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흑마법 작가다-152화 (152/187)

◈ 제 152화

152화 OCPPA(Obama-Care-Pen-Protection-America)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작가이자 동시에 세계 최고의 부를 가진 선우가 뉴욕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도시 전체가 들썩였다. 그와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그를 보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몰려들었다.

“톰 제라즈다.”

“비욘세!”

“헐!! 조지아 루카스도 왔네. 이번에 영화 <어바타>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지?”

“맞아. 근데 어바타 대본을 이태리 작가가 썼대.”

“와, 진짜 저 녀석은 못하는 게 뭐야?”

“그러니까 말이야.”

얼마 전,

아바타에 대한 정산이 끝났다.

전 세계 수익 32억 달러, 한화로 환산하면 약 3조 5천억의 수익을 올렸다.

-웅성웅성!

“저기 봐. 조엘 상원의원이야.”

“빌 게이트도 왔어.”

선우가 참석한 자선 파티에 직업과 나이를 불문하고 미국 사회에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 몰려들었다. 선우는 사람들의 특징과 직업에 상관없이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동시에 사람들과 두터운 친분을 다졌다.

“받아요. 톰.”

“이게 뭐야?”

“당신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에요.”

“서, 설마?!!”

선우가 선물로 준비한 것은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그것, 바로 비타민P였다

“와우~~!!”

“역시 최선우. 내가 이래서 널 좋아한다니까~~”

“하하하. 톰, 난 여자를 좋아해요.”

“이봐. 친구. 그건 나도 마찬가지라고.”

“후후후~”

“하하하~~”

분위기가 한참 무르익어갈 때쯤, 예고치 않은 누군가가 등장했다.

-탕탕탕!

“잠시 정숙해 주십시오.”

이번 파티를 주최한 빌 게이트가 샴페인 잔을 튕기며 입을 열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된다.

“미스터 프레지던트를 소개합니다.”

“어?”

“뭐, 뭐라고?!”

-웅성웅성!!

케인 오바마 대통령이 들어오자 사람들의 반응이 한층 더 뜨거워졌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작가님.”

“저 역시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파티가 끝난 후,

선우는 오바마 대통령과 짧은 만남을 가졌다.

‘후! 역시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인가?’

영원한 승자는 없다.

하지만 영원히 승리하는 비결이 있다.

그것은 되도록 적을 만들지 말고 가능한 친구를 많이 만들며 언제나 남보다 한발 앞서 가는 것이다.

선우는 회귀를 한 덕에 세계 최고의 작가가 되었고 장래가 유망한 기업에 투자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될 수 있었다. 전도가 유망한 사람들과 미리 친분을 맺고 적절한 도움을 주어 그들과의 인연을 쌓았다.

그 덕에 선우 역시 필요할 때마다 그들의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눈앞에 있는 오바마 대통령만 봐도 그렇다.

선우는 그가 대통령이 되기 한참 전부터 그의 보이지 않는 후원자가 되어 인연을 쌓아놓았다.

“오랜만입니다. 작가님.”

“그러게요. 대통령 취임식 때 뵙고 이번에 뵙습니다.”

두 사람은 가벼운 담소를 시작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PPACA요?”

“네. 그렇습니다.”

PPACA(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는 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이다. 이 정책의 골자는 정부와 기업이 비용 부담을 거들어 무보험자 3,200만 명의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일명 오바마 케어라 불리는 이 법안이 정상적으로 이행될 경우 미국 국민의 95%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전 이 법안이 미국에 필요한 꼭 법안이라 생각합니다.”

“…….”

오바마 케어는 비싼 의료비와 가난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분명 장점이 크다. 하지만 전 국민에게 의료보험을 의무화, 강제화하고 공공이 아닌 민간에 적용되는 의료보험 법안이었기에 많은 단점 역시 가지고 있었다.

“저 역시 대통령님의 말에 동의합니다만 단점이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오바마 대통령은 장안의 화제인 비타민P와 <펜 의학 연구소>에 대해 언급하며 선우에게 미국 행정부와 협력해 일종의 의료보험 회사를 만들자고 요청했다.

“OCPPA(Obama-Care-Pen-Protection-America)요?”

“네. 미국과 이 손을 잡는 겁니다.”

“……!!”

선우의 머리가 비상하게 회전했다.

만약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매년 엄청난 적자(미국 정부가 자국 국민과 기업에게 엄청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한)가 발생할 것이 분명한 OCPPA를 떠안는 꼴이 된다.

“음!!”

선우는 묘한 눈빛을 보이며 오바마 대통령과 시선을 교환했다.

정치의 기본은 타협이다.

하나를 주면 당연히 하나를 받는 것이 바로 정치의 기본이었다.

선우가 파악한 오바마 대통령의 눈빛은 ‘이봐, 친구. 어디 무엇이든 말해봐. 나는 자네의 조건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라고 말하는 듯했다.

‘CIA를 움직인 것인가?’

역시 미국 대통령다운 빠른 상황 판단이다.

사실 비타민P로 인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들이 있었다.

바로 전 세계를 상대로 다양한 의약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거대 제약 회사들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실 지금은 대한민국에 국한되었지만 전국 약사 협회와 대형 병원 역시 비타민P에 대해 불만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이유였다.

비타민P로 인해 저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부 산하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 공단은 비타민P의 등장을 반겼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보험료 지출이 흑자로 돌아섰고 국민들이 건강해졌기 때문이다. 만약 비타민P의 생산량이 증가한다면 보험 공단의 흑자폭 역시 크게 상승할 것이 자명했고 그로 인해 약사, 병원 그리고 제약 회사들이 비명을 지를 것 역시 분명했다.

“……그렇군요. 저 역시 미국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네요.”

“무엇이든 말해 보십시오. 전 경청할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

두 사람의 대화는 그 후로도 계속 되었다.

“비타민P에 대한 추가 생산 시설을 만든다면 우리 미국은 어떻습니까? 부지는 물론 관련 세금 전액을 무상으로 지원할 용의가 있습니다.”

“저도 그러고 싶지만 지금은 핵심 재료가 부족해서 생산 시설을 늘릴 여유가 없습니다. 재료의 수급이 원활해진다면 그때 말씀하신 제안을 고려해 보도록 하죠.”

“하하하, 감사합니다.”

하루 100만 개.

많다면 많겠지만 60억 인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선우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그가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자 오바마 대통령 역시 만족했다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각설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의 수많은 제약 회사와 연구소에서 비타민P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비타민P가 가지고 있는 비밀을 알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몇몇 국가와 조직 그리고 다국적 기업에서는 거액의 뇌물과 함께 미인계를 통해 <펜 의학 연구소> 소속 연구원들을 포섭하는 데 성공했지만 결과적으로 말하면 이들 역시 비타민P가 가지고 있는 비밀에 대해 알지 못했다.

열심히 헛발질만 한 셈이다.

선우는 거의 한 달 내내, 각종 파티와 모임 그리고 만찬에 초대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설연과 함께했기에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미국에서의 마지막 밤,

선우는 설연의 손을 잡고 브로드웨이로 향했다.

-브로드웨이 42번가.

“우리 오페라와 같은 연극 한 편 볼까?”

“오페라와 같은?”

“응.”

선우는 설연에게 한 장의 브로슈어를 내밀었다.

죤 벨하임 원작의 다.

이 작품은 one source multi use 형태로 개발,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각기 장르별로 제작되어 공연되어 왔는데, 이번에는 각 장르의 장점을 모아 통합했다고 한다.

즉 연극이면서 동시에 한 편의 뮤지컬이며 오페라와 같다는 것이다.

“오~~ 꽤 재밌어 보이는데?”

설연 역시 호기심이 충만하다는 표정이다.

두 사람은 바로 극장으로 이동해 를 관람하기 시작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선생님 노!! 앞으로 보이토, 보이토라고 부르게. 자네가 좋아졌으니!

-노래는 자신감이야. 모든 건 다 자네 마음속에 있는 거지.

-좋아. 쉿! 들어보게.

극의 줄거리는 이렇다.

이태리 최고의 성악가 마리오 보이토는 수면제에 취해 아주 깊은 잠에 빠진다. 그런데 시카고 오페라단의 단장은 그가 죽은 것으로 오해해 오페라단 조수에게 대역을 시킨다.

마침 오페라 공연이 삐에로 분장을 하는 오페라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몇 시간 후, 오페라단 조수는 보이토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런데 이때 보이토가 깨어나 공연장으로 향한다.

두 명의 보이토.

그리고 그들을 향한 사람들의 오해와 유쾌한 해프닝.

총 100분의 공연 시간.

사람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고 보이토와 조수의 노래가 나올 땐 감동을 받았다.

알고 보니 보이토 역을 맡은 배우는 실제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페라 가수라고 했다.

“그랬구나. 역시…….”

“정말 대단한데~~”

두 사람은 뉴욕에서의 마지막 밤을 이처럼 행복하게 보낸 후, 다음 행선지를 향해 다음날 아침 일찍 JFK 공항으로 이동했다.

* * *

-스웨덴 한림원.

“곧 수상식이 시작될 예정이오니 내빈 여러분들은 모두 자리에 착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자의 음성에 담소를 나누던 이들이 모두 자리에 착석했다.

“……이태리 작가님, 축하드립니다.”

선우는 자신의 필명이 호명되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두 번째 노벨 문학상 수상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와아~~!!

-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선우는 조용히 단상 위에 나와 좌중을 둘러보았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초롱초롱한 눈빛을 빛내며 선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먼저 영광스러운 자리에…….”

선우의 낭랑한 음성이 마이크를 통해 수상식장을 울렸고 그의 수상 소감이 끝나자마자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또다시 터져 나왔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기자들은 선우에 관한 소식을 자국에 타전했다.

-대한민국이 낳은 최고의 작가.

-예술과 상업을 모두 잡은 작가.

-톨스토이, 셰익스피어에 비견될 작가.

잠시 후,

공식적인 기자회견 시간이 찾아왔다.

“자, 이제부터는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시카고 리뷰의 마이클입니다.”

“뉴욕 매카닉의 스미스 기자입니다. 저는…….”

“이탈리아 일 죠르날레 알프레도 기자입니다.”

각국에서 몰려온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개중에는 오늘 수상한 작품과 상관이 없는 질문도 있었다.

예를 들면 , 비타민P, 세계 경제의 방향성과 같은 질문이다. 하지만 선우는 전혀 당황치 않고 기자들의 다채로운 질문에 나름 성의껏 답해주었다.

“작가님. 우리 대학에서 강연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 대학도 부탁드립니다.”

“아니, 이봐. 우리가 먼저 얘기했잖아.”

할버트, 모탠퍼드와 같은 유수의 대학에서 강연 요청이 줄을 이었다.

“꺄악! 작가님, 저와 사귀어 주세요.”

“저도요. 저랑 만나요.”

또한 강의 요청이 쇄도하는 가운데 선우를 향해 사귀어 달라고 부르짖는 여자들도 있었다.

설연이 저렇게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만나자니!! 사귀자니!!

“음! 죄송하지만 저기에 계신 우리 여왕님께 허락부터 받고 오세요.”

“하하하하~”

선우의 재치 있는 답변에 한순간 싸해졌던 분위기가 눈 녹듯 풀렸다.

사람들이 그의 말에 저마다 유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작가님.”

“네, 로앤 씨.”

“저희 TED에서도 작가님을 한 번 더 모시고 싶습니다.”

그야말로 엄청난 러브콜이다.

이때, 반가운 음성이 선우의 귓가에 들려왔다.

“허허허! 순서를 지키셔야죠. 우리 영국 왕립 학회가 먼저입니다.”

고개를 돌리니 수앤 롤링이 선우를 향해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었다.

“하이. 선우~~”

“하이, 수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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