 연락 주십시오.”

“저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저도요. 하하하~”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가운데 이들과의 대화가 끝나자 선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네, 조만간 뵙죠.”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선우는 세 사람과 작별 인사를 나눈 후, <펜 의학 연구소>를 향해 이동했다.

그러곤 이번 프로젝트의 건설을 책임질 담당자들을 차례대로 만나 <펜 의학 연구소> 생산 시설의 대대적인 건설을 지시했다.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담당자들은 선우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을 향해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는 마치 한 단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빛나는 눈빛으로 선우가 말하는 제2 공장, 제3 공장, 제4 공장 그리고 제5 공장의 위치를 샅샅이 훑었다.

“4 공장은 북쪽에 위치시키고 마지막 5 공장은…….”

설계에서부터 선우의 꼼꼼한 요구가 들어갔다.

“<펜 의학 연구소>를 중심에 놓고 각각의 공장을 이렇게 배열합니다.”

선우의 손놀림에 따라 5개의 선분이 교차되며 하나의 도형이 그려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서로의 선을 교차하면 펜타그램(pentagram).

이른바 오각성(五角星) 또는 오망성(五芒星)으로 불리는 마법진이 완성되는 것이다.

-우우우웅!!

-기기기깅!!!

“여기, 이쪽이야.”

“지하 6미터 아래로!!”

각각의 생산 시설마다 각기 다른 담당자의 철저한 감리, 감독 아래 공사가 시작되었다. 또한 100여 개의 건설 회사가 건설 작업에 참여해 전체적인 구조와 설계에 대해서는 공사 담당자들 역시 파악할 수 없게 만들었다.

참고로 앞으로 만들어질 제2 공장과 제3, 제4 공장은 비타민P의 확장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고 제5 공장은 인류 최대의 적, 다이어트용 비타민이 생산될 예정이다.

이것이 가능해진 것은 바로 최상급 마나석을 얻은 덕분이었다.

한편 하루가 다르게 완성되어 가는 생산 시설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눈길이 있었다. 바로 다국적 제약 회사들이다.

그들은 비타민P의 등장으로 인해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손상된 DNA를 치료하는 동시에 인간의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비타민P.

다행히 일일 생산량이 100만 개(이 중 해외 수출 분량은 10만 개도 되지 않는다.)에 불과해 안도했지만 여전히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만약 비타민P의 생산량이 증가하게 된다면 그 양에 따라 세계 제약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압력을 넣으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이기 때문이다.

섣불리 건드렸다간 오히려 상대에게 박살이 날 수 있었다.

더욱이 불치병, 난치병 환자들에게 있어서 <펜 의학 연구소>와 그곳에서 개발한 비타민P의 존재는 일종의 구원과도 같았기 때문에 제약 회사 내부에서도 몇몇 의견들이 존재했다.

첫째 그들은 <펜 의학 연구소>의 답변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생각해 보라.

만약 당신이 세계 제약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약을 개발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히 여력이 되는 만큼 생산할 것이다. 그런데 <펜 의학 연구소>에서는 재료를 구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하루 100만 개만 생산하고 있었다.

둘째 비타민P에 대한 특허가 여전히 등록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여태껏 중립을 유지하던 미국 정부가 비타민P에 대해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 덕분에 거대 제약 회사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이번에도 틀렸군.”

헤럴드 회장의 얼굴에 정말 어이가 없다는 빛이 떠올랐다.

수백 명의 연구원들로 하여금 근 6개월 동안 비타민P에 대해 연구하도록 했다.

과학자들까지 동원해 물샐틈없이 분석했지만 결국 0.003%의 정체에 대해 알아낼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그의 앞에는 수석 연구원 하인리히 박사가 면목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수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었다.

“이건 뭐지?”

“0.003%에 대해 알아내진 못했지만 비타민P의 내부에 이런 문양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문양?”

하지만 이것 역시 의문투성이다.

하인리히 박사가 문양이라 말했지만 사실 그 역시 이것이 기호인지, 도형인지 아니면 언어인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

“하아, 또다시 미궁이구만.”

“…….”

결코 수월치 않은 일이라 예상했지만 짜증이 치밀어 오를 정도였다.

“수고했네. 계속 노력해 주게.”

“네, 회장님.”

“그만 물러가게.”

하인리히 박사가 사라지자 헤럴드 회장은 두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얼마 후 그가 눈을 떴을 때, 그의 눈빛에는 묘한 살기가 떠오르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든 정황상 비타민P가 숨기고 있는 0.003%의 비밀은 단 한 사람만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모종의 결정을 내렸다.

세계 최고의 부자, 경호원들이 많겠지만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날세.”

-……네, 회장님.

“자네가 한 가지 해줘야 할 일이 있어.”

헤럴드 회장은 통화를 끝낸 후,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말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되는 거야. 놈의 입만 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거지. 후후후~”

그는 곧 몸을 일으켰다.

침대를 향해 발길을 옮기는 헤럴드 회장의 얼굴에 오랜만에 유쾌한 표정이 떠올랐다.

* * *

새벽녘,

차가운 바람이 분다.

차디찬 북풍의 한설이다.

그것은 마치 생명체의 접근을 불허하겠다는 듯 대지 위를 마구 휘저어대고 있었다. 그런데 그곳의 중심에 서 있는 인영 하나가 있었다.

마치 자신은 이런 추위와 무관하다는 듯, 오연한 모습으로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그럼 이제 시작해 볼까?”

펜타그램 중앙에 마련된 하나의 돌탑.

선우는 최상급 마나석을 돌탑 중심에 집어넣은 후, 마나를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츠츠츠츠츠츠!!

마법진이 발동하기 시작하자 각각의 방위를 점하고 있던 오망성이 마법진 중앙에 위치한 돌탑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곧 마나의 소용돌이가 광범위하게 뻗어나가며 하나의 거대한 마법진이 완성됐음을 세상에 알렸다.

아직 손이 많이 가야 할 작업들이 남아 있었지만 그래도 시작이 반이었다.

“하하, 하하…… 하하하하!”

선우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어둠 속을 울려 퍼지며 새벽을 열었다.

며칠 후,

<펜 의학 연구소>의 이름으로 전국에 산재한 다이어트 식품 회사에 연락이 갔다.

무려 89개의 기업이다.

선우는 이들 기업의 대표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현재 시장 가치에 따라 그들의 회사를 매입하겠다고 제의했다.

사람들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들의 얼굴에는 모호한 느낌을 주는 빛이 가득했다.

“회사를 팔라고요?”

“그게 대체 무슨 말입니까?”

몇몇이 기가 차다는 듯 고개를 내저으며 묻자 선우가 답했다.

“비타민P에 대해 아시죠?”

“…….”

“…….”

비타민P의 이름이 나오자 좌중이 순간 조용해졌다.

“이번에 저희 <펜 의학 연구소>에서 비타민P-Diet를 개발했습니다.”

“비타민P-Diet요?”

“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것은 다이어트에 특화된 비타민입니다.”

“뭐, 뭐라고요?”

“이런 맙소사!!”

-웅성웅성!!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단상 위에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최선우였다.

다음 순간,

선우는 준비한 영상을 켰고 비타민P-Diet의 효과를 공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말도 안 돼.”

“이제…… 끝났다.”

맥이 빠진 음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기이한 표정으로 선우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가 자신들을 부른 이유를 그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비타민P-Diet는 현재 진행 중인 생산 시설이 완공되면 연내에 정식으로 출하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여러분들의 회사가…….”

사람들은 선우의 말이 끝날 때까지 묵묵히 그의 말을 경청했다.

“현재 가치로 계산해주겠다는 말이 정말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직원들의 고용도 보장하고요?”

“물론입니다. 원하는 분들에 한해 해피 그룹 산하 직원으로 고용할 계획입니다.”

“……!”

“……!!”

몇몇은 선우의 이 같은 결정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얼굴이 환해지는 이들도 있었다.

“지금 결정해야 하는 겁니까?”

누군가가 적절한 질문을 던졌다.

“아니요.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번 주까지 생각해보시고 결정해도 됩니다.”

이때, 정장을 입은 직원들이 들어와 89명에게 저마다의 서류를 넘겼다.

그것은 해피 그룹과 대한민국 감정 평가원이 공동으로 조사한 89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한 자료였다.

사실 오늘과 같은 자리에 선우가 나올 필요는 없었다.

아니! 다이어트 식품을 만드는 회사들을 모두 매입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해피 그룹의 기업 정신이 무엇인가?

그렇기 때문에 직접 단상 위에 섰고 저들에게 이와 같은 제의를 한 것이다.

선우가 밖으로 나갈 때,

갑자기 큰 소리가 터져 나왔다.

“가,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89개 기업의 대표들이 선우를 향해 모두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선우 또한 그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선우는 오늘의 결정으로 인해 아마도 89개 기업 전부를 매입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수천억을 손해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방금 전의 인사로 그는 수천억의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누군가는 그의 이러한 결정을 두고 미쳤다고 손가락질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비타민P(그가 벌어들이는 다른 수익을 제외)의 순이익만 해도 한 달에 1조 원에 육박했으니 상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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